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고등법원 2010. 8. 20. 선고 2010나468 판결【보험금】: 원고일부승

【판결요지】

보험회사에 대한 보험급지급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다는 보험회사의 항변을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이을 배제하고 보험금 지급의무를 인정한 사례

【전 문】
【반소원고,항소인】 남○건 (소송대리인 변호사 강성열, 정영관)
【반소피고,피항소인】 동부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삼현)
【제1심판결】 대전지방법원 2009. 12. 17. 선고 2009가합11307(반소) 판결 (원고패)
【변론종결】 2010. 7. 2.
【주 문】
1.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원에 해당하는 반소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반소피고는 반소원고에게 4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09. 8. 18.부터 2010. 8. 20.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반소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반소피고가 부담한다.
【반소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반소피고(이하 '피고'라 한다)는 반소원고(이하 '원고'라 한다)에게 4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07. 3. 16.부터 이 사건 반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03. 6. 30. 주식회사 ○○○○(이하 '○○○○'이라 한다)의 20대 자립주택청약예금에 가입하였는데, ○○○○은 같은 날 예금가입고객인 원고를 위하여 피고와 사이에 보험기간은 위 가입일로부터 2004. 5. 19.까지, 피보험자는 원고로 하여 '빅히트단체상해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바, 위 보험계약의 약관에는 피보험자가 군복무기간 외에 암진단을 받을시 40,000,000원의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규정되어 있었다.

나. ○○○○은 2004. 5. 20., 2005. 5. 20., 2006. 5. 20., 2009. 5. 20. 피고와 이 사건 보험계약을 갱신하여 보험기간이 연장되었고, 마지막 2009. 5. 20.자 갱신으로 보험기간은 2009. 5. 20.부터 2012. 5. 19.까지로 연장되었다.

다. 원고는 위암진단을 받아 2006. 9. 13. 위 절제수술을 받았음을 이유로 하여 2009. 8. 17. 피고에게 보험금 40,000,000원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인정근거】갑 제1, 2호증, 제3호증의 1 내지 5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암진단으로 인한 보험금 4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소멸시효에 관한 주장 및 판단

1) 당사자 주장의 요지

피고는, 원고가 보험사고 발생일로부터 2년이 경과한 2009. 8. 17.에 이르러서야 보험금 지급을 요청하였고 이는 보험금지급청구권의 소멸시효인 2년이 경과한 후이므로 위 청구권은 시효로 소멸되었다고 주장한다.

반면 원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피고로부터 위 보험계약의 약관이나 보험증권을 교부받지 못하였고 2007. 3. 12. 피고 회사에 근무하는 상담원으로부터 암진단이 보험금지급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한다는 답변을 들어 보험금 지급청구를 포기하는 등 원고에게는 보험사고의 발생을 알 수 없었던 사정이 존재하므로, 보험금지급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원고가 피고로부터 보험증권을 받은 2009. 8.경부터 진행되어야 하며, 가사 소멸시효 기간이 경과되었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가 소멸시효의 항변권을 행사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2) 판단

가) 소멸시효 기간의 도과 여부

보험금청구권은 2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되고(상법 제662조 참조), 그 시효기간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권리가 발생하여 이를 행사할 수 있는 시점인 '보험사고 발생시'로부터 진행한다고 할 것인데, 원고가 위암진단을 받은 후 2006. 9. 13. 위 절제수술을 받음으로써 이 사건 보험계약에 정한 보험사고가 발생하였음에도 그로부터 2년이 경과한 2009. 8. 17.에서야 피고에게 보험금 지급을 청구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며, 그 이후인 2009. 10. 8. 보험금 지급을 구하는 취지가 기재된 이 사건 반소장이 피고에게 도달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한바, 비록 을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07. 3. 12. 피고 회사의 상담원인 ○○○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에 관하여 전화로 문의한 결과 위 ○○○으로부터 질병으로 인한 장애는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험사고에 해당되지 아니한다는 취지의 답변을 들은 사실은 인정되나,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객관적으로 보아 원고에게 보험사고 발생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보험회사에서 보험사고에의 해당 여부를 잘못 알려 주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보험금청구권 행사에 있어 법률상 장해사유로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위 보험금 지급청구권의 소멸시효 기간은 이미 도과되었다고 할 것이다.

나)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것인지 여부

그러나, 채무자가 자신 또는 자신의 책임 범위 내에 포함되어 있는 타인의 행위를 통하여 소멸시효 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고, 위와 같은 채무자측의 행위가 주된 원인이 되어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게 되었다면, 이러한 경우 그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소멸시효에 기한 항변권을 행사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인바,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보험계약은 ○○○○이 예금가입고객을 위하여 피고와 사이에 체결한 단체보험으로, 보험계약자가 아니고 보험료를 납입한 바도 없는 원고로서는 보험계약의 내용에 관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받은 적이 없었고, 피고도 '원고에게 약관이나 보험증권을 교부할 법적 의무는 없기에 다만 서비스 차원에서 보험가입증명서를 등기우편이 아닌 일반우편으로 송부하였다'고 진술한 점, ② 이처럼 원고는 보험계약의 내용에 관하여 알지 못하던 상태에서 피고 회사에 문의한 결과 상담원인 ○○○으로부터 '질병으로 인한 장애는 이 사건 보험계약에서 정한 보험사고에 해당되지 아니한다'는 답변을 들었던바, 피고 회사와 같은 대형금융기관이 제공한 정보에 대하여 사회통념상 기대할 수 있는 신뢰의 정도 및 원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하여 취할 수 있는 조치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위 상담원의 답변을 신뢰하고 더이상 보험사고의 발생 여부를 조사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이를 두고 원고에게 어떠한 부주의나 과실이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③ 원고의 문의에 대하여 피고 회사의 상담원이 이 사건 보험계약의 내용에 명백히 어긋나는 정보를 제공하였고, 원고는 위와 같은 잘못된 정보로 인하여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 기간을 도과하게 되었는데, 이러한 경우에 채무자인 피고에게 소멸시효 항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면 이는 채무자가 자신의 잘못으로 야기된 채권자의 권리행사 지연에 터잡아 그 채무를 면하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에 이르게 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보에 대한 접근가능성이 제한된 원고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위 보험금 청구권의 행사가 지연되게 한 피고가 그 권리행사 지연을 이유로 원고에게 소멸시효 항변권을 행사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니, 결국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고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위 보험금 4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그 지급 청구일 다음날인 2009. 8. 18.부터 피고가 항쟁함이 상당한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10. 8. 20.까지는 상법 소정 연 6%,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반소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의 원고 패소부분 중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한 부분은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피고에 대하여 당심에서 인정한 위 금원의 지급을 명하며, 제1심 판결 중 나머지 부분은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 준(재판장) 이대연 방이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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