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고등법원 1998. 11. 19. 선고 97나1587 판결 【보험금】

【전 문】
【원고, 항소인】 주식회사 조흥은행 (소송대리인 변호사 석용진)
【피고, 피항소인】 한국수출보험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청해 변호사 유정동외 4인)
【변론종결】 1998. 9. 10.
【제1심판결】 부산지방법원 1996. 12. 12. 선고 96가합15209 판결
【상급심판결】 대법원 1999. 6.11 선고 99다489 판결 (파기환송)
【주 문】
1. 원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원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금 345,447,227원 및 이에 대한 1996. 7. 18.부터 1998. 11. 19. 까지는 연 6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1, 2심 모두 이를 10분하여 그 1은 원고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4. 제1항 중 금원지급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원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일화 금 41,649,905엔 및 이에 대한 1996. 4. 3.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6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판결

【이 유】

1. 기초사실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 갑 제3호증, 갑 제4호증의 1, 2, 갑 제5호증, 갑 제6호증의 1, 2, 갑 제8호증, 갑 제9호증의 1, 2, 갑 제10호증의 1 내지 5, 갑 제11호증, 갑 제12호증, 을 제1호증, 을 제2호증, 을 제3호증, 을 제4 내지 7호증, 을 제12호증의 1 내지 3, 을 제16호증의 1, 2, 을 제17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소외 주식회사 한중실업(이하 한중실업이라 한다)은 일본국 후쿠오까 소재 아세아 물산(ASEA PRODUCT CO. LTD)에 생수설비라인(BOTTLING PLANT)을 수출함에 있어 1995. 1. 17. 피고공사와 사이에 인수한도 미화 1,000,000불($), 담보범위 선적후, 보험금수취인 원고은행 동▽지점, 수출대금 결제조건 위 아세아물산이 선적서류를 인수한 날로부터 180일째 되는 날에 지급(D/A 180 DAYS AFTER SIGHT)하는 조건으로 하는 내용의 단기수출보험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날 그와 같은 취지가 기재된 단기수출보험증권을 교부받았다.

나. 위 단기수출보험의 보험약관 중 보험금지급에 관한 조항은 다음과 같다.
제3조(담보위험) ①이 약관이 담보하는 위험은 다음 각호와 같다.
1 내지 9 -생략-
10. 수출계약 상대방의 계약불이행
제4조(보상하는 손실) 피고공사는 보험계약자가 수출계약에 따라 물품을 수출하였으나 제3조 제1항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위험의 발생으로 당해수출물품의 대금을 회수할 수 없게된 경우 입게되는 손실을 이 약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보상한다.
제5조(손실액) 제4조에 규정된 대금회수불능에 따른 손실액은 제18조에 규정된 보험가액 중 보험계약자가 결제기일까지 회수할 수 없는 대금에서 제6조 각호의 금액을 뺀 잔액으로 한다.
제6조(손실계산시 빼는 금액) 제5조의 손실액을 계산할 때 빼는 금액은 다음 각호와 같다.
-각호 생략- (본건에 해당되는 사항 없음)
제18조(보험가액 및 보험금액) 보험가액은 대금을 원화로 환산한 금액으로 하며, 보험금액은 보험가액의 100의 90(중소기업은 100분의 95)을 곱한 금액으로 한다.
제38조(환율) 대금의 금액이 외화로 표시되어 있는 경우에는 다음 각호에 따라 원화로 환산한다. 다만, 피고공사가 별도로 정하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1. 보험가액 및 제5조의 손실액은 물품을 수출한 날의 환율(피고 공사가 정하는 외국환은행의 대고객전신환매입율)로 환산한다.
제25조(보험금의 지급) 피고공사는 제24조에 따라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받은 경우 그 청구를 받은 날과 다음 각호에 정해진 날 중 늦은 날로부터 1월내에 보험금을 지급한다.
1. 생략
2. 제3조 제1항 제10호의 위험발생에 따른 손실인 경우에는 결제기일로부터 4월이 경과한 날

