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고등법원 2002. 4. 17. 선고 2001나7758 판결 【손해배상(기)】

【전 문】
【원고, 피항소인, 부대항소인】 최병례(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의종외 1인)
【피고, 항소인, 부대피항소인】 동부화재해상보험주식회사(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소명 담당변호사 전재중외 2인)
【변론종결】 2002.4.3.
【제1심 판결】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2001. 7. 26. 선고 2001가합422 판결
【상고심 판결】 대법원 2003. 10. 23. 선고 2002다26320 판결
【주 문】
1.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2. 위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 및 부대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제1, 2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제1심 피고 강완귀와 연대하여 원고에게 금 160,577,790원 및 이에 대한 2001. 2. 3.부터 제1심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판결.
2. 항소취지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는 판결.
3. 부대항소 취지
제1심 판결 중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피고는 제1심 피고 강완귀와 연대하여 금 44,829,251원 및 이에 대하여 2001. 2. 3.부터 제1심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판결.

【이 유】

1. 기초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4호증, 갑 제8증의 4, 7, 10, 을 제1, 2, 4, 6호증의 각 기재 및 갑 제8호증의 6, 12, 갑 제9, 10호증의 각 일부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듯한 갑 제8호증의 5, 6, 12, 갑 제9, 10호증의 각 일부 기재는 이를 믿지 아니하고 달리 반증이 없다.

가. 제1심 피고 강완귀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옆 동네 후배인 소외 김진만과 함께 야생 청둥오리를 사냥하러 가기로 한 후 2001. 2. 3. 16:50경 익산시에 있는 익산경찰서 낭산 파출소로부터 자신의 소유인 베레타 4연발 산탄엽총(총번호 U65900E)을 출고받은 다음 익산시 낭산면 용기리 소재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잠시 일을 보다가 소형 화물차를 타고 약 500미터 떨어져 있는 위 김진만의 집으로 가서 위 김진만을 태우고 그곳으로부터 약 1.5㎞ 떨어져 있는 익산시 삼기면 소재 채산마을에 정차한 후 일명 써치라이트(야간사냥을 함에 있어 사냥목적물을 강한 빛으로 비추어 사냥목적물로 하여금 시각장애를 일으켜 도망하지 못하도록 하는 한편, 사격을 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조준을 쉽게 하는 도구이다)를 준비하여 약 200m 가량 논두렁을 걸어 아래 사고 장소인 위 삼기면 연동리에 있는 연동마을 농수로 언덕(이하, 이 사건 사고장소라 한다)에 도착하여 그곳에서 은신하여 야생청둥오리가 내려앉기를 기다리면서 위 김진만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가 같은 날 18:25경 약 30-40m 전방 논에 청둥오리가 날아와 내려앉자 어두컴컴한 상태에서 위 김진만이 위 야생청둥오리를 향해 써치라이트를 비춘 상태에서 위 강완귀가 이를 조준하여 비탈진 언덕에서 불안정한 자세로 엽총을 1발 발사한 후 그 반동으로 뒤로 넘어지면서 또 1발을 발사하여 그로부터 약 1m 옆에 떨어져 앉아 위 김진만의 귀밑 턱부분을 맞추어 관통상을 입게 하였는데, 이로 인해 위 김진만은 즉석에서 사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나. 위 강완귀는 위 김진만이 자신의 옆으로 쓰러지자 위 김진만의 상체를 안아 일으켜 위 김진만의 왼쪽 귀밑 턱에 엄지손가락 크기의 구멍이 나 있고 피가 흐르고 있음을 확인한 다음 위 김진만을 농수로 언덕 위로 끌어올린 후 숨을 멈춘 위 김진만에게 인공호흡을 하였으나 깨어나지 아니하므로 같은 날 18:34:59경 119에 전화하여 구조요청을 하면서 18:37:25경까지 통화하고, 18:37:56경 이동전화 0112559595에 전화를 하여 18:38:41경까지 통화한 다음 18:40:36경 위 낭산 파출소에 전화하여 18:41:13경까지 통화하여 이 사건 사고 사실을 신고한 후, 18:41:45경부터 18:43:29경까지 자신의 집에, 18:53:32경부터 18:56:14경까지 위 망인의 집에 각 전화하여 통화하였고, 그의 형인 위 강완석과는 위 같은 날 18:02경 통화한 이후 위와 같이 18:53경 위 망인의 집에 전화하기까지 사이에 다시 통화한 바는 없다.

다. 위 강완귀는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경찰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까지는 2001. 2. 3. 18:25경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진술하다가 검찰에서 조사를 받으면서부터는 같은 날 18:00경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진술을 변경하고 있다.

