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고등법원 2011. 12. 7. 선고 2011나53814 (본소), 2011나53821 (반소) 판결【채무부존재확인】:  원고일부승 

【판시사항】

보험자가 보험계약자에게 명시 설명하지 않은 풍수재 특별약관을 이 사건 보험약관의 해석 자료로 삼을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이 사건 보험약관의 체계와 이 사건 보통약관 중 이 사건 쟁점 조항의 규정 내용 및 풍수재 특별약관의 규정 내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보면, 보험자(원고)는 풍수재 특별약관에서 정한 사고는 보통약관의 이 사건 쟁점 조항에서 정한 사고와 중복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보통약관과 특별약관을 마련한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으나, 이 사건에서 보험계약자(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의 가입을 권유한 직원으로부터 풍수재 특별약관의 존재나 내용에 관하여 아무런 설명을 들은 바 없어 이에 대하여 알지 못한 채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풍수재 특별약관을 이 사건 쟁점 조항 해석의 자료로 삼을 수는 없다고 보아, 태풍에 수반된 강풍과 폭우(풍수재)로 보험목적물이 베란다 새시 및 창문이 파손된 사고는 이 사건 쟁점 조항에서 정한 '파열'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전 문】
【원고(반소피고),피항소인】 A보험사
【피고(반소원고),항소인】 E
【제1심판결】 수원지방법원 2011. 6. 16. 선고 2010가합23138 (본소), 2011가합5588 (반소) 판결 (원고승)
【대법원판결】 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2다1849 판결 (상고기각)
【변론종결】 2011. 11. 4.  
【주 문】
1.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2010. 9. 2. 〇〇〇에서 발생한 베란다 새시 및 창문의 파손 사고와 관련하여 별지 목록 기재 보험계약에 기한 원고(반소피고)의 피고(반소원고)에 대한 보험금지급채무는 아래 나.항에서 지급을 명하는 부분을 초과하여서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나. 원고(반소피고)는 피고(반소원고)에게 5,285,479원과 이에 대하여 2010. 10. 7.부터 2011. 12. 7.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다. 원고(반소피고)의 나머지 본소 청구와 피고(반소원고)의 나머지 반소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은 본소, 반소를 통틀어 그 중 70%는 원고(반소피고)가 부담하고, 나머지는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3. 제1의 나.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가. 본소
2010. 9. 2. 〇〇〇에서 발생한 베란다 새시 및 창문의 파손 사고와 관련하여 별지목록 기재 보험계약에 기한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의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 한다)에 대한 보험금 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나. 반소
원고는 피고에게 700만 원과 이에 대하여 2010. 9. 2.부터 이 사건 반소장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반소 청구취지 기재와 같은 판결

【이 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1. 기초사실

가. 보험계약의 체결

1) 원고와 피고는 2009. 10.경 피고의 거주지인 〇〇〇(이하 '이 사건 보험목적물'이라 한다)에 관하여 별지 목록 기재와 같은 내용의 □□□ 종합보험계약(증권번호: PL118000000925, 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2) 이 사건 보험계약 보통약관(이하 '이 사건 보통약관'이라 한다)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재산손해 담보조항
제1조 (보상하는 손해)
① 회사는 보험증권(보험가입증서)에 기재된 주택과 가재도구의 아래 손해를 보상하여 드립니다.
1. 화재, 벼락, 폭발 또는 파열, 화재로 인한 연기손해
2. 폭동, 파업, 시위, 노동쟁의
3. 제3자의 악의적인 행위나 고의적 파괴
4. 동물, 자동차나 항공기와의 충돌 또는 항공기로부터 떨어진 물체와의 충돌
5. 피보험자나 피보험자 가족의 응급 처치를 위한 소방관, 경찰, 응급대원의 비상출입으로 인해 발생한 주택의 손상
제3조 (보상하지 아니하는 손해)
회사는 원인의 직접, 간접에 관계없이 아래의 사항으로 인하여 발생한 어떠한 종류의 손해나 손상, 비용 또는 경비는 보상하여 드리지 아니합니다.
36. 원인의 직접, 간접을 묻지 아니하고 지진, 분화, 해일 또는 전쟁, 혁명, 내란, 사변으로 생긴 화재 및 연소 또는 그 밖의 손해
제37조 (보험금의 지급)
① 회사는 제35조(보험금 청구시 구비서류)에서 정한 청구서류를 접수한 때에는 접수증을 교부하고 그 서류를 접수한 날로부터 신체손해에 관한 보험금은 3영업일, 배상책임손해에 대한 보험금은 10영업일, 재산손해에 대한 보험금은 20영업일 이내에 지급합니다.

