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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정부지방법원 2012. 9. 19. 선고 2011가합1887 판결【손해배상(의)】
【판시사항】
간 기능 이상이 있는 어린아이에 대하여 무리하게 충수돌기절제술을 시행한 의사의 의료과실을 인정한 사례
【전 문】
【원 고】 김〇〇, 황〇〇,김〇〇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홍영균)
【피 고】 정〇〇 (소송대리인 변호사 신현호, 구영신, 동방봉용, 류동훈)
【변론종결】 2012. 8. 31.
【주 문】
1. 피고는 원고 김〇〇에게 40,120,083원, 원고 황〇〇에게 39,220,083원, 원고 김〇〇에게 2,000,00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2007. 5. 26.부터 2012. 9. 19.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2은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 김〇〇에게 130,557,010원, 원고 황〇〇에게 127,557,010원, 원고 김〇〇에게 10,000,00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2007. 5. 26.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가. 원고 김〇〇와 황〇〇는 부부로서, 원고 김〇〇는 망 김〇〇(이하 '망아'라 한다)의 아버지이고, 원고 황〇〇는 망아의 어머니, 원고 김〇〇은 위 원고 부부의 아들로서 망아의 오빠이다.
나. 원고 황〇〇는 2007. 5. 23. 17:00경 망아가 머리가 아픈 증상을 보이자 망아를 데리고 〇〇시 〇〇동에 있는 장〇〇 소아과에 가서 진료를 받게 하였으나, 증세가 호전되지 않아 2007. 5. 25. 09:40경 〇〇시 인창동에 있는 우리들 병원에 가서 다시 진료를 받게 하였다. 그러나 망아는 그 이후에도 계속 두통, 발열, 복통, 구토 등의 증상을 보여, 같은 날 18:43경 원고 황〇〇와 함께 피고가 운영하는 윤서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였다.
다. 피고는 망아에 대하여 단순 복부 방사선검사, 이학적 검사로 1차적인 검사를 실시한 결과 우하복부 압통 및 반사통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망아에게 급성 충수돌기염이 있는 것으로 일응 판단하였다. 피고는 원고 황〇〇에게 충수돌기 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음을 알리고, 망아에게 수액, 항생제를 투여하고 글리세린 관장을 시행하였다. 이때 원고 김〇〇는 피고와의 전화 통화에서 '대형 병원에서 수술을 받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취지로 말을 하였으나, 피고는 '자신에게 맡겨도 이상이 없다.'는 취지로 답변을 하였고, 망아는 충수돌기 제거술을 받기 위하여 윤서병원에 입원하였다.
라. 망아는 윤서병원에 입원한 2007. 5. 25. 저녁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흥분상태가 지속되어 잠을 자지 못하고 통증을 호소하였으며, 이에 윤서병원의 간호사는 '망아가 너무 시끄러우니 밖에 나가서 진정을 시켜 달라.'는 취지로 말하였고, 원고 김〇〇와 황〇〇는 망아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 원고 김〇〇의 차 뒤편에서 망아를 간호하였다. 윤서병원의 간호사는 망아에게 2007. 5. 25. 11:40경부터 5. 26. 05:00경까지 정신신경용제인 디아제팜 1/4 엠플을 3회, 항생제인 크목실린 400mg을 3회, 진통제인 트리돌 1/3 엠플을 2회에 걸쳐 투여하였고, 그 이후 망아는 진정이 되었다.
마. 피고는 2007. 5. 26. 09:00경 망아에게 CT검사를 시행하였으나, CT촬영 결과 급성충수염임이 확진되지는 않았으며, 또한 피고는 망아의 충수가 천공(穿孔)되지 않은 상태임을 확인하였다. 피고는 이학적 검사와 CT검사를 바탕으로 망아의 증상이 급성 충수돌기염으로 인한 것으로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린 다음 충수돌기 절제술을 시행하기로 결정하였다.
바. 한편, 피고는 수술 전인 2007. 6. 26. 10:00경 전날 검사 의뢰한 망아에 대한 혈액검사결과를 보고받았는데 그 결과 Total bilirubin 수치(황달의 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정상치의 범위는 0.2~1.2mg/dL)는 11.5mg/dL, PTT(Partial Thromboplastine Time, 혈액응고의 속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정상치는 23~35초)는 42.9초, 알칼리성 포스파타제 수치(Alkaline phosphatase, 인산화합물을 가수분해하는 효소로 정상치는 100~290IU/dL)는 2383IU/dL으로 측정되어 피고는 망아의 간기능에 장애가 있음을 인지하였다. 피고는 원고 김〇〇에게 '망아에게 주사를 놓은 관계로 간 수치가 좋지 않다. 그래도 수술을 해도 될 정도이며, 수술을 하고 나면 떨어질 것 같다.'는 취지의 설명을 하였다.
