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지방법원 2010. 11. 30. 선고 2009가단2267 판결【보험금】: 원고패[확정]

【전 문】
【원 고】 김○성
【피 고】 케이디비생명보험 주식회사
【변론종결】 2010. 8. 31.
【주 문】
1.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26,900,820원 및 이에 대하여 2008. 7. 31.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11.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각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1) ○○인보장보험계약(제1보험계약)
   (계약 내용 생략)

(2) 무배당 ○○패밀리 상해보험계약(제2보험계약)
   (계약 내용 생략)

나. 원고가 2003. 5. 24. 광주 광산구 ○○동 소재 ○○타이어 주식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선풍기의 풍향조절을 위해 철봉을 이용하여 선풍기 안전망 부위를 누르다가 선풍기 팬이 안전망에 부딪혀 선풍기 팬이 파손되면서 소음이 발생하자 급히 좌측으로 피하려다 주변 물체에 전도되는 사고(이하 '이 사건 보험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였고, 그로 인해 원고는 좌·우측 무릎 및 요추 등에 상해를 입었다.

다. 그리하여 원고는 ① 2003. 12. 5. ○○병원에서 좌측 슬관절 관절경하 수술을, ② 2004. 4. 2. ○○대학교병원에서 좌측 견관절 관절경하 수술을, ③ 2004. 4. 23. ○○병원에서 제4-5요추 간 수핵제거술 및 금속내고정술을, ④ 2004. 8. 30. ○○대학교병원에서 요추 금속기구 이탈로 인한 재수술을, ⑤ 2004. 11. 19. ○○대학교병원에서 좌측견관절 이두건 병증, 활액막염, 골관절염으로 인한 변연절제 및 견봉하 감압술을, ⑥ 2006. 9. 19. ○○여자대학교 의과대학부속 ○○○병원에서 제6-7경추 간 수핵제거술 및 골유합술을, ⑦ 2006. 10. 30. 위 ○○○병원에서 신경인성방광으로 인한 치골상부 보조설치술을 각 시행받았다.

라. 한편, 원고는 2005. 4. 29. 위 다항 기재 ⑤의 시술까지 받은 상태에서, ○○신경외과의원으로부터 좌측 슬관절부의 내측 연골판 파열 및 내측 측부 인대 부분 손상, 좌측 견관절 근육파열, 연골하결손, 활액막염, 제4-5요추 간 및 제5요추-천추1번 간 추간판탈출증, 제6-7경추 간 추간판탈출증, 양측 요·천추 신경근병증, 근막동통증후군, 기질성 발기부전, 과활동성방광 등의 병명으로 진단을 받았고, 위 병원의 이학적·신경학적 검사상 다발성 근막동통과 운동제한, 요추부·좌견관절·좌슬부 동통과 강직, 양하지 근력약화, 배뇨·배변 장애, 성기능 장애의 소견을, 방사선검사 상 제4-5요추 간 금속내고정술, 좌견관절의 골관절염, 양측 슬부 Valgus Stress검사 상 환측의 약 5㎜ 정도의 동요 소견을, 근전도 검사 상 양측 제5요추, 제1천추 신경근병증 소견을 각 보여, 위 AMA 기준 상 흉요추부의 경우 전굴 40°, 후굴 10°, 운동범위 50°(약 2/5), 좌굴 10°, 우굴 20°, 운동범위 20°(1/2), 좌회전 10°, 우회전 15°, 운동범위 25°(약 2/5)로 제한되어 있고, 좌측 견관절의 경우 후방거상 15°, 전방거상 90°, 내회전 10°, 외회전 20°, 측상방거상 90°로 제한되어 있는 상태라는 장해진단(이하 '제1장해진단'이라 한다)을 받았다.

마. 이에 원고는 2005. 5. 11. 피고에게 요추 추간판탈출, 좌측 견관절 근육파열로 인한 장해급여금의 지급을 청구하였고, 피고는 ○○대학교병원에 원고의 경·요추부 추간판탈출증의 원인(퇴행성, 질병 또는 재해)에 관하여 그간 의무기록지 및 MRI 필름 등을 통한 의료자문을 구하였다가, 2005. 6. 17.경 위 ○○대학교병원으로부터 골극의 돌출, 추간판의 변성, 척추관협착은 퇴행성 소견을 보이고, 경도의 제4-5, 5-6경추 간 추간판탈출증, 제4-5요추 간 추간판탈출증은 재해이나 재해 이전의 퇴행성 소견이 있었으므로 재해의 기여도는 약 30% 정도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받았다.

