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탄가스 흡인중 사망한 경우 상해 보험급 지급여부

□ 문)

제 동생이 부탄가스를 흡입하다 질식하여 사망하였습니다. 동생이 상해보험에 가입하고 있었는데 손해보험회사는 이 사고가 고의적인 자살이고 범법행위이기 때문에 보험금을 지급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이러한 경우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없는지요?

□ 답)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해당 보험약관상의 상해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상해보험에 있어 보험사고란 우연하고 외래적인 사고로 피보험자가 죽거나 다친 경우를 말합니다. 따라서 어떤 상해사고가 우연하게 발생한 사고가 아니거나 그 원인이 외래적인 것이 아닌 경우에는 상해보험금을 지급 받을 수 없습니다.

부탄가스를 흡입하는 것은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제35조(환각물질의 흡입 등의 금지)의 규정에 의거 금지되어 있고, 사회적으로도 이러한 행위는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만으로 보험회사가 보험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는 없으며, 이 사고가 보험사고에 해당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를 가지고 보험금지급 여부를 판단하여야 합니다.

물론 부탄가스를 흡입하는 행위 그 자체는 고의라고 하겠으나 사망에 대하여까지 고의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물론 자살을 목적으로 하였다면 당연히 우연한 사고가 아니므로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없지만, 통상 부탄가스의 흡입은 환각을 목적으로 하지 자살의 방법으로 선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판단됩니다. 따라서 자살을 목적으로 하였다는 뚜렷한 증거가 없다면 부탄가스 흡입에 의한 사망은 우연한 외래의 사고이며, 이는 보험사고에 해당됩니다.

부탄가스 흡입이 범죄행위에 해당되고 이것은 약관상 범죄행위 면책규정에 해당되어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하는 보험회사의 주장대로라면, 도로교통법상의 차선위반 사고, 안전거리 미확보에 의한 사고, 보행자의 무단횡단중 사고 등 가벼운 법규위반에 의한 사고 등도 모두 범죄행위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야 하나, 실제 이러한 경우에는 모두 보험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또한 해당보험 약관상 범죄행위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고 도로교통법 등 다른 법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보험금을 지급하면서 부탄가스 흡입이 법 위반행위라는 이유만으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을 잃은 주장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아울러 이 약관규정은 보험계약자 등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규정으로 상법 제663조의 규정(보험계약자 등의 불이익변경금지)에 의거 그 효력 여부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결국 부탄가스흡입으로 인한 사고가 자살이라는 뚜렷한 증거가 없는 한 비록 범죄행위라고 하더라도 보험회사는 보험금을 지급하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