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지방법원 2007. 8. 9. 선고 2006가합4747 판결 【보험금】 : [판결문]

【전 문】
【원 고】 호○식품 주식회사
【피 고】 현대해상화재보험 주식회사, 제일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변론종결】 2007. 7. 19.
【주 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원고에게, 피고 현대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이하 '피고 현대화재'라 한다)는 5천만 원, 피고 제일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이하 '피고 제일화재'라 한다)는 135,000,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10호증(가지번호 포함), 을가 제1, 16호증, 을나 제4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2004. 5. 24. 소외 송OO에게 원고 소유의 전남 강진군 대지 및 그 지상 철골조 판넬지붕 소매점, 일반음식점 914.1㎡(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와 시멘트벽돌조 슬래브지붕 사무실 54㎡를 임대기간 2004. 6. 1.부터 2007. 5. 31.까지, 임대보증금 2천만 원, 월임대료 250만 원으로 정하여 임대하였고, 위 송OO은 그 무렵부터 이 사건 건물에서 'OO마트'라는 상호로 슈퍼마켓(이하 '이 사건 슈퍼마켓'이라 한다)을 운영하였다.

나. 위 송OO은 이 사건 슈퍼마켓을 운영하면서 2004. 8. 11. 피고 현대화재와 슈퍼마켓 내의 동산, 시설, 집기비품에 관하여 보험금액 총 2억 5천만 원, 보험기간을 2004. 8. 11.부터 2005. 8. 11.까지로 하는 화재보험계약을, 2004. 11. 12. 피고 제일화재와 슈퍼마켓 내의 상품 및 집기비품에 관하여 보험금액 총 1억 5천만 원, 보험기간을 2004. 11. 12.부터 2005. 11. 12.까지로 하는 화재보험계약을 각 체결하면서, 이 사건 건물이 화재로 인하여 없어지거나 망가짐으로써 그 건물에 대하여 정당한 권리를 가지는 자에게 배상책임을 부담함으로써 입게 될 손해를 보상받기로 하는 임차자 배상책임 담보특약(가입금액 : 피고 OO화재 5천만 원, 피고 OOO 1억 5천만 원)에 가입하였다.

다. 그 후 2004. 12. 27. 01:30경 이 사건 슈퍼마켓에서 화재(이하 '이 사건 화재'라 한다)가 발생하여 그곳에 있던 시설 및 집기비품을 비롯한 이 사건 건물이 전소되었다.

라. 위 각 보험계약에 적용되는 보험약관에는 보험계약자, 피보험자 또는 이들 법정대리인의 고의 또는 중과실로 생긴 손해는 보상하지 않는다는 면책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2. 주장 및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는, 위 각 보험계약의 임차자 배상책임 담보특약에 따라 피고들은 이 사건 건물의 임대인인 원고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이 사건 화재는 보험계약자이자 임차인인 송OO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의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상법 제659조 제1항 또는 위 보험약관에 의하여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항변한다.

