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회사의 이사가 회사소유 건물에 방화한 경우 화재보험금을 지급할 필요가 있는가하는 소송이 상고심에서 보험계약의 면책조항 적용을 인정하여, 손해보험회사에 보험금 지급의무가 없다고 판결하였다. 면책을 부인한 2심과는 달리 손보측의 역전 승소가 확정되었다.

이번 판결은 보험계약 약관에서는 이사가 고의 등으로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는 면책이라고 정해져 있으나 회사파산후에도 이사로서의 지위가 있었는가가 초점이었다.

2심에서는 파산전과 동일한 권한을 가진 이사의 지위로 볼 수 없다고 하였지만, 이 날 판결은 이사는 회사가 파산하여도 바로 지위를 상실하는 것이 아니고, 사원총회의 소집권 등은 남아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표현하였다. 이것에 의해 회사가 파산하여 관재인에 재산의 관리, 처분권을 양도하여도 이사가 회사에 손해를 끼치면 보험금은 지급되지 않게 된다.

소송은 파산한 유한회사(오사카 소재)의 화재보험계약에 질권을 설정한 신용조합이 日本火災海上保險(現 日本興亞損害保險)을 상대로 제기한 것이었다. 법인이 계약하는 화재보험에서는 통상, 보험금을 노리는 범죄를 방지하기 위하여 이사, 대표이사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그 법인에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에는 보험회사가 면책되는 약관을 정하고 있다.

판결에 의하면 이 유한회사는 오사카에 있는 회사소유 건물에 대해 동일한 내용의 화재보험계약을 체결하였지만, 1993년 오사카 지방법원에서 파산선고를 받았고, 1994년 이 건물이 이사의 방화로 전소되어 신용조합이 보험금 3,000만엔의 지급을 청구하였지만 보험회사측은 거부하였었다. 오사카 지방법원은 면책을 인정하였지만, 오사카 고등법원은 면책을 부정하고 약 2,370만엔의 지급을 명령한바 있다.

(日本國) 요미우리신문 2004/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