바. 피고는 2005. 7. 13. 원고에게 좌측 견관절 근육파열로 인한 장해급여금 합계 3,016,483원(제1보험계약 상 6급 983,086원, 제2보험계약 상 6급 2,033,397원)은 지급하였으나, 원고의 경․요추부 추간판탈출증의 퇴행성 문제 등으로 요추 추간판탈출로 인한 장해등급 및 그에 따른 장해급여금에 관하여는 원·피고 간에 이견을 보이다가, 2005. 7. 22. 원·피고는 원고의 흉·요추부에 관하여 제1보험계약상 장해 3급(해당 장해급여금 4,834,700원), 제2보험계약상 장해 4급(해당 장해급여금 10,000,000원)으로 확정짓되 그 중 40%를 감액한 8,900,820원을 장해급여금으로 지급하기로 합의하였고(향후 위와 관련하여 민·형사상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기로 약정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는 다시 2005. 7. 25. 피고에게 요추 추간판탈출로 인한 장해급여금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며, 피고는 2005. 7. 28. 원고에게 위 장해급여금 8,900,820원(제1보험계약 2,900,820원, 제2보험계약 6,000,000원)을 지급하였다.

사. 또한, 원고는 2005. 7. 26. 피고에게 좌측 슬관절 내측 연골파열로 인한 장해급여금의 지급을 청구하였고, 피고는 2005. 8. 8. 원고에게 위 장해급여금 합계 2,969,743원(제1보험계약상 장해 6급 967,853원, 제2보험계약상 장해 6급 2,001,890원)을 지급하였다.

아. 그 후 원고는 2008. 7. 21. ○○○○재활의학과의원으로부터 ① 경통·상지방사통·경추부 관절운동 제한, ② 신경인성 방광·방광무력감, ③ 기질성 발기부전 등 소견으로, 2000년도 AMA 기준 상 경추부의 경우 굴곡 10°(50°), 신전 8°(60°), 운동범위 18°(110°), 좌굴 12°(45°), 우굴 8°(45°), 운동범위 20°(90°), 좌회전 13°(80°), 우회전 11°(80°), 운동범위 24°(160°)로 제한되어 있는 상태로, 제1보험계약에 따른 장해등급 3급(척추에 뚜렷한 운동 장해) 및 4급(흉·복부 장기에 뚜렷한 장해), 제2보험계약에 따른 장해등급 3급(척추에 고도의 운동 장해), 4급(흉·복부 장기에 뚜렷한 장해) 및 6급(성기능에 영구적 장해)에 해당한다는 내용의 장해진단(이하 '제2장해진단'이라 한다)을 받고, 2008. 7. 22. 피고에게 각 해당 장해급여금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4, 5, 7호증, 을 제1, 2, 4 내지 12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① 후유장해로 인한 장해급여금 지급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은 후유장해로 인한 장해급여금을 청구할 수 있었던 때 즉, 원고가 모든 치료를 종결하고 제2장해진단까지 받은 2008. 7. 21.이라 할 것인데, 원고는 그로부터 2년의 소멸시효 기간 내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② 제1, 2보험계약의 약관 중 '장해상태의 등급이 재해일로부터 180일 이내에 확정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180일이 되는 날 현재 상태의 진단을 기준으로 장해상태의 등급을 결정하여 장해급여금을 지급한다'는 규정은 고객에 대하여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이고 고객이 계약의 거래형태 등 제반사정에 비추어 예상하기 어려운 기습 조항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약관규제에 관한 법률에 반하는 무효 조항이고, 위 규정을 재해일로부터 180일 이후에 구체화된 장해에 대해서 보험금의 지급을 배제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하고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공정을 잃는 것으로서 무효이다.

