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지방법원 2009. 11. 19. 선고 2009나13542 (본소), 2009나13573 (반소) 판결【구상금】: 원고일부승

【판시사항】

길 가장자리구역에 주차된 차량과 진행 중인 차량이 부딪힌 경우 여러 사정을 들어 주차된 차량에게 과실이 없다고 판시한 사례

【전 문】
【원고(반소피고), 항소인】 메리츠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피고(반소원고), 피항소인】 현대해상화재보험 주식회사
【제1심판결】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09. 5. 12. 선고 2008가소145623 (본소), 2008가소162215 (반소) 판결(원고패)
【변론종결】 2009. 11. 5.
【주 문】
1. 제1심 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에게 75만 원 및 이에 대하여 2008. 5. 27.부터 2009. 11. 19.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나. 원고(반소피고)의 나머지 본소청구 및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각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은 본소, 반소를 합하여 이를 10분하여 그 1은 원고(반소피고)가, 나머지는 피고(반소원고)가 각 부담한다.
3.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가. 본소 :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 한다)는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 한다)에게 75만 원 및 이에 대하여 2008. 4. 18.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나. 반소 : 원고는 피고에게 2,559,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08. 5. 15.부터 이 사건 반소장 부본 송달일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가. 본소 : 제1심 판결 중 본소에 관한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75만 원 및 이에 대하여 2008. 4. 18.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나. 반소 : 제1심 판결 중 반소에 관한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의 반소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A와 사이에, A 소유의 경기○○노○○○○호 □□□ 차량(이하 '원고 차량'이라고 한다)에 관하여 보험기간을 2008. 2. 11.부터 2009. 2. 11.까지로 정하여 개인용자동차보험계약을 체결하였고, 피고는 B와 사이에, B 소유의 경기○○도○○○○호 □□□ 차량(이하 '피고 차량'이라고 한다)에 관하여 보험기간을 2007. 7. 28.부터 2008. 7. 28.까지로 정하여 개인용자동차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C는 2008. 4. 12. 17:35경 피고 차량을 운전하여 안산시 단원구 □□동 산○-○ 소재 편도 1차로 도로에서 탄도 방면에서 대부북동 방아머리 방향으로 진행하던 중, 용변을 보기 위하여 진행차로 오른쪽의 길가장자리구역에 잠시 주차된 원고 차량의 왼쪽 뒷부분을 피고 차량의 오른쪽 앞부분으로 추돌하였다. 피고 차량은 원고 차량을 충격한 이후 계속 진행하여 도로 왼쪽의 길가장자리구역에 설치되어 있는 배수구 옹벽을 충격하고 미끄러지며 전신주를 재충격하여 전복되었다(이하 '이 사건 교통사고'라고 한다).

다. 이 사건 교통사고로 인하여 피고 차량을 운전한 C은 사망하였고, 원고 차량의 수리비 75만 원, 피고 차량의 수리비 853만 원이 각 발생하였다.

라. 이 사건 교통사고에 관한 보험금으로, 원고는 2008. 4. 18.부터 2008. 5. 26.까지 원고 차량의 수리비 75만 원을, 피고는 2008. 5. 14. 피고 차량의 수리비 853만 원을 각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일부 다툼 없는 사실, 갑 1, 2, 4호증, 갑 7, 8호증, 갑 10 내지 12호증, 을 1, 2호증의 각 기재, 갑 5호증, 갑 9, 13호증의 각 1 내지 4, 갑 14호증의 1 내지 19, 을 3호증의 1, 2의 각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및 판단(본소와 반소를 같이 본다)

가. 원고의 주장

원고 차량은 다른 차량의 교통에 전혀 장애를 초래하지 않도록 길가장자리구역에 주차되어 있었고, 피고 차량의 난폭 운전 및 운전미숙으로 인하여 이 사건 교통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 사건 교통사고는 피고 차량의 일방적 과실에 의하여 발생한 것이고 원고 차량의 주차와 이 사건 교통사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원고 차량에 관하여 지급한 보험금 75만 원 상당을 구상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이 사건 교통사고는 좌로 굽은 급커브 지역에서 발생하였는바, 원고 차량은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급커브길의 우측에 주차한 과실이 있다. 이러한 원고 차량의 과실은 30%에 해당하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피고가 피고 차량에 관하여 지급한 보험금 853만 원 중 원고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2,559,000원(= 853만 원 x 30%) 상당을 구상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판단

1) 인정사실

위에서 본 각 인정 증거에 갑 6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의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이 사건 교통사고가 발생한 도로는 편도 1차로의 지방도로로서 전체 차로의 너비가 6.5m 정도, 1차로의 너비가 2.9m 정도, 차로의 오른쪽 길가장자리구역에는 너비 2~3m 상당의 흙길이 이어져 있다. 위 도로의 제한속도는 시속 60km이고, 사고 장소는 탄도 방면에서 대부북동 방아머리 방향으로 진행 중 왼쪽으로 완만하게 휘어지다가 다시 직선도로가 시작되는 지점으로서, 차로와 길가장자리구역 사이에 백색실선이 설치되어 있었다.

