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고등법원 2006. 8. 17. 선고 2006나3143 판결 【채무부존재확인】: 원고일부승[확정]

【판결요지】

약관에 보험금 지급사유로 '종피보험자인 피고가 보험기간 중 장해상태가 되었을 때'를 들고 있는데, 그 보험사고 발생시기는 객관적으로 종피보험자에게 보험금 지급사유에 해당하는 장해가 발생된 시점이고, 반드시 종피보험자가 의사로부터 장해가 발생하였다는 것을 최종적으로 판정으로 받았을 것을 요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며, 또한 보험기간 중에 보험사고가 발생하였다는 점에 대한 입증책임은 보험금을 청구하는 자에게 있다.

【참조판례】
수원지방법원 2004. 5. 7. 선고 2003나16648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04. 9. 1. 선고 2003가합45330 판결;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2다20889 판결

【전 문】
【원고,피항소인】 삼성생명보험 주식회사
【피고,항 소 인】 조○휘
【제1심판결】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05. 10. 21. 선고 2005가합3836 판결 (원고승)
【변론종결】 2006. 6. 29.
【주 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기각한다.
3. 당심에서 추가된 예비적 청구에 기하여, 원고와 소외 민○숙 사이의 별지 목록 1 기재 보험계약에 기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보험금지급채무 중 별지 목록 제2 기재 보험사고를 사유로 하는 보험금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4. 소송총비용은 이를 3분하여 그 중 1은 피고의, 나머지는 원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가. 주위적 청구취지
원고와 소외 민○숙사이의 별지 목록 1 기재 보험계약이 기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보험금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나. 예비적 청구취지
주문 제3항과 같다(원고는 당심에서 예비적 청구를 추가하였다).
2.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기초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1호증, 갑 2호증, 갑 3호증의 1, 2, 3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생명보험사업 등을 영위하는 보험회사이고, 피고(개명 전 이름은 조○○였으나, 2000. 11. 13. 이 법원의 개명허가로 현재의 이름으로 개명되었다)는 조○준과 민경○ 부부 사이에 출생한 아들이다.

나. 보험계약의 체결 및 보험약관의 주요 내용

피고의 어머니 민○숙은 2000. 10. 26. 원고와 사이에 별지 1 기재와 같은 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주계약에 부가된 보험약관(이하 '이 사건 보험약관'이라고 한다)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 제1회 보험료 및 회사의 책임개시일(제9조 제1항) : 회사는 계약의 청약을 승낙하고 제1회 보험료를 받은 때부터 이 약관이 정한 바에 따라 책임을 집니다.

○ 보험금의 종류 및 지급사유(제20조) : 회사는 피보험자에게 다음 사항 중 어느 한가지의 경우에 해당되는 사유가 발생한 때에는 수익자에게 약정한 보험금을 지급합니다.
제3호 : 보험기간 중 종피보험자가 별표3 장해등급분류표 중 제1급의 장해 상태 또는 재해로 인하여 장해등급분류표 중 제2급 내지 제6급의 장해상태가 되었을 때 : 재활치료자금을 지급

○ 별표1 보험금 지급기준표
제3항 재활치료자금(약관 제20조 제3호) : 보험기간 중 종피보험자가 제1급의 장해상태가 되었을 때 보험금지급사유발생일로부터 20년 동안 매년 계약보험가입금액의 100%를 확정 지급

○ 별표3 장해등급분류표
제1급 제3호 : 중추신경계 또는 정신에 뚜렷한 장해를 남겨서 평생토록 항시 간호를 받아야 할 때

다. 보험사고의 발생 및 보험금 청구

(1) 피고는 2003. 12. 19. 서울 노원구 ○○동 전성일정신과의원에서 자폐증과 정신지체의 중복 질환으로 일상생활을 위해서 타인의 전적인 도움이 필수적이라는 소견과 함께 '발달장애 1급'이라는 장애진단을 받았다.

(2) 민○○은 2004. 3. 10.경 원고에 대하여, 위 전성일정신과의원 발행의 장해진단서를 근거로, 위 재활치료자금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원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이전부터 피고에게 정신지체 및 발달지연의 장해 상태가 존재하였고 민○○이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시에 위 장해 상태를 고지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2004. 4. 8.경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하고 민○숙에게 그 동안 납입한 보험료를 반환하였다.

