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중앙지방법원 2005. 02. 16. 선고 2003가단373212 판결【손해배상(기)】

【판시사항】

헬스장 운동기구의 작동여부를 미확인하고 운동하다가 일어난 사고에 대해 피해자에게 70%의 책임을 인정한 사례

【판결요지】

헬스장을 이용하는 원고가 운동기구를 이용하기 전 운동기구의 정상작동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이용한 점, 운동기구를 정상적으로 조작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기구 사용에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손해의 적정, 공평한 분담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상에 비추어 피고의 책임을 30%로 제한한다.

【전 문】

【원고】A
【피고】B화재보험 주식회사
【변 론 종 결】2005. 2. 2.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금 13,199,615원 및 이에 대하여 2003. 1. 22.부터 2005. 2. 16.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이를 10분하여 그 중 7은 원고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금 50,665,383원 및 이에 대하여 2003. 1. 22.부터 이 사건 판결선고일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판결.

【이유】

1.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기초사실

(1) 피고 회사는 서울 서초구 반포4동 66-1에서 체력단련장 등을 운영하는 소외 주식회사 C스포츠(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와 사이에 피보험자 소외 회사, 보험기간 2002. 6. 22.부터 2003. 6. 21.까지로 한 체육시설업자배상책임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이 사건 보험계약에 의하면 그 계약 내용의 전제가 되는 체육시설을 위 체력단련장 등으로, 보상한도에 대하여 대인보상금 1인당 100,000,000원, 1사고당 100,000,000원으로, 대물보상금 1사고당 20,000,000원, 구내치료비 1인당 500,000원, 1사고당 5,000,000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2) 원고는 1999. 12.경부터 소외 회사의 회원으로 등록하여 위 체력단련장을 이용해 오다 2003. 1. 22.경 위 체력단련장 내에 비치된 물구나무서기 운동기구(Stretch-Lift, 이하 이 사건 운동기구라 한다)를 이용하여 운동을 하던 중 위 운동기구에서 떨어져 상해를 입었다.

(3) 이 사건 운동기구는 발을 끼우는 곳, 안전래버, 안전핀, 작동리모콘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높이는 2.4m이며, 그 사용방법은 발을 끼우고 안전래버를 조작하여 발을 고정시키고, 안전핀을 꽂은 후 작동리모콘의 상승버튼(UP)을 눌러 원하는 높이까지 올라오면 정지(STOP) 버튼을 눌러 정지된 상태에서 허리를 곧게 펴서 거꾸로 매달리는 운동기구이다.

(4) 원고는 2003. 1. 22.경 이 사건 운동기구를 이용하여 거꾸로 매달리는 운동을 하려고 위 운동기구에 발을 끼운 후 작동리모콘의 상승버튼을 눌러 거꾸로 상승하던 중 발이 견고하게 고정되지 않았음을 느끼고 정지버튼을 눌렀으나, 정지버튼이 작동하지 않으면서 계속 상승하여 90도로 거꾸로 매달리게 되었고, 이후 원고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였다.

(5)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경추염좌 및 뇌진탕 등의 상해를 입었고, 불안, 공포, 초조 등 외상성 스트레스장애가 발생하였으며, 소외 회사는 이 사건 사고발생이후 작동리모콘을 수리하였다.

〔인정근거〕다툼없는 사실, 갑제3,4,5,8,9호증, 제10호증의1내지5, 을제1호증의1,2, 제2호증의1,2, 을제4호증의1내지5, 이 법원의 현장검증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나. 판단

(1) 책임의 인정

민법 제758조에 의하면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공작물의 점유자가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점유자가 손해의 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해태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소유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위 법에서 정한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라 함은 인공적 작업에 의하여 제작된 물건으로서의 공작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하는 것으로서, 이와 같은 안전성의 구비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해 공작물의 설치보존자가 그 공작물의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의무를 다하였는지의 여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인바, 이 사건에 돌이켜 살피건대, 이 사건 운동기구는 인공적 작업에 의하여 제작된 물건으로서 위 법 소정의 공작물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이 사건 운동기구에 있어서 정지버튼은 사고의 발생 및 확대를 막을 수 있는 중요한 장치라고 할 것임에도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사고발생 당시 정지버튼이 작동하지 아니함으로써 공작물인 이 사건 운동기구가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었다 할 것이고, 이 사건 운동기구의 설치보존자인 소외 회사는 이 사건 운동기구의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였다고 볼 수 있다 할 것이며, 또한 위 체력단련장을 이용하는 고객의 안전을 위하여 운동기구의 정상작동여부 및 안정성여부를 점검하여 사고발생을 방지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할 것임에도 이를 다하지 아니한 과실도 있다 할 것이다(원고는 이 사건 사고는 정지버튼이 작동하지 아니하였을 뿐 아니라, 발을 고정시키는 장치 중 안전핀에 하자가 있어 안전핀이 빠지면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소외 회사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에게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그 보험자인 피고는 원고에게 상법 제724조 제2항에 의하여 원고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운동기구의 발을 고정시키는 장치 및 정지버튼에 하자가 없었고, 이 사건 사고는 이 사건 운동기구의 발을 고정시키는 장치에 원고가 발을 고정시키지 아니한 상태로 운동을 하다가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에 부합하는 을 제3호증, 을 제5호증의 1내지4의 각 기재는 믿을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책임의 제한

