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고등법원 2008. 10. 2. 선고 2007나104661 판결【보험금 등】: 원고패

【판결요지】

[1] 자기신체사고보험 공제약관 조항으로 인해 자기신체사고보험의 보험금의 지급여부나 지급내용이 피보험자에게 발생한 실제 손해나 피보험자가 가해자로부터 지급받은 배상금에 따라 달라지게 되므로,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은 정액보험의 법리에 반하여 무효라는 취지의 주장에 대하여, 이는 자기신체사고보험의 보험금 지급여부나 지급내용의 결정방식이 강학상의 보험 분류에 따른 정액보험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에 불과한데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이 무효라고 할 수 없다(즉, 강학상의 보험 분류는 다양한 보험을 이해하기 위한 편의상의 개념으로서 그 내용이 강행법규로 되지 않은 이상 그 자체만으로는 현재 거래되고 있는 보험의 유·무효를 결정하거나 향후 거래될 보험의 형태를 한정짓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아니다)고 본 사례.

[2] 자기신체사고보험은 원래 피보험자가 피보험차량을 운행하던 중 자기의 단독사고 또는 무보험차량과의 충돌사고 등으로 인하여 보험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를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다른 차량과의 충돌사고에 있어서 그 다른 차량이 자동차보험에 가입되어 있어 그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경우에 이에 더하여 중복하여 보상받게 하고자 개발된 것은 아닌바,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은 이러한 취지를 구현하기 위하여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다른 차량과의 보험사고에 있어서 보험금의 지급내용을 규정한 것이지 제3자에 대한 보험자대위를 규정한 것으로 볼 수 없고, 이러한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의 취지를 고려할 때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으로 인해 보험자대위를 미리 허용하는 것과 같은 결과가 초래된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이 인보험에 있어서 보험자대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한 상법 제729조에 위반된다거나 상법 제729조를 피보험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3] 자기신체사고보험 공제약관 조항은 본 자기신체사고보험의 취지에 부합하고 나아가 자기신체사고보험을 다른 생명보험이나 상해보험과 구별짓게 하는 특징이 되는 것이므로, 보험료 등 다른 요소를 비교함이 없이 단지 결과적으로 보험금의 지급여부나 지급내용을 정하는 방식이 일반적인 생명보험이나 상해보험의 경우보다 불리하다거나 상대 차량의 자동차종합보험 가입여부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이 공정을 잃은 조항이라고 보기 어렵다.

[4] 자기신체사고보험이 도입될 당시에는 피보험자 등이 자동차사고로 인해 사망하거나 상해를 입은 경우에 실제 발생한 손해나 다른 보험계약의 존재와 관계없이 약정된 금액을 지급하였으나 그 후 공제약관 조항이 추가됨으로써 비로소 피보험자 등이 자동차사고로 인해 사망하거나 상해를 입음으로써 발생하는 손해를 전보하는 것으로 그 보장내용이 변경된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자기신체사고보험의 취지가 피보험자가 피보험차량을 운행하던 중 자기의 단독사고 또는 무보험차량과의 충돌사고 등으로 인하여 보험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를 대비하기 위한 데 있는 점, 3차례에 걸쳐 공제약관 조항을 추가한 것은 자기신체사고보험의 취지를 구현하기 위한 데 있는 점,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은 실제 손해액이 잔존하고 있는 경우에도 다른 차량의 대인배상에서 지급받을 수 있는 보상금이 약정 보험금액을 초과하는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도록 되어 있던 종전의 약관 규정을 대법원 2004다28245 판결의 취지에 따라 자기신체사고 보험금 지급을 제한할 수 있는 범위를 실제 손해액을 초과하는 범위로 변경한 것인 점,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에 의하면, 피보험자는 보험사고 발생시 실제 손해액만큼의 보험금은 받을 수 있으므로 보험계약자가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을 알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을 받는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이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으로서 명시·설명의무의 대상이 된다고 볼 수 없다.