③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 제1보험계약과 관련하여, 제2장해진단 상 신경인성방광으로 인한 장해 4급(흉․복부 장기에 뚜렷한 장해)에 해당하는 보험금 2,900,820원(= 보험가입금액 9,669,400원 × 30%)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 제2보험계약과 관련하여, 제2장해진단 상 경추부장해로 인한 장해 3급(척추에 고도의 운동 장해)에 해당하는 장해급여금 20,000,000원에서 이미 2005. 7. 28. 동일부위에 발생했던 요추 추간판탈출로 인하여 지급했던 장해급여금 6,000,000원을 공제한 14,000,000원, 제2장해진단 상 신경인성방광으로 인한 장해 4급(흉․복부 장기에 뚜렷한 장해)에 해당하는 장해급여금 10,000,000원, 합계 24,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① 원·피고 사이에 2005. 7. 22. 부제소합의가 있었으므로 그에 반하여 제기된 이 사건 소는 위 부제소합의에 반하는 것으로 부적법하다.

② 제1보험계약은 2004. 4. 29., 제2보험계약은 2005. 1. 31. 각 보험기간이 만료됨으로써 위 각 일자에 각 종료되었다.

③ 피고는 이 사건 보험사고 발생일로부터 180일 전후의 원고에 대한 진단서, 제1장해진단 등에 따라 인정되는 장해상태를 기준으로 장해등급을 결정하여 그에 해당하는 장해급여금을 이미 지급하였으므로 그 이후 받은 제2장해진단에 따라 장해급여금(특히, 제1장해진단 등에 따라 이미 장해급여금이 지급된 요추 추간판탈출증과 동일부위인 경추부장해로 인한 장해급여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을 뿐만 아니라, 제2장해진단 상 신경인성방광으로 인한 장해는 이 사건 보험사고 발생일로부터 180일이 되는 날 및 그 이후에도 나타나지 않았던 것으로 이 사건 보험사고와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

④ 설사 장해급여금의 지급의무가 발생하였더라도 이 사건 보험사고 발생일로부터 2년이 경과하여 원고의 보험금(장해급여금) 지급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하였으므로 각 보험계약에 따른 피고의 보험금(장해급여금) 지급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

⑤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제1보험계약 상 이미 지급한 장해급여금 합계 4,851,759원(= 2005. 7. 13. 좌측 견관절 근육파열로 인한 장해급여금 983,086원, 2005. 7. 28. 요추 추간판탈출로 인한 장해급여금 2,900,820원, 2005. 8. 8. 좌측 슬관절 내측 연골파열로 인한 장해급여금 967,853원)을 공제하여야 하고, 원·피고 사이에 2005. 7. 22. 합의된 바에 따라 경추부장해의 경우 기왕증의 기여도 40%를 반영하여야 한다.

3. 판단

가.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먼저, 이 사건 소가 원·피고 사이에 이루어진 2005. 7. 22.자 부제소합의에 반하여 제기된 것으로서 부적법한 것인지에 관하여 본다.

살피건대, 위 기초사실 및 을 제7호증의 1의 기재에 의하면, 흉·요추부 및 좌측 견관절에 관하여 제1장해진단이 이루어진 사실, 제1장해진단 후인 2005. 5. 11. 원고가 피고에게 요추 추간판탈출 및 좌측 견관절 근육파열로 인한 장해급여금의 지급을 청구한 사실, 이에 피고는 좌측 견관절 근육파열로 인한 장해급여금은 지급하였으나 요추추간판탈출의 퇴행성 문제 등으로 요추 추간판탈출로 인한 장해등급 및 그에 따른 장해급여금에 관하여는 원고와 사이에 이견을 보인 사실, 그러다가 원․피고는 2005. 7. 22. 원고의 흉·요추부에 관하여 서로 양보하여 제1보험계약 상 장해 3급(해당 장해급여금 4,834,700원), 제2보험계약 상 장해 4급(해당 장해급여금 10,000,000원)으로 확정짓되 그 중 40%를 감액한 8,900,820원을 장해급여금으로 지급하기로 합의하면서 향후 위와 관련하여 민·형사상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기로 약정한 사실, 이에 따라 원고는 다시 2005. 7. 25. 피고에게 요추 추간판탈출로 인한 장해급여금의 지급을 청구하였고, 피고는 2005. 7. 28. 원고에게 위와 같이 합의된 장해급여금 8,900,820원(제1보험계약 2,900,820원, 제2보험계약 6,000,000원)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사실들에 의하면 2005. 7. 22.자 부제소특약은 원고의 요추 추간판탈출로 인한 장해 및 그에 대한 장해등급, 장해급여금에 관한 것이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가 제2장해진단 상 경추부장해 및 신경인성방광으로 인한 장해를 원인으로 장해급여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가 위 2005. 7. 22.자 부제소특약에 반하여 제기되었다는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할 것이다[제1, 2보험계약 약관에서 '척추에 대하여는 목뼈 이하를 모두 동일부위로 규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이는 2종목 이상의 장해상태가 신체의 동일부위에서 발생한 경우 장해분류표에 따른 장해등급을 결정할 때나 그 중 최상위 등급에 해당하는 장해급여금만을 지급하여야 할 때에 적용되는 규정이라 할 것이어서, 특정 부위(흉·요추부)의 장해등급 및 장해급여금에 대하여 당사자 사이에 다투다가 합의하고 부제소특약을 한 경우 위 규정을 적용하여 위 특정 부위 이외의 동일부위(경추부)에까지 위 부제소특약이 미친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나. 본안에 관한 판단

