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판매 활성화 차원 자살조항 넣어야할 지 '고심' 

손보사들이 약관개정을 통해 자살에 대한 보험금을 지급해야 되는지 여부를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올 8월부터 세만기 보험기간 제한이 풀려 생보사와 같은 종신형 상품 판매가 가능해 졌기 때문.

종신상품의 특성을 고려해 시장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자살면책조항을 생보사들과 똑같이 적용하는 것에 대해 고려하고 있지만 최근 자살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라 쉽지 않을 전망이다.

12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올8월부터 세만기 보험기간 제한이 풀리면서 종신형 보험상품 판매가 가능하게 된 손보사들이 자살에 대한 보험금 지급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생보사들의 경우 종신보험에 약관상 자살면책조항(SUI-CIDE CLAUSE)을 두고 있다.
보험가입후 일정기간(2년)이내에 자살할 경우 보험사는 보험금 지급책임을 면하게 되지만 2년이 지난 후에는 자살하더라도 보험금을 지급한다.

종신보험은 피보험자가 사망했을 때 보험사가 남겨진 유족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한다. 즉 남겨진 유족들이 앞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최소한의 생계보장이라는 사회제도적인 관점에서 접근한 상품이다.

자살면책조항도 보험의 순기능에 역행하지만 종신보험의 이러한 특성을 반영해 접점을 찾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업계에서도 자살은 고의에 해당되기 때문에 상법상 보상책임이 없으나 종신보험자체가 유족들의 생계지원을 위해 가입하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자살면책조항을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자살을 생각하고 가입하더라도 2년이 지나면 자살충동이 없어진다는 연구결과에 따라 일정면책기간을 두고 있다는 것.

손보사들도 종신상품의 이러한 점을 고려, 상품판매활성화 차원에 면책조항을 신설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손해보험상품의 경우 자살은 면책사항으로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책임이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자살이 급증하는 추세인데다 2년이 지난 뒤 자살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이미 몇몇 손보사에서는 자살면책조항에 대해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최근 자살이 급증하는 추세여서 쉽게 결정하기가 어렵다"며 "생보사들의 경우도 2년이 지나자마자 자살하는 사람들의 수가 급증하고 있어 면책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늘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생보사에 비해 손보사가 종신형 상품에서 경쟁력이 있기 위해서는 자살조항도 고려해야 하지만 고의로 자살하는 것에 대한 입증책임이 보험사에 있는 만큼 보험범죄가 조장될 가능성이 커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에서 자살하는 사람의 경우 2000년 6천460명에서 2001년 6천933명이었다가 2002년 8천631명, 2003년 1만932명으로 최근 2∼3년 사이에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파이낸스 2005/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