다. 위 한중실업은 1995. 5. 19. 위 생수설비라인을 선적한 다음 그 선적사실을 피고 공사에 알리는 한편 같은 날 액면금을 그 수출대금 상당액인 일화 금 85,000,000엔, 지급인 위 아세아물산, 지급일 인수후 180일(D/A 180DAYS AFTER DELIVERY)(위 아세아물산은 같은 해 5. 2. 위 환어음을 인수하고, 동어음의 만기를 같은 해 11. 20.로 확정하였다)로 한 환어음을 발행하여 선적서류와 함께 수출거래약정을 맺고 있던 원고은행 동래지점에 매도하면서, 이에 대한 담보로서 위 수출대금 중 일화 금 43,350,095엔에 대해서는 별도의 수출신용보증서를, 나머지 일화 금 41,649,905엔에 대해서는 위 단기수출보험증권을 제출하였다.

라. 그런데 위 한중실업은 같은 해 8. 26. 피고에게 보험료 금 18,313,260원을 납입한 다음 위 환어음의 만기가 도래할 즈음인 같은 해 11.경 원고와 피고의 각 승인을 얻어 위 환어음의 만기를 90일 연장한 1996. 2. 18.로 변경하였는데, 그 연장된 기간에 대한 보험료를 납입하지 않았다.

마. 이에 피고는 1996. 1. 16.과 같은 해 2. 16. 2회에 걸쳐 위 한중실업에 대하여 연장된 기간에 대한 보험료를 납입할 것과 그 납입기일(연장 승인한 날의 다음달 25일)로부터 2개월이 경과된 후에도 계속해서 미납할 경우 보험관계가 해제된다고 통보하였으나(원고은행 동래지점에 대하여도 그 통보서사본을 보냈다), 위 한중실업이 계속해서 보험료를 납입하지 아니하자 같은 해 3. 4. 보험료의 납입지체로 인하여 같은 해 2. 27.자로 보험관계가 해제되었음을 통보하였다.

바. 한편 위 환어음은 그 연장된 만기인 1996. 2. 18.에 지급제시되었으나 지급거절 되었고, 원고는 같은 해 4. 2.자로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보험금청구를 하였다.

사. 위 수출물품의 선적일인 1995. 5. 19. 현재 일화의 대고객전신환매입율은 873.06이다.

2. 당사자의 주장

피고는, 위 한중실업의 보험료 연체 및 이를 이유로 한 피고의 해제통고로써 이 사건 단기수출보험계약은 해제되었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의 보험계약 해제통지는 피보험자인 원고에 대하여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보험료의 지급을 최고함이 없이 한 것이어서 상법 제650조 제3항의 규정에 위배되어 무효이므로, 피고공사는 원고은행에 대하여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고, 이에 다시 피고는 이 사건 단기수출보험계약에 있어서 원고은행의 지위는 상법상 타인을 위한 보험계약에서의 피보험자가 아니라, 보험계약자인 위 한중실업으로부터 보험금수취권을 양도받은 것에 불과할 뿐이므로, 원고은행에 대하여 보험료의 지급을 최고하지 아니하였다 하여 해제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고 다툰다.

