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중앙지방법원 2009. 8. 21. 선고 2008가합○○○○○ 판결【채무부존재확인】: 원고패

【판시사항】 

고의 방화로 인한 면책 및 보험금청구권 상실 주장을 이유 없다고 본 사례.

【전 문】
【원 고】 ○○손해보험 주식회사
【피 고】 조○호
【변론종결】  2009. 6. 19.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2007. 3. 9. 포천시 ○○동 ○○○ 소재 '○○○○' 상호의 ○○○○의 화재로 인하여 건물 및 기계, 동산이 소훼된 사고와 관련하여 별지 목록 기재 보험계약에 기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보험금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이 유】

1. 기초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2호증, 갑 제3호증의 1, 2, 갑 제5,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화재보험, 해상보험 등 각종 보험 및 재보험의 계약체결과 그 계약에 의한 보험료 징수와 보험금 지급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고, 피고는 포천시 ○○동 ○○○ 지상 건물 중 일부(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를 임차하여 '○○○○'라는 상호로 ○○○○(이하 '이 사건 공장'이라 한다)을 운영해 왔다.

나. 피고는 2007. 1. 12.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공장에 관하여 별지 목록 기재 보험계약과 같이 보험기간을 2007. 1. 12. 16:00부터 2012. 1. 12. 16:00까지, 보험가입금액을 건물 일체 50,000,000원' 기계 일체 150,000,000원, 동산 일체 100,000,000원, 보험료를 월 350,000원으로 하는 '○○○○ 조○○님을 위한 화재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 이 사건 보험계약에 적용되는 보통약관은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제14조(보상하는 손해)
􌈔 회사는 보험에 가입한 물건이 화재로 입은 아래 손해를 보상하여 드립니다.
① 화재에 따른 손해
제16조(보상하지 아니하는 손해)
회사는 보험목적에 아래와 같은 사유로 손해가 생긴 때에는 보상하여 드리지 아니합니다.
① 피보험자 또는 이들의 법정대리인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
② 계약자 또는 이들의 법정대리인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
제29조(보험금 청구권의 상실)
아래와 같은 경우에 피보험자는 손해에 대한 보험금 청구권을 잃게 됩니다.
①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손해통지 또는 보험금 청구에 관한 서류에 고의로 사실과 다른 것을 기재하였거나 그 서류 또는 증거를 위조하거나 변조한 경우
② 계약자, 피보험자 또는 이들의 대리인이 상당한 이유 없이 손해의 조사를 방해 또는 회피할 때에는 그 해당 손해

라. 그런데,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험기간 중이던 2007. 3. 9. 21:50경 이 사건 건물에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하여 보험목적물인 건물, 기계, 동산 등이 소훼되었다(이하 '이 사건 화재'라 한다).

2. 원고의 주장 및 판단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이 사건 화재는, 이 사건 건물 중 한동안 가동하지도 않은 제2공장 배전판 밑에서 최초로 발생한 점,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직전 피고는 이 사건 공장의 전기요금 및 각종 공과금, 세금 등을 연체하는 등 자금사정이 어려운 상황이었던 점, 그럼에도 피고는 무리하게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계약 후 58일 만에 이 사건 화재가 발생한 점, 피고는 보험계약 직후 악성 재고를 이 사건 화재 발생 공장으로 옮겨 놓았으며, 화재 발생 수일 전 보험 모집인에게 전화하여 계약이 유효하게 유지되는지 문의한 점, 화재 발생 직전 과거 보험금을 수령한 경험이 있는 자들과 수차례 전화통화를 하고, 화재 발생 이후 보험금에 대하여 보험금 양도양수 방식으로 보험금을 청구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화재는 피고의 보험금을 노린 고의적인 방화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 분명하므로, 원고는 이 사건 보험약관 제16조에 의하여 피고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2) 가사 이 사건 화재가 피고의 고의적인 방화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피고는 이 사건 화재로 카바링기 3대가 소실되었다면서 구입 당시 매매계약서 등을 제출하며 보험금을 청구하였으나, 조사 결과 위 매매계약서는 위조된 계약서로 판명되었고, 이 사건 화재로 소실된 동산 등은 재고나 쓰고 남은 자투리 원사여서 재산적 가치가 전혀 없음에도 피고는 동산에 대해 총 1억 원의 보험금을 청구하고 있으며, 또한 피고는 원고의 의뢰를 받은 손해사정사무소의 손해사정인에게 300만 원을 지급하려 하였는바, 이와 같이 피고는 보험금 청구에 관한 서류에 고의로 사실과 다른 것을 기재하고, 서류를 위조하였고, 또한 손해의 조사를 방해 또는 회피하였으므로 이 사건 보험약관 제29조에 의하여 피고의 보험금청구권은 상실되었다.