【전 문】
【원고,항 소 인】 최○림 외 1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기억)
【피고,피항소인】 현대해상화재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종환)
【변론종결】 2008. 8. 21.
【제1심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 8. 31. 선고 2006가합11932 판결 (원고일부승)
【상고심판결】 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8다79531 판결 (심리불속행기각)
【주 문】
1.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2. 위 취소부분에 대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 최○림에게 2,500만 원, 원고 이○숙에게 9,500만 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06. 3. 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기초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1 내지 5호증, 갑 6호증의 1 내지 3, 갑 12호증, 을 1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 최○림은 2004. 6.경 피고와 사이에 그 소유 차량(충남○○○○○○○○○호)에 관하여 보험기간을 2004. 6. 17.부터 2005. 6. 17.까지로 정하여 사망·후유장해·부상 시 보험가입금액 각 5,000만 원의 자기신체사고보험(이하 '이 사건 자기신체사고보험'이라 한다)을 포함한 자동차종합보험계약(상품명 : Hicar 자동차보험, 이하 '이 사건 자동차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나. 이 사건 자기신체사고보험 약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⑴ 보상책임의 내용 : 보험회사는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를 소유, 사용, 관리하는 동안에 생긴피보험􀀀자동차의 사고로 인하여 죽거나 다친 때 그로 인한 손해를 보상함

⑵ 보험금의 종류와 한도
① 사망보험금 : 피보험자가 상해를 입은 직접적인 결과로 사망하였을 때에는, 보험증권에 기재된 사망보험 가입금액을 피보험자의 상속인에게 지급
② 부상보험금 : 피보험자가 상해를 입은 직접적인 결과로 의사의 치료를 요하는 때에는, '자기신체사고 지급기준'의 '상해구분 및 급별 보험가입금액표'에 따라, 보험증권에 기재된 부상보험 가입금액에 해당하는 각 상해급별 보험가입금액 한도 내에서 실제 치료비(성형수술비 포함)를 피보험자에게 지급
③ 후유장해보험금 : 피보험자가 상해를 입은 직접적인 결과로 치료를 받은 후에도 신체에 장해가 남는 경우에 '자기신체사고 지급기준'의 '후유장해구분 및 급별 보험가입금액표'에 따라, 보험증권에 기재된 후유장해보험 가입금액에 해당하는 각 장해급별 보험금액을 피보험자에게 지급

⑶ 보험금의 공제 : 타 차량과의 사고로 상대 차량이 가입한 자동차보험의 대인배상Ⅰ 및 대인배상Ⅱ에 의하여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금액과 자기신체사고로 지급될 수 있는 금액을 합한 금액이 실제 손해액(실제 손해액은 약관의 보험금 지급기준에 따라 산정한 손해액 및 소송이 제기된 경우 확정판결금액(과실상계 및 보상한도 미적용 기준)을 말한다.)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동 초과액을 공제(이하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이라고 한다).(결국 이 사건 자기신체사고보험에 따른 지급보험금은 위 사망·부상·후유장해보험금에서 위 공제액을 제한 금액이 된다.)

다. 원고 최종○은 보험기간인 2004. 6. 19. 16:30경 위 충남○○○○○○○○○호 차량을 운전하여 천안시 ○○동 ○○○자동차매매단지 앞길을 청삼삼거리 방면에서 신방삼거리 방면으로 진행하던 중, 반대편 차로에서 중앙선을 침범하여 진행하여 온 이○○ 운전의 충남○○○○○○○○○호 차량(이하 '가해차량'이라 한다)과 충돌하게 되었고(이하 '이 사건 보험사고'라 한다), 이로 인해 위 충남○○○○○○○○○호 차량에 타고 있던 원고 최종○의 딸 최○○(1998. 2. 8.생)가 그 자리에서 사망하고, 처 원고 이미○은 저산소성 뇌손상, 허혈성 쇼크, 다발성 늑골 골절 및 동요, 가슴․비장 파열 및 혈액복막, 폐 타박상, 우측쇄골 골절, 신 좌상, 제2경추 골절 등 수 개월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었으며, 현재 우측 반신마비 등의 후유장해가 있다.

라. 망 최○○, 원고 이미○은 이 사건 자기신체사고보험의 피보험자이고, 망 최○○의 상속인은 원고들뿐이다.

마. 한편, 원고들은 이 사건 보험사고로 인해 가해차량의 보험자인 ○○○○○○보험 주식회사로부터 망 최○○의 사망에 따른 손해배상금으로 1억 6,000만 원, 원고 이○숙의 상해에 따른 손해배상금으로 1억 4,500만 원을 지급받았다.

