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10. 4. 22. 선고 2008가단31809 판결【부당이득금반환】: 원고일부승[확정]

【판시사항】

발생하지 않은 보험사고에 대하여 보험사 측 오인으로 지급된 보험금을 반환해야 한다고 본 사례.

【전 문】
【원 고】 서울보증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원창)
【피 고】 태화우성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인현)
【변론종결】  2010. 4. 8.
【주 문】1. 피고는 원고에게 3,766만5,608원 및 이에 대하여 2008. 8. 28.부터2010. 4. 22.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3,766만5,608원 및 이에 대하여 2006. 5. 18.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인정사실

가. 하자보증보험계약의 체결

원고(구 ○○○○○○ 주식회사)는 1995. 12. 19. 주식회사 ○○○○과 사이에 주식회사 ○○○○이 부담하는 하자담보의무를 보증하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하자보증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 보험가입금액 : 1억400만원
○ 피보험자 : ○○○○(후에 피고로 변경됨)
○ 보증내용 : 안동시 ○○동 ○○○-○ 소재 ○○○○아파트 ○개동 ○○○세대의 공동주택하자보증(보험기간 개시일로부터 3년 이후 하자 발생 시에는 공동주택관리령 제16조의 2에서 정한 하자에 대해서만 보증책임을 부담함)
○ 보증기간 : 1995. 12. 19. ~ 2005. 12. 18.

나. 하자조사 및 보험금의 청구와 지급

⑴ 피고는 2005. 10.경 주식회사 ○○○○○○○○○에 위 ○○○○아파트의 하자조사를 의뢰하였고, 이에 따라 주식회사 ○○○○○○○○○은 2005. 12. 초경 하자조사를 거쳐 별지 보험금지급내역의 하자란 기재와 같은 하자가 존재하고, 그 보수공사비로 별지 청구금액란 기재와 같은 금액이 소요될 것이라는 내용의 하자조사보고서를 제출하였다.

⑵ 피고는 2006. 1. 6.경 주식회사 ○○○○의 대표이사인 김○○에게 "하자진단 전문업체에 10년차 하자에 대한 정밀진단을 의뢰한 결과 1억여 원의 하자보수비용이 산출되었으므로 하자보수의무를 이행하라."라는 취지의 최고장을 발송하여 그 무렵 위 최고장이 ○○○에게 도달하였다.

⑶ 피고는 2006. 2. 2.경 원고에게 별지 보험금지급내역의 청구금액란 기재와 같은 금액의 보험금지급청구를 하였다. 이에 원고는 2006. 4. 3.경 하자에 대하여 피고가 제출한 자료의 검토와 현장실사를 거쳐 별지 보험금지급내역의 보험금지급금액란 기재와 같이 하자보수비를 삭감한 후, 2006. 5. 17.경 피고에게 합계 3,766만5,608원의 보험금을 지급하였다.

다. 원고의 주식회사 ○○○○에 대한 구상금 소송 제기 및 그 결과

⑴ 원고는 2007. 1. 7.경 주식회사 ○○○○을 상대로 대구지방법원 2007가단10891호로 위 보험금 지급에 따른 구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2008. 7. 1. 위 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2008. 7. 23. 확정되었다.

○ 이 사건 하자보증보험의 청약서 상 보험계약내용 중 보증내용란에 '공동주택 하자보증(보험기간 개시일로부터 3년 이후 하자 발생 시에는 공동주택관리령 제16조의 2에서 정한 하자에 대해서만 보증책임을 부담함)'이라는 내용이 수기로 기재되어 있고, 구 공동주택관리령 제16조의 2는 내력구조별 하자보수기간을 기둥·내력벽은 10년, 보·바닥·지붕은 5년으로, 하자의 범위를 내력구조부에 발생한 결함으로 인하여 당해 공동주택이 무너진 경우 또는 제16조의 3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안전진단 실시결과 당해 공동주택이 무너질 우려가 있다고 판정된 경우로 한정하고 있다.

○ 따라서 이 사건 보증보험에서 보증하는 하자는 '보증기간 개시일로부터 3년까지의 관련법령에 의한 공동주택 하자'와 '보증기간 개시일로부터 10년까지의 내력구조부에 대한 하자로서 공동주택이 무너진 경우 또는 무너질 우려가 있다고 판정된 경우'라고 할 것이다.

○ 그런데 원고가 주장하는 하자가 보증기간 개시일로부터 3년까지 발생한 하자라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또, 내력구조부에 대한 하자로서 공동주택이 무너졌거나 무너질 우려가 있다고 판정되었다는 사실은 제출 증거만으로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결국 원고가 주장하는 하자는 이 사건 보증보험에서 보증하는 하자라고 볼 수 없다.