사. 피고는 2007. 5. 26. 11:15경부터 같은 날 12:20까지 망아를 전신마취 하고 복부를 개복한 후 망아의 충수돌기를 절제하는 충수돌기절제술(이하 '이 사건 수술'이라 하다)을 시행하였다. 이 사건 수술 당시 망아의 충수에 염증이 발생한 상태는 아니었으며, 충수에 대변이 들어 찬 대변매복증을 보이고 있었다.
아. 망아는 이 사건 수술 이후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기면상태가 되었고 통증자극에는 미약하게 반응을 하지만 더 이상의 의식회복은 보이지 않았다. 이에 원고 김〇〇와 황〇〇가 피고에게 망아의 의식상태에 관하여 문의하자 피고는 '조금 있으면 깨어날 것이다', '신경안정제 등을 많이 맞아서 못 깨어나는 것 같다.'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피고는 망아가 수술 후 깨어나지 않자 2007. 5. 26. 19:00경 혈액검사를 실시하였는데 그 결과 총빌리루빈수치는 12.5mg/dL, PTT는 46초, 알카리성 포스파타제 수치는 2239IU/L로 측정되었다.
자. 다음날인 2007. 5. 27. 03:50경 망아가 호흡곤란을 일으키면서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58%로 측정되었고, 피고는 앰부배깅과 심장마사지를 시행하였으나 망아의 산소포화도는 회복되지 않았다. 이에 피고는 망아에게 기관내삽관과 심전도 모니터링을 실시하면서 산소를 최고량으로 주며 앰부배깅을 실시하였다. 이때 망아의 산소포화도는 98%로 확인이 되었다.
차. 같은 날 04:05경 피고는 원고 김〇〇와 황〇〇에게 망아의 상태를 설명하였고, 같은 날 04:35경 망아를 한양대학교 〇〇병원으로 전원조치하였다.
카. 한양대학교 〇〇병원은 망아에 대하여 기본혈액검사와 복부CT, 뇌CT 검사를 실시한 결과 전격성 간부전, 간성뇌증(간성혼수), 패혈증 등의 가능성을 염두하고, 금식, 수액요법, 간기능 지지요법과 강심제 투여 등의 조치를 취하였다.
카. 망아는 간성뇌증과 함께 고혈압, 고혈당, 저체온 등 다발성 장기손상에 따른 증상이 지속되다가, 2007. 6. 2. 16:40경 한양대학교 〇〇병원에서 사망하였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6호증, 을 제1, 2, 4호증의 각 기재(각 가지번호 포함), 이 법원의 일산 백병원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결과(내과 영역과 외과영역),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련 의학지식
가. 급성충수염
1) 충수는 소장과 대장이 연결되는 부위에 위치한 맹장의 끝에 달려있는 곳을 말한다. 급성충수염은 충수의 입구가 막혀서 부어오르고 혈액순환이 차단되면서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급성충수염의 발병 원인으로는 충수 주위 임파선이 부으면서 충수 입구가 막히는 경우가 많고 대변이나 다른 이물질이 충수의 입구를 막아 발병하기도 한다.
2) 급성충수염은 초기에 복부 중앙에 광범위한 복통이 있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하복부에 통증이 있으며, 통증 외에 식욕부진, 구역질, 구토 및 발열 등의 증상이 초래되기도 한다.
3) 급성충수염은 이학적 방법으로 진단할 수 있다. 전형적으로 우측하복부에 압통(배를 손으로 눌렀을 때 통증이 있는 것), 반발압통(배를 손으로 눌렀다가 떼었을 때 통증이 있는 것), 복부 경직 유무를 검사하며 Rovsing Sign(좌하복부를 눌렀을 때 우하복부에 통증을 느끼는 것), Psoas Sign(환자가 왼쪽으로 누운 상태에서 우측 다리를 뒤로 폈을 때 통증을 느끼는 것) 등의 유무를 통하여 급성충수염을 진단한다. 충수돌기염이 심한 경우에는 우하복부의 압통과 반발압통이 관찰되지만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복통과 더불어 반발압통 없이 약간의 압통만이 관찰된다.
