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지방법원 2009. 2. 13. 선고 2007가합2705 판결【보험금】: 원고패

【전 문】
【원 고】 최○묵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서호 담당변호사 김영철)
【피 고】 현대해상화재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허현희)
【변론종결】 2008. 11. 14.
【제2심판결】 대전고등법원 2009. 9. 16. 선고 2009나1892 판결 (항소기각)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2,4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05. 5. 18.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3.2%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2호증의 1, 2, 갑 제3호증, 갑 제4호증의 1 내지 4, 갑 제5호증의 1, 2, 갑 제6호증의 1 내지 4, 갑 제8호증, 갑 제18호증의 1 내지 4, 갑 제19, 20, 21호증, 을 제1, 2호증, 을 제12호증의 13, 28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가. 유○○은 2002. 9. 10. 자본금 4억 원의 자동차 및 각종 기계류의 부품제조․조립 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 ○○(이하 '○○'이라고 한다)을 설립하여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는데, 당시 ○○의 총 발행주식 40,000주 중 49%를 대표이사 유○○이, 25.5%를 이사 이○○가, 나머지 25.5%를 감사 홍○○이 각 소유하고 있었으나, ○○은 사실상 유○○의 1인 회사였다.

나. ○○은 2002. 12.경 군산시 ○○동 ○○○○ 토지 지상에 철골조 트러스 위 샌드위치 판넬지붕 ○층 건물(이하 '이 사건 공장'이라 한다)의 신축공사에 착공한 후 2003. 5.말경 준공, 사용승인을 받아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하였는데, 같은 해 6. 2.경 ○○○○○○보험 주식회사와 사이에서, 피보험자를 ○○로, 보험기간을 위 계약일로부터 2005. 6. 2.까지로(2004. 6. 2.자 재가입), 보험목적물 및 보험가입금액을 이 사건 공장 676,296,000원 및 기계기구 중 일부 511,400,000원으로, 총보험가입금액을 1,187,696,000원으로, 납입보험료는 월 1,747,100원으로 하는 보장형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다. 유○○은 ○○의 투자자를 물색하던 중 영업과장 이○○로부터 원고를 소개받아, 2004. 5. 14. 원고로부터 2억 3천만 원을 투자받는 조건으로 원고에게 이○○ 보유 주식 전부 및 홍○○의 보유 주식 중 일부 합계 주식 40%를 양도하였고, 원고는 같은 날 ○○의 전무이사로 취임하였으며, 2004. 6.부터 재정업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그 후 원고가 추가 투자를 받아오겠다면서 유○○에게 주식의 양도를 권유하여 유○○은 2004. 8. 6. 원고가 지정하는 선우○희에게 홍○○의 잔여 주식 전부 및 원고 보유 주식 중 일부 합계 30%의 주식을 양도하여, ○○의 주식 중 원고가 40%, 유○○이 30%, 선우○희가 30%를 각 보유하게 되었다(선우○희의 주식은 그 후 유민순에게 양도되었다).

라. 원고와 선우명○는 유○○에게 ○○의 임시주주총회의 소집을 요구하였으나 유○○이 응하지 아니하자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2004비합12 주주총회소집허가신청을 하여 위 법원으로부터 2004. 11. 11.자 허가결정을 받고 이에 따라 같은 달 27.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한 후 유○○을 이사 및 대표이사의 지위에서 해임하고 유○○ 및 홍○○을 각 이사로 선임하는 결의를 하였으며, 이사인 원고, 유○○, 홍○○은 같은 달 29. 이사회를 개최하여 홍○○을 대표이사로 선임한 후 원고가 실질적으로 ○○을 운영하였고, 유○○은 2005. 1. 5. 업무방해금지가처분결정(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2004카합299호)의 집행으로 대표이사의 업무를 정지하게 되었다.

마. 피고 유○○은 위 임시주주총회에서 자신을 대표이사에서 해임한 결의는 소집절차상의 하자 또는 실제로 주주총회를 개최하지 아니하였으면서 개최한 것처럼 서류를 작성한 하자에 의하여 존재하지 아니하거나 무효라는 주장을 하며 원고 회사를 상대로 소를 제기하여, 제1심에서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2005. 5. 26. 선고 2004가합2344 판결로 이 사건 임시주주총회에서 피고 유○○을 대표이사에서 해임한 결의가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는 판결을 받았으나, 항소심인 광주고등법원 2005나5057 사건에서 2006. 4. 12. 위 제1심판결이 취소되고, 피고 유○○의 청구는 모두 기각되자, 피고 유○○이 이에 불복, 상고하였으나, 2006. 6. 20. 상고가 기각되었다.

