▣ 광주지방법원 2006. 3. 23. 선고 2005가합8646 판결 【채무부존재확인】 : [판결문]

【판시사항】 

[1] 간경변의 치료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입원하여 의사의 치료를 받거나 수술을 받는 때에 소요되는 비용을 보상받기로 하는 내용의 보험계약 내용에 간경변을 원인으로 간암이 발생한 경우까지 포함되는지 여부

[2] 보험자의 보험약관 설명의무의 범위

【판결요지】

[1] 이 사건 보험계약은 피보험자가 암으로 전이 또는 악화되기 전까지의 7대질병으로 의사의 치료를 받거나 수술을 받는 때에 보험금을 지급하는 내용으로 체결된 것이고, 따라서 피고의 간암이 7대질병에 해당하는 간경변을 원인으로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암수술 담보특별약관”에 가입했어야 담보될 수 있는 보험사고이다.

[2] 보험자에게 보험약관의 명시 설명의무가 인정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보험계약자가 알지 못하는 가운데 약관에 정하여진 중요한 사항이 계약 내용으로 되어 보험계약자가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을 피하고자 하는 데 그 근거가 있으므로, 보험약관에 정하여진 사항이라고 하더라도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보험계약자가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에 대하여서는 보험자에게 명시 설명의무가 인정되지 않는다.

【전 문】
【원 고】○○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피 고】피 고 ○○○
【변 론 종 결】2006. 3. 2.
【주 문】
1. 피고가 ○○○○. ○.경 ○○대학교병원에서 간세포암 진단을 받고 이후 종양절제술 및 경동맥색전술을 시술받은 것과 관련하여, 별지 기재 보험계약에 기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보험금 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 구 취 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인정사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8, 을 1, 3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증인 ○○○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가. 원고와 피고의 보험계약 체결

(1) 피고는 ○○○○. ○. ○. 원고와 사이에 피고를 피보험자로 하여, 피고가 이른바 7대질병으로 진단이 확정되고 그 7대질병의 치료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입원하여 의사의 치료를 받거나 수술을 받는 때에 소요되는 비용을 보상받기로 하는 내용의 별지 기재와 같은 ○○○○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보험계약 약관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가) “7대질병”이라 함은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간질환, 고혈압, 당뇨병, 호흡기질환, 위․십이지장궤양을 말한다(이 사건 보험약관의 별표4 “7대질병 분류표”에 의하면 간경변은 간질환의 하나로 분류된다).
(나) “7대질병”의 진단확정은 의료법 제3조에서 정한 병원 또는 이와 동등하다고 인정되는 의료기관의 의사자격을 가진 자의 진단서에 의한다.
(다) “7대질병의 치료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한 입원”이라 함은 의사에 의해 7대질병으로 진단이 된 질병의 치료를 목적으로 한 입원을 말하며, 7대질병의 치료 중에 발병된 합병증 또는 새로이 발견된 질병의 치료가 병행되는 때에는 의사의 소견에 따라 7대질병을 입원치료의 주된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만 7대질병의 치료를 목적으로 한 입원으로 본다.

(2) 이 사건 보험계약은 암수술에 관한 보상을 제외하고 있어 피보험자가 암수술 비용에 대해 보상받으려면 “암수술 담보 특별약관”에 추가로 가입하여야 하는데,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체결 당시 보험모집인인 ○○○에게 보험료가 가장 적은 것으로 설계해 달라고 요청하여 ○○○으로부터 암제외 상품인 이 사건 보험계약을 추천받아 체결하였고, 위 특별약관에는 가입하지 않았다.

(3)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청약서 제1면에 있는 계약자, 피보험자란에는 피고가 자필로 서명하였으나, 제2면에 있는 자동이체란의 피고 이름과 계좌번호는 보험설계사인 ○○○이 기재하였다.

나. 피고의 입원과 보험금 청구

(1) 피고는 ○○○○. ○. ○. ○○대학교병원에서 간경변증, 간암, 골전이암의 진단을 받고 ○○○○. ○. ○. 이후 입원하면서 종양절제술, 경동맥색전술을 시술받는 등 치료를 받았고, 원고에게 위 치료비에 대한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였다.

(2) 원고는 ○○○○. ○. ○. 간경변 치료에 관한 보험금으로 1,000,000원을 지급하였으나, 종양절제술, 경동맥색전술 시술비에 대하여는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였다.

다. 종양절제술, 경동맥색전술에 대한 병리학적 소견

종양절제술, 경동맥색전술은 간경변이 아닌 간암에 대한 치료법으로서, 간경변의 치료에 대한 기여율은 없다.

