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중앙지방법원 2009. 7. 1. 선고 2008가단108192 판결【손해배상(자)】: 원고패

【전 문】
【원 고】 김○일 외 2명 (원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경기일원 담당변호사 김갑수, 심찬섭, 권성환, 김강노, 김치련)
【피 고】 그린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신현호, 백경희, 강병철, 정수인, 이상용)
【변론종결】 2009. 6. 3.
【주 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 김○일에게 249,991,107원, 원고 김○덕, 한○순에게 각 169,994,071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07. 3. 28.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가. 김○○은 2007. 2. 6. 13:40경 서울○○도○○○○호 차량(이하 '피고차량'이라고 한다)을 운전하여 과천시 주암동 소재 과천-우면산 간 편도 2차선 도로 중 2차선을 따라 수원 쪽에서 우면동 쪽으로 시속 약 40킬로미터의 속도로 진행하던 중, 앞에서 차량정체로 정차하고 있던 원고 김○○ 운전의 경기○○머○○○○호 차량(이하 '원고차량'이라고 한다)의 뒷범퍼 부분을 피고차량의 앞범퍼 부분으로 충격하였다.

나. 피고는 피고차량 소유자와 사이에 피고차량을 소유, 사용, 관리하는 동안 생긴 사고로 인하여 남을 죽게 하거나 다치게 하여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을 짐으로써 입는 손해를 보상하기로 하는 내용의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이다.

【인정근거】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음. 갑 제2, 3,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 차량 조수석에 동승하고 있던 임신 25주째인 김○○가 임신중절수술을 받았고, 그 후유증으로 같은 해 3. 28. 사망하였으므로, 피고차량의 보험자인 피고는 김○○의 남편과 부모들인 원고들에게 일실수입 등 재산상 손해와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3. 판단

먼저 이 사건 사고와 원고들이 주장하는 김○○의 유산 내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갑 제2 내지 6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영상, 이 법원의 봄빛병원장 및 서울아산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1) 피고 차량 운전자인 김○○은 차량 정체로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가 원고차량이 정차하는 것을 뒤늦게 발견하여 원고 차량을 추돌한 사실, (2)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차량의 뒷범퍼 부분에 충격의 흔적은 있으나 다른 부분에 파손의 흔적은 없고 원고 차량의 수리비가 357,000원 정도인 사실, (3) 이 사건 사고 직후 김○○은 사고 원인을 인정하고 보험으로 사고처리해 주기로 하였고, 원고 김○○은 이를 받아들여 원래 목적지인 서울아산병원으로 간 사실(2006. 9. 18.부터 2007. 1. 15.까지 김○○를 진료한 산부인과 전문병원인 봄빛병원의 담당의사가 김○수에게 태아수종증이 의심된다 하여 큰 병원인 서울아산병원으로 전원의뢰함에 따라 원고 김○○과 김○○가 서울아산병원에 가던 참이었다), (4) 김○○는 그 날 14:30 서울아산병원에 도착하여 태아에 이상이 없는지 정밀초음파 검사를 받은 결과, 태아에 태아 부종과 심장 기형, 폐형성 부전, 신장기형 소견 등이 있은 사실, (5) 이 사건 사고 당시 임신 26째주인 김○○는 임신 37주 전의 가진통과 허리통증, 경부통증 등으로 한림대학교 성심병원에 입원하였다가 같은 해 2. 12.경 태아수종증상 등을 보이자 곧바로 임신중절수술을 받고 같은 해 2. 15.경 간단한 경구용 항생제 처방만을 받고 퇴원한 사실, (6) 그러나 김○○는 퇴원 후 호흡곤란, 발열 등의 급성폐렴증상을 보여 2007. 3. 8.경 한림대학교 성심병원에 다시 입원하였고, 위 병원에서 치료 도중 같은 해 3. 28. 직접사인 다발성 장기부전, 중간 선행사인 호흡부전, 선행사인 특발성 간질환 폐질환으로 사망한 사실, (7) 임신 중기의 산모에게 외부적 충격이 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으로는 조기 진통 및 조기 양막파수로 인한 조산, 사산 및 태반 조기 박리가 발생할 수 있는데, 태반 조기 박리가 일어나면 심한 복통과 출혈이 발생하게 되어 혈관 내 응고장애와 쇼크 및 이로 인한 사망이 발생할 수 있지만, 교통사고로 인하여 태반 조기 박리가 발생할 가능성은 드문 사실, (8) 간질성 폐질환은 하기도와 폐간질 등 결합조직에 발생되는 여러 가지 원인의 염증성 질환으로서 폐간질, 폐포, 세기도, 폐실질 및 폐혈관 등을 침범하여 폐장의 기질적 및 기능적 장애를 초래하고, 기능적으로 강직폐가 되어 제한성 기능장애와 폐포-혈관기능단위의 손실 등으로 폐포-모세혈관의 산소 섭취, 확산 능력이 저하되는 만성 호흡기 질환인데, 외부 충격에 의하여 위 질환이 급격히 악화되거나 그로 인하여 유산 및 사망에 영향을 미쳤다고는 의학적으로 쉽게 추정하기 힘든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사고의 경위 및 사고 후 정황, 원고 차량의 충격부위나 파손 정도, 이 사건 사고 전후의 김○○의 임신상태, 김○○에 대한 치료 및 사망 과정, 외부 충격이 산모 또는 태아에 미치는 영향, 특발성 간질환 폐질환의 기전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고와 김○○의 임신중절, 나아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갑 제11호증의 기재와 이 법원의 한림대학교 성심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만으로는 이러한 인과관계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김○○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사망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이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이성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