4) 급성충수염에 대한 임상검사로는 혈액검사 및 영상학적 검사가 있다. 혈액검사에서는 백혈구 증가증(10,000/㎣)이 전형적으로 나타나지만 비교적 초기의 충수염인 경우 백혈구 수치가 정상을 보이는 경우도 흔하다. 다만, 다른 질환으로도 백혈구 수치의 증가가 있을 수 있으므로 그것만으로는 충수염을 진단할 수 없다. 복부초음파와 전산화 단층촬영의 정확도는 90~95%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5) 의식이 없거나 의사소통이 어려운 소아의 경우 이학적 검사만으로 충수염을 진단하기 어려우므로 최종적인 진단은 결국 전산화 단층촬영이나 초음파 검사와 같은 영상학적 검사로 판단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6) 급성충수염으로 진단되는 경우 유일한 치료는 충수절제술이다. 충수돌기의 염증이 진행되는 경우 주위에 농양이 형성되고, 농양 부위에 천공이 생기는 경우 화농성복막염이 발생하며, 전신적인 염증반응이 심해질 경우 패혈증에 이를 수 있다. 충수염이 발생하여 천공되는 시점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수술 당시 급격한 복막염으로 진행을 염려해야 하는 급성 충수염인지 아닌지는 판단하기 매우 어렵다. 특히 소아 환자인 경우 천공되어 복막염으로 진행되고 나서야 수술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대부분 외과의는 조직검사에서 염증소견이 없으며 대변매복과 림프구 증가증이 있더라도 임상적으로 충수염이 의심되면 수술을 시행한다.
7) 대변매복증은 대변이 충수돌기 안에 쌓인 상태를 말한다. 대변이 충수돌기 안에 쌓여 가득 차게 되면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되어 그 곳에 염증이 발생하면서 급성충수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임상적으로 대변매복증을 급성충수염의 초기 단계로 분류하기도 한다. 대변매복증은 급성충수염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복부에 통증이 생긴 경우 대부분 수술을 한다. 그러나 대변매복증에서 바로 복막염으로 가지는 않으며 염증이 시작된 단계, 즉 복통을 호소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3일에서 1주일 정도의 기간이 지나야 복막염으로 진행된다.
나. 전격성 간부전
1) 전격성 간부전이란 이전 간질환의 병력이 없다가 간질환의 증상이 발현된 후 급작스럽게 간의 기능이 심하게 저하되거나 상실되어 혈액응고장애와 간성뇌증이 발생되는 증상을 말한다. 전격성 간부전의 원인으로는 바이러스 감염, 아세트아미노펜, 특이약물반은, 간 독소, 대사이상, 혈관질환 등 매우 다양하다. 국내에서의 일부 보고들에 의하면 과거에는 B형 간염이 전격성 간부전의 가장 흔한 원인이었으나 최근에는 약물1){1) 약물의 간독성으로 인하여 경미하게는 간의 기능이 약간 저하되거나 황달이 나타나고 간수치가 상승하게 되는 것에서부터 심한 경우 간독성으로 인한 전격성 간부전까지도 발생할 수 있다.}과 바이러스 간염이 원인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자가 면역성 간염이나 윌슨 병, 임신성 지방간 등이 나머지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30~40%의 환자들에게서는 결국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전격성 간부전의 특징적인 임상상은 황달, 혈액응고장애, 간성뇌증이고, 두통, 발열, 복통,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나 그와 같은 증상만으로 전격성 간부전을 확진할 수는 없으며, 문진, 혈액검사, 다른 동반된 임상 등을 함께 조사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패혈증 등 다른 질환의 경우에도 총빌리루빈 수치, 알칼리성 포스파타제 수치, PTT 수치, 백혈구 수치 등이 상승될 수 있으므로 그와 같은 수치가 상승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전격성 간부전이 발생하였다고 판단할 수는 없으나, 그 경우 전격성 간부전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전격성 간부전 발생 여부를 감별하여야 하고, 이를 위하여 추가적인 약물 복용력, 이전 간질환의 병력 등의 문진, 신체검사, 바이러스 간염 등의 확인을 위한 혈액검사, 추가적인 간기능 검사, 복부 초음파나 CT와 같은 영상의학적 검사를 실시하여야 한다.
3) 전격성 간부전은 원인 및 정도, 적절한 치료 유무에 따라 치료의 성공 여부가 달라질 수 있고, 빠른 시간에 진단하여 교정할 수 있는 원인 인자를 제거하고 집중적 감시 및 간 이식을 할 수 있다면 예후에 도움이 될 수 있으므로 전격성 간부전이라고 의심되거나 판단되면 곧바로 집중적인 내과 치료를 받도록 하여야 한다. 다만 최근 간이식술의 도입 후 사망률이 감소하고 있으나 적절한 때에 이식을 받지 못할 경우 집중적 내과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높은 사망률을 보인다.
