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과 같은 요건이 구비된 때에는 고지의무의 위반이 됩니다.1)
1. 주관적 요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
고지의무위반이 되려면 중요한 사항을 알면서 알리지 아니한 것 또는 사실과 다르게 말한 것이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重過失)로 인한 것이어야 합니다.
여기서 고의란 고지하지 아니한 중요한 사실의 존재를 알고 있거나, 고지한 사항이 부실임을 알고 있는 것을 말합니다. 고의의 예로는, 보험계약자가 직업을 사실과 다르게 '광부'가 아닌 '상업'으로 고지한 경우, 보험계약자가 보험계약의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대리인으로 하여금 질문표에 부실 또는 불완전한 기재를 하게 한 경우, 보험계약자가 생명보험모집인의 권유에 따라 심장병을 앓았다는 사실을 보험의(保險醫)에게 고지하지 않은 경우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과실이란 중요한 사항을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알지 못한 경우뿐만 아니라, 중요한 사항을 불고지, 부실고지했음을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알지 못한 경우를 포함한다. 망각(忘却)에 의한 불고지나 자각(自覺)의 기왕증의 불고지는 중과실이 됩니다. 또한 자궁내막염과 같은 중대한 질병에 걸려 치료를 받은 이상, 의사로부터 그 병명을 들은 일이 없다고 하더라도 고의나 중과실이 있는 것으로 인정된다. 그러나 의사로부터 가벼운 위궤양이나 위염과 같은 경미한 질병의 병명(病名)을 듣지 못해 불고지한 경우 또는 자각증이 없는 질병의 기왕증을 불고지한 경우에는 고의 또는 중과실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합니다.
보험회사의 질문표에 기재된 질문사항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보험계약에 있어서의 중요한 사항에 해당한다고 추정할 것이므로 그 질문표에 사실과 다른 기재를 하였다면 이는 고지의무위반이 됩니다(대법원 1969.2.18. 선고 68다2082 판결). 즉 보험계약자가 질문표에 사실과 다른 기재를 하였다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의 또는 중과실로 인하여 중요한 사항을 고지하지 아니하거나 부실고지를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있었던 경우로는, 보험계약체결 전에 경미한 질병(예: 위염)으로 일시적으로 치료받은 사실이 있었던 경우나 경미한 질병이 완치되었다는 의사의 진단이 있는 경우 등을 들 수 있습니다.
2. 객관적 요건: 불고지 또는 부실고지
보험계약상 중요한 사항에 관한 불고지, 부실고지가 있어야 합니다.
고지의무의 대상이 되는 중요한 사항은 고지의무제도의 근거로 볼 위험측정을 위하여 중요한 사항입니다. 즉 보험회사가 그에 따라서 계약을 체결할 것인가 아닌가 또 약정한 조건으로 체결할 것인가를 결정함에 있어서 영향을 미치는 사항입니다.
중요한 사항에는 직접 피보험자의 신체 또는 보험의 목적에 존재하는 절대적 위험사항과 피보험자 또는 보험의 목적의 환경에 존재하는 관계적 위험사항이 있으며, 이러한 사항의 존재를 추단케 하는 사항 등이 있습니다. 판례는 상해보험계약의 경우에 다른 보험회사와의 보험계약 체결사실은 보험계약자가 고지 및 통지해야 할 중요한 사항이라고 한 바 있습니다.
중요한 사항인가에 대한 판단은 객관적으로 결정해야 하며, 불고지 또는 부실고지의 존부는 보험계약의 성립 당시를 기준으로 합니다.
중요한 사항은 보험사고의 발생과 인과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중요한 사항에 관한 고지의무위반이 있더라도 보험계약자측이 이것이 보험사고의 발생과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을 증명한 때에는 보험회사는 보험금지급의 책임을 면하지 못하고 또 이미 지급한 보험금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합니다(대법원 1993. 4. 13. 선고 92다52085 판결).
다만 보험약관(표준약관 포함)은 입증책임을 전환하여 고지의무위반사실과 보험금지급사유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것을 보험회사가 증명하지 못하면 보험금지급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ex) "계약전 알릴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보험금 지급사유발생에 영향을 미쳤음을 회사가 증명하지 못한 경우에는 계약의 해지 또는 보장을 제한하기 이전까지 발생한 해당보험금을 지급하여 드립니다."
3. 입증책임
고지의무위반의 요건에 대한 입증책임은 이를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려는 보험회사측에 있습니다. 보험회사는 불고지 또는 부실고지된 사항이 중요한 사항이었다는 것과, 불고지 또는 부실고지가 고지의무자의 고의 또는 중과실에 의한 것이라는 입증을 해야 합니다.
1) 임용수 변호사, 보험법, 109-113쪽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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