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원지방법원 2012. 8. 30. 선고 2011가합2975 판결【채무부존재확인】:  원고승

【판시사항】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전후에 걸쳐 다른 보험회사와 이 사건 보험계약과 그 보장내용 등이 유사한 보험 11개 상당을 가입하였고, 이 사건 보험을 비롯한 보험들에 가입한 이후로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입원치료를 반복한 점, 질병의 정도, 치료의 경과 등에 비추어 볼 때 반복적이고도 장기간의 입원치료가 필요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동일한 시기에 동일한 질병의 입원치료 등을 이유로 다른 보험회사들로부터 51,061,874원 상당의 보험금을 지급받은 점,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전에 이미 위 질환으로 인한 보험사고를 예상하고 있었다고 보이는 점, 피고에게 월 보험료를 감당할 만한 소득이 있음을 인정하기 어려운 점을 들어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른 원고 회사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보험금 지급 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한다고 한 판결.

【전 문】
【원 고】 〇〇손해보험 주식회사(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서면 담당변호사 성재영, 이철원)
【피 고】 이〇〇(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김해 앤 세계 담당변호사 황태진)
【변론종결】  2012. 7. 26. 
【주 문】
1. 별지 목록 기재 보험계약에 기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보험금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6,446,615원 및 이에 대하여 2011. 6. 11.부터 2012. 8. 30.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주문 제2항의 지연손해금 비율 5%를 6%로 청구한 것 외에는 주문 제1, 2항과 같다.

【이 유】

1. 기초사실

가.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체결

(1) 피고는 2008. 12. 19. 원고 회사와의 사이에, 피보험자를 피고로 하여 피보험자에게 질병입원비, 질병간병비 등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별지 목록 기재 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2)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보험계약 청약서의 '계약전 알릴 의무사항'란에 기재된 질문 중 '다른 보험회사(공제, 우체국 등 포함)에 이 보험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위험을 담보하는 생명보험 또는 (장기)손해보험을 가입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관하여, '아니오'란에 '√' 표시를 하였다.

나. 보험사고의 발생 및 원고 회사의 보험금 지급 등

피고는 〇〇병원에서 경추부 추간판탈출증 등의 병명으로 2009. 6. 12.부터 2009. 7. 8.까지 총 27일 동안 입원치료를 받는 등 2009. 6. 12.부터 2011. 3. 31.까지 사이에 〇〇병원, 〇〇병원, 〇〇정형외과, 〇〇병원 등에서 7회에 걸쳐 총 152일 동안 아래 표기재와 같이 입원치료를 받았고, 원고 회사는 피고에게 2009. 6. 12.부터 2010. 11. 22.까지의 입원치료에 관하여 아래 표 기재와 같이 합계 6,446,615원 상당의 보험금을 지급하였다(다만, 원고 회사는 2011. 3. 28.부터 같은 달 31.까지 4일 동안 〇〇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음을 이유로 한 피고의 보험금지급청구에 대하여 그 지급을 거절하였다).
  (표 생략)

다. 다른 보험회사와의 각 보험계약 체결 및 보험금 수령 등

(1)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전후에 걸쳐 다른 보험회사와 그 보장내용 등이 유사한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구체적인 내역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표 생략)

(2) 한편, 피고는 앞에서 본 입원치료 등으로 〇〇〇〇〇〇〇〇〇〇〇〇〇로부터 모두 9,120,000원을, 〇〇생명보험 주식회사로부터 모두 5,400,000원을, 〇〇생명보험 주식회사로부터 모두 7,100,000원을, 〇〇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로부터 모두 6,274,884원을, 〇〇손해보험 주식회사로부터 모두 13,760,000원을, 〇〇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로부터 모두 4,560,000원을, 〇〇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로부터 모두 4,846,990원을 각각 지급받는 등 다른 보험회사로부터 합계 51,061,874원 상당의 보험금을 지급받았는데, 그 구체적인 내역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표 생략)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 을 제1, 9 내지 14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국민건강보험공단 김해지사장, 〇〇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〇〇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〇〇〇〇〇〇〇〇〇〇〇〇〇 한국지사, 〇〇생명보험 주식회사, 〇〇생명보험 주식회사, 〇〇병원장, 〇〇병원장, 〇〇 정형외과의원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보험금 지급채무 부존재 확인청구

가. 원고 회사의 주장

(1) 반사회적 법률행위로서 무효라는 주장

피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이외에도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하였고, 그로 인하여 보험회사들로부터 다액의 보험금을 지급받은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는 다수의 보험계약을 통하여 보험금을 부정 취득할 목적으로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결국 이 사건 보험계약은 민법 제103조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이다.