(1) 피고의 장해급여금 지급의무 발생 여부

(가) 위 기초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 제1보험계약과 관련하여, 제2장해진단 상 신경인성방광으로 인한 장해 4급(흉·복부 장기에 뚜렷한 장해)에 해당하는 보험금 2,900,820원(= 보험가입금액 9,669,400원 × 30%)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 제2보험계약과 관련하여, 제2장해진단 상 경추부장해로 인한 장해 3급(척추에 고도의 운동장해)에 해당하는 장해급여금 20,000,000원에서 이미 2005. 7. 28. 동일부위에 발생했던 요추 추간판탈출로 인하여 지급했던 장해급여금 6,000,000원을 공제한 14,000,000원, 제2장해진단 상 신경인성방광으로 인한 장해 4급(흉·복부 장기에 뚜렷한 장해)에 해당하는 장해급여금 10,000,000원, 합계 24,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

(나) 피고는, 제1, 2보험계약의 보험기간이 이미 만료되어 각 보험계약관계가 종료된 이상 피고가 원고에게 장해급여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제1, 2보험계약 약관에서도 '계약이 유효한 기간 중에 피보험자에게 재해가 발생하고 계약의 효력이 없어진 경우에도 재해일로부터 일정 기간 이내에 그 재해로 인하여 장해상태가 되었을 때에는 피고가 책임진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제1, 2보험계약의 보험기간 중에 이 사건 보험사고가 발생한 이 사건에 있어서 제1, 2보험계약의 보험기간이 이미 만료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원고에 대한 장해급여금 지급의무가 없다는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또한 피고는, 원고의 위 경추부장해 및 신경인성방광으로 인한 장해는 이 사건 보험사고 발생일로부터 180일이 지나 발생하였거나 그 이후 받은 제2장해진단을 통해 확정된 것이어서 위 후유장해에 대한 장해급여금의 지급의무가 발생하지 아니하고, 특히 경추부장해는 동일부위인 요추 추간판탈출로 인한 장해에 대한 장해급여금이 지급됨으로써 이미 모두 지급되었으며, 신경인성방광으로 인한 장해는 이 사건 보험사고와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취지로 다툰다.

사고발생일로부터 180일이 지나도록 계속 치료하여야 할 상태에 있어 후유장해의 정도를 확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위 기간이 끝나는 날에 있어서의 의사의 진단에 따라 후유장해의 정도를 결정하여 보험금을 지급하여야 하는 것인바(제1, 2보험계약의 약관에서도, 장해상태의 등급이 재해일로부터 180일 이내에 확정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재해일로부터 180일이 되는 날 현재 상태의 진단을 기준으로 장해상태의 등급을 결정한다거나 재해일로부터 180일이 되는 날의 의사 진단에 기초하여 고정될 것으로 인정되는 상태를 장해상태의 등급으로 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후유장해가 이 사건 보험사고 발생일로부터 180일이 지나 발생하였다거나 그 이후 받은 제2장해진단을 통해 확정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장해급여금의 지급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거나 이 사건 보험사고와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위 기초사실 및 을 제3호증의 1, 2의 각 기재, 이 법원의 ○○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 안산○○의원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원고는 2005. 4. 29. 제1장해진단을 받을 당시 이미 제6-7 경추간판탈출증, 과활동성방광의 진단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그 이전인 2004. 10. 14.에도 ○○병원에서 제6-7경추간판탈출증, 제4-5, 5-6 협착증의 진단을 받았던 점, 피고가 의료자문을 구했던 ○○대학교병원에서도 원고의 경·요추부 추간판탈출증의 원인은 재해이지만 재해 이전의 퇴행성 소견도 있다고 한 점, 신경인성방광 원인으로는 외상, 추간판탈출증 등이 있는데 원고의 신경인성방광은 질병으로 기인한 것이라기보다 외상으로 인한 추간판탈출증 및 그 치료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후유장해와 이 사건 보험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 할 것이다.

