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벌금 담보 특별 보험 가입 후 주차중 사고로 보험금 지급 청구

1. 사건개요

박기동(가명) 씨는 98년 6월 8일부터 2001년 6월 8일까지를 보험 계약 기간으로 하는 운전자 상해 보험 계약을 Y보험회사와 체결하면서 차량 운행중 사고가 발생해 벌금을 납부해야 되는 경우 벌금에 대해서도 보험 회사로부터 보험금을 지급 받을 수 있는 벌금 담보 특별 보험에 가입했다. 박씨가 가입한 보험금은 2천만원이었다. 보험에 가입한 후 박씨는 98년 9월 6일 19시 30분경 편도 1차선 도로에서 자신의 화물차를 도로가에 주차했다. 박씨의 차량 뒤에서 주행하던 오토바이(이륜차) 운전자가 주차된 박씨의 화물 차량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화물 차량의 후미 적재함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가 사망하고, 오토바이 뒷좌석에 탑승하고 있던 승객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박씨는 교통량이 많고 가로등이 없는 야간에 편도 1차선 도로를 1.7m 침범해 주차하면서 차폭등을 점등하거나 안전 표지를 설치하지 않아 추돌 사고를 발생시킨 책임으로 99년 1월 21일 벌금 3백만원을 납입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에 따라 벌금 납입 통보를 받은 박씨는 Y보험회사에 벌금 담보 특약에 의한 보험금 지급을 요청했으나 Y보험회사로부터 거절당했다.

2. 당사자 주장

<소비자 박기동 씨의 주장>
박기동 씨는 자신이 차량을 도로상에 주차하고 있는 중에 발생된 교통 사고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상 운행중 사고라 할 수 있고, 보험 계약은 운행중 사고로 인해 벌금을 납부한 경우 벌금에 해당하는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고 돼 있으므로 Y보험회사는 보험 가입할 때 약정한 벌금 담보 특약에 따라 벌금 3백만원에 해당하는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Y보험회사 주장>
Y보험회사는 보험 약관에 ‘차량을 운행(차량을 당해 장치의 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하던 중 발생한 사고로 인한 손해에 대해서 보험금을 지급한다’라고 돼 있고 여기서 ‘당해 장치’란 자동차 구조상 설치돼 있는 각종 장치를 뜻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박씨의 경우와 같이 주차중에 사고가 발생해 벌금을 납부하게 된 경우에는 자동차를 당해 장치의 용법에 따라 사용하던 중 발생한 사고로 볼 수 없기 때문에 박씨의 보험금 지급 청구를 거절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3. 쟁점 사항

☞ 도로상에 차량을 주차하고 있는 사이 추돌 사고가 발생한 경우 이를 당해 장치의 용법에 따라 사용하다 발생한 사고 즉 차량 운행중 사고라고 할 수 있는가.

☞ 보험 약관의 뜻이 불분명해 당사자간에 그 해석에 관하여 다툼이 있는 경우 공정한 해석 기준은 무엇이며 작성자 불이익 원칙이 이 경우에도 적용되는가.

4. 판단

가. 주차중 사고의 보험 약관 적용 여부

보험 계약의 ‘벌금 담보 특별 약관’은 ‘피보험자가 운전자 상해 보험 보통 약관 제3조에서 정한 운행중 사고로 타인의 신체에 상해를 입힘으로써 확정 판결에 의하여 피보험자가 부담해야 하는 벌금에 상당하는 금액을 1사고당 보험 증권에 기재된 금액을 한도로 지급하여 드립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보통 약관 제3조 제①항은 자동차 ‘운행’의 의미에 대하여 ‘자동차를 당해 장치의 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조 제②항은 위 제①항의 내용 중 ‘당해 장치’에 대하여 부연하여 설명하고 있을 뿐 자동차 ‘운행’ 즉 ‘자동차를 당해 장치의 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명시하고 있지 않다. 이 분쟁의 경우와 같이 도로 주차중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이를 벌금 담보 특별 약관에 명시된 ‘운행중 사고’로 볼 것인지 또는 운행중 사고가 아닌 것으로 볼 것인지는 쉽게 알기 어려운 실정이다.

나. 뜻이 불분명해 논란이 있는 약관의 해석

이와 같이 약관의 뜻이 불분명해 당사자간에 해석상 논란이 있는 경우에는 당해 약관을 해석함에 있어 보통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통상적인 의미로 해석해야 할 것이며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해석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자동차 ‘운행’의 해석에 대한 우리 나라 법원의 태도를 살펴보아도 차고지가 아닌 곳에 주차한 차량의 보유자에게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상의 운행자 책임이 있다(대법원 91다14291 등)고 하면서 차고지가 아닌 곳의 주차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운행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 분쟁도 보험 약관에 명시하고 있는 자동차 ‘운행’에 대한 해석을 법원의 운행에 대한 해석과 달리해야 하거나 제한해 해석해야 한다는 다른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도로상에 주차중 발생한 ‘운행중 사고’로 보는 것이 상당하다. 따라서 Y보험회사는 이 사고로 인해 박씨가 납부한 벌금에 상당하는 보험금을 청구인인 박씨에게 지급해야 할 것이다.

5. 결정사항

Y보험회사는 박기동 씨에게 보험 계약에 따라 박씨가 납부한 벌금에 상당하는 3백만원을 지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