(2) 사기에 의한 법률행위로서 취소한다는 주장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이미 이 사건 보험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다른 수개의 보험을 가입하였음에도 이를 원고 회사에 제대로 고지하지 않는 등 원고 회사를 기망하였으므로, 원고 회사는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임을 이유로 민법 제110조에 따라 이 사건 소 제기로써 이 사건 보험계약을 취소한다.

나. 판단

(1) 민법 제103조에 의하여 무효로 되는 반사회질서 행위는 법률행위의 목적인 권리의무의 내용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경우뿐만 아니라, 그 내용 자체는 반사회질서적인 것이 아니라고 하여도 법률적으로 이를 강제하거나 법률행위에 반사회질서적인 조건 또는 금전적인 대가가 결부됨으로써 반사회질서적 성질을 띠게 되는 경우 및 표시되거나 상대방에게 알려진 법률행위의 동기가 반사회질서적인 경우를 포함하고, 보험계약자가 다수의 보험계약을 통하여 보험금을 부정하게 취득할 목적으로 보험계약을 체결한 경우, 이러한 목적으로 체결된 보험계약에 의하여 보험금을 지급하게 하는 것은 보험계약을 악용하여 부정한 이득을 얻고자 하는 사행심을 조장함으로써 사회적 상당성을 일탈하게 될 뿐만 아니라, 또한 합리적인 위험의 분산이라는 보험제도의 목적을 해치고 위험발생의 우발성을 파괴하며 다수의 선량한 보험가입자들의 희생을 초래하여 보험제도의 근간을 해치게 되므로, 이와 같은 보험계약은 민법 제103조 소정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5. 7. 28. 선고 2005다23858 판결 참조).