나아가, 위 기초사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제1, 2보험계약의 약관에서 동일재해를 원인으로 2종목 이상의 장해를 입었을 경우 그 각각에 해당하는 장해급여금을 수익자에게 지급하고, 다만, 그 장해상태가 신체의 동일부위에서 발생한 경우에는 최상위 등급에 해당하는 장해급여금만을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동일부위인 요추 추간판탈출로 인한 장해에 대한 장해급여금이 이미 지급되었더라도, 그 보다 상위 등급에 해당하는 경추부장해에 대한 장해급여금에서 위와 같이 기 지급된 동일부위에 대한 장해급여금을 공제하는 외에, 위 경추부장해에 대한 장해급여금이 모두 지급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2) 소멸시효 완성 여부

(가)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보험사고 발생일로부터 2년이 경과하여 장해급여금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므로 원고의 제1, 2보험계약에 기한 장해급여금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항변하므로 살피건대, 이 사건 보험사고는 2003. 5. 24. 발생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그로부터 2년이 경과한 2008. 7. 22. 원고가 피고에게 제2장해진단에 기하여 이 사건 보험사고로 인한 경추부장해 3급, 신경인성방광장해 4급에 해당하는 장해급여금의 지급을 요구하고, 2009. 1. 12.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위 장해급여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거나 기록상 분명하므로, 원고의 이 사건 보험사고로 인한 위 장해급여금 등 보험금청구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있고 결국 원고의 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 원고는, 제1, 2보험계약의 약관 중 '장해상태의 등급이 재해일로부터 180일 이내에 확정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180일이 되는 날 현재 상태의 진단을 기준으로 장해상태의 등급을 결정하여 장해급여금을 지급한다'는 취지의 규정은 고객에 대하여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이고, 고객이 계약의 거래형태 등 제반사정에 비추어 예상하기 어려운 기습 조항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약관규제에 관한 법률에 따라 무효이고, 원고는 이 사건 보험사고 발생일로부터 180일이 지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아오다가 2008. 6. 9.에서야 모든 치료가 끝나고 제2장해진단을 받았으므로 이를 기준으로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었던 것이어서 그때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주장을 하나, 상법 제662조는 보험금액의 청구권은 2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는 취지를 규정하고 있을 뿐 보험금액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고 있으므로,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한다."고 규정한 민법 제166조 제1항에 따를 수밖에 없는바, 보험금청구권은 보험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추상적인 권리에 지나지 아니할 뿐 보험사고의 발생으로 인하여 구체적인 권리로 확정되어 그 때부터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는 보험사고가 발생한 때로부터 진행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고, 따라서 보험약관에 피보험자가 피해일로부터 180일이 지나도록 계속 치료하여야 할 상태에 있을 때에는 그 기간이 끝나는 날에 있어서의 의사의 진단에 따라 후유장해의 정도를 결정하여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규정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보험금액의 범위 및 그 산정기준에 관한 규정에 불과하므로, 위와 같은 규정이 있다고 하여 보험금청구권에 관한 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보험사고 발생일로부터 180일이 경과한 날 또는 그 후 실제로 의사의 진단을 받은 날이 된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대법원 2004. 12. 24. 선고 2003다5573, 5580 판결 참조),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게다가 제1, 2보험계약의 약관 중 위 '장해상태의 등급이 재해일로부터 180일 이내에 확정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180일이 되는 날 현재 상태의 진단을 기준으로 장해상태의 등급을 결정하여 장해급여금을 지급한다'는 취지의 규정이 고객에 대하여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이고, 고객이 계약의 거래형태 등 제반사정에 비추어 예상하기 어려운 기습 조항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2005. 4. 29. 제1장해진단을 받을 당시에 이미 제6-7 경추간판탈출증, 과활동성방광의 진단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그 이전인 2004. 10. 14.에도 ○○병원에서 제6-7 경추간판탈출증, 제4-5, 5-6 협착증의 진단을 받은 바까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양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