4) 망아에게 수술전 투여한 정신신경용제인 디아제팜, 항생제인 크목실린, 진통제인 트리돌, 수술시 투여한 마취제인 세보플루레인, 펜토탈, 근이완제인 베카론(Vecaron), 항콜린제인 로비눌, 수술후 투여한 크목실린, 겐타마이신, 트리돌, 기관지확장을 위한 비졸본, 소화제인 멕소롱 등은 일반적으로 중대한 간독성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는 약제는 아니나, 이미 심한 간기능 손상이 있는 경우에는 상기 약제를 포함하여 모든 약제 투여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5) 수술전 환자의 간기능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있고 흥분 등 의식의 변화가 있었다면 간질환이 병발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간이나 담도계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하여야 하고, 그와 같은 간질환이 확인된 후에는 내과, 특히 소화기 내과 간 전문의에게 진료를 의뢰한 후 수술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
3.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들
가) 망아가 윤서병원을 방문했을 당시 두통, 발열, 구토 등의 각종 증상은 주로 간 기능 이상에 의한 것이었으며, 여기에 단순히 대변매복증이 병발한 상태였다. 그런데 피고는 만연하게 망아의 각종 증상이 수술이 시급한 급성충수염에 의한 것으로 오진한 다음 이 사건 수술을 시행하였고, 그 결과 이미 간 기능 이상에 빠져있던 망아의 간이 더욱 악화되어 급기야 전격성 간부전으로 발전하여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 이 사건 수술 전에 피고는 혈액검사를 통하여 망아의 간 기능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이미 인지하였으므로 피고는 만연하게 망아의 증상을 급성충수염에 의한 것으로 결론을 내릴 것이 아니라 간에 전문성이 있는 내과 전문의에게 협진을 의뢰하는 등의 신중한 진단 절차를 거쳐야만 했다.
나) 이 사건 수술 이후 망아는 의식이 돌아오지 않는 기면상태에 빠졌는데, 이는 간 기능이 이 사건 수술로 더욱 악화되어 나타난 현상으로, 이와 같이 망아의 상태가 악화되었다면, 피고는 이 사건 수술 전 망아의 간 기능 이상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으므로, 간 질환의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망아를 상급병원의 중환자실로 전원조치 하거나 정밀검사를 시행하고 이에 따른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장시간 윤서병원에서 망아의 의식이 돌아오는 것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다) 피고는 이 사건 수술 전 망아의 부모인 원고 김〇〇와 황〇〇에게 망아의 간 기능 이상에 따른 수술의 위험성에 대하여 충분히 설명을 한 다음 원고 김〇〇와 황〇〇의 동의하에 이 사건 수술을 진행할 의무가 있었다. 그러나 피고는 원고 김〇〇와 황〇〇에게 망아의 간 기능 이상에 대하여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동의를 받고 수술을 시행하였다.
2) 피고
가) 이 사건 수술 당시 망아의 증상을 급성충수염으로 진단한 피고의 검사는 잘못된 것이 아니며, 망아의 간 기능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기는 했지만 급성충수염의 경우는 시급하게 수술을 하지 않으면 복막염으로 진행되어 패혈성 쇼크에 의한사망까지 진행될 수 있으므로 망아의 증상을 급성충수염으로 진단한 이상 이 사건 수술을 시행한 것은 부득이한 선택이었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수술을 시행하기 전 한양대학교 〇〇병원의 내과 전문의에게 망아의 간 상태를 설명한 다음 그 자문을 얻어서 술을 시행한 것이고, 더욱이 이 사건 수술에 사용한 마취제인 세보플루레인은 간 기능에 이상을 가져오지 않는 매우 안전한 약제이기 때문에 이 사건 수술 시행에 있어서 고에게 과실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나) 망아가 마취에서 깨어나는 시간이 다소 지체되었던 것은 사실이나 이는 밤새 잠을 자지 못하였고, 수술 당일 새벽에 진정제 등을 투여 받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으로 판단되었으며, 혈액검사 결과 이 사건 수술 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 호흡곤란이 발생하기 전까지 자가호흡이 유지되면서 산소포화도도 정상으로 유지되는 등 이상 징후가 관찰되지 않았다. 망아가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등 응급상황이 발생한 다음에는 기관삽관술 및 심폐소생술 등의 응급 처치를 적절하게 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수술 이후에도 피고에게 과실이 있다고는 할 수 없다.
다) 피고는 이 사건 수술 전 원고 김〇〇에게 망아에 대한 혈액검사 결과 간 기능에 이상 소견이 있어, 급성충수염 뿐만 아니라 간염 등 대사질환이 동반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수술 후 정밀검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해 주었다. 따라서 피고에게 설명의무위반의 잘못은 없다.
