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고등법원 2005. 3. 11. 선고 2004나52356 판결 【손해배상 등】

【판시사항】 

절도사건이 순식간에 일어났다면 경비업체에 경보기 미설치 책임이 없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방범계약체결 당시 피고에게 경보기 설치를 요구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경보기를 설치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절도범행에 소요된 시간, 감지기의 작동시간 등에 비추어 보면 경보기가 설치되었다 하더라도 절도를 막지 못하였을 것으로 추단되므로 경보기 등의 추가설치를 권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고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전 문】
【원고,항소인】주식회사 A 
【피고,피항소인】주식회사 B
【제1심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04. 6. 24. 선고 2003가합90583 판결
【변 론 종 결】2005. 2. 25.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16,118,686원 및 이에 대하여 2003. 9. 26.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이 부분에 관하여 이 법원이 설시할 이유는 제1심 판결의 해당부분(이유란 1.부분)의 기재와 같으므로{다만, 제2쪽 제7행 및 제3쪽 제7행의 각 '악세사리'를 '액세서리'로 정정하고, 제3쪽 제5행의 '빠루(굵고 큰 못을 뽑을 때 쓰는 연장)를 이용하여'를 '절도범행 후 도주하기 쉬운 대로변에 있고, 출입문이 철제셔터 없이 유리로만 되어 있으며, 그 출입문에 잠금장치가 1개만 설치되어 있는 이 사건 점포에 침입하여 반지 등 액세서리 제품을 절취하기 위하여 철근을 이용하여'로 변경한다}, 민사소송법 제420조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① 먼저, 피고의 영업사원이 이 사건 방범계약체결 당시,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해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만 보상책임을 부담한다는 내용이 기재된 시스템경비이용약관(갑제1호증의 3)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아니한 채, 도난사고가 발생할 경우 피고가 3억 원의 배상한도 내에서 원고에게 그 손해를 보상해 주겠다고 하면서 이 사건 방범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절도범행으로 손해를 입은 원고에게 그 손해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② 설령,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해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만 보상책임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이 사건 점포 출입문이나 출입문 위의 고정유리에 충격감지기(출입문에 가해지는 외부의 충격을 감지하기 위한 것)와 유리감지기(유리가 깨지는 것을 감지하기 위한 것)를, 이 사건 점포에 경보기를 각 설치하지 아니하였으며, 또한 이 사건 절도범행 발생 무렵 액세서리 판매점을 대상으로 하는 유사한 방식의 도난사고가 수차례 발생하였음에도, 피고는 원고에게 충격감지기, 유리감지기, 경보기의 추가 설치를 요구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출입문 잠금장치의 강화나 출입문에 철제셔터의 설치를 요청하지 아니하는 등 도난예방조치를 소홀히 하여, 이 사건 절도범행이 발생하였으므로, 위와 같은 감지장치의 설치, 관리 및 경비계획에 있어서 주의의무를 위반한 피고는 이 사건 절도범행으로 손해를 입은 원고에게 그 손해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1) 먼저, 피고의 영업사원이 이 사건 방범계약체결 당시 시스템경비이용약관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아니한 채 도난사고가 발생할 경우 피고가 3억 원의 배상한도 내에서 원고에게 그 손해를 보상해 주겠다고 하였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나아가, 피고에게 이 사건 점포 출입문이나 출입문 위의 고정유리에 충격감지기와 유리감지기를 설치하지 않은 과실이 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에서 인용한 제1심 판결의 기초사실에서 인정한 바와 같은 이 사건 절도범행의 방법 및 소요시간, 자석감지기와 열선감지기의 작동 및 피고의 출동 소요시간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절도범인들이 철근으로 이 사건 점포 출입문의 하단부 잠금장치부분을 들어올리고(출입문에 충격감지기가 설치되었다면 이 때 이상신호가 피고 관제센터에 송신되었을 것이고, 출입문을 들어올리는 과정에서 출입문 위의 고정유리가 일부 부서졌으므로 위 고정유리에 유리감지기가 설치되었다면 이 때 이상신호가 피고 관제센터에 송신되었을 것이다) 이 사건 점포에 침입하기 위하여 출입문을 미는 순간 자석감지기가 작동한 것으로 보이므로, 철근으로 출입문의 잠금장치부분을 들어올릴 때와 자석감지기가 작동하였을 때의 시간간격은 수초 내지 십여 초에 불과할 것이어서, 이 사건 절도범행 당시 이 사건 점포 출입문이나 출입문 위의 고정유리에 충격감지기와 유리감지기가 설치되어 고정유리가 부서졌을 때 피고 관제센터에 송신되었다 하더라도 이 사건 절도범행의 완성을 막지는 못하였을 것으로 추단된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점포의 출입문이나 출입문 위의 고정유리에 충격감지기와 유리감지기를 설치하지 않은 것을 피고의 이 사건 방범계약상의 감지기 설치상의 과실로 평가하고, 이로 인하여 이 사건 절도범행이 발생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또한, 피고에게 이 사건 점포에 경보기를 설치하지 않은 과실이 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갑제16호증의 11의 기재와 제1심 증인 C, D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점포 주변에는 다수의 액세서리 판매점 및 금은방이 있는 사실, 경보기를 설치하는 경우 경보음이 울리는 대부분(약 90%)의 원인이 날씨, 작은 동물의 움직임, 사용자의 오작동 등이고, 오작동으로 인한 경보음으로 인해 인근 주택이나 상가로부터의 민원 발생의 소지가 있어 피고와 방범계약을 체결하는 당사자가 특별히 요구하는 경우에 한하여 경보기를 설치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원고가 이 사건 방범계약 체결 당시 피고에게 경보기 설치를 요구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에게 이 사건 점포에 경보기를 설치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볼 수는 없고, 설령 피고에게 이 사건 점포에 경보기를 설치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절도범행에 소요된 시간, 자석감지기와 열선감지기의 작동 및 피고의 출동 소요시간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절도범행 당시 이 사건 점포에 경보기가 설치되었다 하더라도 이 사건 절도범행의 완성을 막지는 못하였을 것으로 추단된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점포에 경보기를 설치하지 않은 것을 피고의 이 사건 방범계약상의 감지기 설치상의 과실로 평가하고, 이로 인하여 이 사건 절도범행이 발생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마지막으로, 이 사건 절도범행 발생 무렵 이 사건 절도범행과 유사한 방식의 도난사고가 발생하였음에도, 피고가 원고에게 충격감지기, 유리감지기, 경보기의 추가 설치를 요구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출입문 잠금장치의 강화나 출입문에 철제셔터의 설치를 요청하지 않은 과실이 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위 (3)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에게 이 사건 점포에 경보기를 설치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피고에게 경보기를 설치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위 (2)항 및 (3)항에서 본 바와 같이 충격감지기, 유리감지기, 경보기의 미설치로 인하여 이 사건 절도범행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는 이상, 피고가 원고에게 충격감지기, 유리감지기, 경보기의 추가 설치를 요구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피고의 과실로 볼 수는 없고, 또한 피고가 원고에게 출입문 잠금장치의 강화나 출입문에 철제셔터의 설치를 요청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이 같아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이 진 성
판사 박 종 택
판사 문 광 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