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가 보험료 등 횡령하면 보험회사도 책임

보험 설계사가 고객이 낸 보험료를 개인적으로 횡령하여 보험이 해약돼 고객이 사망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했다면 설계사와 함께 보험회사가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인천지법 제12민사부(부장판사 김종근)는 정모(49.여)씨가 K보험회사와 설계사 S(50.여)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2007가합10**2 판결)에서 "피고들은 함께 8천만원을 원고에게 지급하고, 피고 보험회사는 4천885만여원을, 설계사 S씨는 2천만원을 추가로 각각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원고의 청구원인에 의하면 피고 S씨는 원고로부터 매월 보험료를 직접 받아 회사에 납부하기로 하고 1996년부터 2003년 11월경까지 사이 여러 건의 보험 계약을 맺고 보험료를 받았다.

원고의 어머니인인 피보험자 조모씨가 2003년 12월 1일 뇌졸중으로 쓰러져 사망하자 원고는 피고 S씨에게 보험금 지급 청구를 해달라고 요청했는데, 피고 S씨는 2003년 6월경부터 회사에 보험료를 입금시키지 않은 사실을 실토하고 보험이 해약 처리돼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S씨는 자신이 정씨인 것처럼 위장해 정씨가 납부한 보험료를 담보로 피고회사로부터 3천7백여만원을 약관대출받고 생존보험금 409만원 상당을 받아 편취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보험청약자가 보험모집인에게 일정한 보험계약을 청약하면서 정해진 보험료를 전부 납입했다면 그 보험모집인이 납입받은 보험료를 보험회사에 입금하지 않고 횡령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보험회사와 보험모집인 사이에 내부적인 책임 유무만 문제될 뿐 보험계약의 성립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할 것인바, 해당 보험계약은 보험사고 발생 당시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 S씨가 원고에게 해당 보험계약이 이미 실효 처리되어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한다는 내용의 잘못된 통보를 한 행위는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무집행 범위 내의 행위라고 봄이 상당하며, 원고가 피고 S씨의 말만 믿은 채 피고 회사에 아무런 확인도 하지 않은 것만으로는 일반인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에 현저히 위반한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면서 피고회사도 사용자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따라서 피고 S씨는 불법행위자로서 피고 회사는 사용자로서 책임을 지고 시효가 소멸돼 원고가 지급받지 못한 사망보험금 상당의 손해배상금 8천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 S씨가 자신이 원고인 것처럼 속여 피고회사에 신청한 약관 대출은 무효이고, 대출이 유효함을 전제로 하여 대출금과 해약환급금을 상계한다는 피고회사의 주장은 이유가 없어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해약환급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보험소송닷컴(www.bohumsosong.com)뉴스 2008/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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