나. 판단
1) 의사가 진찰·치료 등의 의료행위를 함에 있어서는 사람의 생명·신체·건강을 관리하는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최선의 조치를 취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고 의사의 이와 같은 주의의무는 의료행위를 할 당시 의료기관 등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의료행위의 수준을 기준으로 삼되 그 의료수준은 통상의 의사에게 의료행위 당시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고 또 시인되고 있는 이른바 의학상식을 뜻하므로 진료환경 및 조건, 의료행위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여 규범적인 수준으로 파악되어야 하는 것이다(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4다13045 판결). 또한 비전문의가 다른 전문의의 전문영역에 속하는 의료행위를 한 경우에도, 의사가 전문 과목 이외 분야에 대하여 진료를 한 사실만으로 과실이 추정되지는 않으나, 전문 외라고 하는 것 때문에 주의의무가 감경된다고 할 수는 없다(이러한 취지의 판결로 대법원 1974. 5. 14. 선고 73다2027 판결 참조).
2) 망아의 사인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본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망아는 간 기능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상태에서 대변매복증이 병발하여 윤서병원에 내진하였다가, 이 사건 수술 이후 간 기능의 이상이 회복되지 않고 계속 악화되어, 결국 급성 간부전으로 발전하여 결국 사망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
3) 피고의 과실 유무에 관한 판단
가) 망아의 간 기능 이상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이 사건 수술을 실시한 과실이 있는지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본 증거들에 갑 제7, 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망아의 전격성 간부전 가능성을 인식할 수 있었으므로 망아에 대한 간질환 병력, 약물 복용력 등을 문진하고 추가적인 간기능 검사를 실시하여 망아의 상태를 정확히 판단하고, 소화기 내과의 간 전문의에게 진료를 의뢰하여 집중적인 치료를 받게 하거나, 그러한 전문의의 협진을 받을 수 있는 상급 의료기관으로 망아를 전원시켜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할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할 것인바, 피고는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망아의 간 기능 이상에 대하여 추가적인 검사나 진단도 없이 막연히 피고 병원에서 망아에게 투여한 약물로 인하여 위와 같은 검사 수치가 상승한 것으로 판단한 후 망아가 대변매복증의 상태에 불과하여 충수돌기절제술을 시행하지 않더라도 곧바로 복막염 등으로 진행할 위험이 높지 않았음에도 무리하게 망아에 대한 충수돌기절제술을 시행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되고, 이에 일부 반하는 을 제3호증의 소견은 채택하지 않는다.
(1) 망아는 피고 병원에 내원하기 전인 2007. 5. 23. 17:00경 장〇〇 소아과에서 급성 인두염으로 진단받은 다음 아목클란듀오시럽, 페니라민, 에시플과립, 부루펜시럽 등을 약품을 처방받아 복용하였고, 2007. 5. 25. 09:40경 우리들병원에서 바이러스창자감염과 급성 인두염, 용적체액상실을 진단받은 다음 하미돈현탁액, 비오플 250산, 타스멘정, 이부서스펜시럽, 페디라산 등의 약품을 처방받아 복용하였다. 피고 병원에서 작성한 간호정보조사지(갑 제5호증의 25)에는 약에 대한 과민반응 및 최근 투약상태란에 없음이라고 표기되어 있기는 하나, 망아가 2007. 5. 23. 19:00 이후 발열이 있고, 그 다음날에는 열이 심해지고 구토를 5회 하였으며, 2012. 5. 25. 다시 구토를 7회 하였고, 2007. 5. 24. 장종환 소아과, 2007. 5. 25. 우리들소아과에서 각 진료를 받은 후 피고 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다. 피고는 망아의 혈액검사 결과 간기능의 이상을 의심할만한 수치가 확인되었고, 망아가 피고 병원에 내원하기 전에 병원을 두 차례나 경유하였으므로, 망아에게 간기능 이상이 발생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하여 최소한 피고 병원에 내원하기 전에 망아가 복용한 약물이 무엇인지 여부를 확인하였어야 할 터임에도 이러한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다(피고의 2012. 8. 3.자 준비서면에 의하면 피고는 단순히 투약상태란에 투약사실이 없다는 표시만으로 최근 약물을 투약한 적이 없음을 확인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그와 같은 표시는 망아에게 이러한 증상이 발생하기 전, 즉 2007. 5. 23. 장종환 소아과에 내원하기 전에 투약한 사실이 없었다는 취지로 봄이 상당하므로 그와 같은 표시만으로 피고의 과실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2) 피고는 망아가 내원한 2007. 5. 25. 곧바로 망아의 혈액을 채취하여 혈액검사를 의뢰하였고, 피고 병원은 2007. 5. 25. 23:30 망아에게 최초로 진통제인 트리돌 1/3 앰플을 투여하였으므로, 2007. 5. 26. 피고에게 보고된 혈액검사 결과(갑 제5호증의 17, 18)는 결국 망아에게 약물을 투여하기 전에 채취한 혈액으로 보인다. 따라서 위 혈액검사 결과는 피고 병원에 내원하여 약물을 투여받기 전에 채취한 혈액으로서 그 후 투여한 약물로 인하여 망아의 간기능 상태가 더 악화되었을 가능성이 충분함에도 추가적인 혈액검사를 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피고는 피고 병원에서 망아에게 투여한 약물과 위 혈액검사에서 나타난 망인의 간기능 이상과는 관련성이 없음에도 망아의 보호자에게 망아에게 주사를 놓아 간 수치가 좋지 않다고 설명하였을 뿐이다.