바. 원고는 위와 같은 경영권 분쟁이 계속되던 2005. 3. 11. ○○을 대표하여 피고의 대전지점에서 피고와 사이에서,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만기환급형 적금식 무배당뉴으뜸종합보험(이하 '이 사건 제1보험계약'이라 한다) 및 소멸식 공장화재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제2보험계약'이라 한다)을 각 체결하는 한편, 같은 날 ○○의 피고에 대한 위 각 보험금청구권에 대하여 원고를 질권자로 하여 질권설정금액 15억 원, 9억 1천만 원의 질권을 각 설정하였고, 피고도 이에 대하여 승낙하였다.

ⓛ 무배당뉴으뜸종합보험
계약자 : ○○
보험기간 : 2005. 3. 11.부터 2010. 3. 11.까지
보험목적물 : 이 사건 공장, 상품/반제품, 원부자재, 기계
총보험가입금액 : 15억 5천만 원(이 사건 공장 5억 5천만 원, 상품/반제품 3억 5천만 원, 원부자재 5천만 원, 기계 6억 원)
월보험료 : 10,000,000원
② 공장화재보험계약
피보험자 : ○○
보험 목적물 : 기계, 시설, 집기
보험기간 : 2005. 3. 11.부터 2006. 3. 11.까지
보험가입금액 : 9억 1천만 원(기계 8억 원, 시설 1억 원, 집기 1천만 원)
보험료 : 12,157,600원(일시납)
<약관의 주요내용>
제15조(보상하는 손해, 제2보험계약 제6조와 같다)
ⓛ 회사는 이 약관에 따라 보험목적이 화재로 입은 아래의 손해를 보상하여 드립니다.
1. 화재에 따른 직접손해
2. 화재에 따른 소방손해
3. 화재에 따른 피난손해
제16조(보상하지 아니하는 손해, 제2보험계약 제7조와 같다)
회사는 아래와 같은 사유로 제15조의 손해가 생긴 때에는 보상하여 드리지 아니합니다.
1. 피보험자(법인의 경우에는 그 이사 또는 법인의 업무를 집행하는 그 밖의 기관) 또는 피보험자의 법정대리인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생긴 손해
2. 계약자 또는 계약자의 법정대리인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
3. 피보험자에게 보험금을 받도록 하기 위하여 피보험자와 세대를 같이 하는 친족 및 고용인이 고의로 일으킨 손해
4. 화재가 발생했을 때 도난 또는 분실로 생긴 손해
(후략)

사. 이 사건 화재보험계약의 유효기간 내인 2005. 4. 18. 01:21경 이 사건 공장에 화재가 발생하여 이 사건 공장이 전소되고, 분쇄기 등 기계가 소실되는 사고(이하 '이 사건 보험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였다.

아. 이에 ○○ 및 원고는 같은 달 27. 피고에게 이 사건 제1보험계약에 기한 보험금 15억 5,500만 원 및 이 사건 제2보험계약에 기한 보험금 9억 1천만 원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험기간 중에 이 사건 보험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험자인 피고는 질권자인 원고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면책항변에 대한 판단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보험사고는 ○○의 이사인 원고의 고의 또는 중과실에 의한 방화에 의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상법 제659조 및 이 사건 제1보험계약의 면책약관(제16조 제1항 제1호), 제2보험계약의 면책약관(제7조 제1항)에 의하여 피고의 보험금 지급의무는 면책되어야 한다고 항변한다.

