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남부지방법원 2000. 12. 12. 선고 99가단559** 판결【보험금】: 원고패

【판시사항】

보험계약자의 고지의무위반과 보험자의 약관설명의무와의 관계

【판결요지】

보험자 및 보험계약의 체결 또는 모집에 종사하는 자는 보험계약의 체결에 있어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에게 보험약관에 기재되어 있는 보험상품의 내용, 보험요율의 체계 및 보험청약서상 기재 사항의 변동 사항 등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한 명시, 설명의무를 지고 있다고 할 것이어서 보험자가 이러한 보험약관의 명시, 설명의무에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 약관의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 할 것이므로 보험계약자가 그 약관에 규정된 고지의무를 위반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는 없다 할 것이나, 한편 보험자에게 보험약관의 명시, 설명의무가 인정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보험계약자가 알지 못하는 가운데 약관에 정하여진 중요한 사항이 계약 내용으로 되어 보험계약자가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을 피하고자 하는 데 그 근거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보험약관에 정하여진 사항이라고 하더라도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보험계약자가 별도의 설명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이거나 이미 법령에 의하여 정해진 것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한 사항이라면 그러한 사항에 대하여서까지 보험자에게 명시, 설명의무가 인정된다고 할 수 없다 할 것이다.

【전 문】
【원 고】 전○이
【피고,피항소인】 ○○생명보험 주식회사
【변론종결】 2000. 11. 14.
【주 문】
1.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금 25,57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익일부터 완제일까지 연 25%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판결.

【이 유】

1. 기초사실

가. 보험계약의 체결

소외 임○○는 피고와의 사이에, ① 1996. 6. 10. 보험금 2,000만원, 피보험자 위 소외인, 보험료 월 금 77,800원, 만기 10년의 '무배당 ○○개인5배형' 생명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제1보험계약이라 한다)을, ② 1998. 7. 29. 보험금 200만원, 피보험자 위 소외인, 보험료 월 금 43,900원, 만기 10년의 '○○건강생활' 생명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제2보험계약이라 한다)을 각 체결하였고, ③ 위 임○○의 처인 원고는 1999. 2. 3. 피고와의 사이에 보험금 375만원, 주피보험자 원고, 종피보험자 위 임○○, 수익자 법정대리인, 보험료 월 금55,400원, 만기 20년의 '무배당 O.K 안전(부부기본형)' 생명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제3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뒤 위 각 보험계약 체결일 무렵 제1회 보험료를 지급하였다.

나. 보험금 지급관계

이 사건 각 보험금 지급 약정 중, ① 이 사건 제1보험계약은 소외 망인이 암 또는 재해 이외의 사유로 보험계약일로부터 2년 이내 사망할 때 보험금 2,000만원, 2년을 초과하여 사망한 때에는 보험금 1,000만원을 각 지급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② 이 사건 제2보험계약은 소외 망인이 뇌졸중, 급성심근경색증, 암, 7대특정질환 이외의 사유로 사망할 때 보험금 200만원 및 기납입 주계약보험료를 지급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며, ③ 이 사건 제3보험계약은 종피보험자인 소외 망인이 보험계약일로부터 2년 이내에 암, 과로사 관련 특정질병 및 재해 이외의 사유로 사망할 때 보험금으로 매년 375,000원씩 10회 지급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사건 제1보험계약은 1998. 8. 27.부터의 보험료 지급의무의 지체를 이유로 같은 해 10월 1일 실효되었는데, 소외 임○○은 같은 달 31. 지체된 보험료 금 233,400원을 납입하고 위 보험계약을 부활시켰다.

다. 소외 임○○은 1996. 4. 22.부터 1988. 7. 28.까지 사이에 당뇨병, 지방간(알콜성 간염)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1999. 2. 10. 사망하였으나 그 원인은 밝혀지지 아니하였다.
【증거】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 갑 제4호증, 갑 제6호증의 1 내지 3, 을 제1, 2호증, 을 제8호증의 1

