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고등법원 2001. 9. 28. 선고 2000나43125 판결 【보험금】

【전 문】
【원고,항소인】 강〇〇
【피고,피항소인】 〇〇생명보험주식회사 외 1명
【변론종결】 2001. 8. 31.
【원심판결】 서울지방법원 2000. 7. 18. 선고 99가합82455 판결
【주 문】
1. 원심판결 중 아래 2.항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원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2. 원고에게, 피고 〇〇생명보험 주식회사는 금 22,500,000원, 피고 〇〇생명보험 주식회사는 금 49,10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한 1999. 10. 12.부터 2001. 9. 28.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3.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4. 소송 총비용 중 원고와 피고 〇〇생명보험 주식회사 사이에 생긴 부분은 이를 10분하여 그 9는 원고의 나머지 1은 위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하고, 원고와 피고 〇〇생명보험 주식회사 사이에 생긴 부분은 이를 20분하여 그 19는 원고의, 나머지 1은 위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원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에게, 피고 〇〇생명보험 주식회사는 금 225,000,000원, 피고 〇〇생명보험 주식회사는, 주위적 및 예비적으로, 금 150,000,00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1998. 12. 21.부터 원심판결 선고일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 사실

다툼이 없는 사실, 갑제1 내지 3호증, 갑제4호증의 2, 갑제5호증의 3 내지 10, 14 내지 23, 34 내지 36, 40 내지 43, 45, 52, 57 내지 59, 67, 68, 72 내지 93, 98, 101 내지 112, 126 내지 128(갑제5호증의 128은 을가제3호증과 같다), 189, 197, 을가제1, 2호증, 을가제4, 5호증, 을나제1 내지 3호증, 을나제4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와 영상 및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와 달리 볼 증거는 없다.

가. 원고가 1997. 10. 6. 피고 〇〇생명보험 주식회사(이하 피고 〇〇생명이라고 한다)와 사이에 무배당 차차차교통안전보험계약을, 1998. 6. 26. 피고 〇〇생명보험 주식회사(이하 피고 〇〇생명이라고 한다)와 사이에 무배당 퍼펙트교통상해보험계약을 각 체결하고, 소정의 보험료를 각 납입하였다.

나. 위 각 보험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피고 〇〇생명과의 무배당 차차차교통안전보험계약
  - 이하 생략 -

(2) 피고 〇〇생명과의 무배당 퍼펙트교통상해보험
  - 이하 생략 -

다. (1) 망인은 1950. 8. 15.생의 남자이다.

(2) 그런데 망인은 1998. 12. 21. 00:00경 군산시 지곡동 소재 계산마을 앞 소외 조〇〇이 관리하는 축사 벽 모서리에 부딪혀 있는 전북1라〇〇〇〇호 프린스 승용차(소유명의자 : 망인의 처인 소외 신〇〇, 이하 이 사건 승용차라고 한다) 안에서 위 조〇〇에 의하여 변사체로 발견되었다.

위 조〇〇이 이 사건 승용차를 발견할 당시, 위 승용차의 앞뒷문은 모두 닫혀 있었고, 운전석 쪽 창문은 반쯤 열려 있었고, 시동이 걸려 있었고, 전조등은 켜진 상태이었다. 이 때 망인은 축 늘어진 상태에서 운전석에 앉아 있었으며, 좌측 눈 부위가 부어 있었고 머리와 안면에 피가 묻어 있는 상태이었다.

한편, 위 조〇〇은 위 현장 근처에 있는 자신의 집에 누워 있다가 1998. 12. 20.(일요일이다) 23:30분 내지 40분 경에 위 승용차와 축사가 부딪히는 소리를 들었다.

(3) 최초로 사고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망인이 은파유원지 방면에서 당북리 방면으로 차선 없는 노폭 4m의 시멘트 포장도로를 진행하다가 약 30도의 우로 굽은 길인 사고 지점에 이르러 방향전환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경사 10도의 내리막길을 5m 아래로 굴러 발생한 사고로 추정하였다.

