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중앙지방법원 2006. 2. 2. 선고 2004가단278413 판결 【손해배상(기)】

【판시사항】

수상레저 안전조치 등 설명하지 않았으면 여행사는 부상 입은 여행자에 배상해야 한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여행사인 피고는 계약 상대방인 여행자의 안전을 위해 여행자 스스로 그 위험을 수용할지 여부에 대해 선택의 기회를 주는 등 신의칙상의 주의의무가 있는데 피고측의 인솔자는 스피드보트의 위험성을 고지하는 등 사고위험을 줄이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현지 가이드를 1명이라도 동승시켜야 할 주의의무도 소홀히 해 발생한 이 사건 사고에 대해 여행자들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전 문】

【원 고】A, B
【피 고】주식회사 C투어
【변 론 종 결】 2005. 11. 24.

【주 문】 
1. 피고는 원고 A에게 19,004,986원, 원고 B에게 8,120,088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2004. 6. 28.부터 2006. 2. 2.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3은 원고들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 A에게 31,435,000원, 원고 B에게 14,643,00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2004. 6. 28.부터 이 사건 청구취지변경서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다음 각 사실은 갑 1, 2, 4, 12, 14호증, 을 2 내지 6, 12호증(가지 번호 포함, 을 2, 4, 5, 12호증 중 뒤에서 믿지 않는 부분 제외)의 각 기재, 증인 임진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을 1호증의 각 기재 을 2, 4, 5, 12호증의 일부 기재만으로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고 달리 반증이 없다.

가. 원고들은 2004. 6. 21. 초등학교 동창 9명과 함께 여행업자인 피고와 사이에 피고가 기획한 5박6일간의 태국 및 캄보디아 관광여행계약을 체결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들을 포함한 일행 32명이 2004. 6. 25. 인천공항을 통하여 태국으로 출국하였다.

나. 여행 4일째인 2004. 6. 28. 09:00경(현지시간. 이하 같다) 해변에서의 패러세일링을 마친 후 피고의 직원으로 인솔자인 소외 D 및 현지가이드인 소외 E 등 3명의 동행하에 부근의 산호섬으로 이동하기 위하여 스피드보트(Speed boat)에 탑승하게 되었다. 당시 크기가 다른 2대의 스피드보트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원고들을 포함한 다수 여행자들이 안전성 문제로 큰 스피드보트에 타려고 하여, 원고들을 포함한 여행자 20명은 큰 스피드보트에, 나머지 여행자 12명, 인솔자 D 및 현지가이드 E 등 3명은 작은 스피드보트에 탑승하였다.

다. 스피드보트는 산호섬으로 이동만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탑승객으로 하여금 수상에서의 쾌속 질주를 통한 속도감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스피드보트 내에 탑승객이 배 중앙 쪽을 바라보면서 어깨를 나란히 한 채 앉도록 길게 이어진 좌석이 선체 가장자리를 따라 설치되어 있고, 안전벨트나 손잡이가 따로 설치되어 있지 아니하여 이동시 탑승객이 선체 난간을 손으로 잡을 수밖에 없도록 되어 있는데, 인솔자 D와 가이드 E 등은 버스를 이용한 이동 중이나 스피드보트에 탑승하기 직전에 원고들을 포함한 여행자들에 대하여 탑승할 스피드보트에 대하여 설명을 하기는 하였으나 여행자들에게 스피드보트의 이동시 구체적인 상황이나 그 위험성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다.

라. 원고들이 탑승한 스피드보트가 산호섬으로 이동하면서 속도를 내자 그 속도로 선체가 수면 위로 솟아올랐다가 떨어지면서 수면과 충격함으로써 탑승객들의 몸이 공중에 떴다가 내려앉기를 반복하였고, 이에 원고들을 포함한 탑승객들은 스피드보트 운전자인 현지인에게 고함을 치면서 ‘슬로우(Slow)’를 외쳤으나, 운행 중 소음으로 그 소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아니하여 운전자가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그러던 중 선체 앞부분이 크게 수면에서 들렸다가 내려앉으면서 선체 앞부분 좌석에 앉아서 난간을 잡고 있던 원고들이 선체의 요동으로 좌석에서 이탈하여 선체 바닥으로 떨어지게 되었고, 이로 인하여 원고 A는 제1요추 안정성 방출골절상, 원고 B는 제1요추 압박골절상을 입게 되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2. 손해배상책임 여부

