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지방법원 2010. 4. 16. 선고 2009가단3908 판결【손해배상(자)】: 원고일부승

【판시사항】

T자형 삼거리 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에 관해 도로를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가 삼거리 표시 등을 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판결

【판결요지】

T자형 삼거리에 진입하던 운전자가 이를 알지 못하고 직진 운행하다가 도로를 이탈하는 교통사고가 발생한 경우, 위 도로를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로서는 미리 삼거리임을 알리는 표지판을 설치하거나 이탈방지용 방호울타리를 설치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방자치단체에게 교통사고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함. 다만 피해자도 일시정지나 서행을 하지 않은 과실이 인정되어 50%의 책임만 인정함.

【전 문】
【원고(선정당사자)】 장○철
【피고】 정읍시 
【변론종결】  2010. 3. 19.
【주 문】
1. 피고는 원고(선정당사자), 선정자 박○호, 장○웅에게 각 1,000,000원, 선정자 장○영에게 3,000,000원, 선정자 박○섭에게 2,500,000원과 각 이에 대하여 2007. 2. 15.부터 2010. 4. 16.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선정당사자)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2은 원고(선정당사자)가, 1/2은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선정당사자, 이하 '원고'라 한다)에게 8,000,000원, 선정자 박○호에게 5,000,000원, 장○웅에게 1,000,000원, 장○영에게 5,000,000원, 박○섭에게 4,000,000원과 각 이에 대하여 2007. 2. 15.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가. 사고의 발생

(1) 원고 장○철은 2007. 2. 15. 18:45경 군도 17호선 정읍시 ○○면 ○○교 앞 삼거리(이하 '이 사건 사고지점'이라 한다)에서, 선정자 박○○의 소유인 전북○○마○○○○호 승용차(이하 '원고차량'이라 한다)를 운전하고, 정읍시 ○○면 쪽에서 김제시 ○○면 쪽으로 진행하였다.

(2) 이 사건 사고지점은 T자형 삼거리였는데, 원고 장○철은 이를 알지 못하고, 직진도로로 오인하여 직진하는 바람에 도로를 이탈하여 원고차량이 도로 아래로 미끄러졌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이로 인하여 원고 장○철은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뇌진탕, 경추부 및 족근관절 염좌, 우측 견부 좌상, 다발성 찰과상 등의 상해를, 원고차량에 동승한 선정자 장○웅은 약 6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좌측 상완골 근위부 골절상(이로 인하여 선정자 장○웅은 2007. 2. 16. 도수정복 및 금속핀 내고정 수술을 받았다)을, 원고차량에 동승한 선정자 박○호는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경추부 및 하부요추부 염좌상, 안면부 좌상을, 원고차량에 동승한 선정자 장○영은 안면부 좌상을 각 입었고, 원고차량의 소유자인 선정자 박○섭은 2007. 3. 14. 원고차량을 폐차하였다.

나. 당사자들의 관계

선정자 박○호는 원고 장○철의 처, 선정자 장○웅, 장○영은 그의 자녀들이고, 선정자 박○섭은 선정자 장○○의 아버지이며, 피고는 이 사건 사고지점 도로의 관리청이다.

다. 이 사건 사고 지점의 현황

이 사건 사고지점 도로는 삼거리에 이르기 전까지 왕복 2차로이고, 약간의 오르막길이며, 원고차량의 진행방향에서 보아 삼거리에 이르러 우측에는 교량이 있고, 삼거리 직전 노면에 횡단보도가 설치되어 있고, 그 직전에 정지선이 설치되어 있었으나, 횡단보도 표시는 약 절반가량 지워진 상태였고, 이 사건 사고 당시에는 삼거리에 이르기까지와 삼거리 정면에 삼거리임을 알리는 아무런 표지판이나 방호시설이 설치되어 있지 아니하였다.

라. 관련법령

대통령령인 도로의 구조·시설기준에 관한 규정 제38조 제1항에 의하면, 교통사고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시선유도시설, 방호울타리, 충격흡수시설, 조명시설, 과속방지지설, 도로반사경, 미끄럼방지시설, 노면요철포장, 긴급제동시설, 안개지역 안전시설, 횡단보도육교(지하 횡단보도 포함) 등의 도로 안전시설을 설치하여야 하고, 제39조 제1항에 의하면, 교통의 원활한 소통과 안전을 도모하고, 교통사고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신호기 및 안전표지 등의 교통안전시설, 도로표지, 도로명판 등을 설치하여야 하며, 긴급연락시설, 도로교통정보 안내시설, 과적차량 검문소, 차량 검지체계 등의 교통관리시설을 설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제1 내지 4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손해배상청구권의 발생

(1) 영조물인 도로의 설치·관리상의 하자는 도로의 위치 등 장소적인 조건, 도로의 구조, 교통량, 사고시에 있어서의 교통 사정 등 도로의 이용 상황과 본래의 이용 목적 등 제반 사정과 물적 결함의 위치, 형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8. 2. 13. 선고 97다49800 판결 등 참조).

(2) 살피건대, 위에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이 사건 사고지점은 T자형 삼거리이므로 도로의 관리자인 피고로서는 최소한 이를 알려주는 표지판들을 설치하여야 하고, 방호울타리 등으로 직진하는 차량이 도로를 이탈하지 않도록 방호조치를 취하였어야 함에도,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사고지점에 이르기 전에 아무런 표지판이 설치하지 아니하였고, 삼거리에 이르러 맞은편에 방호울타리 등의 안전시설을 설치하지 아니한 점에 비추어, 이 사건 사고지점 도로는 영조물인 도로자체가 갖추어야 할 통상의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하자가 있다고 할 것이다.

(3) 따라서, 피고는 영조물인 이 사건 사고지점 도로의 관리자로서, 이 사건 사고지점 도로의 설치·관리상의 하자로 인하여 원고와 선정자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 손해배상청구권의 범위

(1)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은 이 사건 사고의 경위, 사고지점의 상황, 원고 장○○로서도 비록 절반가량이 지워져 있기는 하였으나, 이 사건 사고지점에 이르기 직전에 횡단보도와 정지선이 설치되어 있었으므로 노면에 설치된 교통표지에 주의를 기울여 일시 정지하거나 서행하였어야 하는 등의 주의를 기울였어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 한 과실이 있다고 할 것인바, 위와 같은 과실내용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사고 발생에 있어서 원고 장○○을 비롯한 선정자들의 책임비율을 50%, 피고의 책임비율을 50%로 봄이 상당하다.

(2) 선정자 박○○의 차량 폐차로 인한 손해

선정자 박○○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차량을 폐차한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고, 갑제5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모아 보면, 원고차량의 중고차 시세가 400만원 가량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피고는 선정자 박○○에게 피고의 과실비율에 따라 그 50% 상당액인 200만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원고 장○○과 나머지 선정자들의 위자료 청구

이 사건 사고 발생의 경위와 이로 인하여 입은 원고 장○○과 선정자들이 입은 피해정도, 위에서 본 과실비율 등에 비추어, 피고가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를 원고 장○○, 선정자 박○○, 장○○에게 각 1,000,000원, 원고 장○○에게 3,000,000원, 선정자 박○○에게 5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손해배상금으로 원고 장○○, 선정자 박○○, 장○○에게 각 1,000,000원, 선정자 장○○에게 3,000,000원, 선정자 박○○에게 2,500,000원과 각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발생일인 2007. 2. 15.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10. 4. 16.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와 선정자들의 이 사건 청구는 각 위 인정범위 내에서 각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한다.

판사 이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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