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지방법원 2012. 9. 21. 선고 2011가단11924 판결【구상금】

【판시사항】

버스 운전사가 고속도로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후 도로를 이탈하여 추락함으로써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였고, 보험회사가 피해자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후 가드레일의 하자를 주장하며 한국도로공사에 구상금을 청구한 사건에서, 가드레일이 통상 갖추어야 할 기준강도에 크게 못미친다는 이유로 가드레일의 관리주체인 한국도로공사에게 구상책임을 인정한 판결

【전 문】
【원 고】 ○○해상화재보험 주식회사(소송대리인 한봉수)
【피 고】 한국도로공사(소송대리인 변호사 송동호)
【변론종결】 2012. 8. 31.
【주 문】
1. 피고는 원고에게 58,848,112원 및 이에 대하여 2011. 8. 24.부터 2012. 9. 21.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3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88,866,231원 및 이에 대하여 2011. 8. 24.부터 청구취지 및 원인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〇〇〇과 사이에 그 소유의 〇〇누〇〇〇〇호 버스 차량(이하 '이 사건 버스')에 관하여 보험기간을 2011. 2. 26.부터 2012. 2. 26.까지로 정하여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보험자이고, 피고는 아래에서 보는 사고가 발생한 도로의 관리자이다.

나. 사고의 발생

(1) 〇〇〇은 2011. 2. 27. 08:55경 이 사건 버스를 운전하여 중부고속도로 하행선 277.4㎞ 지점인 충북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 소재 백곡천교 위 도로(이하 '이 사건 도로'라 한다)를 편도 2차로 중 2차로를 따라 진행하였는바, 당시는 비가 내려 도로가 미끄러웠으므로 이러한 경우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으로서는 속도를 줄이고 전방주시를 철저히 하여야 할 업무상의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반하여 그대로 진행한 과실로, 이 사건 버스로 하여금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계속하여 도로 우측의 방호울타리(이하 '이 사건 방호울타리'라 한다)를 들이받은 후 도로를 이탈하여 그 아래 논으로 추락하게 하는 교통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일으켰다.

(2)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〇〇〇는 그 자리에서 사망하였고, □□□, □□□, □□□, □□□, □□□, □□□, □□□, □□□, □□□, □□□이 각 상해를 입었으며, 이 사건 방호울타리가 손괴되었다.

다. 보험금의 지급 등

원고는 보험금으로, 〇〇〇의 상속인들에게 2011. 4. 22.까지 102,738,070원을, □□□에게 2011. 8. 23.까지 66,776,230원을, □□□에게 2011. 6. 1.까지 5,756,380원을, □□□에게 2011. 5. 2.까지 6,458,000원을, □□□에게 2011. 3. 23.까지 2,565,520원을, □□□에게 2011. 7. 25.까지 52,335,960원을, □□□에게 2011. 5. 3.까지 4,582,800원을, □□□에게 2011. 6. 28.까지 1,788,780원을, □□□에게 2011. 4. 29.까지 44,498,670원을, □□□에게 2011. 3. 31.까지 3,525,940원을, □□□에게 2011. 5. 3.까지 3,214,210원을 각 지급하였고, 피고에게도 2011. 3. 3. 이 사건 방호울타리 수리비에 상응하는 보험금으로 2011. 3. 3. 1,980,210원을 지급하였다.

라. 관련법령

이 사건 방호울타리에 관한 관련 법령의 기준은 별지 도로안전시설설치 및 관리지침(이하 '관리 지침'이라 한다)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12, 18, 22 내지 33, 48, 5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방호울타리 수리비용에 관한 구상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방호울타리 수리비용 중 피고의 책임비율에 해당하는 금원에 대하여도 상법 제682조에 의한 구상금청구를 하고 있으므로 살피건대, 이 사건의 경우 이 사건 방호울타리의 손괴는 〇〇〇이 일방적으로 이 사건 방호울타리를 들이받아 발생한 손해임은 물론, 상법 제682조는 『손해가 제3자의 행위로 인하여 생긴 경우에 보험금액을 지급한 보험자는 그 지급한 금액의 한도에서 그 제3자에 대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권리를 취득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에 따라 보험자가 취득하는 권리는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제3자에 대하여 가지는 손해배상청구권이라 할 것인데, 이 사건 방호울타리 수리비용은 피고의 손해에 해당할 뿐, 이를 〇〇〇의 손해라 할 수도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인적손해에 관한 구상청구에 대한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도로에 설치된 이 사건 방호울타리가 관련 법령에서 정한 강도 및 높이 기준에 미달되는 것이었고, 이 사건 사고는 위와 같은 이 사건 방호울타리의 설치·관리상의 하자와 〇〇〇의 과실이 경합되어 발생한 것이며,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이 사건 울타리의 설치·관리자인 피고의 책임비율은 30%라 할 것인바,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함으로써 상법 제682조에 의해 보험자 대위권을 행사하는 원고에게 그 책임비율에 해당하는 구상금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방호울타리의 설치·관리상에 어떠한 하자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고, 이 사건 사고는 〇〇〇의 전적인 과실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2) 방호울타리 강도 관련 하자 여부에 대한 판단

