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을 받을 목적으로 남편을 살해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다 무혐의 처분을 받은 아내가 보험사를 상대로 제기한 보험금청구소송에서 민사재판부가 사실상 아내의 혐의를 인정했다.

2003년 3월 전북 군산시 한 옥외주차장에서 황모씨(43·여)의 남편 오모씨가 승용차 안에서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조사결과 오씨의 사인은 화재 전 폭행으로 추정되는 심장파열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황씨가 남편 명의로 생명보험에 여러 개 가입했고, 평소 남편과 불화가 있었으며  내연남에게 남편을 죽여달라고 부탁했던 점, 황씨 집에서 불을 내는 데 쓴 것으로 보이는 기름통을 발견한 점 등에 비춰 황씨를 유력한 피의자로 보고 수사를 했다.

그러나 경찰은 내연남의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고 황씨의 혐의를 뒷받침할 자백이나 직접증거를 찾지 못해 결국 무혐의로 사건을 끝냈다.

그러나 서울고법 제9민사부(재판장 이인복)는 황씨가 보험사 2곳과 국가(우체국 보험)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한 1심을 파기하고 원고 패소 판결(2007나85***)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형사상 증거불충분으로 기소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해도 민사상으로는 간접 증거나 사건 당시 정황으로 혐의를 인정할 수 있다"며 "황씨가 남편을 죽음에 이르게 했음을 추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험소송닷컴(www.bohumsosong.com) 뉴스 2008/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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