2. 당사자의 주장 및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및 쟁점

원고들은, 피고에게 이 사건 자기신체사고보험에 따라, 망 최○○의 사망으로 인한 사망보험금, 원고 이○숙의 상해 및 후유장해로 인한 부상보험금, 후유장해보험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고, 이에 반하여 피고는 이 사건 보험사고가 이 사건 자기신체사고보험의 보장대상이기는 하지만 원고들이 이 사건 보험사고로 인하여 가해차량의 보험자인 ○○○○○○보험 주식회사로부터 지급받은 손해배상금이 실제 손해액을 초과하므로,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에 따라 이 사건 자기신체사고보험에 따른 보험금 지급책임이 없다고 주장한다.

피고의 위 주장에 대하여 원고들은, ⑴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은, ① 이 사건 자기신체사고보험은 손해보험이 아닌 상해보험으로 강학상 정액보험이라 할 것인데 정액보험의 성질상 보험사고 발생 시 약정된 보험금 전액이 지급되어야 한다는 보험법의 기본원리에 반할 뿐만 아니라, ② 인보험에 대하여 보험자대위를 금지하는 상법 제729조에 위반되어 무효이고, ③ 보험금 지급시기를 규정한 상법 제658조를 보험계약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한 것이므로 상법 제663조에 위반되어 무효이며, ④ 상대방 차량이 자동차보험에 가입되어 있는지 여부에 따라 자기신체사고보험금의 지급여부 및 금액이 달라지게 되어 보험가입자들에게 불리하고 불공평한 조항이므로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 제2항, 제1항에 따라 무효이고, ⑵ 설령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이 유효라고 하더라도, 위에서 본 이 사건 자기신체사고보험의 성질에 반하는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은 명시·설명의무의 대상이라 할 것인데 피고가 이를 보험계약자인 원고 최○림에게 설명하지 않았으므로 원고들에게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의 적용을 주장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원고들이 ○○○○○○보험 주식회사로부터 지급받은 위 손해배상금이 이 사건 보험사고로 인한 실제 손해액을 초과한다는 데에는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결국 피고에게 이 사건 자기신체사고보험금의 지급책임이 있는지 여부는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이 유효한지 여부,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이 명시·설명의무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에 따라 좌우된다고 할 것이므로, 이하에서는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나. 자기신체사고보험의 연혁

갑 12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와 제1심 법원의 손해보험협회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자기신체사고보험의 도입 당시에는 그 약관에 자기신체사고보험금의 종류 및 내용에 대하여만 규정하고 있을 뿐 가해차량의 보험자로부터 받은 배상금을 공제한다는 조항은 없었던 사실, 그 후 약관의 개정으로 1986. 9. 8. 피보험자가 가해차량의 보험자로부터 대인배상Ⅱ에 따라 지급받은 배상금을 공제한다는 조항이 신설되고, 이어 1997. 8. 1. 피보험자가 가해차량의 보험자로부터 대인배상Ⅰ에 따라 지급받은 배상금을 공제한다는 부분이 추가되었으며, 2003. 1. 1. 위와 같은 공제는 피보험자의 실제 손해액을 초과하는 한도에서 허용된다는 부분이 추가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자기신체사고보험은 도입 당시에는 피보험자 등이 자동차사고로 인해 사망하거나 상해를 입은 경우에 실제 발생한 손해나 다른 보험계약의 존재와 관계없이 약정된 금액을 지급하였으나, 그 뒤 공제약관 조항을 도입하는 등의 약관 개정을 통해 점차 피보험자 등이 자동차사고로 인해 사망하거나 상해를 입음으로써 발생하는 손해를 전보하되 다만 다른 보험(대인배상Ⅰ·Ⅱ)으로부터 이중 지급받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그 보장내용이 변경되었음을 알 수 있고, 그 결과 현재의 자기신체사고보험의 피보험자 등은 자동차사고로 인해 상해를 입었더라도 다음과 같은 경우, 즉 상대 차량이 아예 없는 피보험자 단독 사고의 경우, 상대 차량이 자동차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경우, 상대 차량이 자동차보험에 가입되어 있더라도 피보험자의 일방 과실이거나, 그 과실비율이 지극히 크거나, 사고로 인한 손해의 액이 극히 적어서 상대 차량이 가입한 자동차보험의 대인배상Ⅰ·Ⅱ에 의한 배상금이 극히 적은 경우 등에 자기신체사고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게 되었다.