그러므로 먼저, 이 사건 보험사고가 고의에 기한 방화인지 살피건대, 원고가 ○○을 대표하여 보험사고가 발생하기 불과 한 달 전인 2005. 3. 11.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원고 앞으로 질권을 설정해 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을 제4호증의 2, 을 제5호증, 을 제12호증의 2, 3, 8, 10, 11, 15, 16, 21, 32, 35, 37의 각 기재, 증인 김○석의 증언에 의하면, 원고의 처인 백○○가 평소 알고 지내던 보험설계사인 김○○으로 하여금 원고에게 전화를 하게 하였고, 원고가 화재보험을 취급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문의하여 김○○이 보험가입을 권유하게 된 사실, ○○이 이 사건 제1, 제2 보험계약을 체결할 당시 직원들 중 30여명에게 4대 보험을 가입해주지 못할 정도로 회사의 재정상태가 어려웠던 사실, 원고가 2005. 3. 9. 원고 소유의 대전 유성구 ○○동 ○○○-○○ 전 2,954㎡에 관하여 ○○중앙회에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고 2회에 걸쳐 합계 2억 6천만 원을 대출받은 후 합계 12,157,600원의 보험금을 지급한 사실, 원고가 2005. 3. 말경 재고제품인 PORT CUP 약 30,000개을 공장 안으로 옮겨 놓을 것을 지시하였고, 같은 해 4. 15. 도장공장에 하청을 주었다가 불량이 발행하여 폐기하여야 하는 불량품 가니쉬(Garnish) 7,000개를 하청공장에서 가져와 이 사건 공장 안에 적재하도록 지시한 사실, 원고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거짓반응이 나타난 사실, 김선우 및 이○○가 경찰조사에서 원고로부터 '바지사장을 내세워 불을 지르겠으며 방화하여 보험금이나 타야겠다'는 취지의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진술한 사실은 인정되나, 그와 같이 어려운 재정상황에서 이 사건 화재보험을 가입하였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사건 보험사고가 발생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하여 원고가 고의로 방화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달리 원고의 고의에 의한 방화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아가, 이 사건 보험사고가 원고의 중과실에 기하여 발생한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을 제3호증의 1, 을 제12호증의 6, 8, 10, 16, 17, 18, 2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서부분소는 가연물에 인적 화원이 작용하여 급속하게 연소가 진행된 것으로 감정한 사실, 이 사건 보험사고 현장에서 자연발화될 만한 물질이 식별되지 아니한 사실, 평소에 이 사건 공장의 ○층에는 인화성 물질을 보관․사용하지 아니함에도 사고 후 화재감식 당시 ○층 출입구 안쪽에서 신나통 2개가 발견된 사실, 종업원 전○○은 기르던 개를 이 사건 공장의 밖으로 내보낸 다음 공장 출입문을 잠그고 퇴근한다고 했는데 화재 진압을 위하여 출동한 소방관이 공장문을 여는 순간 공장 안에서 개가 뛰어나온 사실, ○○의 경영권과 관련하여 원고와 원고로부터 해임된 전 대표 유○○측 사이에 지속적인 분쟁이 있었던 사실, 이 사건 보험사고 이전인 2005. 2.경 이 사건 공장 뒤쪽 야적장에서 철근 도난사고가 발생하기도 하였던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 인정사실에다가 을 제12호증의 6, 7, 8, 10, 11, 30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이 사건 공장은 2005. 1. 5.(최초계약일은 2003. 6.경) 무인경비업체인 ○○○과 사이에 월 이용료를 150,000원으로 하여 야적장을 제외한 이 사건 공장에 대하여 무인경비이용계약을 체결하여 적외선 감지기 1대, 열선감지기 7대, 자석감지기 15대 등 무인경비시스템이 설치되어 작동하고 있었는데, 원고가 이 사건 공장 앞에 경비실을 만들고 경비 직원 2명을 고용하여 유인경비시스템을 도입한다는 이유로 2005. 4. 6. 일방적으로 전원 차단기를 꺼놓았던 점, 경비업체직원 박○의 보안장치를 중단하는 절차가 진행되는 ○-○일 정도만이라도 보안장치를 켜놓으라는 제안도 거절하였던 점, ○○의 대표이사 홍○○은 2005. 3. 중순경 이 사건 공장 밖 주차장 출입구 안쪽에 경비실 용도로 25평 정도의 사무실을 증축하기 위하여 건축사 사무실에 증축신고를 의뢰하였으나 같은 해 4. 16.경에서야 군산시청 민원과에 증축신고가 접수되었고 별도의 공사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공사진행은 없었으며, 보안장치를 중단할 당시 경비원을 채용하지도 아니한 상태였던 점, ○○의 직원들은 2005. 4. 10.부터는 자물쇠로 문을 시정하는 방식으로만 이 사건 공장의 보안을 유지한 점 등에 의하면, 공장에 방화 등 사고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던 상황에서 ○○의 실질적인 경영주인 원고가 이 사건 공장의 보안을 유지하기 위하여 강화된 보안조치를 강구하지 아니한 채, 기존의 무인경비시스템을 일방적으로 해지하여 방화를 목적으로 한 침입이 손쉽게 이루어지도록 한 중대한 잘못으로 이 사건 화재가 발생하였다 할 것이므로, 이를 근거로 한 피고의 면책항변은 이유 있다할 것이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예지희(재판장) 장지용 김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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