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보험자가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쳤다면 보험회사는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2007나14508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9부(이인복 부장판사)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K씨의 유족들이 "정신질환에 의한 것이므로 보험금을 달라"며 A보험사를 상대로 제기한 보험금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K씨 아내는 2004년 5월 A보험사에 K씨를 피보험자로 보험에 가입하였고, 그로부터 1년여 후인 2005년 6월 K씨는 자신의 집에서 장롱에 넥타이를 걸고 목을 맨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족들은 K씨가 평소와 달리 남들이 자신을 이유 없이 괴롭히고 있다고 생각하고, 한밤에 벽에 걸린 액자들을 떼어내는 이상한 행동을 하며 전혀 잠을 자지 못하는 등으로 미뤄볼 때 정신질환에 의해 사망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A보험사는 자살방법 등을 고려할 때 자살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자살을 보험자의 면책사유로 규정한 경우 그것은 자기의 생명을 끊는다는 것을 의식하고 의도적으로 자기의 생명을 절단해 사망의 결과를 발생하게 하는 행위를 의미하고,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발생한 경우까지 포함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재판부는 "'피보험자가 정신질환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라는 약관 규정은 그 정도나 상태를 고려하지 않아 추상적인데 이를 방치함으로써 발생하는 불이익은 피고가 부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험소송닷컴(www.bohumsosong.com)뉴스 2007/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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