다.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이 무효인지 여부

⑴ 원고들은, 자기신체사고보험은 강학상의 정액보험(보험자가 사람의 생사․상해․질병 등에 관하여 손해의 유무 또는 그 액수에 관계없이 계약에서 정한 금액을 일시에 또는 연금으로 지급하는 보험을 말한다.)에 해당하므로 피보험자에게 발생한 실제 손해나 피보험자가 가해자로부터 지급받은 배상금과 관계없이 약정된 보험금이 지급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으로 인해 자기신체사고보험의 보험금의 지급여부나 지급내용이 피보험자에게 발생한 실제 손해나 피보험자가 가해자로부터 지급받은 배상금에 따라 달라지게 되므로,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은 정액보험의 법리에 반하여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들의 위 주장은 자기신체사고보험의 보험금 지급여부나 지급내용의 결정방식이 강학상의 보험 분류에 따른 정액보험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에 불과한데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이 무효라고 할 수 없다(즉, 강학상의 보험 분류는 다양한 보험을 이해하기 위한 편의상의 개념으로서 그 내용이 강행법규로 되지 않은 이상 그 자체만으로는 현재 거래되고 있는 보험의 유·무효를 결정하거나 향후 거래될 보험의 형태를 한정짓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아니다).

⑵ 또한 원고들은, 상법 제682조, 제729조 본문에 의하면 손해보험에서는 보험자대위가 허용되나 인보험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보험자대위가 금지되고 있는바,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으로 인해 자기신체사고보험의 보험자는 가해차량의 보험자가 대인배상Ⅰ·Ⅱ에 의해 지급될 보험금을 공제함으로써 미리 보험자대위를 하는 결과가 초래되는데, 결국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은 인보험인 자기신체사고보험에 적용되는 상법 제729조에 위반되거나 상법 제729조를 보험수익자들인 원고들에게 불리하게 변경한 것에 해당하여 상법 제663조에 반하여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자기신체사고보험은 원래 피보험자가 피보험차량을 운행하던 중 자기의 단독사고 또는 무보험차량과의 충돌사고 등으로 인하여 보험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를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다른 차량과의 충돌사고에 있어서 그 다른 차량이 자동차보험에 가입되어 있어 그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경우에 이에 더하여 중복하여 보상받게 하고자 개발된 것은 아닌바,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은 이러한 취지를 구현하기 위하여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다른 차량과의 보험사고에 있어서 보험금의 지급내용을 규정한 것이지 제3자에 대한 보험자대위를 규정한 것으로 볼 수 없고, 이러한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의 취지를 고려할 때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으로 인해 보험자대위를 미리 허용하는 것과 같은 결과가 초래된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이 인보험에 있어서 보험자대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한 상법 제729조에 위반된다거나 상법 제729조를 피보험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1. 9. 7. 선고 2000다21833 판결, 대법원 2004. 11. 25. 선고 2004다28245 판결 참조).

⑶ 원고들은, 상법 제658조는 보험금액의 지급시기에 관하여 약정기간이 없는 경우에는 보험자는 보험사고 발생의 통지를 받은 후 지체 없이 지급할 보험금액을 정하고 그 정하여진 날부터 10일 내에 피보험자 또는 보험수익자에게 보험금액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처럼 상대 차량이 가입한 자동차보험의 대인배상Ⅰ, Ⅱ에 의하여 보상받을 수 있는 금액을 공제한 액수만을 보험금으로 지급하게 되면 피보험자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경우는 어떠한 경우이고 또한 보상받을 수 있는 금액은 얼마인지가 불명확하여 이 점이 확정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 있어 보험금의 지급이 제때에 이루어질 수 없게 되므로,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은 상법 제658조, 제663조에 반하여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보험자에게 지급할 보험금액을 확정하기 위하여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고 하여 상법 제658조, 제663조에 위반한다고 볼 수는 없다.

⑷ 마지막으로 원고들은, 일반적인 상해보험 또는 생명보험의 경우 다른 보험계약으로부터 지급받게 되는 보험금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약정된 보험금이 전부 지급됨에 비해, 자기신체사고보험의 경우에는 상대 차량의 자동차보험 가입여부라는 우연한 사정에 따라 자기신체사고보험금의 지급여부 및 지급내용이 달라지게 되므로,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은 고객에 대하여 부당하게 불리할 뿐만 아니라 고객이 계약의 거래형태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예상하기 어려우며,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정도로 계약에 따르는 본질적 권리를 제한하는 조항으로서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 제2항, 제1항에 따라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들이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은 이 사건 자기신체사고보험금의 지급여부 및 지급내용을 정함에 있어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을 도입함으로 인해 발생하게 된 것으로서,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은 위 (2)항에서 본 자기신체사고보험의 취지에 부합하고 나아가 자기신체사고보험을 다른 생명보험이나 상해보험과 구별짓게 하는 특징이 되는 것이므로, 보험료 등 다른 요소를 비교함이 없이 단지 결과적으로 보험금의 지급여부나 지급내용을 정하는 방식이 일반적인 생명보험이나 상해보험의 경우보다 불리하다거나 상대 차량의 자동차종합보험 가입여부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이 공정을 잃은 조항이라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2001. 9. 7. 선고 2000다21833 판결, 대법원 2004. 11. 25. 선고 2004다28245 판결 참조).