민법 제758조 제1항에 정한 공작물의 설치·보존상의 하자라 함은 공작물이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하는 것으로서, 이와 같은 안전성의 구비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해 공작물의 설치·보존자가 그 공작물의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하고, 공작물인 도로의 설치·관리상의 하자는 도로의 위치 등 장소적인 조건, 도로의 구조, 교통량, 사고시에 있어서의 교통 사정 등 도로의 이용 상황과 그 본래의 이용 목적 등 여러 사정과 물적 결함의 위치, 형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7다29287,29294 판결 등 참조). 한편, 법령 또는 행정청의 내부준칙에 정하여진 안전성의 기준이 있다면 이 것이 공작물의 설치·관리상의 하자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살피건대, 갑 제14호증, 갑 제18호증의 2의 각 기재, 이 법원의 한국도로공사충청북도지부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도로는 제한 최고속도가 시속 110㎞인 사실, 이 사건 버스가 이 사건 방호울타리에 충격할 당시의 충격도가 96kj였던 사실이 인정되고, 위 인정사실에다가 갑 제5, 48호증, 갑 제53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이 사건 도로는 관리 지침상 SB(Safety Barrier) 3(기준충격도 : 130kj) 이상의 강도를 가진 방호울타리의 설치가 요구되는 장소인 점, 이 사건 버스가 이 사건 방호울타리에 충격할 당시의 충격도가 위와 같이 96kj에 불과하였음에도 이 사건 버스가 이 사건 방호울타리를 뚫고 도로를 이탈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방호울타리는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었다고 판단된다.

한편, 피고는 이에 대해 방호울타리 강도에 관련된 관리 지침 규정은 이 사건 방호울타리 설치 이후에 마련된 것이므로, 이를 기준으로 이 사건 방호울타리의 설치․관리상의 하자를 판단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므로 살피건대, 설령 방호울타리의 강도에 관련된 관리 지침의 규정이 이 사건 방호울타리 설치 이후에 제정 및 시행되었다고 하더라도, 도로의 구조 및 시설에 관한 설치·관리상 하자 유무는 도로환경 및 관련법령의 변화에 따라 이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지, 도로 개설 당시의 관련 법령을 계속하여 그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방호울타리 높이 관련 하자 여부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갑 제9, 14호증, 갑 제17호증의 1의 각 기재, 증인 △△△의 증언만으로는 이 사건 방호울타리에 높이 관련 설치 및 관리상의 하자가 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원고 스스로도 이 사건 방호울타리의 높이가 현행 관리 지침에는 위반되지 않는다고 인정하고 있다),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음은 물론, 나아가 이 사건 사고가 위와 같이 이 사건 버스가 강도 미달의 이 사건 방호울타리를 뚫고 도로를 이탈하여 발생한 것임이 인정되는 이상, 방호울타리의 높이와 이 사건 사고 사이의 인과관계 역시 인정하기 어려운바, 따라서 원고의 이에 대한 주장은 이유 없다.

(4)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사고는 위와 같이 이 사건 버스 운전자인 〇〇〇의 과실과 피고의 강도에 관한 이 사건 방호울타리의 설치·관리상 하자의 경합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므로,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 공동불법행위자로 책임을 진다고 할 것이다.

한편, 공동불법행위자는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부진정연대채무를 부담하되, 공동불법행위자 내부관계에 있어서는 일정한 부담부분이 있고, 이 부담부분은 공동불법행위자의 과실의 정도에 따라 정하여지는 것으로서 공동불법행위자 중 1인이 자신의 자기의 부담부분 이상을 변제하여 공동의 면책을 얻게 하였을 때에는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에게 그 부담부분의 비율에 따라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는바, 따라서 원고는 원고가 지급한 보험금의 한도에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피해자들의 손해액 중 피고의 과실비율에 상당하는 금액을 구상할 권리가 있다.

나. 구상책임의 범위

(1) 손해액의 범위

원고가 이 사건 사고의 피해자들에게 총 294,240,560원(= ◎◎◎의 상속인들 102,738,070원 + □□□ 66,776,230원 + □□□ 5,756,380원 + □□□ 6,458,000원 + □□□ 2,565,520원 + □□□ 52,335,960원 + □□□ 4,582,800원 + □□□ 1,788,780원 + □□□ 44,498,670원 + □□□ 3,525,940원 + □□□ 3,214,210원)의 보험금을 지급한 사실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고,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위 피해자들이 받아야 할 적정한 손해금은 위 보험금 이상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원고는 지급한 위 보험금 중 피고의 책임 범위 내에서 피고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2) 책임의 제한

이 사건 사고의 발생원인, 경위 및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의 책임비율을 20% 정도로 정함이 상당하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구상금으로 58,848,112원(= 294,240,560원 X 0.2)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원고가 자신의 부담비율을 초과한 보험금을 최종 지급한 날의 다음날인 2011. 8. 24.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12. 9. 21.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수현

별지(첨부판결문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