가. 책임의 발생

살피건대, 여행업자인 피고는 여행계약의 상대방인 여행자의 생명·신체·재산 등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하여 계약 내용을 실시함에 있어서 위험을 미리 제거할 수단을 강구하거나 또는 여행자에게 그 뜻을 고지하여 여행자 스스로 그 위험을 수용할지 여부에 관하여 선택의 기회를 주는 등의 합리적 조치를 취할 신의칙상의 주의의무를 진다 할 것인데(대법원 1998. 11. 24. 선고 98다25061 판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의 이행보조자로서 인솔자인 D나 가이드인 E 등은 스피드보트의 쾌속 질주나 그에 따라 야기되는 위험성, 내부 안전시설 및 탑승객의 연령 등을 고려하여 운전자로 하여금 이동 중 탑승객의 상황을 수시로 확인하여 적절히 감속하도록 요구하는 등의 방법으로 사고 위험성을 최대한 줄이는 조치를 하거나, 적어도 원고들 등 여행자들에게 스피드보트의 이동시 상황 등 위험성을 충분히 전달하여 여행자들이 별도의 저속 이동 수단 탑승이나 스피드보트의 저속 운행을 희망하는지를 확인함으로써 원고들에게 위험 수용에 대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여야 하고, 해외여행자의 안전 확보를 위하여 스피드보트를 이용한 이동시 돌발적인 위험 상황에서의 현지인인 운전자와 의사소통을 위하여 가이드 1인이라도 반드시 동승하도록 하였어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러한 조치를 게을리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할 것이므로, 피고는 위와 같은 관광여행계약상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이 사건 사고로 여행자인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 책임의 제한

위에서 인정사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은 인솔자 D 등이 버스 이동 중 및 스피드보트에 탑승하기 직전에 원고들을 포함한 여행자들에 대하여 탑승할 스피드보트에 대하여 설명을 하였음에도 원고들은 이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들은 여행자들은 사리분별력이 있는 성년자로서 돌발적인 위험 상황을 대비하여 인솔자나 가이드 중 1인의 동승을 요구하였어야 하였음에도 작은 스피드보트의 위험성을 이유로 여행자들만 큰 스피드보트에 탑승하였으며, 선박을 이용한 이동의 속성상 이동시 파도와 부딪치면서 요동이 발생하고 선두 쪽의 요동이 다른 부분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더 심할 것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음에도 약 57세의 여성인 원고들이 운행시 충격이 상대적으로 큰 선두 부분에 탑승하였는바, 원고들의 위와 같은 잘못 역시 이 사건 사고의 원인이 되었다 할 것이어서 원고들의 과실로서 20% 참작하여 피고의 책임을 80%로 제한하기로 한다.

3.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아래에서 별도로 설시하는 이외에는 별지 기재 손해배상액 계산표와 같다(이하 계산상 월 미만은 금액이 적은 쪽에 포함하고, 원 미만 및 마지막 월 미만은 버리며, 손해금의 사고 당시 현가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르기로 한다).

가. 원고 A에 대한 책임 범위

⑴ 일실수입
㈎ 직업 및 소득
도시 보통인부로서 일용노임 52,565원
㈏ 후유장해 및 가동능력 상실률
제1요추 안정성 방출골절로 인하여 영구적으로 19.2% 후유장해가 남고, 수상의 부위 및 정도, 입원기간 등을 참작하여 사고일인 2004. 6. 28.부터 퇴원일인 2004. 10. 25.까지 100%의 노동능력상실이 있었던 것으로 본다.
㈐ 계산: 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1의 [일실수입]란 기재와 같이 9,240,774원이다.
[인정근거] 갑 12호증의 1,2, 경희대학교의과대학부속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⑵ 기왕치료비 및 보조구 구입비
㈎ 원고 A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태국 현지 병원에서의 치료비로 698,000원(=24,792바트 × 환율 28.16원: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1,000원 미만 버림), 보조구 구입비로 380,000원을 각 지출하였다.
[인정근거] 갑 5호증, 갑 6호증의 1, 갑 9호증의 1
㈏ 또한 원고 A는 국내에서 치료비로 7,425,500원을 구하나, 갑 13호증의 1 내지 5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 A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한 국내에서의 치료비로 합계 4,039,459원을 지급한 사실이 인정되나 위 금액을 초과하는 치료비 지출이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 A의 4,039,459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관한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⑶ 기왕개호비
원고 A의 수상의 부위 및 정도 등에 비추어 귀국 후 30일간 성인 1인의 개호가 필요하였을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기왕개호비로 1,576,000원(=도시 보통인부로서 일용노임 52,565원×30일: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1,000원 미만 버림)이 인정된다.
⑷ 여행경비 및 귀국항공료
㈎ 갑 1호증의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A가 피고와 체결한 5박6일간의 태국 및 캄보디아 관광여행계약에 따라 여행경비로 329,000원을 지급한 사실이 인정되고, 원고 A는 여행경비 329,000원의 배상을 구하나, 위 여행의 전체기간이 5박 6일이고, 이 사건 사고가 여행 4일째에 발생한 점을 고려하여 피고는 원고 A로부터 지급받은 여행경비 329,000원 중 150,000원을 배상함이 상당하다.
㈏ 원고 A는 이 사건 사고 이후 현지 의사의 의견에 따라 비즈니스 좌석을 이용하여 귀국하면서 항공료로 870,000원을 지출하였다.
[인정근거] 갑 11, 14호증, 증인 임진, 변론 전체의 취지
㈐ 계산: 1,020,000원(=여행경비 150,000원+귀국항공료 870,000원)
⑸ 과실상계 후 재산상 손해액
13,004,986원(=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1 [일실수입+기타손해]란 기재 16,256,233원×0.8)
⑹ 위자료
㈎ 원고 A의 연령, 직업, 후유장해의 정도, 나머지 원고들과의 관계, 사고발생경위 등 참작
㈏ 결정 금액: 6,000,000원