나. 풍수재 위험담보 특별약관의 주요 내용

1) 원고가 운영하고 있는 보험상품인 □□□ 종합보험계약에는 이 사건 보통약관 외에 도난담보 특별약관, 임시거주숙박비담보 특별약관, 풍수재 위험담보 특별약관(이하 '풍수재 특별약관'이라 한다) 등 36개의 특별약관이 있어, 보험계약자가 이러한 특별약관에도 가입할 수 있는데, 그 중 풍수재 특별약관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제1조 (보상하는 손해)
이 사건 보통약관 제1조(보상하는 손해)에 정한 손해 이외에 태풍, 회오리 바람, 폭풍, 폭풍우, 홍수, 해일, 범람 및 이와 비슷한 풍재 또는 수재로 보험의 목적에 생긴 손해를 보상하여 드립니다.

2) 피고는, 원고와 업무제휴한 〇〇〇 주식회사로부터 보험계약 체결에 관한 업무를 위탁받은 주식회사 〇〇〇 직원인 ◇◇◇로부터 전화로 보험계약 가입 권유를 받고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당시 ◇◇◇는 피고에게 도난사고담보 특별약관, 상해사망 특별약관에 가입할 것을 차례로 권유하였으나, 피고로부터 더 이상 특별약관에는 가입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말을 듣자, 풍수재 특별약관의 존재 및 그 내용을 설명하거나 가입을 권유하는 등의 절차에까지는 나아가지 않았고, 이로써 피고는 풍수재 특별약관이 별도로 존재한다는 사정을 알지 못하였으며, 위 특별약관에 가입하지도 않았다.

다. 주택 손상 사고의 발생

2010. 9. 2. 태풍 곤파스로 인하여 순간 최대풍속 52.4m/sec의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내려 이 사건 보험목적물에 설치된 베란다 새시 및 창문이 파손되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라. 피고의 보험금 지급 청구

피고는 2010. 9. 3.경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원고는 "이 사건 사고는 풍재로 인한 사고로서 피고가 풍수재 특별약관에 가입하지 않았으므로 면책사고이다."라는 취지의 태양손해사정 주식회사의 2010. 9. 7.자 현장조사보고서(갑 제3호증)를 제출받고, 피고의 보험금 청구를 거절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및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가) 이 사건 보통약관(보상하는 손해) 제1조 제1항 제1호(이하 '이 사건 쟁점 조항'이라 한다)에 정한 '폭발 또는 파열'이란 화학적 또는 물리적 폭발·파열로서 가스폭발이나 기계폭발만이 포함되며, 특히 그 중 '파열'이란 통상 내부나 외부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물건이나 신체의 장기 등이 터지는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태풍이 불어 베란다의 새시와 창문이 떨어져 나간 것은 '파손'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있을지언정 이 사건 쟁점 조항 중 '파열'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나) 태풍으로 인한 이 사건 사고는 풍수재 특별약관에서 담보하는 보험사고인데,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보험계약에는 풍수재 특별약관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다) 설령, 이 사건 사고가 이 사건 쟁점 조항에 정한 '파열'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보통약관 제3조 제36호(이하 이 사건 면책조항'이라 한다)에서 보상하지 아니하는 손해로 정한 천재지변으로 인한 손해(지진, 분화, 해일로 생긴 손해)에 해당한다.

라) 따라서 이 사건 사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에서 정한 보험사고에 해당하지 않거나 이 사건 면책조항에서 정한 면책사유에 해당하므로, 이로 인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보험금 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않는다.

2) 피고의 주장

가) 이 사건 사고는 이 사건 쟁점 조항에서 정한 '파열'에 해당한다.

나) 이 사건 쟁점 조항의 내용과 이 사건 풍수재 특별약관을 유기적으로 해석할 경우 이 사건 쟁점 조항에 정한 '파열'에는 풍수재로 인한 파열은 제외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풍수재 특별약관을 명시·설명하지 않았으므로, 풍수재 특별약관의 내용을 이 사건 보험계약 해석의 기초로 삼을 수 없다.

다) 이 사건 면책조항은 면책사유를 제한적, 열거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태풍으로 인한 손해는 면책사유로 열거되어 있지 않다.

