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지방법원 2006. 5. 17. 선고 2005가합3285(본소), 2005가합5021(반소) 판결【채무부존재확인 보험금】: 원고승

【전 문】
【원고(반소피고)】 교보생명보험 주식회사
【피고(반소원고)】 정육○
【제2심판결】 대전고등법원 2007. 3. 8. 선고 2006나7080(본소), 2006나7110(반소) 판결
【변론종결】 2006. 4. 19.
【주 문】
1. 별지 기재 보험계약에 기한 원고(반소피고)의 피고(반소원고)들에 대한 보험금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2.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본소, 반소를 합하여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본소 : 주문 제1.항과 같다.
반소 :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는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 한다)에게 874,305,900원 및 이에 대한 2004. 10. 3.부터 이 사건 반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제2호증, 제3호증, 제7호증, 제9호증, 제10호증, 제11호증, 을 제2호증, 제5호증, 제6호증, 제7호증, 제8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보령아산병원, 충남대학교병원, 대전보훈병원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는 철도공무원으로 1998. 12. 23. 원고와 사이에 별지 기재와 같이 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보험료를 납입하여 왔다.

나. 이 사건 보험계약의 내용

(1) 보험기간 중 피보험자가 재해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별표 4에서 정하는 장해등급분류표(이하 "장해분류표"라 한다) 중 제1급 내지 제2급의 장해상태가 되었을 때에는 재해장해연금을 지급하며, 제3급 내지 제6급의 장해상태가 되었을 때에는 재해장해급여금을 지급한다.

(2) '재해'라 함은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를 말하는데, 질병 또는 체질적 요인이 있는 자로서 경미한 외부요인에 의하여 발병하거나 또는 그 증상이 더욱 악화되었을 때에는 그 경미한 외부 요인은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로 보지 아니한다.

(3) 장해분류표 상 '중추신경계 또는 정신에 뚜렷한 장해를 남겨서 평생토록 항상 간호를 받아야 할 때'는 제1급에, '척추에 뚜렷한 기형 또는 심한 운동장해를 영구히 남겼을 때'는 제3급에, '척추에 뚜렷한 운동장해를 영구히 남겼을 때'는 제4급에 각 해당한다.

다. 추간판 수술 후유증

피고는 2001. 2. 22. 스마일병원에서 의사인 정호로부터 오른쪽 요추 5번-천추 1번간 추간판 탈출 증상에 관하여 미세현미경을 이용한 추간판 제거 수술을 시행 받았으나, 증상이 호전되지 않은 채 다량의 혈종이 발생하였기 때문에, 같은 달 24. 18:20경 다시 혈종 및 추간판 제거수술을 받았다.

피고는 위 수술을 받기 전 요통 등의 증상이 있었으나 일상생활에 별다른 불편이 없었는데, 위 수술로 인하여 오른쪽 다리 근력저하 및 근위축, 오른쪽 발목 신전근의 기능 마비 등 위 장해분류표 상 제3급에 해당하는 영구장해가 생겼다.

라. 뇌출혈 사고

피고는 2002. 9. 23. 15:40경 근무지인 대전철도차량정비창에서 객차 연결기 작업을 하려고 공구를 가지러 가다가 갑자기 쓰러졌고, 뇌 전산화단층촬영 결과 좌측 시상부 뇌실질 출혈(이하 '이 사건 뇌출혈'이라 한다)로 진단을 받은 후, 2003. 5. 29.까지 입원치료를 받았으나, 위 장해분류표 상 제1급에 해당하는 우측 편마비, 의식 저하, 구음장애 등의 영구장해가 생겼다.

2. 추간판 수술 후유증을 원인으로 한 재해장해급여금

가. 원고는, 정호의 치료행위로 인하여 피고에게 발생한 장해는 재해로 인한 것이 아니라, 보험금 지급 예외사유인 '질병 또는 체질적 요인이 있는 자로서 경미한 외부요인에 의하여 발병하거나 또는 그 증상이 더욱 악화된 경우'에 해당하고, 아울러 이미 소멸시효도 완성되었으므로, 이를 원인으로 한 원고의 재해장해급여금 지급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위 장해는 이 사건 보험에서 정한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반소로서 원고에 대하여 위 사고로 인한 재해장해급여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다.

나. 판단

(1) '재해'에 해당하는지 여부

비록 피고가 위 수술을 받기 전에 이미 추간판탈출증으로 다소간 고생을 하고는 있었지만, 위와 같이 결정적으로 심각한 영구적인 장해가 발생한 것은 위 수술을 받은 후 그 후유증으로 오히려 증상이 크게 악화된 것에 기인하므로, 이는 단순히 기왕증을 다소 악화시키는 정도의 경미한 외부적인 요인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기왕증과는 독립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정도의 중대한 증상의 발현으로서 이는 이 사건 보험계약에서 예정한 재해에 해당한다.

