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지방법원 2005. 4. 21. 선고 2004가합1031 판결 【보험금】 : 원고 일부 승소

보험계약에서의 고지의무위반 여부

사건요지서

□ 사건의 경과

   [첨부파일 참조]

□ 판결 요지

○ 사안의 개요

1. 보험계약 체결전의 원고 B(원고 A의 남편)의 병력

가. ① 1999. 1월 말경 ☆병원에서 발기부전 증상으로 검사를 받았으나 원인을 알 수 없다는 진단.
② 2000. 5. 4. ★병원에서 체중감소, 발기부전 등으로 검사를 받았으나 원인이 밝혀지지 않음. 같은 해 9. 14.경 체중감소 및 부종 등의 증상으로 위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는데, 검사결과 혈소판이 증가되어 있으나 원인은 알 수 없으며, 추후 원인검사 및 추적검사가 필요하지만 당시 단순한 혈소판 증가로는 치료나 투약의 필요성이 없다는 진단.
③ 2000. 10. 23. 체중감소 문제로 ◇내과의원에서 검사결과 간비장 비대소견이 있었으나 간기능 및 갑상선 호르몬 검사가 모두 정상으로 나왔고, 간경변이나 만성간질환 소견도 없었음. 2001. 4. 16. 하지부종, 복수 현상으로 위 ◇내과의원을 다시 찾아갔으나 생화학 및 심전도 검사결과 모두 정상이므로 정밀검사를 권유받음.
④ 2001. 4. 19.경 체중감소 및 위와 같은 비특이적 소견으로 ♤병원을 찾아갔으나 갑상선염 및 간비장 비대 외에는 검사결과가 음성이었고, 갑상선호르몬도 정상이어서 정밀검사를 위해 3차 병원으로 전원함.
⑤ 2001. 9. 3.경 서울에 있는 ♣병원에 입원하여 발기부전 등 원인을 밝혀보려 하였으나 특별한 원인을 알 수 없다는 진단.

2. 보험계약 체결

가. 원고 B의 처인 원고 A는 2001. 9. 26. 보험회사인 피고의 영업직원들을 통하여 피보험자[원고 B(A의 남편)]가 암으로 진단확정시 보험금(암진단급여금, 수술급여금, 입원비 등)을 지급받기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한 다음 제1회 보험료를 납부한 이래 월 보험료를 계속하여 납부하였다.

나. 보험계약 청약서의 회사에 알려야 할 사항란의 질문 및 원고 A, B의 응답
☞ 최근 3개월 이내에 의사로부터 진찰, 검사를 통하여 진단을 받았거나 그 결과 치료, 입원, 수술, 투약 받은 사실이 있거나 마약을 사용하신 적이 있습니까? 또는 혈압강하제, 신경안정제, 수면제, 각성제(흥분제) 진통제 등 약물을 상시 복용한 사실이 있습니까?」
답 : 발기부전으로 삼성서울병원에서 비뇨기과 검사를 받은 적이 있다.
☞ 최근 5년 이내에 의사로부터 진찰, 검사를 받고 그 결과 정밀검사(심전도, X-ray, 건강진단 등), 치료, 입원, 수술(제왕절개 포함)을 받거나 계속하여 7일 이상 치료 또는 30일 이상 투약하신 적이 있습니까?(여기서 ‘계속하여’는 같은 원인으로 치료 시작된 후 완료일까지 실제 치료․투약받은 일수를 말합니다) / 다음과 같은 병을 앓고 있거나 앓은 적이 있습니까? ① 암 ② 백혈병 ③ 고혈압 ④ 협심증 ⑤ 심근경색 ⑥ 심장판막증 ⑦ 간경화증 ⑧ 뇌졸중증(뇌출혈, 뇌경색) ⑨ 당뇨병 ⑩ 에이즈(AIDS) 및 HIV 보균 4. 현재 눈, 코, 귀, 언어, 씹는 기능, 정신․신경 기능의 장해 또는 손․팔(가락 포함)의 손실 기형, 척추의 변형 등 외관상 신체장애가 있습니까?」
답 : 아니오

3. 원고 B의 혈액종양 진단

가. 2001. 10. 26. 만성피로감으로 다시 ◇ 내과의원을 찾았으나 간비장 비대증상만 관찰될 뿐 여전히 별다른 이상이 없었음.

나. 2002. 5. 20.경에도 만성피로, 하지부종 등을 이유로 진료를 받게 되었는데, 그때서야 혈액질환에 의한 간비장 비대일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정밀검사를 권유받음.

다. 2003. 1. 24.경 체중감소 부종 등으로 ◆병원에서 검사결과, 간섬유증 및 본태성 혈소판 증가가 의심되어 서울의 ♠병원으로 전원되었으며, 2003. 3. 14.경 위 병원에서 POEMS 증후군(혈액 종양의 일종) 진단을 받음.

