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쟁 사례 책임 개시일 전에 암 진단 내려졌다고 계약 무효라며 보험금 지급 거절

□ 사건개요

청구인 k 씨는 △△생명보험사와 계약자 청구인, 피보험자를 청구인의 배우자로 하는 암보험을 체결했다. 피보험자인 김씨의 부인은 계약일로부터 83일 지나 복부 초음파 및 CT 촬영을 통해 간암의 임상적 진단을 받고 입원해 계약일로부터 91일이 지나 내시경 및 조직 검사를 통해 식도암 및 간암 진단이 내려진 후 3주일 후에 사망했다. 김씨는 관련 암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피보험자의 암 진단이 책임 개시일 이전에 내려졌기 때문에 계약이 무효라며 보험금의 지급을 거절해 분쟁이 발생했다.

□ 분쟁 내용 점검

★ 양 당사자 주장

청구인은 조직 검사에 의한 암의 확정 진단이 계약 체결일로부터 90일이 경과한 책임 개시일 이후이므로 암 관련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청구인인 보험사는 피보험자의 암 진단이 조직 검사가 아니더라도 임상학적으로 이미 책임 개시일 이전에 확진이 됐고, 조직 검사는 이를 확인하는 과정으로 시행한 것이며 조직 검사의 결과도 CT 및 초음파 검사 결과와 동일하므로 피보험자는 계약일로부터 83일이 경과한 시점 즉 책임 개시일 이전에 암 진단이 내려진 것이므로 계약 무효 처리가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 약관 내용 점검

암 보장의 책임 개시일에 대하여 90일간의 경과 규정을 둔 것은 특별히 고액의 보험금이 지급되는 것 때문에 사행성이 크고 도덕적 해이에 의한 역선택의 방지와 이미 계약 체결 이전에 보험 사고가 발생해 계약이 무효로 될 가능성 때문에 계약 관리 및 경영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주목적이라 할 수 있다. 암의 확정 진단에 대해 병리학적 진단을 우선하는 것은 암에 대한 의증이나 의사의 오진으로 인한 보험금의 부당 지출과 이 사례처럼 객관적 입증 자료에 의한 암 진단으로 소비자 보호와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암의 경우 의사의 의료 경험칙에 의한 임상학적 진단만으로 암의 확진을 의존할 경우 악성, 양성 또는 상피내암 등의 명확한 구별도 용이하지 않고, 오진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의 가능성 때문에 엄격하게 확진을 요구하는 것이다. 피청구인이 작성한 약관의 취지도 이를 근거로 하고 있음에도 동 약관의 적용을 배제한 피청구인의 업무 처리는 부당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조직 검사 등의 병리학적 진단이 가능할 경우에는 조직 검사 결과를 토대로 내려진 암 진단이 암의 확정 진단 시점임을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 문제점 및 개선 방향

해당 약관 제3조 ‘암의 정의 및 진단 확정’ 제2항에는 ‘암의 진단 확정은 해부 병리 또는 임상 병리의 전문 의사 자격증을 가진 자에 의해 내려져야 하며, 이 진단은 조직 또는 혈액 검사에 대한 현미경 소견을 기초로 합니다. 다만 상기의 병리학적 진단이 가능하지 않을 때에는 암에 대한 임상학적 진단이 암의 증거로 인정합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동 약관 제5조 ‘계약의 효력’ 제3항에는 ‘암에 대한 책임 개시일은 계약일로부터 그 날을 포함해 90일이 지난 날의 다음날을 책임 개시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것에 비추어 보면 책임 개시일 이전에 CT 및 초음파 검사를 통하여 내려진 의사의 진단은 방사선 보고서 및 진단서에는 임상학적 소견(IMPRESSION)으로 기재돼 추정 소견일 뿐이었으며, 책임 개시일이 경과한 후 조직 검사를 통한 결과지에 확정 진단인 확진(DIAGNOSIS)으로 기록돼 있어 CT 및 초음파 검사 결과를 암의 확진으로 인정될 수는 없다. 설령 이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약관상에 병리학적 진단이 가능하지 않을 경우 임상학적 진단을 암의 증거로 인정하도록 하고 있고, 피보험자의 경우는 병리학적 진단이 충분히 가능하여 이를 토대로 확진이 내려진 것이므로 암의 확정 진단은 책임 개시일 이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므로 약관상의 암 관련 보험금 일체를 지급하도록 조정하는 것이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