2. 쟁점 및 판단

가. 보험계약의 해지 여부

원고가 이 사건 제1보험계약의 보험금 2,000만원, 제2보험계약의 보험금 200만원, 제3보험계약의 보험금 375만원을 각 청구함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은 소외 임○○ 및 원고의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해지되었다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을 제4호증, 을 제8호증의 1 내지 3, 을 제9호증, 을 제13호증의 1, 2에 의하면,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약관은,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는 청약시(건강진단을 받은 경우에는 건강진단시 포함) 청약서에서 질문한 사항에 대하여 알고 있는 사실을 반드시 사실대로 알려야 하고,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보험금의 지급 사유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관한 고지의무를 위반한 때에는 피고 회사는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이에 따라 피고 회사는 보험청약서에 보험계약 또는 피보험자의 현재 및 과거의 건강 상태에 관한 질문사항을 '고지의무사항'으로 마련하여 두고 그 상단에 '보험계약자(피보험자) 본인이 아래 각 사항에 대하여 자필로 직접 작성하여 사실대로 알려야만 보험금 지급이 보장됩니다', 하단에 '상기 고지사항은 사실과 다름없이 계약자(피보험자) 본인이 직접 작성하였으며 귀사가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건강상태 등을 의사에게 조회하여도 이의가 없음을 서약합니다'라는 문구를 부동문자로 기재한 사실, 소외 임○○는 이 사건 제1보험계약의 부활 청약서, 이 사건 제2보험계약의 청약서의, 원고는 이 사건 제3보험계약의 청약서의 각 질문사항 중 최근 5년 이내에 간염, 간기능장애, 단백뇨 등의 병명으로 치료, 복약, 입원하였거나 수술, 정밀검사(심전도, X선, 종합건강진단)를 받은 사실이 있는지에 관하여 각 '없다'란에 표기를 한 사실, 피고는 1999. 4. 3.경 원고에게 이 사건 각 보험계약체결시 고지의무불이행을 원인으로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을 해지한다는 통지를 하고, 이미 납부한 보험료 합계 금 3,007,900원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각 보험계약자 혹은 피보험자는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 적용되는 약관에 의하여 건강상태에 관한 일정 사항에 관하여는 피고에 대하여 고지의무를 가진다 할 것인데, 소외 임○○는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을 체결(이 사건 제1보험계약은 부활청약)하기 전인 1996. 4. 22.부터 1998. 7. 28.까지 사이에 당뇨병, 지방간(알콜성 간염)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적이 있으면서도 피고 회사의 청약서 질문항의 '없다'란에 표기를 하였는바, 이는 보험계약자이자 피보험자인 소외 임○○ 및 원고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보험금의 지급 사유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을 피고 회사에 고지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피고 회사의 위 해지 통지로 이 사건 보험계약은 해지되었다 할 것이다.

나. 원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원고는, 소외 임○○ 및 원고가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 보험모집인인 김○○(제1, 3보험계약), 김△△(제2보험계약)에게 망 임○○의 당뇨, 알콜성간염 등의 병력을 밝혔는데도 위 김○○, 김△△가 보험계약을 체결하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하고, 고지의무 위반사항의 작성 또한 필요 없다고 말하였다고 주장하나 이에 부합하는 증인 전○○의 일부증언은 믿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을 제8호증의 1 내지 3에 의하면, 위 임○○ 및 원고는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을 체결할 당시에 이 사건 각 보험청약서의 상단에 고지 사항에 대하여 사실대로 기재하여야 보험금이 지급된다는 점이 기재되어 있었음에도 과거병력을 묻는 질문표의 '없다'란에 표기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다음으로 원고는, 피고의 보험모집인인 위 김○○은 이 사건 보험계약체결 당시 망 임○○ 및 원고에게 고지의무위반이 보험계약의 해지 사유가 된다는 설명을 하지 않았고, 오히려 망 임○○의 기왕증은 이 사건 보험계약과는 상관없다고 설명하였는바, 이는 피고 회사에게 요구되는 보험약관의 명시, 설명의무에 위반한 것이어서 피고는 원고의 고지의무위반을 이유로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보험자 및 보험계약의 체결 또는 모집에 종사하는 자는 보험계약의 체결에 있어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에게 보험약관에 기재되어 있는 보험상품의 내용, 보험요율의 체계 및 보험청약서상 기재 사항의 변동 사항 등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한 명시, 설명의무를 지고 있다고 할 것이어서 보험자가 이러한 보험약관의 명시, 설명의무에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 약관의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 할 것이므로 보험계약자가 그 약관에 규정된 고지의무를 위반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는 없다 할 것이나, 한편 보험자에게 보험약관의 명시, 설명의무가 인정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보험계약자가 알지 못하는 가운데 약관에 정하여진 중요한 사항이 계약 내용으로 되어 보험계약자가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을 피하고자 하는데 그 근거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보험약관에 정하여진 사항이라고 하더라도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보험계약자가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이거나 이미 법령에 의하여 정하여진 것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하는 정도에 불고한 사항이라면 그러한 사항에 대하여서까지 보험자에게 명시, 설명의무가 인정된다고 할 수 없다 할 것인데, 위에서 인정한 사실 및 증인 전○○, 김○○의 일부증언(증인 전○○의 증언 중 위에서 배척한 부분 제외)에 의하면, 이 사건 각 보험청약서의 상단에는 고지 사항에 대한 질문표에 사실대로 기재하여야 보험금이 지급된다는 점이 기재되어 있었던 사실, 원고는 병력이 있는 경우 보험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고 알고 있어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을 체결하기 이전에 자신이 먼저 소외 김○○, 김△△에게 소외 임○○의 지방간과 당뇨병이 있는데도 보험계약을 체결할 수 있으냐고 물어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사정이 위와 같다면 피고회사의 보험모집인이 이 사건 보험계약체결 당시 고지의무위반에 따른 법적 효과를 일일이 설명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소외 임○○ 및 원고로서는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알콜성 간염, 당뇨병 등으로 수 차례 병원에서 통원치료 혹은 투약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었음을 피고 회사에 고지하였을 경우 보험자인 피고 회사가 보험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거나 적어도 보험요율을 인상하는 등으로 보험계약의 내용을 변경하였을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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