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원인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차주가 새로 시행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보험회사에 보험금 지급 신청을 하였으나 보험회사로부터 지급거절을 당하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사건이 최근 중국 북경에서 발생하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소송은 차주의 승리로 끝이 났다. 이유는 간단하다. 보험회사는 ‘책임이 있는 경우에만 보상한다’는 구 도로교통법의 원칙에 따라 지급 불가 입장을 밝혔으나, 신 도로교통법에는 ‘사고책임이 없더라도 가해자는 배상책임을 진다.’는 규정이 신설되었기 때문이다.

금년 8월 초, 북경시 조양구에 사는 져우(周)씨는 운전을 하다가 자전거를 타고 가던 사람을 치어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공안국 교통과는 사고 당시 신호등이 어떠한 상황이었는지 밝혀낼 방법이 없어 사고 책임비율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도로교통법 76조에 따르면 전동차와 비전동차간 사고가 발생한 경우, 전동차 운전자가 과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에 대한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안에서는 이를 근거로 양자간 합의를 유도하여 져우씨가 피해자에게 10만RMB(약 천오백만원 상당)을 지급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 짓도록 하였다.

쌍방 합의가 이루어지자 져우(周)씨는 새로운 도로교통법에 ‘전동차 사고로 인명피해가 발생한 경우 보험회사는 제3자 강제책임보험 범위 내에서 차주에게 배상해줄 책임이 있다.’는 규정에 근거하여 보험회사에 5만RMB의 제 3자 책임보험금 지급을 신청하였다.

그러나 보험회사는 보험계약서에 ‘보험회사는 사고책임 비율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명시된 규정을 근거로 보험금 지급이 불가하다고 말하였다. 보험회사에서 주장하는 해당 규정은 지난 1991년 국무원이 발표한 <도로교통사고처리방법>에 근거하고 있다. 그러나 이 조항은 금년 5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도로교통법> 규정에 정면으로 위배되고 있다.

보험회사의 지급거절이 부당하다고 여긴 져우씨는 조양구 인민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였으며, 이 사건을 접수한 조양구 법원은 신법은 구법에 우선한다는 법원칙에 따라 보험회사로 하여금 배상금 5만RMB 전액과 소송관련 비용을 져우씨에게 지불하라고 판결하였다.

그러나 보험회사는 상소의사를 밝히고 여전히 보험금 지급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최종 결론이 어떻게 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中國) 북경만보 2005/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