2. 주장 및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는, 주위적으로,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이전에 이미 피고에게 이 사건 보험약관 별표3 장해등급분류표 중 제1급 3호의 장해상태인 자폐증 등이 발생하고, 피고의 어머니 민○○은 피고의 위와 같은 장해상태를 잘 알고 있음에도 원고에게 이를 알리지 아니한 채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이 사건 보험계약은 상법 제644조에 의하여 무효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원고가 민경○의 위와 같은 기망을 이유로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로써 이 사건 보험계약을 취소하는 바이므로 이 사건 보험계약에 기한 보험금 지급채무가 존재하지 아니한다고 주장하고, 예비적으로, 이 사건 보험계약 전체가 무효가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 사건 보험계약에 기한 보험금 지급채무 중 위와 같은 장해상태를 사유로 하는 보험금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한다고 주장한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피고는 3년 3개월 남짓 된 남자아이로서 정상 아이보다 언어발달이 다소 지체된 상태였을 뿐 지능 발달 장애나 자폐증 등의 증상은 없었고,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이후인 2003. 11. 22.경에야 자폐증 및 정신지체로 발달장애 1급의 확정 진단을 받았으니 이는 보험기간 중에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에 해당하며, 피고의 어머니 민○숙도 그 때 비로소 피고의 장해상태를 알게 되었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른 재활치료자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1) 기초사실

다음 사실은 갑 1호증, 갑 3호증의 1, 2, 3, 갑 5호증 갑 6호증의 1, 2, 3, 갑 7호증, 갑 8호증, 갑 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자폐증은 전반적 발달 장애(Pervasive Developmental Disorder)의 일종으로서, 발병 원인으로는 유전적 요인, 신경해부학적 요인(뇌의 기질적 병변), 생화학적요인(신경전달 물질의 이상), 면역학적 요인(모체와 태아 간의 면역학적 부적합성) 등 여러 가지 생물학적 원인이 주장되고 있고, 주된 증상으로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장애, 언어장애, 반복적 행동 및 매우 제한된 흥미(장난감 등 도구를 용도에 따라 적절히 사용하는 방법을 모르고, 똑같은 행동을 지속적으로 반복하기도 하며, 환경과 습관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함) 등이 나타나고, 관련되는 증상으로서 75~80% 정도에서 정신지체나 언어장애가 동반되는데, 통상 3세 이전에 증상이 나타난다.

(나) 위 민○숙은 1999. 4. 13. 피고가 두 돌이 가까워지는데도 말을 못하자 병원 정신과를 방문하여 피고에 대하여 진료를 받았다.
담당의사는 당시 피고에 대하여 'PDD(Pervasive Developmental Disorder, 전반적 발달장애)'로 임상진단하고, 피고에게 1997. 4. 27. 다시 방문하여 'SMS(Social Maturity Scale, 사회성숙도검사)'를 받으라고 권유하였다(그러나 피고는 위 검사를 받지 않았다).

진료기록지에는 당시 피고의 상태에 관하여 '낯선 사람을 보고 낯을 가리고, 말을 아직 시작하지 못하였으며, 22개월 현재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 비디오 좋아하고 소음에 민감하다. 까치걸음을 하고, 높은 곳 기어오르며, 머리 흔들기(head bangging)를 하고, 비스듬히 누워서 바퀴에 민감한 태도를 보인다. 혼자 잘 노는 유형이나, 성미가 까다롭고 쉽게 진정되지 않는다. 지능은 늦지 않은 것 같다'고 기재되어 있다.

(다) 피고는 2000. 1. 6. 청력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기 위하여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에 내원하여 진료를 받았는데, 당시 진료기록지에는 피고의 상태에 관하여 '말을 전혀 하지 못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피고는 2000. 1. 27. 다시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를 방문하여 청성뇌간유발 반응검사를 받은 뒤, 양측 귀 모두 20dB에서 반응이 있어 청력은 정상으로 보이나, '언어발달장애의증'의 임상적 진단을 받았다(다만 언어평가는 실행하지 아니하였다).

(라) 피고는 그 후 2000. 5. 22. 삼성의료원 소아정신과에서 진료를 받았는데, 담당의사는 피고에 대하여 'DLD(Delayed Language Development, 언어발달지체)'로 임상적 진단을 하고, 피고에 대하여 '소아발달검사'를 받을 것과 정규적인 외래진료를 받으라고 권유하였다(그러나 피고는 위 검사 등을 받지 않았다).

진료기록지에는 당시 피고의 상태에 관하여 "계속 울고 소리 지르고, 뜻대로 안되자 자기 뺨을 때리고, 엄마에게 안긴 후 안정적, 치료자가 다가가자 경계, 고집이 세고(stubborn), 물건을 팽개치며(throw thing away), 말을 전혀 하지 못하고 의사표현도 하지 않으며(no verbal poduction, no gesture), 끈기 있게 오랫동안 한 가지 물건을 가지고 논다(perseverance, play with one thing for a long time)"라고 기재되어 있다.

