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지방법원 2006. 10. 20. 선고 2006가단40092 판결 【보험금】

상해 및 장해 보험계약에서 보험사고의 발생, 즉 피보험자의 상해 및 운동장해가 재해 즉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로 인하여 발생하였다는 것에 대한 입증책임은 보험회사가 아닌 보험금청구자가 부담한다. 

판결요지서

□ 사건의 경과 

   [첨부파일 참조]

□ 판결 요지

○ 사안의 개요

   원고의 어머니와 피고 사이에 주피보험자를 원고로 하여, 피보험자가 각종 재해로 인하여 사망하거나 후유장해가 발생하였을 경우 소정의 보험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보험계약을 체결.

   원고는 2004. 1. 13. 군에 입대하여 2004. 7.경 허리 부분에 통증을 느껴 진찰을 받은 결과 척추전방전위증, 척추분리증의 진단을 받고, 2004. 9. 14. ##병원에서 후방감압술 및 골유합술을 시술. 

   원고는 2005. 4. 22. 현재 전굴 30도, 후굴 10도, 좌우굴 각 15도, 좌우회전 각 15도의 운동장해를 보여, 보험계약상 4급의 장해가 남음.

○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04. 5. 중순경 군부대에서 동료군인들과 함께 연탄재를 나르다가 넘어지면서 연탄재와 동료군인들에게 깔리는 사고를 당하여 상병 및 장해가 발생하였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장해는 이 사건 보험계약 약관의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인 재해로 인하여 발생하였다.

   피고는 2004. 11. 24. 원고에게 위 보험약관에서 정한 보험금 중 재해수술급여금을 지급함으로써 이 사건 장해가 재해로 인하여 발생하였음을 인정하였는데, 그 이후에 이 사건 장해가 재해로 인하여 발생하였음을 부인하며 나머지 보험금의 지급을 거부하는 것은 금반언 및 신의칙에 위배된다.

○ 쟁점

   1. 원고의 장해가 재해 즉 외래의 우발적인 사고로 인하여 발생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는지. 
   2. 피고가 보험금을 일부 지급한 후 나중에 보험사고 발생을 부인하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지.

○ 법원의 판단

   1. 상해보험계약에 의하여 담보되는 보험사고의 요건 중 ‘우연한 사고’라 함은 피보험자가 예측할 수 없는 원인에 의하여 사고가 발생하는 것으로, 고의에 의한 것이 아니고 예견치 않았는데 우연히 발생하고 통상적인 과정으로는 기대할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는 사고를 의미하고(대법원 2001. 11. 9. 선고 2001다55499, 55505 판결 참조), 상해보험에서 담보되는 위험으로서 상해란 외부로부터 우연한 돌발적인 사고로 인한 신체의 손상을 말하는 것이므로 그 사고의 원인이 피보험자의 신체의 외부로부터 작용하는 것을 말하고 신체의 질병 등과 같은 내부적 원인에 기한 것은 제외되며, 이러한 사고의 외래성 및 상해라는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해서는 보험금 청구자에게 그 입증책임이 있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다27579 판결 참조).

