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요지】

신청인 甲은 지난 1997년 평소 알고 지내던 모집인 乙의 권유에 따라 남편 丙을 피보험자로 하는 암보험에 가입했다. 이후 1년여간 성실히 보험료를 납부해오던 중 술을 즐기던 丙이 심한 복부통증 때문에 병원에서 정밀검진을 받게 됐다. 그는 결국 위암으로 판명을 받았다.

이에 따라 수술 및 항암 치료를 위해 암진단 및 암수술 급여금을 A보험회사에 청구했다. 그런데 A보험회사에서는 丙이 보험가입 이전에 위궤양으로 1주일간 투약 치료를 받은 사실을 알아낸 뒤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이전에 치료받은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지의무 위반)는 것이 보험금 지급거절 이유였다. 한발 나아가 보험계약을 해지해 버렸다. 이와 같은 A보험회사의 주장은 부당한 것이 아닌가?

【처리결과】

금융감독원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해 본 결과 보험가입당시 甲은 모집인 乙에게 남편 丙이 과음으로 인해 위가 헐어서 병원 진찰후 위장약을 1주일정도 복용한 사실을 알린 것으로 밝혀졌다. 乙은 그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전혀 문제가 없다며 계약을 종용했다. 입원이나 수술한 사실만 없으면 괜찮다며 甲에게 자필 서명만 해줄 것을 요구해 계약을 체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乙은 계약당일 영업소로 돌아와서 보험계약서 병력 고지란에 "치료사실이 전혀 없다"고 직접 기재한 사실도 확인됐다.

보험계약에서 고지의무위반 여부는 보험가입할 때 계약자(甲)에게 고지의무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함께 고지의무를 이행할 기회가 충실히 부여되었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그런데 이번 분쟁에선 甲은 약관조차 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기존 질병을 알리지 않았을 때 입게 될 불이익 등에 관해 구체적인 설명을 듣지도 못했다. 단지 "문제없다"는 乙의 설명에 따라 자필서명을 해줬고 乙은 병력 고지란을 직접 기재했다. 이는 명백히 가입자 의사에 반하는 임의 기재에 해당한다.

이와 같은 사실을 알지 못한 甲으로선 고지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 길을 원천적으로 봉쇄당하게 됐다. 따라서 이번 분쟁의 경우 A보험회사가 甲에게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 금융감독원의 입장이다.

☞ 시사점

보험에 가입할 경우 계약자(또는 피보험자)는 피보험자의 건강상태 및 과거 치료병력 등에 관한 상세한 내용을 보험회사에 알려야 할 의무(고지의무)가 있다. 계약자가 보험가입 후 암에 걸리는 등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하더라도 만일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고지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드러나면 전혀 보험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고지의무 위반은 그만큼 계약자에게 주어진 중요한 의무사항이다.

그러나 이번 분쟁의 경우처럼 모집인이 계약자의 의사와 달리 청약서를 사실과 다르게 임의로 작성했다면 계약자로선 고지의무를 이행할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한 것이 된다. 이런 경우에는 고지의무위반의 책임을 계약자에게 물을 수 없기 때문에 보험회사가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따라서 보험에 가입할 때는 반드시 계약자가 직접 청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보험계약의 양쪽 당사자 모두를 보호하는 길이다.

출처: 금융감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