라. 위 익산시의 2001. 2. 3.자 일몰시간은 17:57:58이다.

마. 한편, 피고 회사는 2000. 10.경 위 강완귀와 사이에 그가 2000. 10. 31. 16:00부터 2001. 2. 28. 16:00까지 사이에 총기의 소유 또는 사용에 의하여 타인의 신체에 대한 법률상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함으로써 입은 손해에 대하여 1 사고당 1인 금 1억 원을 한도로 배상한다는 내용의 수렵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위 수렵보험 보통약관 ‘보험계약의 체결 5. 보상하지 아니하는 손해’는 ‘피보험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수렵 또는 수렵용품에 관한 법령을 위반하여 생긴 사고는 직접 또는 간접을 묻지 아니하고 보상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규정되어 있다.

바. 원고는 위 망인의 어머니이다.

2. 관련 법령의 규정내용

조수보호및수렵에관한법률 제18조는 ‘’…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총기사용수렵은 이를 하지 못한다. …2. 해뜨기 전과 해진 후의 총렵 …4. 인명이나 가축 또는 문화재·건축물·차량·철도차량·선박이나 항공기에 피해를 줄 우려가 있는 총렵‘’이라고 규정하고 있고, 상법 제659조 제1항은 ‘’보험사고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나 보험수익자의 중과실로 인하여 생긴 때에는 보험자는 보험금액을 지급할 책임이 없다‘’, 같은 법 제724조 제2항은 ‘’제3자는 피보험자가 책임을 질 사고로 입은 손해에 대하여 보험금액의 한도 내에서 보험자에게 직접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각 규정하고 있다.

3. 당사자의 주장 및 그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는, 피고 회사가 상법 제724조 제2항의 보험자로서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망인 및 그의 어머니인 원고가 입은 모든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피고 회사는, ① 피보험자인 위 강완귀가 고의 또는 중과실로 조수보호및수렵에관한법률 제18조 제2호의 규정을 위반하여 '해진 후의 총렵'을 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피고 회사는 이 사건 보험계약의 위 면책약관 규정에 따라 보험자로서 책임이 면제되었고, ② 피보험자인 위 강완귀가 고의 또는 중과실로 위 법률 제18조 제4호의 규정을 위반하여 쭈그린 불안정한 자세로 엽총을 발사하는 등 ‘인명에 피해를 줄 우려가 있는 총렵’을 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피고 회사는 이 사건 보험계약의 위 면책약관 규정에 의하여 보험자로서 책임이 면제되었으며, ③ 이 사건 사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자 및 피보험자인 위 강완귀가 안정된 자세에서 사격 등을 할 주의의무를 위반한 중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피고 회사는 상법 제659조에 의하여 보험금액을 지급할 책임이 없고, ④ 피고 회사가 위 강완귀와 사이에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1 사고에 대하여 1인당 1억원의 한도 내에서 보상하기로 약정하였으므로 피고회사는 위 보상한도를 초과하여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없다.

