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천지방법원 속초지원 2006. 2. 10. 선고 2004가합7*** 판결【채무부존재확인】: 원고승

【판시사항】

T/M(텔레마케팅) 계약체결 건에서 녹취록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모집인의 진술 및 다른 보험회사의 계약시 녹취된 녹취록을 근거로 피보험자가 계약 당시 약관에 대하여 인지하고 있음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판결요지】

선행차량의 뒷부분을 추돌하여 선행차량의 승객들이 사상한 사고로, 원고 보험회사는 연령한정특약 위반을 이유로 면책처리하였으나 피보험자인 피고 측은 약관설명의무위반을 이유로 보험금 지급청구한 사건에서, 계약체결 당시 피보험자가 약관에 대하여 알고 있었으므로 원고는 별도의 약관설명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어서 보험금지급의무가 없다고 판시한 사례.

【전 문】
【원 고】 대한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피 고】 주식회사 나○스
【제2심판결】 서울고등법원 2006. 10. 26. 선고 2006나31*** 판결
【변론종결】 2006. 1. 20.
【주 문】
1. 2004. 12. 5. 21:20경 강원 양양읍 포월리에 있는 등불가든 입구 7번 국도 상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에 관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의 2004. 7. 29.자 보험계약에 기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보험금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들이 부담하고, 그 나머지 부분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인정사실
[인정근거] 다툼없는 사실, 갑1 내지 6, 8, 9, 을1(이상 가지번호 포함), 김○○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가. (1) 원고는 보험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서 2004. 7. 29. 피고 소유인 ○○가○○○○호 무쏘픽업 화물차량에 관하여 보험기간 2004. 7. 29.부터 2005. 7. 29.까지, 피보험자 피고로 정하여 위 차량을 운행하던 도중에 제3자에게 책임을 질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그 손해배상액을 보상하기로 하는 내용의 자동차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위 보험계약에는 운전자의 나이를 만 26세 이상으로 한정하는 연령한정특약이 부가되어 있다.

(2) 위 연령한정특약에 관한 특별약관 제1조에서는 '보험회사는 피보험자가 보험증권에 기재된 자동차에 대하여 운전할 자를 26세 이상으로 한정한 경우에는 이 특별약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보상합니다. 그러나 대인배상Ⅰ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합니다.' 같은 약관 제2조 제1항에서는 '회사는 이 특별약관에 의하여 26세 미만의 자가 피보험자동차를 운전하던 중에 발생된 사고에 대하여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아니합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나. 김○○은 2004. 12. 5. 21:20경 위 무쏘픽업 화물차량(이하 '가해차량'이라 한다)을 운전하여 강원 양양읍 포월리에 있는 등불가든 입구 7번 국도상을 속초에서 양양방향으로 편도 2차로 중 2차로를 따라 시속70~80km의 속도로 운행하던 중 전후·좌우를 잘 살피지 아니한 채 같은 차로에서 앞서 진행하던 피해자 강○○ 운전의 강원 ○○더○○○○호 봉고 프론티어 차량(이하 '피해차량'이라 한다)을 추월하려다가 가해차량 우측 앞범퍼로 피해차량 좌측 뒷부분을 추돌하여 동승하고 있던 피해자 정○○과 강○○이 차량 밖으로 튕겨져 나와 대차로에 떨어지게 하여 정○○으로 하여금 전신골절로 인한 대량 출혈 호흡정지로, 강○○로 하여금 두개파열, 전신골절로 인한 대량 출혈 호흡정지로 각 사망하게 함과 아울러 피해차량 앞 범퍼 등을 손괴하는 사고를 내었다.

다. 한편 김○○은 피고의 직원으로서 그 대표이사 김○○의 아들이고, 1980. 1. 5.생으로 이 사건 사고 당시의 나이는 만 24세 11개월이었다.

2. 쟁점 및 판단

가. 보험금 지급채무의 부존재

위에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는 이 사건 연령한정특약에 따라 이 사건 사고 당시 만 26세 미만인 김○○의 운전으로 인하여 발생한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는 피고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할 것이다(다만, 책임보험(대인배상Ⅰ)은 제외).