(4)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서부분소의 망인에 대한 부검감정결과에 의하면, 망인의 머리 전체에서 다수의 동심원상의 정형좌상이 있고, 오른쪽 두정부와 오른쪽 후두부 및 입술에 좌열창이 있으며, 허리 부위와 양쪽 팔꿈치를 포함한 양쪽 팔에서 중심부에 찰과를 동반한 좌상이 있고, 오른쪽 어깨와 양쪽 무릎의 찰과상이 있고, 오른쪽 엉덩이 부위의 좌상이 있고, 광범위한 두피하출혈과 후경부의 근육간 출혈이 있고, 오른쪽 측두골 및 전두골에 선상골절이 있고, 뇌지주막하출혈이 있고, 왼쪽 엄지손가락의 수근골과 왼쪽 5번, 6번 늑골의 골절이 있으며, 혈중 알콜농도가 0.28%인 점에 비추어 변사자는 주취상태에서 이루어진 두부손상에 의하여 사망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위 프린스승용차의 내부 구조물에서 위와 같은 두부손상을 가할 수 있는 물체를 발견하지 못하였고, 그에 따라 위 연구소에서는 위 두부손상은 차량 내부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둔체에 의하여 얼굴 및 두부 전반에 걸쳐 다수의 가격을 당하여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5) 또한 위 연구소의 현장감정결과에 의하면, 위 프린스 승용차의 앞범퍼 좌측부분 및 좌측 앞펜더 부분과 좌측 백미러가 축사와의 충돌로 인하여 일부 찌그러지고 이탈되었으나, 나머지 부분은 손상이 없었고, 위 차량 내부에 인체와의 충격으로 인한 변형흔적, 손상흔적 등이 없는 점으로 보아 위 충돌로 인한 인체의 심한 손상은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으며, 위 차량의 뒷좌석에 놓여 있던 잠바의 오른쪽 팔 아래 부분에 혈흔이 묻어 있는 상태에서 그 부분이 뒤집혀져 있는 것으로 보아 위 혈흔은 잠바를 벗기 이전에 묻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 피고 〇〇생명에 대한 청구의 판단

가. 원고의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원고는, 망인이 휴일인 1998. 12. 20. 교통사고로 인하여 사망하였으므로, 위 무배당 퍼펙트교통상해보험에서 정한 휴일교통사고사망보험금으로 금 225,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망인이 군산시 지곡동 소재 계산마을 앞 축사 벽 모서리에 부딪혀 있는 이 사건 승용차의 운전석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사실, 당시 이 사건 승용차는 시동이 걸려 있었던 사실 및 최초 경찰 조사결과 이 사건 승용차가 위 축사 부근 노폭 4m의 시멘트 포장도로를 진행하다가 경사 10도의 내리막길을 5m 아래로 굴러 위 축사 벽모서리에 부딪힌 것으로 추정된 사실은 모두 앞에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에서 본 바와 같은 망인의 사망 당시의 신체상태와 혈중 알콜농도, 이 사건 승용차의 손상정도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은 자신이 이 사건 승용차를 운전하여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하여 사망하였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앞에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면 망인은 타인에 의하여 살해당하였고, 그 후 타인이 위 망인의 사인을 위장하기 위하여 망인을 이 사건 승용차의 운전석에 태운 채 승용차의 시동을 걸어 위 축사 부근의 내리막길로 굴러 떨어지게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따라서 망인이 교통사고를 원인으로 하여 사망하였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다만,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망인은 휴일인 1998. 12. 20. 타인에 의하여 사망하였고, 이는 위 무배당퍼펙트교통상해보험에서 정한 휴일 기타 재해사망보험금의 지급대상에 해당하므로, 위 피고는 원고에게 보험금 22,5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위 피고의 항변에 대한 판단

(1) 위 피고는 먼저,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는 그 타인의 서면에 의한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원고가 위 무배당 퍼펙트교통상해보험의 청약서에 기재된 망인의 자필서명을 위조하였으므로, 위 보험계약은 무효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가 위 보험 청약서의 망인의 자필서명을 위조하였다는 점은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오히려 을가제2호증, 갑제6호증의 1 내지 3, 갑제8호증의 1 내지 9, 갑제9호증의 각 기재와 당심증인 김〇〇의 증언에 의하면, 망인은 위 보험계약 체결시 직접 청약서에 서명한 사실이 인정될 뿐이다.