(마) 한편 민○숙은 2000. 10. 26.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청약할 당시 원고의 요구에 의하여 보험계약청약서의 질문표를 작성하면서 "현재 의사의 진료를 받고 있거나 신체적으로 불편한 증상이 있습니까", "신체장애, 신체적인 결손이나 기능의 이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사항에 대하여, 주피보험자 및 종피보험자 모두 '아니요'라고 기재하였고, 다만 종피보험자인 피고는 1999. 9. 18.부터 1999. 9. 27.까지 10일간 교통사고로 입원 치료받은 적이 있을 뿐이라고 대답하였다.

(바) 피고는 그 후 2003. 11. 6.부터 전성일정신과의원에서 진료를 받다가 2003. 12. 19. 자폐증 및 정신지체로 인하여 '발달장애 1급'이라는 장애진단서를 발급받았는데, 당시 진단의사는 피고에 대하여 교육진단검사에서 실제연령이 6세 5개월인데 발달 연령이 25개월, 발달가능연령이 32개월 수준에 머물러 전반적으로 상당한 발달 지체를 보이고 있고, 언어, 사람과의 관계 협력 및 관심영역에서 병리성을 두드러지게 나타내 PDD(전반적 발달장애) 성향을 보이며, 사회성숙도 검사에서 사회적응행동 발달수준 역시 2.69세로 상당히 지체된 상태를 보이고, 영유아 언어발달선별검사에서 수용언어 발달 연령이 19개월, 표현언어 발달 연령이 11개월로 상당한 언어발달 지체를 보이고 있으며, 위험에 대한 지각이 떨어지는 등으로 향시 타인의 간호가 필요한 상태라고 평가 하였다.

(2) 보험사고의 객관적 확정에 따른 보험계약의 무효 여부

(가) 먼저 피고의 '발달장애 1급'의 보험사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이후에 발생하였는지에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보험약관 제20조에 의하면 이 사건 보험계약상 보험금 지급사유는 '종피보험자인 피고가 보험기간 중 장해상태가 되었을 때' 발생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보험사고의 발생 시기는 객관적으로 종피보험자에게 보험금 지급사유에 해당하는 장해가 발생된 시점을 말하고, 반드시 종피보험자가 의사로부터 장해상태의 확정 진단을 받을 것을 요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며, 또한 보험기간 중에 보험사고가 발생하였다는 점에 대한 입증책임은 보험금을 청구하는 자에게 있다고 할 것이어서, 원고에게 보험금 지급의무가 있다고 하기 위해서는 제1회 보험료 납부일(보험개시시기)인 2000. 10. 26. 이후에 피고가 발달장애 1급의 장해상태가 되었다는 점을 피고가 입증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강동성심병원 정신과에서 1999. 4. 13. 최초로 피고에 대하여 PDD(전반적 발달장애)의 임상진단을 한 점, 삼성의료원 소아정신과에서 2000. 5. 22. 피고에 대하여 DLD(언어발달지체)의 임상적 진단을 하고 소아발달검사를 권유하였던 점, 그 후 피고는 2003. 12. 19. 전성일정신과의원에서 자폐증 및 정신지체로 인하여 '발달장애 1급'이라는 확정 진단을 받았고, 당시 실시한 사회성숙도 검사에서 사회적응행동 발달수준이 2.59세에 불과하고, 언어 전반의 발달 연령은 그보다 낮은 14개월 수준에서 지체되고 있었던 점, 그 밖에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전후에 나타난 피고의 발달장애증상과 그 경과 내용, 피고가 발달장애 1급의 진단을 받게 된 경위와 시기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험기간 중인 2003. 12. 19. 자폐증과 정신지체로 발달장애 1급의 확정 장애진단을 받았다는 것만으로는 2000. 10. 26. 이후에 이 사건 보험약관 제20조 제3호에서 정한 제1급의 장해상태가 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위와 같은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이전에 이미 자폐증 등으로 발달장애 1급 상태에 있었거나 자폐증으로 제1급의 진단을 받을 것이 필연적으로 예견되는 상태였다고 할 것이다.