(3) 피고는 망아에 대한 혈액검사 및 잦은 구토 등 임상적인 증상을 통하여 망아의 간기능에 이상이 있음을 확인하였으므로, 그러한 망아에 대하여 전신마취 후 충수절제술을 감행하는 경우 간기능의 악화를 초래하여 전격성 간부전이 발생할 위험이 있음을 예상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이러한 경우 피고로서는 망아의 보호자에게 이러한 위험성을 고지하고, 소화기 내과의 간 전문의에게 진료를 의뢰하여 급성충수염에 대한 수술 전 망아의 간기능에 대한 집중적인 치료를 받게 하여 간기능을 회복시킨 후 충수절제술을 시행하도록 하거나, 그러한 전문의의 협진을 받을 수 있는 상급 의료기관으로 망아를 전원시켜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었다 할 것이다. 그러나 피고는 망아에게 발생한 간기능 이상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망아가 충수절제술을 감당하기에 충분할 정도의 간기능이 유지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추가적인 검사조차 시행하지 않은 채 자신의 임상적인 경험만을 과신한 채 망아에 대한 충수절제술을 감행하였다.
(4) 피고는 이학적 검사 및 복부 CT 검사결과 망아의 급성충수염 증세가 곧바로 충수절제술을 받지 않는 경우 천공이 발생하여 복막염으로 진행할 정도로 급박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2007. 5. 28. KBL 고려병리과의원에 절제된 망아의 충수돌기에 대한 조직병리검사를 의뢰하였는데, 그 결과 충수표면에는 특별한 이상소견이 보이지 않고(unremarkable) 대변이 충수에 찬 대변매복증이라고 진단되었다. 이에 따르면 망아의 급성충수염은 염증조차 발생되지 않은 극히 초기의 상태에 불과하여 급박하게 충수돌기절제술을 시행할 정도가 아니었으므로, 피고의 위와 같은 판단이 잘못임이 명백하다.
(5) 나아가 망아는 2007. 5. 23. 및 같은 달 25. 이미 두 차례에 걸쳐 다른 병원을 경유하였으나 그 병원에서 급성충수염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지 않은 점, 피고가 작성한 경과기록지(갑 제5호증의 3)에 의하면, 피고는 복부 CT 촬영결과가 보고되기 전 이학적 검사만으로 망아에게 충수돌기염이 발생하였음이 거의 확실하다고 판단한 후 망아의 보호자에게 충수절제술을 추천하였고, 다만 열이 없어서 보호자가 원하지 않으면 관찰 후 복부 CT 검사 등을 받은 후 수술 여부를 결정하기로 한 점, 그러나 망아는 2007. 5. 25. 피고 병원에 내원할 당시 체온이 36.8도 정도였으나, 따로 해열제를 투여받지 않았음에도 정상체온으로 회복되었고, 망아의 체온은 수술 직전까지도 정상이었으므로 피고가 망아에게 충수돌기염이 발생하였다고 판단하였더라도 그 상태가 악화되었다고는 보이지 않는 점, 또한 피고는 망아에게 2007. 5. 26. 01:40, 같은 날 03:00, 같은 날 05:00 각 디아제팜 1/4 앰플을 투약토록 하여 망아가 같은 날 03:50경 잠이 든 후 수술을 시행한 같은 날 11:15까지 의식이 돌아오지 않았으므로, 망아에 대한 다른 이학적 검사를 통하여 망아의 급성충수염 증상이 악화되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도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는 같은 날 09:00경 망아에 대하여 복부 CT 검사를 하였고, 복부 CT 검사를 통한 급성충수염의 진단에 대한 정확도는 90~95%에 이르므로, 결국 망아의 급성충수염 증상이 곧바로 수술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급박하였는지 판단할 수 있는 자료로는 망아에 대한 복부 CT 검사결과뿐이라 할 것인데, 피고로서는 망아의 복부 CT 검사 결과지를 법원에 제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망아에 대한 급성충수염의 진행 정도를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임에도 이를 제출하지 않고 있고, 복부 CT 영상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을 신청하였다가 다시 철회한 점, 피고 병원 마취과장인 심영덕 역시 피고에게 보다 큰 병원으로 망아를 전원시켜 진료를 의뢰할 것을 권유하였으나 피고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점, 원고 김OO는 피고에게 아산병원으로 전원을 바란다고 하였으나, 피고는 오히려 아산병원 같은 병원에서 응급으로 충수절제술을 할 수 없을 것이므로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망아의 간기능 이상을 인지하고서도 위와 같은 검사 결과만을 근거로 망아에 대하여 급박하게 충수절제술을 시행하지 않는 경우 복막염으로 진행한다고 판단하여 망아에 대한 충수절제술을 실시한 것은 의사인 피고에게 요구되는 최선의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6) 피고는 망아에 대한 충수절제술을 시행하기 전에 