나. 판단

살피건대, 을가 제1 내지 16호증(가지번호 포함), 을나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송OO이 2004. 8. 11. 피고 현대화재와 보험계약을 체결한 뒤 2004. 11. 초순경 피고 현대화재의 보험모집인인 소외 손OO에게 영암 OO마트 화재사고를 언급하며 OO마트가 보험금 7~8억 원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에 비하여 현재 가입되어 있는 보험금 액수가 적으니 7~8억 원으로 보험금을 증액해 달라는 요청을 하였으나 슈퍼마켓 업종이 화재 등 위험부담이 많다는 이유로 추가 보험 가입 및 인수를 거절당한 사실, 그러자 위 송OO은 피고 00화재의 보험모집인인 소외 고OO에게 추가 보험가입을 요청하여 2004. 11. 12. 피고 OO과 슈퍼마켓 내의 상품, 집기비품, 임차자 배상책임에 관하여 추가로 보험계약을 체결한 사실, ② 이 사건 화재발생 당시 주변에 새로운 슈퍼마켓들이 생기는 등의 이유로 이 사건 슈퍼마켓의 영업이 매우 부진하였는데, 송OO은 이와 같은 영업부진을 타개하기 위하여 2004. 11. 하순경부터 휴대폰 증정권 판매사업을 시작하였고, 2004. 12. 하순경에는 지역정보지에 이 사건 슈퍼마켓을 매매한다는 광고를 실었으며, 이 사건 슈퍼마켓의 매장관리책임자 소외 김OO은 부동산중개업소에 이 사건 슈퍼마켓의 매각을 의뢰하기도 한 사실, ③ 송OO은 이 사건 화재 발생 전날 특별한 용무 없이 광주, 나주, 강진, 장흥 등지를 돌아다니다가 22:30경부터 이 사건 화재 발생 당일인 04:00경까지 소외 추OO를 만나 술을 마시며 보낸 사실, ④ 송OO은 이 사건 화재 발생 당시 택시를 타고 목포로 가는 도중 이 사건 화재를 목격하게 되었는데, 당시 송OO은 OO마켓에서 화재가 난 것으로 착각하였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OO마켓과 이 사건 슈퍼마켓은 상당히 떨어진 위치에 있는 데다 주변의 지형지물 등으로 인하여 쉽게 구별할 수 있는 사실, ⑤ 송OO은 추OO와 함께 술을 마신 뒤 목포에 있는 추OO 집에서 잠을 자다가 화재 당일 08:30경 화재 사실을 연락받은 후 택시를 타고 자신의 승용차를 주차해둔 장흥으로 가는 길에 화재현장에 들렀으나 택시에서 내리지도 않은 채 택시 안에서 화재현장을 확인하고 그대로 장흥으로 가서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여 바로 강진경찰서로 가서 조사를 받은 사실, ⑥ 이 사건 슈퍼마켓에는 3개의 출입구가 있는데, 출입구는 이 사건 화재가 발생하기 전에 송OO의 처인 소외 박OO과 종업원인 소외 오OO에 의해 모두 잠금장치가 되어 있었을 뿐만 아니라 무인경비시스템이 설치되어 있었고, 그 열쇠 등은 위 박OO 및 종업원인 소외 김OO만이 소지하고 있었으며, 위 박OO과 오OO이 슈퍼마켓에서 퇴실한 후 이 사건 화재 발생 전까지 외부로부터 제3자가 침입한 흔적이 없었던 사실, ⑦ 한편, 이 사건 슈퍼마켓 내의 전기시설, 전기제품 등에서 발화원인이 발견되지 않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이 사건 화재 원인에 관하여 "발화부로 추정되는 화장지, 부탄가스 등 적재장소에서 발열, 발화될 만한 설비 등이 식별되지 않은 점, 기타 자연 발화될 만한 물질 등이 식별되지 않은 점, 발화부의 벽체 연소 형상이 'U'자형의 연소 특징이 식별되는 점 등으로 보아, 고온 화원에 의한 발화로 추정되며, 인위적 화원에 의한 발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이라는 감식 결과를 통보한 사실, ⑧ 최초 화재가 발생한 장소로 추정되는 직원식당에는 건물 외부에 설치되어 있는 냉동, 냉장고의 실외기 배관을 건물 내부로 들여보내기 위한 구멍이 뚫려 있었고 그 구멍 주위에 부탄가스통이 다수 적재되어 있었는데, 위 식당에서는 LP 가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그곳에 부탄가스를 다량 적재해둘 필요가 없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화재는 인위적인 방화에 의하여 발생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나아가 위 인정사실에 나타난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위 각 보험계약을 체결할 당시부터 이 사건 슈퍼마켓의 영업 및 송OO의 재정상태가 매우 악화되어 있었던 점, 특히 송OO이 피고 OO과 보험계약을 체결할 무렵에는 이미 이 사건 슈퍼마켓의 처분을 고려하고 있었던 점, 송OO이 이 사건 화재 전일과 당일 뚜렷한 용무나 이유 없이 도처를 배회하거나 지인을 만나는 등 사고 전후의 행적이 석연치 아니한 점, 이 사건 슈퍼마켓과 OO마켓의 위치 등 그곳 지리를 매우 잘 알고 있는 송OO이 OO마켓에 화재가 난 것으로 착각하였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점, 이 사건 화재 소식을 접한 뒤의 송OO의 행적 역시 자신의 전재산을 잃은 사람의 것이라고는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화재는 보험금을 지급받기 위하여 송OO이 고의로 발생하게 한 것으로 추인함이 상당하므로, 피고들의 항변은 이유 있다.

3. 결론

따라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승련(재판장) 판사 유현영 판사 김이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