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중앙지방법원 2010. 6. 9. 선고 2009가합○○○○○○ 판결【보험금】: 원고일부승

【판시사항】

가족운전자 한정운전 특별약관 중 '보상하지 아니하는 손해'의 단서 조항에 규정된 피보험자동차를 도난당하였을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

【전 문】
【원 고】 정○○, 최○○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권오건)
【피 고】 ○○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태용)
【변론종결】 2010. 5. 19.
【주 문】
1.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100,000,00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2009. 3. 16.부터 2010. 6. 9.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들에게 200,000,000원 및 이에 대한 2009. 2. 24.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가. 보험계약의 체결과 그 내용

원고 최○○은 2009. 2. 10. 피고와 사이에 다음과 같은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개인용 자동차보험계약>
- 피보험자 : 정○○
- 차량번호 및 차명 : ○○, ○○(이하 '이 사건 피보험자동차'라 한다)
- 보험기간 : 책임유효기간 2009. 2. 10. 24:00부터 2009. 12. 2. 24:00까지
- 특약사항 : 가족운전자 한정운전 특약
- 자동차 상해보장내용
① 보통약관 중 [12] 자기신체사고 :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를 소유, 사용, 관리하는 동안에 생긴 피보험자동차의 사고로 인하여 죽거나 다친 때 약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함[위 약관 중 '[10] 2. 피보험자의 범위'에 의하면, 보험증권에 기재된 피보험자(기명피보험자)와 같이 살거나 살림을 같이 하는 친족으로서 피보험자동차를 사용 또는 관리 중인 자와 기명피보험자의 승낙을 얻어 피보험자동차를 사용하거나 관리 중인 자도 피보험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② 사망보험금 : 피보험자가 상해를 입은 직접적인 결과로 사망하였을 때에는 보험증권에 기재된 사망보험가입금액(1인당 2억 원)을 피보험자의 상속인에게 지급함

나. 이 사건 보험계약의 가족운전자 한정운전 특약의 내용

피고의 개인용자동차보험 '[11] 가족운전자 한정운전 특별약관' 중 '1. 보상내용'으로 '보험회사는 피보험자가 보험증권에 기재된 자동차(이하 '피보험자동차'라 합니다)에 대하여 운전할 자를 기명피보험자와 그 가족으로 한정하는 경우에는 이 특별약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보상합니다.'라고 규정하면서 '2. 보상하지 아니하는 손해'로 '보험회사는 이 특별약관에 의하여 기명피보험자와 그 가족 이외의 자가 피보험자동차를 운전하던 중에 발생된 사고에 대하여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아니합니다. 그러나 피보험자동차를 도난당하였을 경우 그 도난당하였을 때로부터 발견될 때까지의 사이에 발생된 피보험자동차의 사고로 인한 보통약관 [12] 자기신체사고의 손해에 대하여는 보험금을 지급합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다. 보험사고의 발생

원고들의 아들인 정○○은 2009. 2. 24. 03:15경 그의 친구인 고○○가 이 사건 피보험자동차를 운전하는 데 동승하고 있다가 안성시 ○○에 있는 ○○ 모텔 앞 편도 1차선 도로를 양성방면에서 안성방면으로 진행하던 중 중앙선을 넘어 맞은편 노견에 설치된 화단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하여 그 충격으로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이하 위 사고를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라. 보험금의 청구

원고들은 피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정○○이 사망하였음을 이유로 사망보험금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09. 3. 5. 원고들에게 가족운전자 한정운전 특약에 정해진 가족 이외의 자의 운전 중에 발생한 사고라는 이유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보험금이 지급될 수 없음을 통지하였다.

마. 상속관계

원고들은 정○○의 부모로서 정○○의 상속인들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4호증, 을 제1호증의 1, 2, 3, 4, 을 제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은 이 사건 사고가 소외 고○○의 운전 중에 발생하기는 하였지만 이는 위 '[11] 가족운전자 한정운전 특별약관' 중 '보상하지 아니하는 손해'의 단서 조항에 규정된 피보험자동차를 도난당하였을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른 사망보험금의 지급을 구하는 데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사고 당시 고○○가 운전하게 된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피보험자동차를 도난당하였을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다툰다.

