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고등법원 1998. 2. 19. 선고 97나5428 판결【공제금】

상급심판결: 대법원 1998.10.27. 선고 98다16043 판결

【전문】

【원고, 피항소인】 노○자
【피고, 항소인】 ○○농업협동조합
【변론종결】1998. 1. 15.
【원심판결】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1997. 4. 18. 선고 96가합2630 판결
【주 문】
1. 원판결 중 피고에 대하여 원고에게 금 6,000,000원 및 이에 대한 1996. 7. 18.부터 1998. 2. 19.까지는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초과하여 지급할 것을 명한 피고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이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1, 2심을 합하여 이를 10분하여 그 9는 원고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금 82,000,000원 및 이에 대한 1996. 7. 18.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항소취지】
원판결 중 피고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이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기초 사실

갑1호증, 갑2호증, 갑4호증, 갑5호증의 1 내지 4, 갑8호증의 5, 을2호증의 1, 2, 을3호증의 1, 2의 각 기재(갑2호증의 기재 중 뒤에서 믿지 않는 부분 제외)와 변론의 전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가. 소외 망 ○영창은 피고 조△이 시행하는 아래와 같은 4건의 공제에 피공제자 및 공제계약자는 망인으로, 망인의 사망시 공제금 수령자는 그 처인 원고로 정하여 각 가입하였다.

(1) 새생활공제 제3형 : 1994. 3. 30. 가입, 계약기간 7년, 만기공제금액 금 2,000, 000원
(2) 재해보장공제 : 1993. 11. 25. 가입, 계약기간 3년, 공제가입금액 10,000,000원
(3) 재해보장공제 : 1995. 9. 5. 가입, 계약기간 3년, 공제가입금액 10,000,000원
(4) 재해보장공제 : 1996. 1. 22. 가입, 계약기간 3년, 공제가입금액 50,000,000원

나. 위 새생활공제 제3형은 피공제자가 공제기간 만료시까지 살아 있을 때에는 만기공제금액에 상당하는 공제금을, 피공제자가 공제기간 중에 사망하는 때에는 만기공제금액의 3배를 공제금으로 각 지급하되, 피공제자가 새생활공제 약관 '별표 1 재해분류표' 소정의 재해사고로 사망하는 때에는 만기공제금액의 6배를 공제금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되어 있고, 위 재해보장공제는 피공제자가 공제기간 중에 재해보장공제 약관 '별표 2 재해분류표' 소정의 재해사고로 사망하는 때에는 공제가입금액 전액에 상당하는 사망공제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다. 망인은 위 각 공제계약 성립일 후인 1996. 4. 30. 17:00경 경남 ○○군 ○○면 ○○리 소재 남하교 아래로 추락하여 강물에 빠져 익사하였고, 이에 원고가 같은 해 7. 초경 피고에게 공제금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망인이 자살하였다는 이유로 같은 달 18.경 공제금의 지급을 거절하였다.

2. 당사자의 주장 및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망인이 위 각 공제약관의 재해분류표 소정의 재해로 사망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새생활공제 제3형의 공제금으로 금 12,000,000원(2,000,000원 × 6배), 위 각 재해보장공제의 사망공제금으로 각 금 10,000,000원, 금 10,000,000원 및 금 50,000,000원 등 합계 금 82,000,000원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 피고의 주장

이에 대하여 피고는, 망인의 사망은 위 각 공제약관의 재해분류표 소정의 재해로 인한 것이 아니고, 오히려 위 각 공제약관 소정의 공제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는 사유 중의 하나인 자살에 의한 것인데, 위 새생활공제 제3형은 계약성립일로부터 1년이 경과한 후에는 피공제자가 자살하더라도 공제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므로, 결국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공제금은 위 새생활공제 제3형의 공제금 6,000,000원(2,000,000원 × 3배)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다. 위 각 공제약관의 내용

그러므로 먼저 위 각 공제약관의 내용에 대하여 살펴보건대, 을2호증의 1, 2, 을3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1) 새생활공제 제3형 약관의 '별표 1 재해분류표' 및 재해보장공제 약관의 '별표 2 재해분류표'는 같은 내용으로서, "재해라 함은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다만 질병이나 체질적 요인이 있는 자로서 경미한 외부요인에 의하여 발병하거나 또는 그 증상이 더욱 악화되었을 때에는 그 경미한 외부요인은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로 보지 아니함)로서 다음 분류표에 따른 사고를 말한다."라고 규정하면서,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경제기획원 고시 제30호, 1979. 1. 1. 시행) 중 '손상 및 중독의 외부요인에 대한 분류'에 의하여 '철도사고(제1호), 자동차 교통사고(제2호)' 등 구체적인 20개의 사고 유형(분류항목 제1호 내지 제14호, 제15호 내지 제21호)과 '기타 불의의 사고'(다만, 과로 및 격렬한 운동으로 인한 사고는 제외한다. 분류항목 제15호)를 열거하고 있다.

(2) 위 구체적인 20개의 사고 유형 중 이 사건 사고와 관련된 분류항목으로는 제11호의 '불의의 추락' 및 제14호의 '익수, 질식 및 이물에 의한 불의의 사고(다만, 질병에 의한 호흡장해 및 삼킴장해는 제외한다.)'가 있다.

(3) 한편 재해보장공제 약관 제5조 제1항은 공제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는 경우로서 '피공제자가 계약성립일 이후 자살하였거나 자해행위로 말미암아 폐질 또는 신체장해상태에 이르렀을 때' 등을 규정하고 있다.

