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1997.2.14. 선고 96다44280(본소),96다44297(반소) 판결 【구상금】 

【전 문】

【원고(반소피고), 피상고인】 신양화학 주식회사
【피고(반소원고), 상고인】 제일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소송대리인 변호사 유시창)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1996. 9. 18. 선고 96나15734(본소) 96나15741(반소)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반소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자동차의 양도로 보험자가 책임을 면하는 경우를 규정한 업무용자동차종합보험약관 제42조의 규정은 보험자로 하여금 예측위험률의 변화 등 보험계약의 기초에 중대한 변경을 초래할 가능이 있는 피보험자의 교체에 대하여 중요한 이해관계가 있어 보험계약관계의 유지나 변경 등의 결정에 관한 기회를 부여받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 등이 고려되었다는 점에 비추어, 위 규정상의 자동차의 양도란 당해 자동차의 운행지배상태 및 유체동산인 자동차의 양도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양도인이 그 자동차에 대한 운행지배를 상실하고 양수인이 사실상의 운행지배를 취득하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1993. 6. 29. 선고 93다1480 판결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1) 이 사건 화물차의 실질적 소유자인 소외 허남기는 위 화물차를 매수한 후 차고지가 없어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록을 할 수 없게 되자 그의 처남인 소외 박희석에게 소유명의를 신탁하여 자동차등록원부상 위 박희석 명의로 소유권이전등록을 하고서, 1993. 5. 29.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 한다)와 사이에 위 화물차에 관하여 주운전자는 자신으로 하고, 피보험자는 위 박희석으로 하여 보험기간을 같은 날부터 1994. 5. 29.까지(유효기간은 1993. 11. 29.까지)로 하는 업무용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2) 그 후 위 허남기는 1993. 7. 1.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와 사이에 판시와 같은 전속적 운송계약을 체결하면서 자신에게 자동차운송사업면허가 없어 유상운송행위를 할 수 없는 관계로 그 저촉을 피할 목적으로 이 사건 화물차의 소유권 및 그 운행지배권은 여전히 자신에게 유보한 채 형식상 이 사건 화물차의 등록명의만을 원고로 변경하였다. (3) 그런데, 위 허남기가 이 사건 화물차를 운행 중 1993. 9. 13. 07:40경 판시와 같은 교통사고를 일으켜 그 피해자들이 원고를 상대로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결과 그 확정판결에서 지급을 명한 손해배상액의 범위 내에서 합의가 이루어져 1995. 8. 2. 원고가 위 피해자들에게 금 62,978,108원을 지급하였다. (4) 한편 위 허남기와 피고 회사 사이에 체결된 보험계약의 내용이 된 업무용자동차종합보험약관 제42조 제1항은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피보험자동차를 양도한 때에는 이 보험계약으로 인하여 생긴 보험계약자 및 피보험자의 권리와 의무는 양수인에게 승계되지 아니한다. 그러나, 보험계약자가 이 보험계약에 의하여 생긴 권리와 의무를 피보험자동차의 양수인에게 양도한다는 뜻을 서면으로써 회사에 통지하여 보험증권에 승인의 배서를 청구하고 회사가 이를 승인한 때에는 그 때로부터 양수인에 대하여 이 보험계약을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회사는 피보험자동차가 양도된 후(전항 단서의 승인이 있는 경우는 제외함)에 발생된 사고에 대하여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아니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사실관계가 위와 같다면, 소외 허남기는 그 소유의 이 사건 화물차를 이용하여 원고 회사의 물품을 전속적으로 운송하기 위하여 자신이 위 화물차에 대한 사실상의 운행지배권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 단지 편의상 그 소유명의만을 원고 회사로 변경등록한 것에 불과한 것이라고 할 것이어서, 이로써 위 화물차에 대한 운행지배가 원고에게 옮겨 갔다고 볼 수 없고, 달리 기록을 살펴보아도 위 화물차의 실질적 소유자인 위 허남기가 위 화물차에 대한 운행지배를 상실하고 원고가 사실상의 운행지배를 취득하는 등 피보험자나 피보험차량이 실질적으로 교체되었다거나 위 화물차의 소유명의가 소외 박희석에서 원고 명의로 변경등록됨에 따라 보험료 산정의 전제가 되는 예측위험률의 변화 등 보험계약의 기초에 중대한 변경이 초래되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보험자인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라 보험유효기간 내에 발생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바,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자동차 소유권의 양도에 관한 법리오해나 업무용자동차보험약관의 의미를 잘못 해석한 위법이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경송(재판장)  지창권  신성택(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