(2) 소멸시효 완성 여부

보험금청구권으로서 2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하고, 소멸시효의 기산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험사고가 발생한 때로부터 진행한다.

그런데 원고의 장해에 원인이 된 정호의 첫 번째 수술이 2001. 2. 22. 있었고, 추가수술이 같은 달 24. 실시되었으며, 이 사건 소는 그로부터 2년이 훨씬 경과된 후인 2005. 4. 29. 제기되었으므로, 위 사고를 원인으로 한 피고의 재해장해급여금채권은 이미 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하였다.

(3) 소결론

따라서 위 사고를 원인으로 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재해장해급여금 지급의무는 존재하지 아니한다.

3. 뇌출혈 사고를 원인으로 한 재해장해연금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이 사건 뇌출혈 사고의 발생원인은 외부적인 것이 아니라, 기왕에 존재하던 피고의 내부적 요인에 기인한 것이므로, 원고는 이에 관하여 피고에게 재해장해연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2) 피고의 주장

피고는 사고 당일 공구를 가지러 걸어가다가 발이 바닥에 있던 쇠판에 걸려 넘어지면서 머리에 충격을 받는 바람에 뇌출혈 증상이 발생하였으므로, 이는 이 사건 보험계약상의 '재해'에 해당한다.

위 사고로 피고에게 장해분류표 상 제1급의 장해가 발생하였으므로, 원고는 향후 10년 동안 매월 300만원의 주약정 보험금과 600만원의 재해장해연금특약에 의한 보험금을 합한 900만원씩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이를 일시불로 환산하면 874,305,900원(월 금 9,000,000원 × 호프만 계수 97.1451)이 되므로, 반소로서 위 금액의 지급을 구한다.

나. 판단

(1) 위 사고가 과연 이 사건 보험계약상의 재해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피고가 위 사고 당일 공구를 가지러 가다 쇠판에 발이 걸려 넘어지면서 머리를 바닥에 부딪히는 바람에 그 충격으로 인하여 뇌출혈이 발생하였는지에 관하여 본다.

이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을 제1호증의 2, 3의 기재가 있으나, 이는 뒤에서 보는 증거와 사실관계에 비추어 믿기 어렵고, 을 제1호증의 1, 제3호증, 제4호증의 1, 2, 3의 각 기재 및 증인 김종식의 증언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다른 증거도 없다.

(2) 갑 제5호증, 제6호증, 제8호증의 1, 2, 제10호증, 제11호증, 제12호증의 각 기재, 증인 김○○의 증언, 이 법원의 대전보훈병원, 보령아산병원, 충남대학교병원, 신탄진한일병원, 세우리병원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에 의하여 인정되는 바와 같이, ① 피고는 사고 당일 머리 부분에 외상의 흔적이 없었고, 따라서 머리의 외상을 치료한 적도 없으며, ② 통상적으로 외상에 의한 뇌출혈은 주로 측두엽과 전두엽 백질에서 발생하는데, 피고에게는 그런 증상이 발견되지 않았고, ③ 피고는 이 사건 뇌출혈 사고의 발생 전에 지병인 당뇨와 고혈압, 알콜성 간질환 등으로 치료받고 있었고, 특히 2002. 4. 24.부터 같은 해 5. 17.까지 20일 동안은 당뇨 및 말초신경병증, 간염진단을 목적으로 병가를 사용하였으며, 평소 직장에서도 피고의 건강상태를 고려하여 경미한 업무만 담당하도록 배려하였고, ④ 의학적으로 고혈압과 당뇨는 뇌출혈의 주요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고, 고혈압에 의한 뇌출혈은 시상 부분에 흔히 발생하는 점 등의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뇌출혈 사고는 피고가 우발적으로 넘어져 머리를 다치는 외부적 원인에 의하여 발생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병인 고혈압, 당뇨 등 신체 내부적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보는 것이 논리와 경험칙에 부합한다.

(3) 위 사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 상 재해장해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보험사고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결국 원고의 피고에 대한 재해장해연금 지급의무는 존재하지 아니한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고,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한다.

재판장 판사 ○○○ 판사 ○○○ 판사 ○○○

별지
보험계약
1. 보험종목 : 무배당단체보장보험(1형만기)
2. 증권번호 : 000000000000
3. 보험기간 : 1998. 12. 23.부터 2008. 12. 23.까지
4. 보험계약자 및 피보험자 : 정00
5. 월납보험료 : 41,700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