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의 기능(機能)과 폐해(弊害)

- 임용수 변호사, 보험법, 9-10쪽. -

1. 보험의 기능

가. 생활안정
보험은 개인이나 기업이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하였을 때 경제적인 불안을 제거하거나 경감하여 개인의 경제활동이나 기업경영의 안정을 추구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면에서 보험은 보험가입자에게 심리적인 안정(peace of mind)을 제공하여 종전과 같은 수준의 합리적인 경제활동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사회보장적인 기능도 수행하고 있다.

나. 자금공급
보험사업자는 위험인수에 대한 대가로 다수의 보험가입자로부터 보험료를 납입받아 국가의 엄격한 감독 하에 이를 관리하고, 또한 축적된 보험료를 주식투자 등 산업자금으로 이용하거나 일반대출에 의하여 기업 등에 자금을 공급하게 되므로 국민경제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다. 신용수단
보험은 신용수단으로서의 기능도 담당한다. 개인의 경우 담보물을 손해보험에 붙이면 채권회수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융자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특히 채무자의 채무이행을 담보하는 보증보험은 곧바로 보험이 신용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이다.

라. 위험분산
보험자는 단독으로는 부담하기 어려운 거대한 위험이나 위험률이 높은 위험에 관하여 그 인수한 위험을 국가의 영역을 넘어서 그 위험을 다시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재보험을 통해 국제적으로 위험을 분산시키게 되면 하나의 보험사고는 단순한 국내의 문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국제적으로 서로 연관을 맺게 된다.¹⁾

2. 보험의 폐단

보험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은 순기능을 하고 있으나, 보험계약자 등이 처음부터 오로지 보험사고를 가장하여 보험금을 취득할 목적으로 보험계약을 체결하거나 또는 보험계약 체결 후에 일부러 보험사고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에 보험사고를 일으킬 위험을 도덕적 위험(moral hazard) 또는 역선택(adverse selection)이라고 한다. 가령 과거의 중대한 병력을 숨기고 생명보험계약을 체결한 경우라든가, 피보험자를 살해하여 보험금을 편취할 목적으로 피보험자의 공동상속인 중 1인이 상속인을 보험수익자로 하여 생명보험계약을 체결한 후 피보험자를 살해한 경우, 또는 화재보험에 가입한 후 보험의 목적에 방화를 하는 경우 등이 그것이다. 이처럼 각종 보험과 관련하여 일어나는 도덕적 위험은 보험을 악용할 때에 생길 수 있는 반사회적인 현상으로서 보험제도의 역기능 또는 폐단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역기능을 막기 위하여 형사적으로 사기죄, 살인죄 등으로 처벌을 하고, 상법상으로도 고지의무를 명시하고 고의에 의한 보험사고의 경우 보험자가 면책되도록 규정하는 등 각종의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적 장치만으로는 보험을 악용하는 도덕적 위험을 억제하기에 부족하므로 다각적인 대비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1) 양승규, 2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