라. 망인의 사망 경위

나아가 망인의 사망 경위에 대하여 보건대, 갑1호증, 갑7호증의 1 내지 9, 갑8호증의 1 내지 4, 6 내지 17, 갑9호증의 1, 2, 갑10호증의 1, 2, 을1호증, 을4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다만 갑8호증의 1 내지 4, 6, 7, 15 내지 17, 갑9호증의 2의 각 기재 및 영상 중 뒤에서 믿지 않는 부분 제외), 원심 증인 김□옥, 당심 증인 신일남의 각 증언(다만 위 김□옥의 증언 중 뒤에서 믿지 않는 부분 제외)과 변론의 전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갑3호증의 기재, 갑2호증, 갑8호증의 1 내지 4, 6, 7, 15 내지 17, 갑9호증의 2의 각 일부 기재 및 영상, 위 김□옥의 일부 증언은 믿을 수 없으며, 달리 반증이 없다.

(1) 망인은 1954. 6. 28.생(사고 당시 41세 10월 남짓)으로서 1985. 6. 7. 원고와 혼인하여 1남 1녀의 자식을 두었고, 1985. 5. 20.부터 사고 당시까지 경남 거창읍 대동리 85의 9 거주지에서 '형제유리'라는 상호로 건재 소매상을 경영하여 왔다.
(2) 망인은 평소에 술을 좋아하였고, 술을 마시면 주벽이 심한 편이었으며, 사고 이틀 전부터 원고와 이혼하자고 할 정도로 심한 부부싸움을 하였고, 사고 당일에는 12:10경 승용차를 운전하여 경남 ○○군 ○○면 ○○리 소재 신장가든 식당에 도착하여 소주 1병을 마신 다음 성명불상의 여자를 불러내어 소주 2병을 나누어 마심으로써 상당히 취한 상태가 되었다.
(3) 위 성명불상의 여자가 먼저 식당에서 나간 후, 망인이 위와 같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그 소유의 승용차를 운전하려고 하는 것을 위 식당 주인이 제지한 다음 개인택시를 호출하여 같은 날 16:50경 소외 김□식 운전의 개인택시가 위 식당에 도착하자, 망인은 다른 여자 손님 2명과 합승하여 위 택시의 조수석에 타고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는데, 술에 취한 망인이 욕설을 하고 김□식의 뺨을 때리기도 하다가 위 무릉리 소재 남하교에 이르러 김□식에게 택시를 세우라고 하여 택시가 정차하자, 망인은 택시에서 내려 김□식의 멱살을 잡고 다시 뺨을 때리는 한편 택시 뒷좌석에 타고 있는 여자 승객들에게 강에 떨어뜨려 죽이겠다고 욕설을 하는 등 횡설수설하였고, 김□식은 택시를 운전하여 거창읍으로 떠났다.
(4) 망인이 혼자 남게 된 남하교는 황강을 가로지르는 폭 10m, 길이 205m의 교량으로서 황강 수면에서 교량 상판까지의 높이는 7m, 난간의 높이는 1m, 난간 턱의 높이는 32㎝ 정도였는데, 망인은 같은 날 17:00경 남하교를 왔다 갔다 하다가 점퍼를 벗어 다리 아래 황강으로 던진 다음, 그 자신 역시 교량 난간을 타고 넘어 도합 8.32m의 다리 아래로 뛰어 내려 강물에 빠져 그 시경 익사하였고, 망인이 뛰어 내린 장소는 평소 사람들이 수영을 하는 곳은 아니었다.

마. 위 각 인정 사실에 의하여 망인의 사망이 위 약관 재해분류표 소정의 재해로 인한 것인지에 대하여 본다.

먼저, 망인이 비록 술에 취한 상태였다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을 상실한 상태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망인이 스스로 다리 난간을 넘어 강물에 뛰어 든 것을 위 재해분류표 분류항목 제11호 소정의 '불의의 추락'이라고 할 수는 없고, 다음으로 비록 망인에게 자살할 의도는 없었다 하더라도, 망인이 다리에서 뛰어 내리기 전에 택시에 합승하였던 여자 승객들에게 강물에 떨어뜨려 죽이겠다고 말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8.32m 아래의 강물에 뛰어 들면 사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망인이 스스로 위와 같은 높이에서 강물에 뛰어 든 이상, 이를 위 재해분류표 제14호 소정의 '불의의 익수 사고'라거나 제15호 소정의 '기타 불의의 사고'라고 할 수도 없으며, 그밖에 위 재해분류표에는 망인의 사망을 재해로 인한 사망이라고 볼만한 항목이 없다.

따라서, 망인의 사망을 위 각 공제 약관 소정의 재해로 인한 사망이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그에 해당하는 공제금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가 없고, 나아가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망인은 재해 이외의 원인으로 사망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공제금은 앞서 본 새생활공제 제3형의 약관에 따라 만기공제금액의 3배인 금 6,000,000원(2,000,000원 × 3배)이라 하겠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공제금으로 금 6,000,000원 및 이에 대한 원고의 보험금 청구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1996. 7. 18.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1998. 2. 19.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그 밖의 나머지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원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고, 피고의 항소는 일부 이유 있으므로, 원판결 중 피고에 대하여 원고에게 위 인정 금액을 초과하여 지급할 것을 명한 피고패소 부분을 취소하여 이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고,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96조, 제89조, 제92조를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종찬(재판장) 이광만 이주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