피고 병원의 내과전문의 또는 한양대학교 〇〇병원 전문의의 협진을 거쳤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피고 병원 내과 전문의에게 협진을 의뢰하였다는 의무기록이 전혀 제출되어 있지 않으므로 피고가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내과 전문의에게 협진을 의뢰한 적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전화상으로만 그와 같은 문의를 하였다는 것인 점, 내과전문의라고 하더라도 환자를 직접 진료하지 않은 채 외과 전문의가 자신의 임상경험에 비추어 파악한 환자의 상태에 대한 구두 설명만을 듣고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는 곤란할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가 전화상으로 상의하였다는 한양대학교 〇〇병원 전문의 역시 외과과장 홍성필로 보이므로(을 제1호증의 6 47쪽) 마찬가지로 간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가진 내과 전문의는 아닌 점, 피고가 망아에 대한 수술을 시행한 당일 오전에 혈액검사 결과를 받은 후 불과 몇 시간이 지난 후 11:15경 망아에 대한 충수절제술이 이루어진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그와 같은 사실만으로 피고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7) 피고는 충수절제술 당시 간기능에 부담이 적은 마취제를 사용하였다고 주장하나, 비록 망아에게 투여한 마취제가 간기능이 정상적인 환자의 간기능을 손상시킬 가능성이 적다고 하더라도, 이미 간기능에 이상이 발생한 환자에게 간기능의 악화를 초래할 수 있음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므로,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나) 이 사건 수술 이후 망아를 신속하게 전원시키거나 간 기능에 대한 정밀검진을 실시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는지 여부
피고는 이 사건 수술 이전에 망아에 대한 혈액검사를 통하여 망아의 간 기능에 심한 이상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이 사건 수술을 시행한 결과 망아에게는 시급한 수술을 요하는 급성충수염이 아니라 대변매복증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고, 충수돌기절제술을 시행한 다음 통상적으로는 늦어도 5시간 이내로는 의식이 돌아오는 것이 보통이므로,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망아가 장시간에 걸친 의식장애를 보였다면 급성간부전으로 인한 간성뇌증을 비롯한 간 기능의 이상으로 인한 임상상(臨床像)일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이에 따라서 단순히 약물의 효과로 인하여 늦게 깨어나는 것으로 생각하여 기다리기만 할 것이 아니라, 간 이상으로 인한 증태인지 아닌지 판별하기 위한 검사 및 이에 대한 대응조치 즉 중환자실로 신속이 이송하여 간에 전문성을 가진 내과 전문의와의 협진 등을 행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인정된다. 따라서 이 부분에도 피고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한 과실이 있었던 것이 인정된다.
다) 설명의무 위반
일반적으로 의사는 환자에게 수술 등 침습을 가하는 과정 및 그 후에 나쁜 결과 발생의 개연성이 있는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 또는 사망 등의 중대한 결과 발생이 예측되는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에 있어서, 응급환자의 경우나 그 밖에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진료계약상의 의무 내지 침습 등에 대한 승낙을 얻기 위한 전제로서 당해 환자나 그 법정대리인에게 질병의 증상, 치료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 발생이 예상되는 위험 등에 관하여 당시의 의료수준에 비추어 상당하다고 생각되는 사항을 설명하여 당해 환자가 그 필요성이나 위험성을 충분히 비교해 보고 그 의료행위를 받을 것인가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고, 의사의 설명의무는 그 의료행위에 따르는 후유증이나 부작용 등의 위험 발생 가능성이 희소하다는 사정만으로 면제될 수 없으며, 그 후유증이나 부작용이 당해 치료행위에 전형적으로 발생하는 위험이거나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것인 경우에는 그 발생가능성의 희소성에도 불구하고 설명의 대상이 된다(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5다5867 판결 등 참조).
