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고등법원 2003. 10. 24. 선고 2003나12108 판결【부당이득금】: 원고일부승

【전 문】
【원고,피항소인】 대한생명보험 주식회사
【피고, 항소인】 백종○ 외 1명
【변론종결】 2003. 8. 22.
【제1심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03. 1. 16. 선고 2002가합6310 판결(원고승)
【상고심판결】 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3다62033 판결 (파기환송)

【이 유】

1. 상법 제731조 제1항은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은 보험계약 체결 시에 그 타인의 서면에 의한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규정은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도박의 목적에 악용되거나 고의로 피보험자의 생명을 해할 우려를 발생시키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강행규정으로서 이를 위반하고 체결한 보험계약은 무효라 할 것인바,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보험계약은 피보험자인 피고 김은○의 서면에 의한 동의 없이 체결되었음이 명백하므로 모두 무효라 할 것이다.

2. 비채변제 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들은, 원고 등이 이 사건 보험계약이 피보험자인 피고 김은○의 서면에 의한 동의가 없이 체결된 것으로 무효이므로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 피고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하였으므로, 민법 제742조에서 정한 비채변제에 해당되어 원고는 피고들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반환을 구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원고 등이 피고들에게 이 사건 보험금을 지급할 당시 이 사건 보험계약이 무효라는 것을 알고 있었는지에 관하여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들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3.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한 상계 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들은,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부당이득 반환채권과 상계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 체결시 보험모집인은 보험계약자에게 피보험자의 서명에 의한 동의 여부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설명하여 보험계약자로 하여금 피보험자의 서면동의를 받을 기회를 주어 유효한 보험계약을 체결하도록 조치할 주의의무가 있고, 보험모집인의 이러한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보험계약자가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하게 된 때에는 보험회사는 보험계약자에게 보험금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인바(대법원 1999. 4. 27. 선고 98다54830, 54847 판결 등 참조), 원고 등의 보험모집인 등이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 당시 피고 백종○에게 피보험자인 피고 김은○의 서면에 의한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설명하지 아니하였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들은 원고 등의 보험모집인 등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이 무효가 됨으로써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었다 할 것이니, 원고는 보험사업자로서 보험업법 제158조 제1항에 의하여 보험모집인이 이 사건 보험모집을 하면서 피고들에게 가한 보험금 상당액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이나, 변론의 전취지에 의하면 피고 백종○은 이 사건 보험 외에도 1997. 1. 23.부터 1999. 5. 24.까지 11개 보험회사와 17건에 이르는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들로서도 이 사건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보험모집인으로부터 교부받은 보험계약청약서 및 약관의 내용을 검토하여 보험계약이 유효하도록 피고 김은○이 서면으로 동의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 한 과실이 있으므로, 원고가 배상할 손해배상책의 산정에 있어 이를 참작하여야 할 것인데, 그 과실비율은 위 사실관계에 비추어 40% 정도로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에 대하여 피고 백종○은 108,096,229원(=180,160,383원×0.6), 피고 김은○은 70,404,830원(=117,341,384원×0.6)의 손해배상 채권을 가지고 있다 할 것이므로,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보험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상계하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은 원고에 대한 피고들의 손해배상채권의 대등액의 범위에서 소멸하였다 할 것이므로, 피고들의 상계항변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