나. 피고 및 피고보조참가인들의 주장 및 판단

(1) 설명의무위반 여부

(가) 주장
피고 및 피고보조참가인들은, 이 사건 연령한정특약이 보험자의 명시·설명의무의 대상이 됨에도 원고가 피고에게 이를 명시하거나 설명해주지 않았으므로 원고는 위 연령한정특약을 이유로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지급의무를 면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자동차보험계약상 연령한정특약은 보험자의 면책과 관련되는 중요한 내용에 해당하는 사항이므로 일반적으로 보험자의 명시·설명의무의 대상이 된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원고가 이러한 의무를 다하였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갑6-3, 6-4, 8-1 내지 8-4에 의하면,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체결 업무에 관여하였던 보험모집인 노○○(원고로부터 위탁받아 보험계약체결을 중개하던 주식회사 보험○○○ 소속)가 이 사건 사고 발생 2일 후에 원고에 보낸 자동차보험계약 체결경위 확인서(갑6-3=갑8-3)에는 피고 대표이사인 김○○이 연령한정특약에 가입을 요구하여 그에 관한 설명을 해주었고, 변경 사항이 있을 경우 연락을 부탁드렸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으며, 위 확인서와 함께 보낸 모집경위서(갑6-4=갑8-4)에도 김○○이 특약, 보험료 등 보험계약의 내용을 확인한 후 카드결제로 보험료를 지급하였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러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위 노○○를 통하여 위 특약관 관한 명시·설명의무를 다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가 위 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였음을 전제로 한 피고 및 피고보조참가인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고 할 것이다.

가사 원고가 연령한정특약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명시·설명을 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연령한정특약의 내용을 충분히 잘 알고 있는 경우에는 보험자인 원고가 이에 관하여 따로 설명할 필요는 없다고 할 것인데(대법원 2003. 8. 22. 선고 2003다2705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있어서는 갑6-4 내지 6-6 및 이 법원의 제일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이하 제일화재라 한다)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체결 전인 2003. 11.경 및 2004. 4.경 제일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사이에 가해차량의 2대에 관하여 이 사건과 같은 연령한정특약이 부가된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그에 관한 명확한 설명을 들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에 피고에게 30여회 이상 자동차보험계약을 체결한 경험이 있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피고가 위 연령한정특약의 내용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보이므로, 원고로서는 피고에게 위 특약에 관하여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할 것이어서, 원고에게 이러한 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한 피고 및 피고보조참가인들의 위 주장은 이러한 점에 있어서도 이유 없다고 할 것이다.

(2) 가해차량의 운행승인 여부

(가) 주장
피고보조참가인들은, 이 사건 보험사고에 관하여 이 사건 연령한정특약이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의 경우 피고가 피보험자동차인 가해차량을 도난당한 경우와 다를 바 없으므로, 원고는 자동차보험계약에 정한 바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살피건대, 갑2-2에 의하면, 이 사건 보험계약의 약관에 위 연령한정특약이 적용되는 경우라도 피보험자동차를 도난당하였을 경우 그 발견시까지 사이에 발생한 사고에 관하여 보험자인 원고가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피보험자동차를 도난당하였을 경우'라 함은 피보험자의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의사에 기하지 아니한 채 제3자가 피보험자동차를 운전한 경우를 말한다 할 것이며, 이 때의 피보험자의 묵시적인 승인은 도난운전에 대한 승인 의도가 명시적으로 표현되는 경우와 동일시할 수 있는 정도로 그 승인 의도를 추단할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정되어야 하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와 도난운전자와의 관계, 평소 차량의 운전에 관하여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취해 온 태도 등의 제반사정을 함께 참작하여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3. 9. 24. 선고 2002다27620 판결 등 참조).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을1-8, 1-10, 1-18 및 김○○의 증언에 의하면, 김○○이 가해차량을 업무 외적으로 이용하다가 이 사건 사고를 야기한 사실이 인정되나, 한편 앞서 본 사실관계 및 김○○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김○○은 이 사건 교통사고에 앞서 가해차량의 사용에 관한 피고(구체적으로는 피고의 직원으로서 가해차량의 관리를 맡고 있던 김○○의 누나)의 사전승낙을 받은 사실, 김○○은 피고의 대표이사인 김○○의 아들이자 피고의 직원으로서 피고의 승인 하에 평소에도 자주 통근용으로 가해차량을 이용하였을 뿐만 아니라 인력수송업무를 위하여 수시로 가해차량을 운행하는 등 가해차량의 이용에 관하여 별다른 통제를 받지 않았던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는 바, 이러한 사실관계에 피고와 김○○의 관계, 평소 가해차량의 운전 및 관리상황, 김○○의 가해차량에 대한 접근 가능성 등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더하여 볼 때 김○○의 가해차량을 도난당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어서, 이를 전제로 한 피고보조참가인들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고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2004. 12. 5. 21:20경 강원 양양읍 포월리에 있는 등불가든 입구 7번 국도 상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에 관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의 2004. 7. 29.자 보험계약에 기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보험금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한다 할 것이고, 피고 및 피고보조참가인들이 이를 다투고 있으므로 확인의 이익도 있다고 할 것이어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석준(재판장) 허경호 노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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