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지방법원 2013. 8. 13. 선고 2012나6173 판결【부당이득금】: 항소기각

【판시사항】

원금이나 일정한 수익률이 보장되지 않는 종신형 보험상품을 5년 이후 해약시 원금이 보장되고 일정한 수익까지 확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처럼 기망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사건에서, 보험회사는 납입보험료 전액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상법 소정의 연 6%의 이자까지 반환하여야 한다고 한 판결.

【전 문】
【원고,피항소인】 〇〇〇
【피고,항소인】 □□□□생명보험 주식회사(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율촌 담당변호사 )
【제1심판결】 청주지방법원 영동지원 2012. 10. 26. 선고 2012가단1282 판결
【변론종결】 2013. 7. 9.
【주 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32,238,740원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기초사실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2006. 8. 21. 피고 회사의 보험모집인이었던 〇〇〇의 권유로 피고와 사이에 '〇〇〇〇〇〇〇보험'이라는 명칭의 보험(이하 '이 사건 보험'이라 한다)에 가입하는 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같은 날부터 2011. 8. 21.까지 사이에 별지 '이자 계산표'의 '납입액'란 기재와 같이 61회에 걸쳐 월 300만 원(실제 납입액은 1%의 약정 할인금액을 차감한 297만 원이다)씩 보험료를 납입하였다.

나. 이 사건 보험은 계약체결 다음달부터 5년의 주가지수연동기간 동안 주가지수에 연동하여 추가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보험상품으로서, 주가지수연동이율에 따라 적립금이 변동될 수 있고, 그에 따라 보험계약을 중도 해지할 경우 받을 수 있는 해약환급금이 납입보험료 합계액보다 적거나 없을 수도 있다.

다. 원고는 2011. 10. 6. 피고에게 이 사건 보험의 내용이 계약 당시 〇〇〇로부터 들은 설명과 다르다는 이유로 그동안 납입한 보험료 합계액 및 이에 대한 이자의 반환을 구하였다가, 피고가 거절하자, 2011. 11. 28.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하였고, 이에 피고는 2012. 1. 27. 원고에게 그동안 지급받은 보험료 합계액 181,170,000원(= 월 2,970,000원 × 61회)을 반환하였다.

2. 주장 및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보험은 원금이나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종신형 보험상품임에도, 피고는 보험모집인인 〇〇〇를 통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보험이 절대로 원금 손실을 보지 않고 단 한번만이라도 주가지수가 상승하면 고정적인 수익률을 확실히 보장해 주며 언제든지 보험금을 인출할 수 있는 만기 5년의 적금형 상품이라고 기망하여 이에 속은 원고와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원고는 사기 또는 착오에 의한 것임을 이유로 이 사건 보험계약을 취소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그동안 지급받은 보험료 합계액의 원금 외에 이에 대한 연 6%의 이자 상당액인 32,238,740원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피고의 보험모집인인 〇〇〇는 원고에게 이 사건 보험의 내용을 사실과 다르게 알리거나 중요한 사항을 알리지 아니하였으므로, 피고는 보험업법 제102조에 따라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위 이자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 요지

원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자필로 서명하여 〇〇〇에게 교부한 이 사건 보험의 청약서에는 보험의 종류가 연금보험으로, 보험료 납입기간이 5년이 아니라 64세까지로, 만기가 종신으로 각 명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이 사건 보험의 주요내용이 기재된 각 질문사항을 읽고 모두 '〇' 표시를 한 것으로 되어 있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보험의 내용에 관하여 어떠한 기망을 하였다거나 이 사건 보험의 내용을 사실과 다르게 알리거나 중요한 사항을 알리지 아니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그리고 이 사건 보험에 의하여 납입되는 보험료에서는 우선적으로 보험사업 운영을 위한 사업비가 공제되어야 하므로, 이를 공제한 나머지 보험료를 기준으로 하여 보면 실제로 확정금리 연 1%에 주가지수연동이율을 더하여 해약환급금이 산정되기 때문에, 〇〇〇가 원고에게 이 사건 보험에 관하여 설명한 내용 중 신의칙상 허용되는 상품광고의 과장범위를 넘어 어떠한 거짓이 있다고 할 수도 없다.

나. 판단

(1)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 여부

(가)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3, 4호증, 을 제2, 4호증의 각 기재, 제1심 및 당심 증인 〇〇〇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을 제6, 8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와 당심 증인 ◎◎◎의 증언만으로는 이를 뒤집기에 부족하며, 달리 반증이 없다.

1) 피고는 피고 회사 소속 대전영업단 〇〇지점장인 ◎◎◎ 등을 통하여 〇〇〇를 포함한 보험모집인들에게 이 사건 보험의 내용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면서 갑 제3호증{이하 '이 사건 자료'라 한다}의 자료를 사용하여 설명을 하였는데, 그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하 표 생략)

2) ◎◎◎ 등은 〇〇〇를 포함한 보험모집인들에게 이 사건 자료를 바탕으로 이 사건 보험의 내용에 관하여 교육을 하면서, 이 사건 보험이 연금보험이긴 하나 고객의 필요에 따라 5년, 10년 등의 기간단위로 끊어 이용할 수 있고, 최소 5년이면 시중의 적금상품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으며, 주가지수연동형이긴 하나 최저 연 1%의 확정 수익률을 보장하고 마이너스 수익은 반영하지 않기 때문에 수익성과 안정성 등 모든 면에서 최고의 보험상품이라고 설명하였다.