(3) 따라서 이 사건 화재와 관련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에 기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보험금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한다.

나. 판단

(1) 고의 방화로 인한 면책 주장에 관한 판단

(가) 보험계약의 약관에서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는 보상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 보험자가 보험금 지급책임을 면하기 위해서는 위 면책사유에 해당하는 사실을 입증할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인바, 여기에서의 입증은 법관의 심증이 확신의 정도에 달하게 하는 것을 가리키고, 그 확신이란 자연과학이나 수학의 증명과 같이 반대의 가능성이 없는 절대적 정확성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통상인의 일상생활에 있어 진실하다고 믿고 의심치 않는 정도의 고도의 개연성을 말하는 것이고, 막연한 의심이나 추측을 하는 정도에 이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8다72578, 72585 판결 참조).

(나)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2호증, 갑 제4호증의 1, 2, 을 제2호증, 을 제3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2005. 4. 22.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공장에 관하여 보험기간을 2005. 4. 22.부터 2008. 4. 22.까지, 보험가입금액을 건물 일체 50,000,000원, 기계 일체 100,000,000원, 동산 일체 100,000,000원, 보험료를 월 500,000원으로 하는 '○○○ ○○○○○○○○○○'을 체결하였다가, 2006. 2.경 위 계약을 해약한 후 2007. 1. 12.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한 사실, 이 사건 화재는 피고가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한 후 58일 만에 발생한 사실, 이 사건 화재 발생 당시 이 사건 공장의 공장장으로 근무하던 하효일은 이 사건 화재로 인한 손해사정을 위한 조사를 받음에 있어서 손해사정인에게 '피고가 운영하는 공장이 흑자가 되기 위해서는 월 매출이 3천만 원 이상이 되어야 하는데 현재 월 매출이 600만 원 내지 800만 원으로 공장의 자금사정이 어렵고, 공장의 전기료, 세금 등을 연체하고 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 이 사건 화재의 발생 지점인 이 사건 공장의 제2공장은 한동안 가동되지 아니한 사실, 피고는 2007. 4. 13. 원고에 대한 보험금 채권 중 1억 원을 최대주에게 양도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다) 그러나 한편 앞서의 증거 및 을 제1호증의 1 내지 7, 을 제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이 사건 화재의 발생 시각이 21:50경으로 비록 늦은 시각이기는 하나 이 사건 공장에 하효일을 비롯한 피고의 직원들이 야간작업을 하고 있어 이 사건 건물에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쉽게 발견되어 진화될 가능성이 크고, 실제로 이 사건 화재 당시 화재 현장에서 목격한 사람이 다수 있고 이들 중 일부는 화재 진화를 시도하거나 119에 화재발생신고를 하였던 점, 통상의 방화사건에서 화재조사 결과로 제시되는 시너나 석유 등 인화물질의 흔적과 냄새 또는 잔존물질에 대한 반응검사 등이 증거로서 전혀 확보되어 있지 않은 점(오히려 원고측의 진정으로 이 사건 화재에 관하여 조사를 한 수사기관은 이 사건 화재의 발생지점 배전판을 수거하여 ○○○○○○○○○, ○○○○○○○○○○○○○화재감식반에 감정의뢰를 한 바, 배전판 전선에서 단락흔이 수 곳 발견된 것으로 보아 전기 문제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고 실화나 방화의 혐의는 없다는 이유로 내사종결을 하거나 혐의 없음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은 이 사건 화재 발생 당시 피고의 재정상태, 보험가입현황, 화재 발생 이후 피고의 정황 등에 관한 사정만으로는 피고의 고의적인 방화로 이 사건 화재가 발생하였음에 대하여 막연한 의심이나 추측의 정도를 넘어 고도의 개연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피고의 고의로 이 사건 화재가 발생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보험금청구권 상실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피고가 보험금 청구에 관한 서류에 고의로 사실과 다른 것을 기재하였거나, 서류를 위조하였고, 손해의 조사를 방해 또는 회피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준호(재판장) 박준섭 최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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