나. 판단

1) 자동차보험계약상의 가족운전자 한정운전 특별약관 상 가족 이외의 자의 운전 중의 사고임에도 보험자의 면책이 인정되지 않는 '피보험자동차를 도난당하였을 경우'라 함은 피보험자의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의사에 기하지 아니한 채 제3자가 무단으로 피보험자동차를 운전한 경우를 말하는데, 여기서 '묵시적인 의사'라 함은 명시적인 의사와 동일하게 위 약관의 적용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피보험자의 도난 또는 무단운전(이하, 무단운전이라고만 한다)에 대한 승인 의도가 명시적으로 표현되어 있는 경우와 동일시할 수 있을 정도로 그의 승인 의도를 추단할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정되어야 하고, 따라서 묵시적인 의사의 존부는 피보험자와 무단운전자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평소 사고 차량의 운전 및 관리 상황, 당해 무단운전이 가능하게 된 경위와 그 운행목적, 평소 무단운전자에 대한 피보험자가 취해 온 태도 등의 제반 사정을 함께 참작하여 이를 판단하여야 하며(대법원 2003. 6. 27. 선고 2003다18616 판결 참조), 또한 기명피보험자의 승낙을 받아 자동차를 사용하거나 운전하는 자로서 보험계약상 피보험자로 취급되는 승낙피보험자의 승인만이 있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피보험자의 묵시적인 승인이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하는바(대법원 2006. 1. 13. 선고 2005다46431 판결 참조), 가족운전자 한정운전특약의 경우 보험계약상 피보험자로 취급되는, 기명피보험자의 가족의 승인만이 있는 경우에도 이와 마찬가지로 원칙적으로는 기명피보험자의 묵시적인 승인이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2)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건대, 갑 제3호증의 1, 2, 갑 제6호증의 1, 갑 제7호증, 갑 제9호증, 을 제2호증, 을 제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해보면, 정○○은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 만 18세로서 운전면허를 취득한지 3개월여 정도 되었고, 원고 정○○은 이 사건 피보험자동차를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기 2달여 전에 구입하였는데, 위 자동차를 원고 최○○이 출퇴근용으로 사용하였으며 정○○은 친구들을 만나러 갈 때 사용하기도 한 사실, 정○○은 이 사건 사고 발생 전날인 2009. 2. 23. 저녁경 원고들이 집에 없는 사이에 친구들을 만나기 위하여 거실장 위에 놓여 있던 이 사건 피보험자동차의 열쇠를 가지고 나가 이 사건 피보험자동차를 운전하게 되었는데 그 후 이 사건 사고 발생시각 무렵 정○○이 술을 마신 상태이어서 운전을 할 수 없게 되자 정○○의 친구인 고○○는 정○○을 집에 데려다 주기 위하여 이 사건 피보험자동차를 운전하다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게 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와 같은 정○○의 나이, 운전경력, 이 사건 피보험자동차의 평소 사용 현황, 사고 당일 정○○이 이 사건 피보험자동차를 운전하고 나가게 된 경위 등에 비추어, 원고 정○○이 정○○이 운전면허를 취득한지 불과 3개월 정도 밖에 안 된 시점에서 정○○으로 하여금 이 사건 피보험자동차를 마음대로 운전하고 다닐 수 있도록 포괄적으로 승인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이 사건 피보험자동차는 원고 최○○의 출퇴근용으로도 사용되고 있었으므로, 정○○에게 이 사건 피보험자동차의 포괄적인 관리를 위임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또한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에는 정○○이 음주상태라는 특별한 사정이 있어 고○○가 운전을 하게 된 것일 뿐, 원고 정○○이 평소에 정○○이 그의 친구들에게 이 사건 피보험자동차의 운전을 승낙하는 것을 방치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는 점 등을 종합해보면, 원고 정○○에게 정○○의 친구인 고○○가 이 사건 피보험자동차를 운전하는 것을 승인할 묵시적인 의사는 없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기명피보험자인 원고 정○○의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의사에 기하지 아니한 채 고○○가 이 사건 피보험자동차를 운전하여 가던 중 사고가 발생한 것은 '피보험자동차를 도난당하였을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점에 관한 피고의 면책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그렇다면 피고는 정○○의 상속인인 원고들에게 사망보험금 2억 원 중 1/2 지분인 1억 원씩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1억 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피고들이 보험금 지급거절통보를 한 2009. 3. 5.로부터 10일이 경과한 2009. 3. 16.부터(원고들은 정○○의 사망일인 2009. 2. 24.부터의 지연손해금 지급을 구하나, 피고의 보험금 지급채무가 정○○의 사망일부터 이행기가 도래하였다고 볼 수는 없고, 다만, 이 사건 보험약관 [16] 2. (2) ④에 의하면 피고가 보험금의 청구서류를 접수한 때에는 지체없이 지급할 보험금액을 정하고 그 정하여진 날로부터 10일 내에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는데, 앞서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이 2009. 3. 5. 피고로부터 보험금 지급거절통보를 받은 점에 비추어 보면, 적어도 2009. 3. 5. 이전에 보험금 청구서류가 접수되었고 2009. 3. 5.에는 피고가 그 보험금액을 정할 수 있었다고 볼 것이므로, 지연손해금의 기산일은 그로부터 10일이 경과한 2009. 3. 16.로 한다.) 이 판결선고일인 2010. 6. 9.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 론

따라서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권기훈(재판장) 진화원 정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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