(나) 다음으로, 피고의 어머니 민○숙이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피고가 자폐증으로 발달장애 1급에 준하는 상태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갑 5호증, 갑6호증의 1, 2, 3, 갑 7호증, 갑 10호증, 을 1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를 최초로 진료한 강동성심병원 정신과에서 1999. 4. 13. 피고의 건강상태에 대하여 PDD(전반적 발달장애)의 임상진단을 하고, 삼성의료원 소아정신과에서 2000. 5. 22. 피고의 건강상태에 대하여 DLD(언어발달지체)의 임상진단을 하였으나, 당시 위 각 병원의 의사들은 피고의 어머니 민○숙에게 피고의 언어발달 지체가 자폐증에 따른 증상이라든지 장차 발달장애 1급에 해당하는 장애상태가 될 것이라고 알려준 바는 없는 사실, 이에 민○숙은 피고의 언어발달 지체가 청각 이상에 의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고 2000. 1. 6.과 2000. 1. 27.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를 방문하여 피고에 대하여 청각검사까지 실시하였던 사실, 위 삼성의료원 소아정신과 진료를 받은 이후에도 민○숙은 피고의 언어장애가 개선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피고의 건강상태를 막연히 지켜보다가, 아무런 증상의 호전이 없자 2003. 3.경부터 서울 강동구 소재 성내종합사회복지관에서 피고의 장애치료를 받다가 2003. 11. 6.경부터 전성일정신과의원에 내원하여 피고의 장애상태에 대하여 확정 진단을 받게 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는바,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보면 민○숙은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피고가 자폐증 및 정신지체 1급에 해당하는 장애상태였다는 데 대한 인식은 없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보험계약자 쌍방 및 피보험자가 모두 선의이어서 상법 제644조 단서의 규정이 적용되어 보험계약 전부가 무효가 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그 보험계약에서 정한 책임개시시기 이전에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 이는 그 보험자가 인수하지 아니한 위험에 해당하므로 그 보험사고와 관련하여서는 보험금지급의무가 인정될 여지는 없다고 할 것인바(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2다20889 판결 참조), 민○숙이 위와 같이 이 사건 보험계약 당시 이 사건 보험사고인 '장애1급'의 객관적 확정에 관하여 선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보험계약에 기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보험금지급의무 중 이 사건 보험사고인 피고의 '장애 1급'에 기한 피고의 보험금지급의무는 여전히 발생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다) 따라서 이 부분에 관한 피고의 주장은 결국 이유 없고, 원고의 주장 중 주위적 청구에 관한 부분은 이유 없고 예비적 청구에 관한 부분에 한하여 이유 있다고 할 것이다.

(3) 사기에 의한 보험계약의 취소 여부

(가) 갑 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보험약관 제29조는 "회사는 책임개시일부터 보험금 지급하유가 발생하지 아니하고 2년 이상 지났을 때에는 민법 제110조(사기에 의한 의사표시)에 의한 취소권을 행사하지 아니합니다. 그러나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대리진단, 약물복용을 수단으로 진단절차를 통과하거나 진단서 위·변조 또는 청약일 이전에 암 또는 에이즈의 진단 확정을 받은 후 이를 숨기고 가입하는 등의 뚜렷한 사기의사에 의하여 계약이 성립되었음을 회사가 증명하는 경우에는 책임개시일부터 5년 이내(사기 사실을 안 날로부터 1개월 이내)에 계약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되고, 한편 원고가, 민법 제110조에 따라, 보험계약자인 민○숙의 기망을 이유로 이 사건 보험계약을 취소한다는 의사표시가 기재된 이 사건 소장 부본이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이후 5년 내인 2005. 6. 7. 피고에게 송달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다.

(나) 그러나 갑 4호증의 1, 2, 3, 갑 5호증, 갑 6호증의 1, 2, 3, 갑 7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의 민○숙이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피고가 자폐증 및 정신지체로 장애 1급의 진단 확정을 받았음에도 이를 숨기는 등 뚜렷한 사기의사에 의하여 원고와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는 2003. 12. 19.에야 자폐증 및 정신지체로 인한 '발달장애 1급'의 진단 확정을 받았고, 민○숙도 이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까지 피고가 자폐증 및 정신지체 1급의 장애상태에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와 소외 민○숙 사이의 별지 목록 1 기재 보험계약에 기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보험금지급채무 중 별지 목록 제2 기재 보험사고를 사유로 하는 보험금지급 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하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그 확인의 이익도 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고 원고의 예비적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원고의 주위적 청구에 관하여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 판결은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기각하고, 원고의 당심에서 추가된 예비적 청구에 기하여 위 보험금지급채무의 부존재를 확인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위수(재판장) 오선희 김영학

제1목록(보험계약의 표시)[생보판 질병2]
1. 보험종목 : 무배당뉴어린이닥터보험
2. 보험계약자 : 민○숙
3. 계약일 : 2000. 10. 26.
4. 보험가입금액 : 10,000,000원
5. 주피보험자 : 민○숙
종피보험자 : 조○희(피고)
상해시 수익자 : 조○희(피고)
사망시수익자 : 상속인
6. 보험기간 : 19년간
7. 보△료 : 월 29,200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