한편 원고로서도 이 사건 운동기구를 이용하기 이전에 이 사건 운동기구의 정상작동여부를 확인하고 이를 이용하여야 함에도 이를 확인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운동기구를 이용하였고, 이 사건 운동기구의 발을 고정시키는 장치에 하자가 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원고가 이 사건 운동기구를 이용함에 있어 발을 고정시키는 장치를 정상적으로 조작하지 아니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여지는 점 등 손해의 적정 공평한 분담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상에 비추어 이와 같은 사정을 피고가 배상할 손해액의 산정에 있어 참작하여 피고의 책임을 30%로 제한한다.

2.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가. 일실수입

다음 (1)과 같은 인정사실 및 평가내용을 기초로 하여, 다음 (2)와 같이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라 원고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상실한 가동능력에 대한 금전적 총평가액 상당의 일실수입 손해를 이 사건 사고 당시의 현가로 계산하면 금 38,424,791원이 된다.

(1) 인정사실 및 평가내용
(가) ·성별: 여자
·생년월일: 1945. 7. 1.
·나이(사고 당시): 57세 6월
·기대여명: 24.87년
·직업 및 경력: 한국교육방송공사 이사장, 방송인 경력 40여년
(나) 주거생활권: 도시지역인 서울
(다) 가동기간: 원고는 방송인으로서 현재 한국교육방송공사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고, 위 이사장직은 연임이 가능함은 물론 정년의 제한이 없으며, 현재 70세에 이르는 사람이 성우로서 활동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적어도 이 사건 사고로 인한 한시장애가 적용되는 2007. 9. 9.까지는 방송인으로서 활동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라) 가동능력에 대한 금전적 평가: 이 사건 사고발생일인 2003. 1. 22.경 문화·예술 및 방송관련전문가 중 10년 이상 경력자의 월평균 소득 금 3,110,806원｛월급여 금 2,547,543원＋연간특별급여액 563,263(6,759,161/12),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
(마) 후유장해: 경추염좌{Mcbride Table Ⅲ-A-a에 해당하여 14%(감정일인 2004. 9. 9.부터 3년 한시장애｝, 외상성 스트레스장애｛Mcbride Table Ⅶ-B-2-a에 해당하여 16%(감정일부터 2년 한시장애)｝
(바) 가동능력 상실률: 이 사건 사고일부터 2006. 9. 9.까지는 중복장애율 27.76%, 그 이후부터 2007. 9. 9.까지는 14%
〔증 거〕 갑 제7, 14, 15, 16호증, 갑 제18호증의1,2, 갑 제19내지22호증, 이 법원의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계산
(가) 사고일로부터 2006. 9. 9.까지 43개월간
금 3,110,806원×39.4780× 27.76%=금 34,091,612원
(나) 그 다음날부터 2007. 9. 9.까지 12개월간
금 3,110,806원×(49.4276- 39.4780)×14%=금 4,333,179원
(다) 합계: 금 34,091,612원＋금 4,333,179원=금 38,424,791원

나. 치료비

금 2,240,593원
〔증거〕갑 제2호증(가지번호 포함), 갑 제11호증

다. 책임의 제한

(1) 책임비율: 30%
(2) 계산: 12,199,615원｛40,665,384원(일실수익 38,424,791원＋치료비 2,240,593원)× 0.3｝
라. 위자료
(1) 참작한 사유: 나이, 재산 및 교육정도, 사고의 경위 및 결과,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
(2) 결정금액: 금 1,000,000원

3.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위 합계금 13,199,615원(일실수익 12,199,615원＋위자료 1,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03. 1. 22.부터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05. 2. 16.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 한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