⑸ 소결
따라서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이 무효라는 원고들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라. 피고의 명시·설명의무위반 여부

피고가 이 사건 자동차보험계약 당시 원고 최○림에게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에 대해 설명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결국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이 보험자의 명시·설명의무 대상이 되는지가 이 부분의 쟁점이 된다.

⑴ 일반적으로 보험자 및 보험계약의 체결 또는 모집에 종사하는 자는 보험계약의 체결에 있어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에게 보험약관에 기재되어 있는 보험상품의 내용, 보험료율의 체계 및 보험청약서상 기재사항의 변동사항 등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한 명시·설명의무를 지고 있으므로 보험자가 이러한 보험약관의 명시·설명의무에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 약관의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고 할 것이나, 이러한 명시·설명의무가 인정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보험계약자가 알지 못하는 가운데 약관의 중요한 사항이 계약내용으로 되어 보험계약자가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을 피하고자 하는 데에 그 근거가 있으므로, 약관에 정하여진 사항이라고 하더라도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보험계약자가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이거나 이미 법령에 의하여 정하여진 것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한 사항이라면, 그러한 사항에 대하여 까지 보험자에게 명시·설명의무가 있다고는 할 수 없다(대법원 2007. 4. 27. 선고 2006다87453 판결 등 참조).

⑵ 위 법리에 기초하여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자기신체사고보험이 도입될 당시에는 피보험자 등이 자동차사고로 인해 사망하거나 상해를 입은 경우에 실제 발생한 손해나 다른 보험계약의 존재와 관계없이 약정된 금액을 지급하였으나 그 후 공제약관 조항이 추가됨으로써 비로소 피보험자 등이 자동차사고로 인해 사망하거나 상해를 입음으로써 발생하는 손해를 전보하는 것으로 그 보장내용이 변경된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자기신체사고보험의 취지가 피보험자가 피보험차량을 운행하던 중 자기의 단독사고 또는 무보험차량과의 충돌사고 등으로 인하여 보험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를 대비하기 위한 데 있는 점, 3차례에 걸쳐 공제약관 조항을 추가한 것은 자기신체사고보험의 취지를 구현하기 위한 데 있는 점,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은 실제 손해액이 잔존하고 있는 경우에도 다른 차량의 대인배상에서 지급받을 수 있는 보상금이 약정 보험금액을 초과하는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도록 되어 있던 종전의 약관 규정을 위 대법원 2004다28245 판결의 취지에 따라 자기신체사고 보험금 지급을 제한할 수 있는 범위를 실제 손해액을 초과하는 범위로 변경한 것인 점,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에 의하면, 피보험자는 보험사고 발생시 실제 손해액만큼의 보험금은 받을 수 있으므로 보험계약자가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을 알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을 받는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이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으로서 명시·설명의무의 대상이 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을 보험계약자인 원고 최○림에게 설명하였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있고, 이 사건 공제약관 조항에 따라 원고들이 ○○○○○○보험 주식회사로부터 받은 보험금과 이 사건 자동차보험계약에 의한 자기신체사고 사망보험금, 후유장해보험금, 부상보험금을 합한 금액 중 실제 손해액을 초과하는 금액은 공제된다고 할 것인데, 원고들이 ○○○○○○보험 주식회사로부터 지급받은 보험금이 실제 손해액을 초과하는 점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자동차보험계약에 의한 자기신체사고 사망보험금, 후유장해보험금, 부상보험금 전부가 실제 손해액을 초과하는 금액으로서 모두 공제되어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할 이 사건 자기신체사고보험금은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한 제1심 판결은 부당하므로 제1심 판결 중 피고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용헌(재판장) 김형훈 원익선