3. 판 단

가. 먼저, 이 사건 단기수출보험계약이 타인을 위한 보험계약인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단기수출보험은 후발 개발도상국가의 추격 등으로 국제간 수출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무신용장거래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고, 더구나 신용이 낮은 개발도상국가로의 수출이 증대됨에 따라 수출자가 통제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위험의 발생 가능성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에서 수출자의 이러한 불안을 제거하여 보다 적극적인 수출거래 추진 및 해외시장 개척을 가능하게 하는 한편, 무신용장거래나 개발도상국가에 대한 수출거래는 수출대금이 회수되지 못하는 위험발생 가능성이 있어 수출자가 금융기관으로부터 수출금융의 수혜를 받기 어려우므로 보험금 수취인을 외국환은행으로 하는 방법 등으로 수출금융의 지원이 쉽게 이루어지고 그에 따라 수출거래의 성사도 가능하게 하기 위하여 마련된 제도이고, 상법 제639조의 타인을 위한 보험이라 함은 위 단기수출보험과 같은 손해보험에서는 피보험자가 보험계약자가 아닌 타인의 경우인바,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한중실업이 피고공사와 사이에 본건 보험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원고은행과 사이에 수출거래약정의 체결이 예정되어 있었고, 수출품 선적후 환어음을 매도하여 수출대전을 미리 취득함에 있어 원고은행의 손해를 담보하기 위해 보험금수취인을 원고은행으로 특정하여 위 단기수출보험계약을 체결한 것이니, 원고가 피보험자 즉 피보험이익의 주체로서 손해의 보상을 받을 권리를 갖는 자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단기수출보험계약은 타인을 위한 보험계약, 나아가 특정한 타인을 위한 보험계약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피보험이익의 향유주체가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체결시에 이미 특정되어 있었다는 점에서 보험계약이 성립되어 보험금청구권이 발생한 이후 그 권리의 양도가 이루어지는 보험금수취권의 승계라고 볼 수 없다)

나. 다음, 위 보험계약이 피고의 위 해제통지로써 적법하게 해제되었다고 볼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데, 이 사건 단기수출보험이 특정한 타인을 위한 보험계약이라는 점은 앞서 인정한 바이고, 상법 제650조 제3항의 규정에 의하면 특정한 타인을 위한 보험의 경우에 보험계약자가 보험료의 지급을 지체한 때에는 보험자는 그 타인에게도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보험료의 지급을 최고한 후가 아니면 그 계약을 해제 또는 해제하지 못한다 할 것인바,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은 사정, 즉 피고가 보험계약자인 위 한중실업에 대하여 지체된 보험료를 납입할 것과 계속해서 미납할 경우 보험관계가 해제된다고 통보하면서 원고은행에게 그 통보서사본을 보낸 사실만으로는 피고가 피보험자인 원고은행에 대하여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보험료의 지급을 최고'하였다고 볼 수 없고(피고공사가 위 한중실업에 대한 통보서 사본을 원고은행에게 송부한 것은, 피고공사가 위 한중실업에 대하여 지체된 보험료를 소정의 기간내에 납입하지 않으면 위 보험계약을 해제하겠다는 내용의 통보를 하였다는 사실을 원고에게 통지한 것에 불과하다 할 것이다), 달리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보험료의 지급을 최고하였다는 사실에 관한 주장, 입증이 없으므로 피고공사의 위 해제통고는 그 효력이 없다 할 것이다.

4. 면책항변에 대하여

피고는, 위 한중실업은 수입자인 위 아세아물산과 북한산 생수의 국내 판매사업을 벌이면서 위 수입자와 기본공사 도급계약을 체결하고서도 금융상의 편의를 위하여 재차 산업설비수출계약을 이중으로 체결하여 수입자가 대금지급을 거절하는 빌미를 제공하였고, 따라서 이 사건 보험사고는 보험계약자의 귀책으로 발생한 것이므로 단기수출보험약관 제8조에 의거, 피고는 그 손실을 보상할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나, 피고의 위 주장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5.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위 단기수출보험약관에 따른 보험금액으로서, 이 사건 보험가액인 위 수출물품대금의 회수불능에 따른 손실액 금 363,628,660원(일화 금 41,649,905엔을 위 물품을 수출한 날 즉 선적일의 대고객전신환매입율로 환산한 금액, 41,649,905×873.06/100)에 100분의 95를 곱한 금 345,447,227원 및 이에 대하여 피고가 지체책임을 지게 되는 날로서, 위 환어음의 만기인 1996. 2. 18.부터 4월이 경과한 날에 해당하는 1996. 6. 18.(원고의 보험금청구일보다 뒤이다)에서 다시 1월이 경과한 1996. 7. 18.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당심판결 선고일인 1998. 11. 19.까지는 상법 소정의 연 6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내에서 이유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원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원심판결 중 위 인용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피고에게 위 인용부분의 지급을 명하며,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종찬(재판장) 김동옥 강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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