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지방법원 2006. 12. 1. 선고 2006가단23786 판결【구상금】: 판결문 전문

【판시사항】

고속도로의 안전지대와 갓길에 걸쳐 승객하차를 위해 정차하고 있던 차량이 후행차량에 의해 추돌시 정차차량의 과실 여부 및 그 비율 

【판결요지】

고속도로의 안전지대와 갓길에 걸쳐 승객하차를 위해 정차하고 있던 차량이 후행차량에 의해 추돌시 정차차량의 과실 여부 및 그 비율의 판단에 관한 사례.

【전문】
【원고】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
【피고】○○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변론종결】2006. 11. 3.
【주문】 
1.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14,285,968원과 이에 대하여 2006. 5. 17.부터 2006. 12. 1.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85%는 원고가, 15%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38,095,916원 및 이에 대하여 2006. 5. 17.부터 이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1 내지 3호증, 갑 6 내지 27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을 1, 2호증, 을 4호증의 1, 7 내지 18, 26의 각 기재와 증인 김○○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주)○○통운과 사이에 ○○통운 소유의 울산 80아19○○호 차량(이하, 원고차량)에 대하여 자동차공제계약을 체결한 자이고, 피고 주식회사 ○○관광은 울산72바13○○호 관광버스(이하, 피고차량)의 소유자이자 운전자인 양○○의 사용자이며, 피고 ○○생명보험 주식회사는 피고 ○○관광과 사이에 위 피고차량에 대한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한 자이다.

나. 정○○은 2005. 11. 15. 07:45경 원고차량을 운전하여 울산 울주군 언양읍 어음리 소재 울산고속도로 언양방면 0.1km 지점을 울산방면에서 서울방면으로 편도 2차로의 2차로를 따라 운행하던 중 전방주시를 게을리 한 나머지 진행방향 우측의 가드레일을 들이받아 그 반동으로 인해 110여미터 가량을 갓길로 진행하다 원고차량의 앞 범퍼로 전방에서 안전지대와 갓길부근에 걸쳐 승객들의 하차를 위하여 정차중인 피고차량의 뒷 범퍼를 들이받아 그 충격으로 피해자 양○○이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을 포함하여 총 25명의 피해자로 하여금 상해를 입게 하는 교통사고(이하, 이 사건 교통사고)를 일으켰다.

다. 한편, 원고는 이 사건 교통사고의 피해자인 양○○의 상속인들에게 5,915만원을 지급한 것을 포함하여 총 20명의 피해자들에게 2006. 5. 17.까지 금 95,239,790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였고, 원고가 위 피해자 20명에게 지급한 손해배상액은 위 피해자들이 이 사건 교통사고로 인하여 입은 손해액의 범위 내에 있다.

2. 판단

가. 구상권의 발생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교통사고는 정○○이 안전운전의무를 게을리 한 채 원고차량을 운전한 과실과 양○○이 안전지대와 갓길에 걸쳐 피고차량을 무단정차한 과실이 경합하여 발행한 것이므로, 원고와 피고들은 각자 이 사건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자들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인데, 피고들은 공동불법행위자 중 1인인 원고의 손해배상금 지급으로 인하여 공동면책되었으므로 위 손해배상금 중 손해발생에 대하여 양○○이 가공한 정도에 상당한 부분을 상환할 의무가 있으며, 한편 원고는 정○○을 대위하여 보험금을 지급함으로써 상법 제682조 소정의 보험자대위의 법리에 따라 정○○이 피고들에 대하여 가지는 구상권을 취득하였다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피고차량이 정차되어 있던 지점이 안전지대이긴 하나, 이 사건 교통사고는 만취상태에서 원고차량을 무면허로 운전한 정○○의 과실에 기인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차량의 무단정차는 이 사건 교통사고의 발생과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차량의 정차위치는 이 사건 교통사고 당시 고속도로상의 안전지대와 갓길에 걸친 장소이고 정○○이 진행방향 우측 갓길의 가드레일을 충격한 후 110미터 이상을 진행하다 이 사건 사고를 일으킨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데, 한편, 안전지대는 도로교통법 제12조 제5항에 의해 모든 차량의 진입이 금지되고, 같은 법 제28조 제3호에 의해 경찰공무원의 지시에 의한 경우 또는 위험방지를 위하여 일시 정지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차 또는 정차가 금지되는 곳임에도, 피고차량은 그곳이 정류장이 아니어서 인정되지 않는 승객의 하차를 시도한 것이며, 피고가 가드레일을 충격하면서 진행하고 있던 상황이었으므로 원고차량이 정차되어 있지 않았다면 뒤늦게라도 핸들을 조작함이 가능했을수 있어 보이는 점, 피고차량이 이와 같은 사고 발생지점의 상황 및 앞에서 본 사고발생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차량이 정차되어 있지 않았더라면 이 사건 교통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차량의 무단정차와 이 사건 교통사고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고, 피고 차량의 과실이 그 책임을 전부 면할 정도로 미미하다고도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구상권의 범위

이 사건 교통사고가 발생한 지점 부근은 도로의 직선구간이고, 사고 당시 피고차량은 차로를 침범함이 없이 안전지대와 갓길에 걸쳐 정차되어 있었으나, 정차사실을 알리기 위한 경광등이 켜져 있거나 안전표지가 설치되어 있지는 않았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으며, 이 사건 교통사고가 발생한 시간이 07:45경인점, 원고차량을 운전한 정○○은 사고 당시 무면허상태였고 (음주수치가 측정되지 않았지만) 소주 2홉 드리 3분의 2병을 마시고 운전을 한 점은 을 1호증의 기재와 증인 김○○의 증언에 의하여 인정되는바, 이러한 사고발생지점 도로의 사정, 피고차량의 정차상태, 원고차량 운전자의 정황 등 제반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교통사고에 있어서 정○○과 양○○의 과실비율은 85:15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들이 각자 원고에게 구상금으로 지급할 금액은 14,285,968원(= 95,239,790원 x 0.15, 원 미만 버림)이 된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14,285,968원과 이에 대하여 원고의 최종 손해배상금 지급일인 2006. 5. 17.부터 이 사건 판결선고일인 2006. 12. 1.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다.

판사 채승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