나) 사고 당일의 날씨는 맑은 편이었고, 도로는 건조하였으며, 시야 확보가 용이한 17:35경의 주간이었다.

다) 원고 차량에 어떠한 구조상의 결함이나 기능상의 장애는 없었다.

라) 피고 차량은 원고 차량을 충격한 후에도 중앙선을 넘어 반대 차선의 길가장자리구역 방향으로 약 38.2m를 더 진행하여 도로 왼쪽의 길가장자리구역에 설치된 배수구 옹벽을 충격하였고, 다시 약 12m 가량 앞으로 미끄러지며 도로 왼쪽의 길 가장자리구역에 설치된 전신주를 재충격하여 전복되었다.

마) 이 사건 교통사고 무렵 해당 지점을 진행하던 D은, 피고 차량이 사고 직전 자신이 운전하던 차량을 포함하여 6~7대 정도를 추월하며 과속하여 진행하는 것을 목격하였다고 진술하였다.

2) 판단

살피건대, 이 사건 교통사고가 발생한 장소는 왼쪽으로 굽은 도로이긴 하나 그 굽은 정도가 심하지 아니하고 직선도로가 시작되는 시점이고 당시 시야 장애요소가 없어, 피고 차량의 진행방향에서 볼 때 상당한 거리 앞에서 원고 차량의 주차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상태였던 점, 원고 차량이 주차된 곳은 주차금지구역이 아니고, 도로 우측의 백색 실선 우측의 길가장자리구역이었던 점(따라서 길가장자리구역은 도로를 주행하는 차량의 통행로가 아니고, 그곳에 일시 주차하였다고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차량의 통행에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니다.), 도로교통법 제2조 제10호는 "'길가장자리구역'이라 함은 보도와 차도가 구분되지 아니한 도로에서 보행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하여 안전표지 등으로 경계를 표시한 도로의 가장자리 부분을 말한다."고, 같은 법 제34조는 "도로 또는 노상주차장에 정차 또는 주차하고자 하는 차의 운전자는 차를 차도의 우측 가장자리에 정차하는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정차 또는 주차의 방법․시간과 금지사항 등을 지켜야 한다."고, 같은 법 시행령 제11조 제1항 제1호는 "모든 차의 운전자는 도로에서 정차를 하고자 하는 때에는 차도의 우측 가장자리에 정차하여야 한다. 다만 차도와 보도의 구별이 없는 도로에 있어서는 도로의 우측 가장자리로부터 중앙으로 50센티미터 이상의 거리를 두어야 한다."고 각 규정하고 있는바, 당시 원고 차량의 주차 위치와 방법 등에 비추어 원고 차량 운전자에게 도로교통법 관련 법규 위반의 잘못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피고 차량이 원고 차량을 충격한 이후에도 약 38.2m를 더 진행하여 좌측 도로변 배수구 옹벽과 전신주 등을 충격한 경위로 미루어 보아, 당시 피고 차량이 과속운전을 하였을 것으로 넉넉히 짐작되는 점, 이 사건 교통사고 당시 진행 차로 전방에 장애물이 있어 피고 차량이 길가장자리구역으로 피행할 수밖에 없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은 엿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당시 원고 차량의 운전자가 원고 차량을 잠시 주차함에 있어 어떠한 주의의무위반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 차량의 주차와 이 사건 교통사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오히려 이 사건 교통사고는 조향 및 제동장치를 정확히 조작하지 않은 채 전방주시의무를 소홀히 하여 과속으로 사고 지점을 진행한 피고 차량의 전적인 과실에 의하여 발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3) 소결

이에 의하면, 본소에 관하여 피고는 원고에게 구상금으로, 원고가 지급한 보험금 75만 원 및 이에 대하여 보험금 최종지급일 다음날인 2008. 5. 27.부터 피고가 그 이행 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09. 11. 19.까지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반면, 원고 차량의 과실이 있음을 전제로 한 피고의 반소에 관한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본소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원고의 나머지 본소청구 및 피고의 이 사건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한다.

판사 유상재(재판장) 곽형섭 김옥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