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2000. 5. 26. 선고 99다69037 판결 【손해배상(자)】

【참조조문】
상법 제659조 , 제726조의2

【전 문】
【원고, 피상고인】 박성용 외 5인
【피고, 상고인】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영규)
【원심판결】 대구지법 1999. 11. 10. 선고 98나18191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무면허운전 면책조항의 적용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무면허운전이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지배 또는 관리 가능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경우라 함은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승인 하에 이루어진 경우를 말하고(대법원 1991. 12. 24. 선고 90다카23899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무면허운전이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묵시적 승인 하에 이루어졌는지 여부는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와 무면허운전자와의 관계, 평소 차량의 운전 및 관리 상황, 당해 무면허운전이 가능하게 된 경위와 그 운행 목적, 평소 무면허운전자의 운전에 관하여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취해 온 태도 등 사정을 미루어 판단할 수밖에 없지만(대법원 1994. 5. 10. 선고 93다20313 판결, 1994. 5. 24. 선고 93다41211 판결 등 참조), 무면허운전에 관하여 기명피보험자의 승낙을 받아 자동차를 운전하는 자로서 보험계약상 피보험자로 취급되는 자(이른바 승낙피보험자)의 승인만이 있는 경우에는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묵시적인 승인이 있다고 할 수 없어 무면허운전 면책조항이 적용되지 아니하고(대법원 1993. 12. 21. 선고 91다36420 판결, 1994. 5. 24. 선고 93다41211 판결, 1995. 9. 15. 선고 94다17888 판결 등 참조), 지입 회사를 기명조합원으로 하여 공제계약이 체결된 경우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제조합과의 관계에서 지입 회사만이 기명조합원이고 지입 차주는 승낙조합원에 지나지 아니한다(대법원 1996. 10. 29. 선고 96다29847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바에 의하면, 피고는 그 조합원인 제1심 공동 피고 합자회사 동국운수사(이하 '동국운수사'라 한다)와 사이에 그 소유의 가해트럭에 관하여 그 운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교통사고로 인하여 제3자가 입은 모든 손해를 보상하여 주기로 하는 공제계약을 체결한 공제조합의 운영자이고, 피고가 동국운수사와 사이에 공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그 계약의 내용으로 삼은 피고의 자동차공제약관 제11조 제1항 제6호, 제22조 제1항 제6호에 의하면 '조합은 조합원 본인이 무면허운전을 하였거나 조합원의 명시적·묵시적 승인 하에서 공제계약자동차의 운전자가 무면허운전을 하였을 때에 생긴 사고로 인한 손해를 보상하지 아니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사실, 김태용은 1997년경 동국운수사와 사이에 가해트럭에 관한 위탁관리계약(가해트럭은 1994. 11. 5.경 동국운수사 소유로 등록되었다.)을 체결하여 가해트럭에 대한 관리·감독을 하면서 이를 운행하여 왔고, 김태용은 당초에는 운전기사를 고용하여 운행하다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기 얼마 전부터 자신이 직접 이를 운전하였는데, 원래 운전면허를 소지하고 있었으나 그 해 9월경 음주운전으로 인하여 운전면허가 취소되고도 이를 동국운수사에 알리지 아니함으로써, 동국운수사는 가해차량에 관한 위탁계약을 체결할 당시부터 이 사건 사고시까지 김태용의 운전면허가 취소된 것을 모르고 있다가 이 사건 사고 발생 후에 비로소 이를 알게 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는바, 위와 같이 김태용이 지입 차주로서 가해트럭에 대한 관리·감독을 하였으며, 동국운수사가 이 사건 사고 당시 김태용이 무면허 상태였다는 것을 몰랐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동국운수사가 김태용에게 가해트럭에 대한 관리·감독에 관하여 포괄적으로 위임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김태용의 무면허운전을 명시적으로 승인하였다거나 그와 동일시할 수 있는 정도의 사정에 의한 묵시적 승인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하여 피고의 면책항변을 배척하였는바, 원심의 위 조치는 위에서 인정한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다고 수긍이 되고 원심판결에 자동차공제약관 제11조의 무면허운전면책약관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한편, 자동차보험에 있어서 동일 자동차사고로 인하여 피해자에 대하여 배상책임을 지는 피보험자가 복수로 존재하는 경우에는 그 피보험이익도 피보험자마다 개별로 독립하여 존재하는 것이니만큼 각각의 피보험자마다 손해배상책임의 발생요건이나 면책조항의 적용 여부 등을 개별적으로 가려서 보상책임의 유무를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자동차보험약관에 정한 보험자 면책조항의 적용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약관에 피보험자 개별적용조항을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더라도 각 피보험자별로 보험자 면책조항의 적용 여부를 가려 그 면책 여부를 결정하여야 하고, 그 약관의 규정 형식만으로 복수의 피보험자 중 어느 한 사람이 면책조항에 해당한다고 하여 보험자가 모든 피보험자에 대한 보상책임을 면하는 것으로 해석할 것은 아니므로(대법원 1998. 4. 23. 선고 97다19403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상고이유에서 지적한 대로 김태용이 승낙조합원이라 하여도 그 사유만으로 당연히 원고에게 무면허면책약관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원심은 이 점을 명시하여 판단하고 있지는 아니하나 피고의 면책항변을 받아들이지 아니한 이상 이에 대한 판단이 있었다고 못 볼 바 아니고, 아니라 하여도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 판단 유탈은 원심판결 결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였다 할 것이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임수(재판장) 이돈희 송진훈 윤재식(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