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에서 1차 사고 후 갓길에 정차중인 관광버스에서 승객이 내렸다가 2차 사고로 사망한 경우 버스회사와 버스운전사도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는 대법원의 판결(2006다18303)이 나왔다.

대법원 제3부(주심 김영란 대법관)는 LIG손해보험(주)이 전국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를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 소송에서 원고패소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5일 밝혔다.

S여행사 소속 관광버스가 영동고속도로에서 옆 차선을 달리던 그랜저승용차의 과실로 추돌사고가 났다.

관광버스 운전사는 버스를 사고지점에서 70ｍ 떨어진 갓길에 정차시킨 뒤 승객 일부와 함께 내려 버스의 후방 갓길 약 100ｍ 지점에 서서 소지한 라이터 등을 켜들고 수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10분 뒤 술에 취한 상태에서 쏘나타승용차를 운전하던 이모씨가 고속도로에 서 있는 그랜저승용차를 뒤늦게 보고 피하려다 갓길에 서있던 관광버스 승객 김모씨 등 2명을 치어 김씨가 숨지고, 박씨는 부상을 입었다.

김씨와 박씨 측은 각각 LIG보험사에 들어놓은 '무보험자동차 상해담보특약'을 근거로 모두 2억3천여만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았다.

LIG보험사는 지급액 중 9천500만원을 쏘나타승용차의 책임보험자인 현대해상보험으로부터 받았고, 나머지 1억3천600여만원에 대해 "버스 운전사가 비상시 조치의무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S여행사와 자동차종합공제계약을 맺은 전세버스연합회에 구상금 청구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전세버스연합회가 1억3천6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망인 등이 관광버스에서 하차하여 더 이상 승객의 지위에 있지 않았다" 원고패소 판결을 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버스 운전사가 갓길 정차 후 하차하면서 승객들에게 사고 발생 사실을 알리거나 버스 안에서 계속 대기하라고 말하지 않았고, 망인 등이 버스에서 하차하였으나 사고 수습 후 다시 버스에 승차할 예정이었던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 등은 2차 사고 당시 비록 관광버스에서 하차하고 있었지만 운행 중인 관광버스의 직접적인 위험범위에서 벗어나지 않은 승객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보험소송닷컴(www.bohumsosong.com)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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