3) 〇〇〇는 2006. 8. 21.경 평소 알고 지내던 원고로부터 만기 5년이 넘지 않는 보험상품을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원고에게 이 사건 보험에 가입할 것을 권유하면서 이 사건 보험은 만기 년의 , 5 적금형으로 이용할 수 있는 보험상품으로서 최소 5년이면 시중의 적금상품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낼 수 있고, 주가지수에 연동되기는 하나 설령 주가지수가 하락하더라도 최저 연 1%의 확정 수익률을 보장하며 마이너스수익은 반영하지 않아 수익성과 안정성이 최고인 상품이라고 설명하였다. 이에 원고는 위와 같은 〇〇〇의 설명을 믿고 이 사건 보험의 청약서에 서명을 하여 〇〇〇에게 교부함으로써,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보험계약이 체결되었다.

(나)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보험이 실제로는 5년 이후 해약을 할 경우 지급받을 수 있는 해약환급금이 그동안의 납입보험료 합계액에 미치지 못하거나 없을 수도 있어서 원금이나 일정한 수익률이 보장되지 않음에도, 피고는 지점장인 ◎◎◎ 등과 보험모집인인 〇〇〇를 통하여 원고에게 보험 가입 후 5년이 지나 해약을 하면 마치 그동안의 납입보험료 원금이 보장될 뿐만 아니라 일정한 수익까지 확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처럼 기망하여, 이에 속은 원고와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을 제1, 5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뒤집기에 부족하며, 달리 반증이 없다(피고는 납입보험료에서 사업비를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기준으로 하면 실제로 확정금리 연 1%에 주가지수연동이율을 더하여 해약환급금이 산정되기 때문에 원고를 기망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자료에는 납입보험료 중 사업비를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기초로 하여 수익금을 산출하지 않고 납입보험료 전액을 기초로 하여 수익금을 산출하면서 이 사건 보험이 마치 원금 손실 없이 일정한 수익률을 확정적으로 보장하는 것처럼 기재되어 있고, 〇〇〇도 위와 같은 이 사건 자료의 내용에 따라 원고에게 이 사건 보험의 내용에 관하여 설명한 것으로 보이는 이상, 보험가입자인 원고의 입장에서는 보험가입 후 년이 5 지나 해약을 하면 사업비와 무관하게 납입보험료 전액을 기준으로 원금 손실 없이 일정한 수익을 확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 것으로 기대하였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위와 같은 피고의 사기를 이유로 이 사건 보험계약을 취소한다는 원고의 의사표시가 담긴 이 사건 소장 부본이 2012. 5. 16. 피고에게 송달됨으로써 이 사건 보험계약은 적법하게 취소되었다.

(2) 이자반환 여부

계약이 취소된 경우 그로 인한 급부의 반환의무는 성질상 부당이득반환의무로서 그 반환범위에 관하여는 민법 제748조가 적용된다고 보아야 하므로, 악의의 수익자는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받은 이익에 이자를 붙여 반환하고 손해가 있으면 이를 배상하여야 한다.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보험상품을 설계한 당사자로서 중도해지로 인한 해약환급금 지급시 그동안의 납입보험료에서 사업비를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기초로 하여 수익률을 적용․산출하게 되는 등의 이유로 인하여 환급금액이 납입보험료 합계액보다 적거나 없게 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지점장인 ◎◎◎과 보험모집인인 〇〇〇 등을 통하여 원고에게 납입보험료 전액에 대하여 일정한 수익률이 확정적으로 보장되고 원금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 것처럼 설명된 이 사건 자료를 바탕으로 이 사건 보험이 마치 그와 같은 내용의 보험상품인 것처럼 설명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위와 같은 계약취소사유가 있음을 인식하고 있었던 악의의 수익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2006. 8. 21.부터 2011. 8. 21.까지 사이에 61회에 걸쳐 매월 실제로 납입한 각 보험료 297만 원에 대하여 각 납입일로부터 피고가 원고에게 납입보험료 원금 합계액 181,170,000원을 반환한 날의 전날로서 원고가 구하는 2012. 1. 26.까지 상법이 정한 연 6%의 비율로 계산한 각 이자의 합계액 31,916,325원(구체적인 산출내역은 별지 '이자 계산표'의 기재와 같다)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상법이 정한 연 6%의 이율은 상행위로 인한 채무나 이와 동일성을 가진 채무에 관하여 적용되는 것인데(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다34045 판결 참조), 위 이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은 근본적으로 상행위에 해당하는 이 사건 보험계약에 기초하여 발생한 것이고, 이러한 점에다가 변론에 나타난 위 부당이득반환채권 발생의 경위와 원인, 원고와 피고의 지위 및 관계 등까지 더하여 보면,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은 상행위로 인한 것이거나 이와 동일성을 가진 채권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이다.

그런데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나, 피고만이 항소한 이 사건에 있어 제1심 판결을 피고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할 수는 없으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만 한다.

판사 이영욱(재판장) 박준범 여태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