2.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는, ① 피고가 청구하는 종양절제술, 경동맥색전술 치료비는 간암에 대한 시술비로 이 사건 보험 보통약관만으로 담보되는 손해가 아니라 특별약관으로 담보되는 손해인바,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위 특별약관에 가입하지 않았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손해에 관한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고, ② 피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보험계약확인사
항란에 자필로 서명날인한 점에 비추어 원고로서는 약관의 명시설명의무를 다하였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① 7대질병의 하나인 간경변을 원인으로 간암이 발생하였으므로 이는 이 사건 보험사고에 해당하여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고, ② 가사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간경변이 원인이 되어 간암이 발생한 경우가 이 사건 보험사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하여는 약관에 명시되어 있지 아니하고, 또한 원고가 이를 설명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3. 판 단

가. 간경변을 원인으로 한 간암의 보험사고 해당 여부

먼저 피고의 주장과 같이 7대질병의 하나인 간경변을 원인으로 간암이 발생한 것이 이 사건 보험사고에 해당되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① 이 사건 보험계약은 피고가 간경변을 포함한 7대질병으로 치료를 받게 되는 경우 이를 보상하기 위한 것이고 암수술에 관한 보상을 제외하고 있는 사실, ② 피고가 암수술 비용을 보상받으려면 “암수술 담보 특별약관”에 추가로 가입하여야 하는데,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체결 당시 보험모집인인 ○○○에게 보험료가 가장 적은 것으로 설계해 달라고 요청하여 ○○○으로부터 암 제외 상품인 이 사건 보험계약을 추천받아 체결하였고, 위 특별약관에는 가입하지 않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4, 을 1의 각 기재에 의하면 ③ 피고의 이 사건 보험계약청약서 제2면과 보험증권 제2면에는 각 가입유형으로 “남성B형 + 암제외 희망형”으로 표기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보험계약은 피보험자가 암으로 전이 또는 악화되기 전까지의 7대질병으로 의사의 치료를 받거나 수술을 받는 때에 보험금을 지급하는 내용으로 체결된 것이라고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의 간암이 7대질병에 해당하는 간경변을 원인으로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암수술 담보특별약관”에 가입했어야 담보될 수 있는 보험사고라고 할 것이어서 이 사건 보험계약에 의해 담보되는 보험사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원고의 명시설명의무 위반 여부

다음으로, 피고의 주장과 같이 “간경변이 원인이 되어 간암이 발생한 경우는 이 사건 보험사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이 이 사건 보험의 약관에 명시되어야 하고, 또한 원고가 이를 설명하여야 하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보험자에게 보험약관의 명시․설명의무가 인정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보험계약자가 알지 못하는 가운데 약관에 정하여진 중요한 사항이 계약 내용으로 되어 보험계약자가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을 피하고자 하는데 그 근거가 있으므로, 보험약관에 정하여진 사항이라고 하더라도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보험계약자가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이거나 이미 법령에 의하여 정하여진 것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한 사항에 대하여서는 보험자에게 명시설명의무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4. 11. 25. 선고 2004다28245 판결 등 참조).

그렇다면, ① 질병보험에 있어 질병의 정도에 따라 보험료 등에 차등을 두고, 이에 따라 지급되는 보험금도 다르게 약관에 정하여 두는 것은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일 뿐 아니라, ② 더욱이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체결 당시 보험모집인인 ○○○에게 보험료가 가장 적은 것으로 설계해 달라고 요청하여 ○○○으로부터 암 제외 상품인 이 사건 보험계약을 추천받아 체결하였고, “암수술 담보 특별약관”에는 가입하지 않았으며, ③ 병리학상 간경변과 간암은 구별되고 그 치료법도 다른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로서는 어떠한 원인에 의해서든지 암이 발생하면 이는 이 사건 보험에 의해서 담보되지 않는다는 것을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비록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청약서 제2면 자동이체란의 피고 이름과 계좌번호를 보험설계사인 ○○○이 기재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이 사건 보험이 암 제외 상품이라는 점을 알고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한 이상, 간경변이 원인이 되어 간암이 발생한 경우가 이 사건 보험사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하여는 원고에게 약관의 명시설명의무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보험계약으로 담보되지 아니하는 이 사건 손해에 관하여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이를 다투면서 원고에게 보험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상 법률적 지위의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하여 그 부존재의 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노정희 판사 송승훈 판사 정형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