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러스 자동차보험 자동차 상해 담보 보험금 지급 요구

1. 사건개요

정태형(가명) 씨는 2000년 3월 13일 15시 10분경 자신의 승합차를 운행하다 운전 부주의로 도로 우측 30m 언덕 아래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차량에 탑승하고 있던 자신의 딸 정소영(가명, 사망 당시 만 14세, 여) 양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이에 정씨는 D화재해상보험 '플러스자동차보험' 계약을 체결하고 있었으므로 동 보험 계약 담보 중 '자동차 상해'(일반 자동차 보험의 자손 보험금에 해당) 담보의 보험금 9천2백원을 D보험회사에 청구했다.

D보험회사는 정씨의 딸이 장애인복지법시행규칙상의 1급 정신 지체인으로 등록돼 있으므로 사망에 따른 '상실수익액'(소득이 있는 사람이나 소득을 얻게 될 것이 추정되는 경우 정년까지 예상되는 수입을 보상하는 약관상의 금액)은 일체 지급할 수 없으며, 위자료와 장례비로 1천5백만원만 지급할 수 있다고 했다.

2. 당사자 주장

정씨는 자신의 딸에게 정신 지체가 있음은 인정하나 특수 학교에서 지속적인 교육을 받아 장애의 정도가 개선되고 있었고 '심신 장애의 정도가 기숙사 생활에 지장이 없는 자'로 규정된 학교 기숙사에서 단독으로 생활했으며, 간단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을 정도로 교육이 가능한 상태였다는 담임 교사와 교감의 판단에 비추어 볼 때, 자신의 딸이 정신 지체 1급으로 등록된 사실만으로 객관적으로 인정 가능한 미래의 노동 능력을 무시하는 것은 부당한 조치라고 하면서 감액 없이 보험금 전액을 지급해 줄 것을 요구했다.

D보험회사는 정씨의 딸이 93년 사회 적응성 불능 및 정신 지체로 타인의 도움이 반드시 요구되는 상태로 1급 정신 지체 장애인 판정을 받았으며, 이러한 경우 대법원 판례에도 1급 지체 장애자의 '상실수익액'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하고 있으므로 정씨의 딸이 노동 능력이 있다거나 장래에 소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 '상실수익액' 지급 요구는 수용할 수 없고, 보험 약관에 따라 지급 가능한 위자료 및 장례비 1천5백만원 이외에는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3. 쟁점사항

☞ 과거 정신 지체 1급 판정을 받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노동 능력이 일부 인정되는 경우 그에 합당한 상실수익액을 지급할 수 있는가?

4. 판단

정씨의 딸은 특수 학교가 아닌 일반 학교에 입학해 약 4년간 정상 아동과 함께 교육을 받은 사실이 있다. 99년 2월 20일 대구 OO학교 초등부 졸업 당시 학업 성적이 우수하다는 표창장을 받았으며 '심신 장애의 정도가 기숙사 생활에 지장이 없는 자'로 규정된 학교 기숙사를 단독으로 생활했고, 사망하기 직전의 중학부 1학년 2학기 '개별 학습 발달 상황'에 과일과 채소, 동물의 특징과 먹이를 알 수 있고, 재봉용구의 사용 방법을 알고 홈질하기를 할 수 있으며, 재봉틀의 기능을 알 수 있다고 기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정양의 담임 및 교감이 1급 장애인이 아니며 단순 작업이 가능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 사실로 볼 때 정양의 장애가 일상 생활과 사회 생활의 적응이 현저하게 곤란해 일생 동안 타인의 보호가 필요한 정도의 정신 박약 상태는 아니었다고 할 것이다.

또한 교육부의 2000년 '특수교육실태조사서'에는 고등부를 졸업한 정신 지체인 중 64%가 취업 및 진학한다고 돼 있다. 노동부 산하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의 '공단 지원 고용 사업의 현황과 실제'에는 98년도 공단이 고용 지원한 정신 지체인 중 66.8%가 취업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를 종합해 볼 때 정신 지체인의 60% 이상이 취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공단이 98년 고용 지원한 1급 정신 지체인 25명 중 20명이 취업해 취업률이 80%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정신 지체인 1급이라고 해 취업이 전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장애인의 노동 능력 존부에 대한 판단은 단순히 장애 판정이 1급이었는가 아닌가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 타인의 도움 없이 단독으로 생활할 수 있는지, 단체 활동이나 취업 등 사회 활동의 교육이 가능했는지, 교육을 통해 장애는 개선되고 있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서 판단해야 할 사실 인정의 문제다. 이와 같은 취지에서 정양의 장애 상태를 판단해 보면 특수 교육 과정을 모두 마친다고 하더라도 절대 노동 능력 상실자에 불과하다는 뚜렷한 증거가 없고, 지속적으로 교육 받는다면 오히려 장애 정도가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해 정신 지체인 1급으로 등록된 사실만으로 '상실수익액'을 지급할 수 없다는 D보험회사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5. 결정사항

장애인 특수 교육 과정을 모두 이수했다고 하더라도 취업하지 못하는 정신 지체인이 상당수 있다. 정양이 취업한다고 하더라도 소득이 낮아 생계비가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을 것이 추정되므로 이러한 사실들을 감안할 때 위 '상실수익액' 중 50% 가량을 인정함이 상당하다고 판단해 D보험회사는 정씨에게 3천6백32만9천60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