(2) 위 피고는 다시, 망인이 사망한 것은 위 무배당 퍼펙트교통상해보험의 계약자인 원고가 망인을 고의로 살해한 경우에 해당할 개연성이 크므로, 위 보험약관 제16조의 규정에 의하여 위 피고는 보험계약을 해지하는 바이고, 따라서 위 피고는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에서 든 증거들과 갑제4호증의 1, 갑제5호증의 135, 136의 각 기재에 의하면, 위 보험의 약관 제16조는 계약자가 고의로 피보험자를 해친 경우에 한하여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에는 피고 〇〇생명은 보험금을 지급하지 아니함과 동시에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위 신〇〇가 망인이 사망하기 이전부터 망인의 친구인 소외 채〇〇과 성관계를 가져오면서 이를 망인에게 숨겨온 사실, 망인이 사망할 무렵 위 신〇〇는 금 33,560,138원, 원고는 금 92,384,413원의 채무를 지고 있었던 사실, 위 신〇〇가 1997. 7. 7. 소외 〇〇생명보험 주식회사와 사이에 OK안전보험에 가입하였고, 위 보험이 1998. 5. 1. 보험료 미납으로 실효되었다가 1998. 10. 19. 부활청약으로 부활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과 갑 제5호증의 129, 131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단독 또는 위 신〇〇, 채〇〇과 공모하여 망인을 살해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피고의 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3) 위 피고는 마지막으로, 원고는 위 보험계약 체결 당시 다액의 채무를 부담하여 그 변제 독촉에 시달리고 있었던 점, 망인이 기타 재해사망이 아니라 교통사고와 같은 재해로 사망하여야만 보험금이 다액이 되는 점, 망인이 자신이 피보험자로 되는 생명보험을 체결하는 것을 알았다면 순순히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 원고의 보험계약 체결이 순수하게 생명·신체의 우연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원고와 소외 채〇〇이 호의적인 관계이었고, 원고의 모 신〇〇가 위 채〇〇의 정부이었으며 보험사고 전후의 행동에 의심스런 점이 있었던 점, 보험계약 체결일시와 보험사고 발생일시가 근접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보험계약은 부당한 이득을 취득하기 위하여 체결된 것으로 공서양속에 위반된 것으로서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망인이 위 보험계약의 청약서에 자필서명한 것으로 인정되고, 원고가 망인을 살해하였다는 점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이상, 피고 주장과 같이 원고가 다액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고, 원고와 위 채〇〇이 호의적인 관계이고, 위 신〇〇가 위 채〇〇의 정부이며, 위 보험계약 체결일시와 보험사고 발생일시가 근접해 있다는 점만으로는 위 보험계약이 공서양속에 위반된 것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이므로,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피고 〇〇생명에 대한 청구의 판단

가. 주위적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는, 망인이 차량탑승 중 교통사고로 인하여 사망하였고, 이는 위 무배당 차차차교통안전보험계약에서 정한 보험사고에 해당하므로 위 피고에 대하여 약정 보험금의 지급을 구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에서 설시한 바와 같이 망인은 차량탑승 중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이 아니라, 타인에 의하여 살해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위 보험계약은 타인에 의하여 살해된 경우를 보험사고로 정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것 없이 이유 없다.

나. 예비적 청구에 대한 판단

(1) 앞에서 설시한 바와 같이 위 무배당 차차차교통안전보험계약에서는 위 보험에서 담보하지 않는 사망을 원인으로 피보험자가 사망하였을 때에는 책임준비금을 지급하기로 정하고 있고, 이 사건에 있어 그 책임준비금은 49,100원이므로, 위 피고는 원고에게 금 49,1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 〇〇생명에 대한 예비적 청구는 위 금액의 지급을 구하는 범위 내에서만 이유 있고, 나머지는 이유 없다.

(2) 이에 대하여 위 피고는 먼저,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는 그 타인의 서면에 의한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원고가 위 무배당 퍼펙트교통상해보험의 청약서에 기재된 망인의 자필서명을 위조하였으므로, 위 보험계약은 무효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가 위 보험 청약서의 망인의 자필서명을 위조하였다는 점에 부합하는 듯한 을나제5호증의 기재는 그 진정성립을 인정할 자료가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위 피고는 다시, 망인이 수익자인 원고에 의하여 살해되었을 가능성이 크므로, 위 피고로서는 보험금 또는 책임준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피고 〇〇생명에 대한 판단에서 본 바와 같이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에게 피고 〇〇생명은 보험금 22,500,000원, 피고 〇〇생명은 책임준비금 49,10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원고의 보험금지급청구 의사가 담긴 이 사건 소장부본이 피고들에게 송달된 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1999. 10. 1.부터 10일이 경과한 후인 1999. 10. 12.부터(원고는 망인의 사망일 다음날인 1998. 12. 21.부터의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나, 원고가 이 사건 소 제기 이전에 피고들에게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였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피고들은 앞서 본 보험약관의 규정에 따라 위 소장부본 송달일로부터 10일 이내에 보험금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지연손해금의 기산일은 1999. 10. 12.이 된다)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당심판결 선고일인 2001. 9. 28.까지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이 정한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원심판결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위에서 지급을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위 인용금원의 지급을 명하며,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능환(재판장) 김원종 최복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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