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고등법원 2012. 4. 6. 선고 2011나72396 판결【채무부존재확인】: 항소기각

【판시사항】

보험계약 청약서의 내용이 명백하지 못하거나 의심스러운 경우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하여야 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보험계약 청약서의 질문취지가 피보험자가 최근 5년 이내에 암, 백혈병 등의 진단을 받았거나 질병으로 치료를 받은 사실이 있는지를 묻는 것임은 문면상 분명하지만, 이미 5년 이전에 질병의 치료를 마친 후 그 재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경우 등에도 위 질문에서 열거한 알려야 할 사항에 해당되는지가 명백하지 않은 경우, 위 청약서가 보험약관의 일부로서 약관임이 분명하고, 약관은 고객보호의 측면에서 그 내용이 명백하지 못하거나 의심스러운 때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약관작성자에게 불리하게 제한 해석하여야 하므로 암 수술을 받은 후 경과관찰을 위해 정기검진을 받은 사실, 재발의 위험을 억제하기 위한 보조치료제를 처방받은 사실은 계약 전 알려야 할 대상에 포함된다고 해석할 수 없다.

【전 문】
【원고,항소인】 현대해상화재보험 주식회사
【피고,피항소인】 염〇〇 
【제1심판결】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11. 8. 10. 선고 2010가합10993 판결 (원고패)
【변론종결】 2012. 3. 16. 
【주 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와 피고가 2008. 12. 1. 체결한 무배당행복을다모은보험(Hi0810) 계약에 기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보험금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이 유】

1. 제1심판결의 인용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판결문의 고지의무위반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 중 일부(제8쪽 제19행부터 제10쪽 제2행까지)를 아래 제2항과 같이 고쳐쓰는 외에는 제1심판결문의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고지의무위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피고가 유방암진단을 받은 후 2003년 3월경 유방절제술을 받았고, 2004. 4. 8.경부터 약 6개월간 수술 후 항암 및 방사선치료 등을 받았음에도 2008. 12. 1.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원고에게 위와 같은 중요한 사항을 알리지 않았다. 원고는 피고의 이러한 고지의무위반을 이유로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하였다.

나. 인정 사실

1) 피고는 2002. 12. 18. ◇◇◇에서 유방암진단을 받은 후 2003. 3. 14. 위 병원에서 우측 유방절제술을 받았고, 2003. 3. 24.까지 입원하여 항암치료를 받았으며, 퇴원 후에는 2003. 8. 11.까지 통원치료를 받았다.

2) 피고는 수술 후 경과관찰을 위해 2004. 4. 7. 위 병원 방사선종양학과에 내원하여 흉부 후 전면 단순방사선촬영을, 2004. 4. 8. 위 병원 외과 및 종양내과에 내원하여 좌측 유방촬영을 하였으나 진찰 및 검사결과 별다른 이상 소견은 없었고, 다만 유방암수술 후 호르몬 수용체 양성의 병리소견이 있어 재발의 위험을 억제하기 위해 보조치료제로써 항호르몬제인 놀바덱스 6개월분을 처방받았으며, 경과관찰 및 검사를 위해 2004. 6. 24., 2004. 9. 20. 및 2004. 10. 11. 진료예약이 되었으나 그 후 위 병원에 내원하지 않았다.

3) 피고는 2008. 12. 1. 원고의 보험설계사 백○○을 통하여 원고와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당시 피고는 위 백○○이 교부한 청약서(계약 전 알릴 의무)의 질문지 제4항의 "최근 5년 이내에 암 등과 같은 병명으로 의사로부터 진찰 또는 검사를 통하여 진단을 받았거나 치료, 투약, 입원, 수술, 정밀검사를 받은 적이 있습니까?"라는 취지의 질문 및 제9항의 "최근 5년 이내에 의사로부터 진찰, 검사를 받고 그 결과 입원, 수술, 정밀검사(심전도, 방사선, 건강진단 등)를 받았거나 계속하여 7일 이상 치료 또는 30일 이상 투약을 받은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모두 '아니오'를 선택하여 표시하였다. 다만 피고는 당시 위 백○○에게 자신이 '암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은 고지하였다.

4) 피고는 2010. 7. 14. □□□에서 재발성 유방암, 뇌로 전이의 진단을 받은 후 2010. 8. 2. 원고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을 청구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4, 5, 11호증의 기재, 제1심법원의 서울아산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청약서의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한 것이 고지의무위반에 해당하는지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청약서(갑 제3호증) 제4항과 제9항의 질문취지가 피보험자가 최근 5년 이내에 암, 백혈병 등의 진단을 받았거나 질병으로 치료를 받은 사실이 있는지를 묻는 것임은 문면상 분명한데, 원고와 같이 이미 5년 이전에 질병의 치료를 마친 후 그 재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경우 등도 위 질문에서 열거한 알려야 할 사항에 해당되는지는 명백하지 않다.

그런데 위 청약서는 이 사건 보험약관의 일부로서 약관임이 분명하고, 약관은 고객보호의 측면에서 그 내용이 명백하지 못하거나 의심스러운 때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약관작성자에게 불리하게 제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8. 25. 선고 2009다79644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피고가 2004. 4. 7. 및 2004. 4. 8. 수술 후 경과관찰 과정에서 흉부 방사선 촬영 및 좌측 유방촬영을 하고, 6개월분의 놀바덱스 투약처방을 받은 사실이 계약전 알려야 할 중요한 사항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위 청약서 그 자체로는 위와 같은 사항이 고지 대상에 해당함이 분명하지 않으므로 위와 같은 사실, 즉 암 수술을 받은 후 경과관찰을 위해 정기검진을 받은 사실, 재발의 위험을 억제하기 위한 보조치료제를 처방받은 사실도 계약 전 알려야 할 대상에 포함된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결국, 피고가 보험설계사인 백○○에게 암 수술을 받은 사실을 알렸고, 2004년 4월의 정기검진에서 '별다른 이상은 없다'는 소견을 받았으며, 보험계약 체결일을 기준으로 5년 이내에는 항암치료를 받았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이상(갑 제11호증의 5~8, 갑 제12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피고가 청약서 제4항과 제9항의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하였다고 하여 이를 고지의무위반이라고 판단할 수 없다.

2) 보험설계사에게 허위사실을 알렸는지

원고는, 피고가 보험계약 체결 당시 청약서의 질문지에 위와 같이 사실과 다르게 표시한 것 외에도 보험설계사에게 "암 수술을 한 지 10년이 지났으며 계약일 기준 5년 전까지 병원을 가거나 약을 먹은 적이 없다"고 말하였는데, 이 또한 고지의무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 소속의 보험설계사인 백○○의 증언만으로는 피고가 계약체결 당시 위와 같은 말을 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3) 따라서 '피고가 고지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기각하여야 할 것인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다. 따라서 이에 대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일원(재판장) 김성수 정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