나.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회사는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라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위 망인 및 원고가 입은 손해금 중 위 보상한도 내의 금액을 보상할 책임이 있는 듯하나, 한편, 위에서 본 바와 같이 ① 위 강완귀가 이 사건 사고 발생일 일몰시간인 17:58경에 임박한 16:50경 위 낭산 파출소로부터 보관된 자신의 엽총을 출고받은 뒤 자신의 집에서 일을 보다가 위 망인과 함께 야간사냥에 필요한 써치 라이트를 준비하여 이 사건 사고 장소에 은신하여 야생 청둥오리가 내려앉기를 기다리다가 전방에 내려앉은 야생 청둥오리를 향해 어두컴컴한 상태에서 위 망인이 써치 라이트를 비추고 위 강완귀가 엽총을 발사하다가 발생된 이 사건 사고의 경위에 비추어 위 강완귀 및 위 망인은 당초부터 '해진 후의 사냥'을 계획하고 실행하였던 것으로 보여지는 점, ② '해뜨기 전과 해진 후의 사냥'은 주변이 어두워 목표물 주변의 위험요소를 식별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사냥시 사격하는 사람의 주변에 사람이 존재하는 것은 오발사고의 위험성이 크다 할 것임에도 '해뜨기 전과 해진 후의 사냥'의 경우에는 대개 사격하는 사람의 주변에서 목표물을 향해 써치 라이트를 비춰 주는 사람이 필요하여 대단히 사고의 위험이 높다고 할 것이라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보험자인 위 강완귀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수렵에 관한 중대한 법령인 조수보호및수렵에관한법률 제18조 제2호를 위반하여 '해진 후의 총렵'을 함으로써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회사는 이 사건 보험계약의 위 면책약관 규정에 의하여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위 망인 및 원고가 입은 위 손해를 보상할 책임이 면제된다고 할 것이다한편, 원고 대리인은 이 사건 사고 무렵은 해질 무렵으로 위 망인이 목표물을 가리키기 위하여 써치 라이트를 깜박 깜박 하였을 뿐 계속하여 비춘 바 없고, 위 강완귀가 이 사건 사고 후 위 망인에 대한 응급조치를 한 후 그의 형인 강완석과 상의하기 위하여 통화한 시간이 18:02경이므로 이 사건 사고 시간은 18:02경으로부터 수분 전이어서 위 강완귀가 '해진 후의 총렵'을 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① 통상 사냥 목표물을 향해 써치라이트를 계속하여 비추지 아니하고 깜박 깜박 비춘 경우에는 사냥 목표물이 도망하기 쉽고, 사격을 하는 사람으로서도 오히려 그 목표물 조준이 어렵다는 점, ② 위 강완귀가 경찰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에는 18:25경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진술하다가 검찰에서 조사를 받으면서부터는 18:00경에 발생한 것으로 진술을 바꾸고 있는 점, ③ 강완귀가 이 사건 사고일 16:50경 낭산 파출소로부터 자신의 엽총을 출고받은 뒤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잠시 일을 보다가 약 500미터 떨어진 위 망인의 집으로 가서 위 망인을 태우고 다시 약 1.5㎞ 떨어진 인근 채산마을에 정차한 후 써치 라이트를 준비하여 약 200m 가량 논두렁을 걸어 이 사건 사고 장소에 도착한 다음 은신하여 야생청둥오리가 내려앉기를 기다리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가 야생청둥오리가 내려앉자 엽총을 발사하여 발생한 이 사건 사고의 경과에 비추어 이 사건 발생시간은 위 강완귀가 파출소에서 엽총을 출고받은 위 16:50경으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흘렀던 것으로 보여져 이 사건 사고의 발생시각이 18:00경이라는 검찰조사 이후의 위 강완귀의 진술보다는 18:25경이라는 경찰조사당시의 위 강완귀의 진술이 더 신빙성이 있다는 점, ④ 위 강완귀는 18:02경 위 강완석과 통화한 이후 위와 같이 18:53경 위 망인의 집에 전화하기까지 사이에 위 강완석과 다시 통화한 바가 없고, 같은 날 18:34:59경 119에 전화하여 18:37:25경까지 통화한 후 18:37:56경부터 18:38:41경까지 이동전화 0112559595, 18:40:36경부터 18:41:13경까지 낭산 파출소, 18:41:45경부터 18:43:29경까지 자신의 집, 18:53:32경부터 18:56:14경까지 위 피해자의 집 등과 각 통화하는 등 쉬지 않고 통화한 점으로 보아 위 강완귀가 이 사건 사고발생 후 18:02경 위 강완석과 통화하여 상의한 후 위 강완석이 자신이 도착할 때까지 다른 곳에 연락하지 말고 기다리라고 하여 그 때부터 119에 전화한 18:34경까지 아무런 전화통화 없이 만연히 위 강완석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하기보다는, 오히려 위 강완귀가 18:02경 위 강완석과 통화한 이후로서 119에 전화하여 구조 요청을 한 18:34:59경으로부터 근접한 시간에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고, 위 강완귀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고 응급처치를 한 후 효과가 없자 급박한 상황에서 119에 신고하여 구조 요청한 후 위 이동전화 소유자와 통화하여 그 대처방안을 상의한 다음 파출소 및 자신의 집, 피해자의 집과 각 통화하여 이 사건 사고 사실을 알린 것으로 보여지는 점(만약, 위 강완귀가 이 사건 사고 후에 위 강완석과 원고 대리인 주장과 같은 취지의 통화를 한 것이 사실이라면 그들은 위 통화 이후 ‘위 강완석이 어느 곳까지 오고 있는지,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기다리지 못하고 119에 구조요청 하겠다든지, 119에 구조요청하고 파출소에 신고하였다든지 등등의 상황을 확인하고 상황변화를 알려주는 내용의 전화통화가 수 차례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갑 제8호증의 4에는 그러한 내역이 전혀 없다)등에 비추어, 갑 제8호증의 3, 5, 12의 일부 기재는 이를 믿지 아니하고, 갑 제8호증의 4, 6, 7, 갑 제9, 10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 판결은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이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와 부대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장오(재판장) 손창환 이우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