     살피건대, 원고가 2004. 5.경 작업 후 요통이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며, ##병원등에서 치료를 받다가 후방감암술 및 골유합술을 받았던 사실, 부산지방보훈청장은 2005. 2. 25. 원고가 공무수행 중 상이를 입은 것으로 인정하여 원고를 국가유공자로 지정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상해 및 장해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발생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즉, 척추분리증은 척추와 척추를 연결하는 고리모양의 뼈가 약해져서 발생하고, 그 결과 위쪽 척추의 체부가 아래쪽 척추보다 앞으로 밀려나는 척추전방전위증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러한 척추전방전위증은 선천성, 미세한 피로골절, 퇴행성, 골종양 등 골질환, 외상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며, 그 중 외상성 척추전방전위증은 심한 외상으로 인해 추간관절이 부러지거나 탈골되면서 발생하는데 그 발생 빈도는 낮은 사실, 퇴행성 척추전방전위증의 가장 흔상 증상은 요통으로, 척추뼈가 밀려난 만큼 척추가 기둥역할을 하지 못하여 발생하고, 척추뼈가 밀리면서 그 사이에 낀 신경근을 누를 경우 다리가 저리는 등의 증상도 흔하게 나타나는 사실, 원고는 위 주장 사고발생일 이전인 2004. 1.부터 허리가 아프고 오른쪽 다리가 저리며 심할 경우 엉덩이 및 양쪽 다리 모두가 저리는 증세를 보였던 사실, 원고는 위와 같은 증세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결과 척추분리증 및 척추전방전위증 등의 진단을 받았는데, 위 병원 의사 ▷▷▷는 원고의 발병원인을 “선천성 질환이 있는 상태에서 경미한 요인에 의하여 증상이 발현한 것”으로 보고 있는 사실, ◐◐병원 의사 ◁◁◁는 원고의 발병원인을 “반복적 작업 및 동작에 의한 발병”, “퇴행성 변화에 의한 발병”으로 보고 있으며, ◎◎병원 시행 요추 MRI, ##병원 시행 골판 CT 촬영등에 의하면 척추분리증, 척추전방전위증, 추간판팽윤이 보일 뿐 추간판탈출은 보이지 않아, 척추분리증은 선천성일 가능성이 높으며, 척추전방전위증은 급성 단일 외상에 의해 발생한 외상성 신생 병변은 아니고 오랜 시간에 걸쳐서 진행되어온 발생학적 변이 내지 퇴행성 변화로 판단하고 있는 사실, 정형외과 척추전문의 ▥▥▥는 의학적으로 원고의 골결손이 입대일인 2004. 1.이후부터 2004. 5.경 사이에 훈련이나 육체적 작업으로 나타날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척추전방전위증을 선천성 질환으로 판단하고 있는 사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상병 및 장해는 요추상의 질병 및 체질적 요인이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힘과 자연적 시간경과에 의해 발생하거나 증상이 악화된 것으로 보여,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에 의하여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가사 이 사건 상병 및 장해가 원고가 작업 과정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발생하였다 할지라도, ‘질병 또는 체질적 요인이 있는 자로서 경미한 외부 요인에 의하여 발병하거나 또는 그 증상이 더욱 악화되었을 경우’에 해당하므로, 위 보험약관에 의하여 보험급 지급사유인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 할 것이다). 

   2. 민법상의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는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안된다는 추상적 규범을 말하는 것으로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하여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다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러야 하고 이와 같은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대법원 1991. 12. 10.선고 91다3802판결 등). 그리고 선행행위와 모순되는 행위의 금지원칙이 적용되기 위하여는 행위자에게 주관적인 귀책가능성이 존재하여야 하고, 상대방의 신뢰가 보호할 가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살피건대, 피고가 2004. 11. 24. 원고에게 재해수술급여금을 1,000,000원을 지급하였던 사실은 인정되나, 피고가 충분한 검토를 하지 않은 채 일부 보험금을 지급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의 보험금 지급거절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납할 수 없는 정도의 상태가 되어 신의칙에 반한다거나(또한, 신의성실의 원칙에 의하여 존재하지 않던 원고의 보험금청구권이 새로 생긴다고 볼 수도 없다), 피고에게 귀책가능성이 있어 금반언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 판결의 의미

  상해 및 장해 보험계약에서 보험사고의 발생, 즉 피보험자의 상해 및 운동장해가 재해 즉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로 인하여 발생하였다는 것에 대한 입증책임은 보험회사가 아닌 보험금청구자가 부담한다는 기존 대법원의 입장을 따라 입증책임을 원고에게 부담시킨 후, 보험사고 발생을 인정하지 않았으며, 특히 보험회사가 피보험자의 보험금청구에 대하여 일부 소액의 보험금을 지급하고도, 나중에 보험사고의 발생을 부인하며 보험금의 지급을 거절하였다 할지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보험금지급 거절이 신의칙의 원칙 내지 금반언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