갑 제5호증의 19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 김〇〇에게 이 사건 수술 전 수술로 인하여 창상감염, 동통, 출혈, 농양, 폐렴 등 합병증이 올 수 있다는 위험성에 대하여 설명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그 외에 망아의 간 기능에 심각한 문제가 있으므로 수술 전에 간 기능에 대한 정밀검진이나 내과의 간 전문의에 대한 협진이 요망된다는 점과 그대로 수술을 진행할 경우에는 간 기능에 더 큰 장애가 올 수 있다는 점 역시 설명의무의 대상이라 할 것인데, 이 부분 역시 원고 김〇〇에게 설명하였다는 점을 인정할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다. 책임의 제한
망아가 윤서병원에 내원했을 당시 보인 두통, 발열, 구토, 복통 등의 증상은 간 기능 이상에서 오는 증상이기도 하지만 급성충수염이 있는 경우 역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고 망아에 대한 이학적 검사 결과 급성충수염의 증상에 해당하는 복부 압통 및 반사통 등이 나타난 점, 망아가 윤서병원에 내원했을 당시 망아의 간 기능은 이미 상당히 악화되었던 상태로 보이는 점, 망아가 윤서병원에서 호흡곤란을 보였을 당시 윤서병원측이 실시한 앰부배깅과 심장마사지, 기관내삽관 등의 응급조치는 적절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급성간부전은 예견하기가 상당히 힘들고 현대 의학의 발달로 생존률이 높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치사율이 높은 급성 질병 중 하나인 점, 피고의 과실로 인하여 망아가 결국 사망하였다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발생한 모든 손해를 피고에게만 부담시키는 것은 의료행위의 특성, 위험성의 정도 등에 비추어 형평의 원칙에 어긋나고, 위와 같은 여러 사정을 피고가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 참작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타당한 분담을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도 부합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가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 이러한 사정들을 참작하기로 하여,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를 30% 정도로 제한함이 상당하다.
4. 손해배상의 범위
가. 망아의 일실소득
망아가 이 사건 사고로 상실한 가동능력에 대한 금전적 총평가액 상당의 일실수입손해는 아래 1)과 같은 인정사실 및 평가내용을 기초로 하여 아래 2)와 같이 월 5/12%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라 이 사건 사고 당시의 현가로 계산한 184,800,556원이다.
1) 인정사실 및 평가내용
가) 성별 : 여자, 생년월일 : 2001. 8. 9.생, 연령 : 사고 당시 5세 9개월 남짓, 기대여명 : 78.12년 정도
나) 가동능력에 대한 금전적 평가 : 망아는 사고 당시 도시 지역에 거주하여 왔으므로 적어도 도시일용노동자의 노임에 해당하는 수입을 얻을 수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는 변론종결 당시 보통인부의 노임단가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주장하는 일 67,909원을 초과하므로 이를 일실수입으로 삼기로 한다.
다) 생계비 : 망아의 수입 중 1/3
라) 가동연한 및 가동일수：성년이 되는 2021. 8. 9.부터 60세가 될 때까지, 월 22일씩 노동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계산(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림, 이하 같다.)
2021. 8. 9.부터 2061. 8. 8.까지 480개월 67,909원×22일× �걸慄� ×185.5431(= 314.4443－128.9012)＝184,800,556원
나. 장례비
원고 김〇〇가 지출한 3,000,000원(다툼 없는 사실)
다. 책임의 제한
1) 피고의 책임비율：30%(위 3. 다. 참조)
2) 계산
가) 망아의 재산상 손해 184,800,556원(일실수입)×30/100＝55,440,166원
나) 원고 김OO의 재산상 손해 3,000,000원(장례비)×30/100＝900,000원
라. 위자료
1) 참작한 사유 : 원고들의 나이, 이 사건 사고의 경위 및 결과, 피해자측의 과실 정도,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
2) 결정 금액
망아 : 15,000,000원
원고 김〇〇, 황〇〇 : 각 4,000,000원
원고 김〇〇 : 2,000,000원
마. 상속
1) 상속대상금액 : 합계 70,440,166원(= 망인의 재산상 손해 55,440,166원＋망인의 위자료 15,000,000원)
2) 상속인 : 원고 김〇〇, 황〇〇(위 1. 가. 참조)
3) 계산 : 원고 김〇〇, 황〇〇에게 각 35,220,083원(=70,440,166원×1/2)
5.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 김〇〇에게 40,120,083원(= 재산상 손해 900,000원＋상속분 35,220,083원＋위자료 4,000,000원), 원고 황〇〇에게 39,220,083원(=상속분 35,220,083원＋위자료 4,000,000원), 원고 김〇〇에게 2,000,000원(위자료)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07. 5. 26.부터 피고가 이 사건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12. 9. 19.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안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〇〇(재판장) 〇〇〇 〇〇〇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