라)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에 기한 보험금으로 피고가 입은 손해 700만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피고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보험사고의 발생 여부

가) 이 사건 보험계약에 정한 '파열'의 해석

(1) 이 사건 보통약관 중의 이 사건 쟁점 조항은 "파열로 인하여 주택과 가재도구에 발생한 손해를 보상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풍수재 특별약관 제1조는 "이 사건 보통약관 제1조(보상하는 손해)에 정한 손해 이외에 태풍, 회오리바람, 폭풍, 폭풍우, 홍수, 해일, 범람 및 이와 비슷한 풍재 또는 수재로 보험의 목적에 생긴 손해를 보상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이 사건 보험약관의 체계와 이 사건 쟁점 조항 및 풍수재 특별약관의 규정 내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보면, 원고는 풍수재 특별약관에서 정한 사고는 보통약관의 이 사건 쟁점 조항에서 정한 사고와 중복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보통약관과 특별약관을 마련한 것이라고 볼 여지는 있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의 가입을 권유한 직원으로부터 풍수재 특별약관의 존재나 내용에 관하여 아무런 설명을 들은 바 없어 이에 대하여 알지 못한 채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풍수재 특별약관을 이 사건 쟁점 조항해석의 자료로 삼을 수는 없다.

(2) 따라서 이 사건 쟁점 조항을 해석함에 있어서는 풍수재 특별약관을 배제하고, 계약 체결 당시 피고에게 명시·설명된 이 사건 보통약관의 규정을 기초로 하여야 할 것이다.

이 사건 쟁점 조항에서 정한 '파열'은 "깨어지거나 갈라져 터짐"이 그 사전적 의미라 할 것인데, 이 사건 쟁점 조항에서 파열의 원인에 대하여는 아무런 제한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위 '파열'이 화학적 또는 물리적 파열로서 가스폭발이나 기계폭발에 의한 파열 또는 화재, 벼락에 준하는 사고로 인한 파열만을 가리킨다고 볼 근거가 없다.

여기에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5조 제2항은 "약관의 뜻이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이 사건 면책조항은 "원인의 직접, 간접을 묻지 아니하고, 지진, 분화, 해일 또는 전쟁, 혁명, 내란, 사변으로 생긴 화재 및 연소 또는 그 밖의 손해나 손상, 비용 또는 경비는 보상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면책조항은 '보상하는 손해'의 범주에 포섭되는 사고 중에서 천재지변 등 특정한 사유로 인한 사고의 경우 보험자를 면책시키는 규정이라는 점, 원고의 내심의 의사가 이 사건 쟁점 조항에서 정한 '파열'에서 풍수재 특별약관이 적용되는 경우를 제외시키는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풍수재 특별약관을 피고에게 명시·설명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를 외부에 표시하지 않은 이상 그 표시된 바에 따라 의사표시의 효력을 인정할 것인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쟁점 조항에서 정한 '파열'에는 태풍 등 천재지변에 의하여 일어나는 '파열'까지 포함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이 사건 사고의 보험사고 해당 여부

위에서 본 법리 및 인정사실에 의하면, 태풍에 수반된 강풍과 폭우로 이 사건 보험목적물에 설치된 베란다 새시 및 창문이 파손된 이 사건 사고는 이 사건 쟁점 조항에서 정한 '파열'에 해당하므로, 이로써 이 사건 보험계약에서 정한 보험사고가 발생하였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는 피고에게 위 보험사고의 발생으로 인한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면책조항 해당 여부

보험약관상의 면책사유요건의 엄격해석의 원칙(대법원 1994. 11. 22. 선고 93다55975 판결 참조)을 고려하면, 이 사건 면책조항에서 정한 면책사유인 "원인의 직접, 간접을 묻지 아니하고 지진, 분화, 해일 또는 전쟁, 혁명, 내란, 사변으로 생긴 화재 및 연소 또는 그 밖의 손해"는 제한적, 열거적 규정이라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위 면책사유에는 태풍이 열거되어 있지 않으므로, '태풍'으로 인한 사고는 면책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원고와 피고가 태풍으로 인한 손해를 면책사유로 삼기로 합의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

이 사건 사고가 이 사건 면책조항에서 정한 면책사유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손해의 범위

갑 제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파손된 이 사건 보험목적물을 수리하는 데에는 5,285,479원 상당이 소요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위 금액을 초과하여 700만 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나, 을 제1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위 주장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인정범위를 초과하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소결

원고는 피고에게 위 5,285,479원과 이에 대하여 피고로부터 보험금 청구를 받은 2010. 9. 3.부터 20영업일 이후의 날인 2010. 10. 7.부터 원고가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11. 12. 7.까지는 상법에 정한 연 6%의 범위 내에서 피고가 구하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에 기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보험금 지급채무는 위에서 지급을 명하는 부분을 초과하여서는 존재하지 아니한다 할 것이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그 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

3. 결론

원고의 본소 청구와 피고의 반소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각 인용하고, 원고의 나머지 본소 청구와 피고의 나머지 반소 청구는 각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판결을 주문과 같이 변경한다.

판사 이광만(재판장) 서승렬 문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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