한편, 보험계약자가 그 보험금을 부정하게 취득할 목적으로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지에 관하여는 이를 직접적으로 인정할 증거가 없더라도, 보험계약자의 직업 및 재산상태, 다수의 보험계약의 체결 경위, 보험계약의 규모, 보험계약 체결 후의 정황 등 제반 사정에 기하여 그와 같은 목적을 추인할 수 있다(대법원 2005. 7. 28. 선고 2005다23858 판결,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9다12115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위 기초사실에 나타나거나 앞에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전후에 걸쳐 다른 보험회사와 이 사건 보험계약과 그 보장내용 등이 유사한 보험 11개 상당을 가입하였고, 그와 같은 다수의 보험계약에 따라 피고가 납부하여야 할 월 보험료가 총 528,174원을 초과하는 점, ② 더욱이 피고는 2008. 12. 8. 원고 회사와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한 것을 비롯하여 그 이전인 2007년 5월경부터 2009년 2월경 사이에 이와 유사한 위험을 보장하는 보험 8개를 가입한 점, ③ 피고는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2009. 6. 12.부터 2011. 3. 31.까지 사이에 〇〇병원, 〇〇병원, 〇〇정형외과, 〇〇 병원 등에서 7회에 걸쳐 총 152일 동안 입원치료를 받는 등 위와 같이 이 사건 보험을 비롯한 보험들에 가입한 이후로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입원치료를 반복한 점, ④ 피고의 위와 같은 보험사고의 대부분은 추간판탈출증, 연골연화증 등에 의한 반복적인 입원이었는데, 그 질병의 정도, 치료의 경과 등에 비추어 볼 때 그와 같은 반복적이고도 장기간의 입원치료가 필요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특히, 〇〇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의하면, 입원 당시 통원치료가 불가능한 상태는 아니었으나 환자가 지속적인 슬관절 통증을 호소하여 입원치료를 하게 된 사실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입원 당시의 증상도 주로 슬관절 통증 및 압통으로서 입원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상태였다고 보기도 힘들다[피고가 제출한 을 제12호증(소견서)에는 피고가 슬개골 연골연화증 등의 증상이 심하여 입원치료가 필요하였다고 기재되어 있으나, 이 법원의 수차례에 걸친 독촉에 따라 도착한 〇〇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비추어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⑤ 그와 같은 입원치료를 원인으로 하여 피고는 원고 회사로부터 합계 6,446,615원 상당의 보험금을 지급받은 것 외에 동일한 시기에 동일한 질병의 입원치료 등을 이유로 다른 보험회사인 〇〇〇〇〇〇〇〇〇〇〇〇〇로부터 모두 9,120,000원을, 〇〇생명보험 주식회사로부터 모두 5,400,000원을, 〇〇생명보험 주식회사로부터 모두 7,100,000원을, 〇〇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로부터 모두 6,274,884원을, 〇〇손해보험 주식회사로부터 모두 13,760,000원을, 〇〇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로부터 모두 4,560,000원을, 〇〇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로부터 4,846,990원을 지급받는 등 2009년 7월경부터 2011년 3월경까지 지급받은 보험금이 합계 51,061,874원 상당에 이르는 점, ⑥ 피고가 입원치료를 받은 주요병명인 연골연화증은 퇴행성 질환으로 우연한 사고에 의해서 발병하는 질환은 아니어서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전에 이미 위 질환으로 인한 보험사고를 예상하고 있었다고 보이는 점, ⑦ 피고가 체결한 다수의 보험계약에 따라 납부하여야 할 월 보험료를 모두 합하면 528,174원을 초과하는데(피고는 위에서 본 보험계약들 외에도 몇 건의 보험계약을 더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피고에게 이를 감당할 만한 소득이 있음을 인정하기 어려운 점[을 제4, 5,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김해시 〇〇면 〇〇리 〇〇-〇〇 소재 〇〇마을 〇〇타운 〇차 아파트 〇〇〇동 〇〇〇호를 소유하고 있고(채권최고액 110,400,000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다), 다가구임대주택사업자로 사업자등록이 되어 있으며, 남편이 부동산중개업자로 사업자등록이 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되나,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피고 부부가 실제로 다가구주택 임대업 및 부동산중개업을 영위하는지 및 그 소득이 얼마인지를 알 수 없다], ⑧ 피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당시 원고 회사에 위에서 본 동일한 성격의 다른 보험에 가입된 사실이 없다고 고지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보험계약은 순수하게 생명, 신체 등에 대한 우연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보장내용이 동일한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하여 보험사고를 가장하거나 혹은 그 정도를 실제보다 과장하여 보험금을 부정하게 취득할 목적으로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보험계약은 민법 제103조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고, 피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이 유효함을 주장하고 있는 이상, 확인의 이익 또한 인정된다.

(3) 따라서,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른 원고 회사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보험금 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한다(이 사건 보험계약이 무효라고 판단하는 이상, 원고 회사의 사기로 인한 취소 주장에 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3. 부당이득반환청구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보험계약은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 회사에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라 원고 회사로부터 지급받은 보험금 합계 6,446,615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 날인 2011. 6. 11.부터 이 사건 판결 선고일까지는 민법에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 회사는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 날부터 이 사건 판결 선고일까지 상법에 정한 연 6%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구하고 있으므로 살피건대, 상법 제54조의 상사법정이율이 적용되는 ‘상행위로 인한 채무’에는 상행위로 인하여 직접 생긴 채무뿐만 아니라 그와 동일성이 있는 채무 또는 그 변형으로 인정되는 채무도 포함되나, 피고가 원고 회사에 대하여 부담하는 위 부당이득반환채무는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발생하는 법정채무일 뿐, 상행위로 인한 채무와 동일성이 있는 채무라거나 그 변형으로 인정되는 채무라고는 볼 수 없어,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에 관하여 상법 제54조의 상사법정이율을 적용할 수는 없으므로, 원고 회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다41786 판결 참조)].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일부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노갑식(재판장) 임지웅 정동주

보험계약의 표시
1. 보험종목 : 무배당 ○○보험
2. 보험계약자 : 이○○
3. 피보험자 : 이○○
4. 증권번호 : IQ********
5. 보험기간 : 2008. 12. 19.부터 2064. 12. 19.까지
6. 관련 담보내용 및 가입금액
- 질병입원비 1일 30,000원(연 180일 한도)
- 질병간병비 기본 500,000원(31일 이상 입원치료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