나. 원고 B에 대한 책임 범위

⑴ 일실수입
㈎ 직업 및 소득
도시 보통인부로서 일용노임 52,565원
㈏ 후유장해 및 가동능력 상실률
제1요추 압박 골절로 인하여 영구적으로 6.4% 후유장해가 남고, 수상의 부위 및 정도, 입원기간 등을 참작하여 사고일인 2004. 6. 28.부터 퇴원일인 2004. 8. 15.까지 100%의 노동능력상실이 있었던 것으로 본다.
㈐ 계산: 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2의 [일실수입]란 기재와 같이 3,810,731원이다.
[인정근거] 갑 12호증의 3,4, 경희대학교의과대학부속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⑵ 기왕치료비 및 보조구 구입비
㈎ 원고 B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태국 현지 병원에서의 치료비로 557,000원(=19,811바트×환율 28.16원: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1,000원 미만 버림), 보조구 구입비로 370,000원을 각 지출하였다.
[인정근거] 갑 5호증, 갑 6호증의 2, 갑 9호증의 2
㈏ 또한 원고 B는 국내에서 치료비로 4,130,000원을 구하나, 갑 13호증의 6 내지 9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 B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한 국내에서의 치료비로 합계 2,449,379원을 지출한 사실이 인정되나 위 금액을 초과하는 치료비 지출이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 B의 2,449,379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관한 기왕치료비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⑶ 기왕개호비
원고 B는 30일간의 성년 1인에 의한 개호비로 1,576,000원을 구하나, 원고 B에 대하여 개호가 필요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 B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⑷ 여행경비 및 귀국항공료
㈎ 갑 1호증의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B가 피고와 체결한 5박6일간의 태국 및 캄보디아 관광여행계약에 따라 여행경비로 329,000원을 지급한 사실이 인정되고, 원고 B는 여행경비 329,000원의 배상을 구하나, 위 여행의 전체기간이 5박 6일이고, 이 사건 사고가 여행 4일째에 발생한 점을 고려하여 피고는 원고 B으로부터 지급받은 여행경비 329,000원 중 150,000원을 배상함이 상당하다.
㈏ 원고 A는 이 사건 사고 이후 현지 의사의 의견에 따라 비즈니스 좌석을 이용하여 귀국하면서 항공료로 870,000원을 지출하였다.
[인정근거] 갑 11, 14호증, 증인 임진, 변론 전체의 취지
㈐ 계산: 1,020,000원(=여행경비 150,000원+귀국항공료 870,000원)
⑸ 과실상계 후 재산상 손해액
6,120,088원(=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2 [일실수입+기타손해]란 기재 7,650,110원×0.8)
⑹ 위자료
㈎ 원고 B의 연령, 직업, 후유장해의 정도, 나머지 원고들과의 관계, 사고발생경위 등 참작
㈏ 결정 금액: 2,000,000원

다. 피고의 손익상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들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해외여행과 관련하여 가입된 해외여행보험계약의 피보험자로서 보험회사로부터 보험금으로 지급받은 각 6,971,075원을 손익상계로써 공제하여야 한다고 항변하므로 살피건대, 상해보험인 해외여행보험에 의한 급부금은 이미 납입한 보험료의 대가적 성질을 가지는 것으로서 그 부상에 관하여 제3자가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하는 경우에도, 보험계약의 당사자 사이에 다른 약정이 없는 한, 상법 제729조에 의하여 보험자대위가 금지됨은 물론, 그 배상액의 산정에 있어서 손익상계로서 공제하여야 할 이익에 해당하지도 아니한다고 할 것인바(대법원 1998. 11. 24. 선고 98다25061 판결 참조), 피고 주장의 해외여행보험계약이 당사자 사이의 약정으로 보험자대위가 허용되는지 여부에 대하여 아무런 주장·입증이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피고의 위 주장은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 A에게 19,004,986원(=재산상 손해 13,004,986원+위자료 6,000,000원), 원고 B에게 8,120,088원(=재산상 손해 6,120,088원+위자료 2,000,00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 발생일인 2004. 6. 28.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06. 2. 2.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 태 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