⑵ 한편, 원고는 위 사건 진행 도중인 2007. 5.경 피고를 피고지자로 하여 소송고지를 신청하였고, 위 소송고지서가 2007. 5. 28.경 피고에게 도달하였으나, 피고는 위 소송에 참가하지는 않았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1 내지 3]

2. 부당이득반환의무의 발생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청구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로부터 발생하지 아니한 보험사고를 원인으로 하여 보험금을 지급받아 법률상 원인 없이 동액 상당의 이익을 얻고, 원고에게 동액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이득의 반환으로 지급받은 보험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및 판단

⑴ 피고는, 원고가 피고로부터 하자보수공사비 관련 보험금 지급을 요청받으면서 관련된 일체의 자료를 검토하고 현장실사를 거쳐 피고와 절충하여 보험금을 지급한 것으로서 보험금 지급 채무를 승인한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가 피고의 하자보수공사비 관련 보험금청구를 받아 관련 자료를 검토하고 현장실사를 거쳐서 청구한 보험금 액수를 삭감하여 지급한 사실은 앞에서 본바와 같으나,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가 하자보수공사비 관련 보험금 지급 채무를 승인하였다고 추인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원고가 보험금을 지급한 후에 보험사고가 발생하였음을 전제로 하여 주식회사 ○○○○을 상대로 구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다가 패소한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은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보험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오인하여 보험금을 지급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⑵ 피고는 주식회사 ○○○○이 원고에게 보험금을 지급하기 전에 지급을 유보하라는 취지의 이의를 제기하였음에도 원고가 스스로 충분한 검토를 거쳐 보험사고에 해당된다고 판단하여 보험금을 피고에게 지급한 점, 피고가 아파트 하자 진단 전문업체인 주식회사 ○○○○○○○○○에 하자 진단을 의뢰하는 과정에서부터 원고에게 자문을 구하였고, 피고의 안내에 따라 하자진단을 의뢰하고 하자보수와 관련한 감정비나 기타 보수비용을 지출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주식회사 ○○○○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패소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피고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전액의 반환을 구하는 이 사건 청구는 금반언의 원칙이나 신의칙에 위배되어 이유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가 주장한 사정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오인하여 보험금을 지급한 사정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청구가 금반언의 원칙이나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⑶ 피고는, 원고가 착오로 보험금을 지급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착오가 발생하는 과정에서 피고에게 아무런 귀책사유가 없어서 위 보험금 지급은 민법 제744조 소정의 도의관념에 적합한 비채변제에 해당하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 주장과 같은 사유만으로 도의관념에 적합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그 자체로 이유 없다.

3. 부당이득반환범위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청구하는 범위에 관한 판단

⑴ 원고는 피고가 반환할 부당이득의 범위가 기지급한 보험금 상당액 3,766만5,608원 및 이에 대하여 보험금 지급일 다음날인 2006. 5. 18.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 상법 소정의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의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의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이라고 주장한다.

⑵ 부당이득반환에 있어 수익자는 이익을 받은 후 법률상 원인이 없음을 안 때부터 악의의 수익자로서 그 받은 이익에 이자를 붙여 반환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원고가 보험을 지급받은 다음날인 2006. 5. 18.부터 법률상 원인 없이 보험금을 지급받았음을 알았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나아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주식회사 ○○○○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피고에게 소송고지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위 소송에 참가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앞의 사정만으로 바로 피고가 이 사건 소 제기 이전에 위 보험금이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되었음을 알았다고 추인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는 민법 제749조 제2항에 의하여 악의로 의제되는 이 사건 소 제기일인 2008. 8. 28.부터 위 반환할 금원에 대한 법정이자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⑶ 또한 원고는 지연손해금을 산정함에 있어 상법 소정의 연 6%의 비율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하나, 상법 제54조의 상사 법정이율은 상행위로 인한 채무나 이와 동일성을 가진 채무에 관하여 적용되는 것이고, 상행위가 아닌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발생하는 법정채무인 부당이득반환채무에는 상사 법정이율을 적용할 수 없으므로, 원칙으로 돌아가 민사 법정이율인 연 5%의 비율이 적용되어야 한다.

나. 피고의 주장 및 판단

피고는 선의의 수익자로 부당이득의 반환범위가 현존 이익의 범위로 제한되어야 하는바, 피고가 지급받은 보험금 중 900만원을 2006. 6. 1. 주식회사 ○○○○○○○○○에 하자진단 용역비로 지급하였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 중 현존이익인 2,866만5,608원(3,766만5,608원 - 900만원)을 초과한 부분은 이유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그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그 취득한 것이 금전상의 이득인 때에는 그 금전은 이를 취득한 자가 소비하였는가의 여부를 불문하고 현존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바(대법원 1996. 12. 10. 선고 96다32881 판결 참조), 피고가 그 주장과 같이 일부 금원을 자신의 하자진단 용역비 채무를 변제하는데 사용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바로 그 변제한 액수만큼 이익이 현존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이득의 반환으로 3,766만5,608원 및 이에 대하여 2008. 8. 28.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10. 4. 22.까지 민법 소정의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의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종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