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사의 부당한 구상권 행사에 따른 피해구제 신청 사례

1. 사건개요

최미숙(가명, 여·24세) 씨는 P이동통신사에 2개의 이동 전화기를 자신의 명의로 가입한 후 그 가운데 1개를 약혼자인 K씨에게 빌려줘 사용하게 했다. 최씨는 P이동통신사로부터 우수 고객으로 선정되었다는 것과 우수 고객에게는 2000년 12월 26일∼2001년 6월 29일 사이의 기간 동안 휴대폰이 분실되거나 훼손되는 경우 최대 20만원을 보상받을 수 있는 보험에 가입돼 있다는 사실과 보험회사가 L보험사라는 사실을 통보 받았다.

2001년 2월 5일 새벽 1시 30분경 최씨의 약혼자인 K씨는 택시에서 휴대폰을 분실했다. 이에 최씨는 L보험사에 휴대폰 분실에 따른 보상 보험금을 청구했다. L보험사는 분실 사고가 최씨 본인이 아닌 제3자(K씨)에 의해 분실된 것이므로 보상해 줄 수 없으며, 설령 보험금을 지급한다 하더라도 최씨에게 지급하는 보험금에 대해 K씨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씨는 L보험사가 약혼자인 K씨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피해 구제를 요청했다.

2. 당사자 주장

<소비자 최미숙 씨의 주장>
최씨는 K씨와 결혼 준비중에 있었으므로 최씨가 휴대폰을 신청해 K씨와 함께 사용 중이었다. 따라서 최씨 자신이 분실했다고 하지 않고 K씨가 분실한 것으로 신고한 것도 이러한 관계를 감안해 보상을 청구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P이동통신사로부터 보험 가입 내용을 통지 받았을 때에도 본인이 분실한 경우에만 보상한다고 고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L보험사가 자신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후 다시 약혼자인 K씨에게 보험금을 돌려받겠다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L보험사 주장>
이 사건의 보험 계약은 P이동통신사가 자기 회사의 우수 고객에게 베푸는 사은 행사의 일환으로 그 성격상 우수 고객 본인의 사용을 전제로 하는 것인 만큼 본인이 사용하지 않은 경우에는 보험금 지급이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설령 최씨에게 보험금을 지급한다 하더라도 그 손해가 제3자인 K씨에 의해 발생된 것이므로 K씨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것이고 만약 최씨가 정당한 구상권 행사를 방해한다면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3. 쟁점 사항

☞ 약관에 명시적 규정이 없는데도 휴대폰 소유자 본인이 직접 휴대폰을 분실한 경우로 한정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이 정당한가.

☞ 보험금 지급으로 휴대폰 소유자에게 이중의 이득이 발생되지 않는 경우(예를 들면 가족 구성원이 사용중 분실)에도 휴대폰 분실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것이 타당한가.

4. 판단

L보험사는 이동 전화기를 최씨가 아닌 제3자인 K씨가 분실한 것이므로 보상해 줄 수 없다고 하지만 최씨에게 매월 부과되는 이동 전화기 사용 요금을 최씨의 신용카드 결제 계좌에서 자동으로 결제되도록 조치를 하고 있어 이동 전화기는 여전히 최씨의 지배권이 미치는 관리 상태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이 사건은 약관 규정상 피보험자 본인이 직접 소지하거나 관리하던 중 분실한 경우에만 보상해 준다는 명시적인 규정도 없으므로 L보험사가 이동 전화기 분실 사고에 대해 ‘이동전화기 보상보험 손해사정 업무 협약서’의 내용에 따라 보험계약자인 이동 통신 사업자에게 보상 통보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이다.

L보험사의 구상권 행사 주장과 관련해 상법 제682조 보험자의 제3자에 대한 보험자 대위 규정은, 보험자의 보상으로 인해 제3자가 얻는 이득을 방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피보험자에게 생기는 이중의 이득을 방지하는데 근본 취지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보험자의 구상권 행사가 보험의 효용을 현저히 저해하는 경우에는 보험자의 제3자에 대한 구상권 행사는 제한돼야 하는 것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5. 결정사항

L보험사는 최미숙 씨에게 핸드폰 분실 사고에 따른 손해를 보상한다.

※ 이동 전화기가 분실된 이 사건의 보험금 지급 방법은 보험 계약자인 P이동통신사와 L보험사 사이에 작성된 이동전화기 보상보험 손해사정 업무 협약서에 따라 L보험사가 보험 계약자인 P이동통신사에 보상 의사를 통보하는 경우 P이동통신사가 가입자에게 20만원 상당의 핸드폰 교환 쿠폰을 발행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