4. 분쟁의 발생

원고 부부가 2003. 3. 17. 보험회사인 피고에게 암진단을 받았으니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청구하였으나, 보험회사인 피고는 2003. 4. 18.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전에 원고 B가 POEMS 증후군과 관계가 있는 제반 증상들인 체중감소, 복수, 부종, 혈소판증가, 간비장비대, 갑상선기능 저하증 의증 등으로 진단을 받거나 입원한 사실 및 그에 따라 타 보험회사에서 보험금여를 수령한 사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고지하지 않았으니 원고 A 등의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한다는 통지를 하고 보험금의 지급을 거절하였다.

○ 쟁점

원고 A 등 보험계약자(가입자) 측의 고지의무위반 여부

○ 법원의 판단

1. 보험회사가 보험계약자(가입자)측의 계약전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적법하게 해지하기 위하여는 보험가입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하 주관적 요건이라 한다)로 보험금 지급 사유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고지의무를 위반(이하 인과관계라 한다)하여야 한다.

2. 주관적 요건으로서의 고의란 고지의 대상인 사실을 알고 또 그것이 고지해야 할 중요한 사항에 해당하는 것까지 알면서 고지하지 않거나 부실하게 고지하는 것을 말하고, 중대한 과실이란 현저한 부주의로 인하여 고지의 대상인 사실 자체를 알지 못하거나, 고지의 대상인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 사실의 중요성의 판단을 잘못하여 고지하지 않거나 부실하게 고지하는 것을 말하고, 위와 같은 주관적 요건은 모두 보험회사가 입증하여야 한다.

3. 이 사건의 경우에는 ①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까지 원고 B는 발기부전, 체중감소, 만성피로감 등의 문제로 위와 같이 여러 병원을 다니며 그 원인을 찾으려 하였으나 모두 그 원인을 알 수 없다는 진단결과였을 뿐 달리 원고들이 이 사건 보험사고인 POEMS 증후군의 발병가능성에 관하여 전혀 알 수 없었던 점, ② 청약서 상의 질문사항을 피보험자가 진료받은 사실이 있으면 그 결과 여하에 관계없이 모두 고지하여야 한다고 해석할 수 없고, 위와 같이 질병의 원인을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정상 소견을 보인 경우까지 고지하여야 할 중요한 사항으로 보기 어려운 점, ③ 이 사건과 같이 체중감소, 복수, 부종, 혈소판증가, 간비장비대, 갑상선기능 저하증 의증 등이 이 사건 보험사고인 POEMS 증후군과 관계가 있는 증상들이라는 것도(서울의 ♠병원에서 진단받기 전에 원고 B을 진료한 병원들이 모두 정상, 원인을 알 수 없다는 등의 소견을 보인 것으로 보아 위 제반 증상들이 POEMS 증후군의 일반적인 동반 증상으로 보기도 어렵고, 달리 반증이 없다) 이 사건 보험계약체결일로부터 1년 5개월 남짓 이후 서울의 ♠병원의 POEMS 증후군진단이 있은 후 나타난 사정일 뿐, 이 사건 보험계약체결 이전에 원고들이 찾아간 4개 이상의 종합병원 등에서 조차 POEMS 증후군과 관련하여 어떠한 소견도 없었던 점, ④ 2001. 4. 16.경 하지부종, 복수 현상으로 위 현창옥 내과의원으로부터 정밀진단권유를 받은 사실이 있으나 그것도 생화학 및 심전도 검사결과 모두 정상이므로 원인규명을 할 수 없다는 취지로 정밀진단을 한번 받아보라는 취지일 뿐 이 사건 보험사고와 관련된 어떤 병증에 대한 의심이 있어 정밀진단을 권유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⑤ 나아가 원고들이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전에 유사한 4건의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있던 터라 이 사건 보험계약체결이 없었더라면 위 4건의 보험계약에 따라 이 사건 암 발병에 따른 보험금을 충분히 수령할 수 있었으므로 굳이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의 필요성이 절실하였다고 보이지도 아니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이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4군데의 병원 등에서의 검사목적 진료 및 입원사실과 그에 따른 기존 보험의 입원급여를 수령한 사항이 고지해야 할 중요한 사항이라고 단정짓기도 어려우며, 가사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전에 원고 B가 위와 같이 여러 번에 걸쳐 병원진료를 받은 전력이 있다는 사실(입원의 경우 치료목적이 아닌 여러 가지 검사를 받기 위한 것이었다)을 위 상법 내지 이 사건 보험약관상의 고지 대상이 되는 중요한 사항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보험전문가가 아닌 원고들에게 이를 고지의무의 대상으로 판단하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 이상 원고들이 중요한 사항이라는 점에 관하여 인식하였다고는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러한 중요성의 판단 잘못에 현저한 부주의가 있었다고도 볼 수 없다.

4. 따라서 고지의무위반을 이유로 한 보험회사인 피고의 보험계약 해지 주장은 이유없다.

□ 판결의 의미

○ 보험계약의 경우 고지의무 위반 여부로 인한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특히 모집인을 통한 무진단 보험계약 체결의 경우 고지의무 위반 여부에 관하여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하 주관적 요건이라 한다)로 보험금 지급 사유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고지의무를 위반’이라는 해지요건을 엄격히 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 판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